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 속에 돌고래가 헤엄치고 있었다
나는 기도를 하다가
돌고래가 구원받으려 한다는 걸 알았다
귀여운 돌고래가 이젠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파란 물결 넘실거리는 꽃밭에서 헤엄치는 걸 보았다 나는
두 손뼉이 되어 짝작짝 박수를 치며
내 차례가 오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
오늘도 그만 돌아갈가야 할 모양이라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는데
거기 시원하니 꽃들이 피어 흐르는 하늘은
하느님이 입은 하와이 여름 남방이었다
땀을 흘리며 허푸허푸 하느님이 어린 돌고래를 띄워올렸다
이건 뭐야 꽃밭에 넘어진 것 같잖아 꽃들이 넘어졌다 일어난 것 같잖아
무릎 위에 두 손이 뭐라도 꼭 잡았으면 싶었는데
죄 많아 송구스러운 웃음을 못 참겠어서 나는 하하하
입속에서 비둘기들이 날아오르며
돌고래 꼬리가 번쩍 나를 등에 태웠다 캉캉춤처럼 발랄한 날
우리는 하하하 돌고래 등에 올라타고서
잘못한 것도 다 까먹고 맑았던 졸린 가을 하늘처럼
태어나 처음 웃을 때처럼
반달진 네 눈에 내 눈의 반달을 합쳐 달무리처럼 우리
하느님 등에서 하하하
아아 다시 귀여워지면 안 되는데
이렇게 웃으면 안 되는데
까맣게 탄 얼굴로 좋아서 입을 가리고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