가치 있는 고통
러시아의 문호 도스토예프스키가 남긴 값진 말이 있으니 “내가 세상에서 한 가지 두려워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내 고통이 가치 없는 것이 되는 것이다.”라는 말이다.
이 세상의 어느 인생이든 고통과 고난은 따르기 마련이다. 문제는 어차피 당하는 고통과 고난이 가치 있는 것이 되느냐 아니면 가치 없는 헛된 것이 되느냐하는 것일 따름이다.
나치수용소에서의 험난한 나날을 극복하는 데 성공하였던 빅토르 프랑클(Viktor E Frankl) 은 자신이 당하는 고통을 가치 있는 고통으로 만들어 나가는 일에 대하여 “삶을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빼앗기지 않는 영혼의 자유이다.”라고 하였다.
우리가 이처럼 고귀한 빼앗기지 않는 영혼의 자유를 누리고자 한다면 반드시 진리를 탐구하여 진리를 믿고 진리에 모든 것을 걸고 사는 인생이 되어야 한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이는 예수 그리스도가 요한복음 8장 32절에서 하신 말씀이다.
빼앗기지 않는 영혼의 자유를 누리고 살다간 문인화가가 있으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능호관 이인상 선생이다. '문화유산답사기' 저자 유홍준 선생에 의하면 능호관 이인상 선생은 그의 작품들이 지닌 높은 내적 품격으로 인하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인화가일 뿐 아니라 동양 전체에서도 문인화가로서 그를 따를 자가 없다고 평한다.
여기에서 그의 이런 인품과 올곧은 인생관이 잘 들어내는 그의 좌우명과도 같은 모루명(茅樓銘)을 상기해본다.
작은 누정(樓亭)에 나를 담으니,
고요히 지내면서 명문(銘文)을 짓는다.
문장은 실(實)함에서 들뜨지 않고
행실은 명예를 좇지 않는다.
말과 행동은 속됨에 들지 않고
독서는 경전(經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담담함으로 벗을 얻고
옛 것을 스승으로 삼는다.
실천하매 천명(天命)을 어기지 않으니
자나 깨나 맑음 뿐이로다.
<능호관 이인상 선생이 자신의 ‘종강모루(鐘岡茅樓)’에 부친 모루명(茅樓銘)>
2024. 2.10. 素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