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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이능개자(過而能改者)
잘못을 고칠 줄 아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능력자 또는 훌륭한 사람의 의미한다.
過 : 허물 과(辶/10)
而 : 말 이을 이(而/0)
能 : 능할 능(月/6)
改 : 고칠 개(攵/3)
者 : 사람 자(耂/4)
출처 : 국어(國語) 노어(魯語) 4卷
이 성어는 춘추시대 노(魯)나라 재상 계문자(季文子)가 중손타(仲孫它)를 평한 말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계문자(季文子)는 노(魯)나라 선공(宣公)과 성공(成公) 2대에 걸쳐 재상을 지냈다. 그런데 그의 첩은 비단옷을 입지 않았고, 그의 말도 좋은 여물을 먹지 않았다.
季文子相宣成, 無衣帛之妾, 無食粟之馬.
맹헌자(孟獻子)의 아들인 중손타(仲孫它)가 그에게 간(諫)했다. “그대는 노나라의 상경(上卿)으로 2대에 걸쳐 재상을 지냈는데, 첩은 비단옷을 입지 않고 말은 좋은 여물을 먹지 못하고 있으니, 사람들이 그대를 인색하다고 여기며 그대가 나라의 체면을 구긴다고 하지 않겠소?”
仲孫它諫 仲孫它, 魯孟獻子 曰 : 子為魯上卿, 相二君矣, 妾不衣帛, 馬不食粟, 人其以子為愛, 且不華國乎?
계문자가 대답했다. “나 또한 첩이 비단옷을 입고 말이 좋은 여물을 먹었으면 하오. 그러나 백성들을 보니, 가족이 거친 곡식을 먹고 해진 옷을 입는 사람이 매우 많소. 그래서 내가 감히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이오. 백성들의 가족이 거친 곡식을 먹고 해진 옷을 입고 있는데도 내가 첩과 말을 아름답게 꾸민다면, 이는 군주를 보좌하는 사람이 할 일이 아니오. 또 나는 ‘덕이 빛나야 나라의 체면도 산다’고 들었소. 첩과 말을 꾸며 나라를 빛냈다는 말은 아직 들어본 적이 없소.”
文子曰 : 吾亦願之. 然吾觀國人, 其父兄之食麤而衣惡者猶多矣, 吾是以不敢. 人之父兄食麤衣惡, 而我美妾與馬, 無乃非相人者乎. 且吾聞以德榮為國華, 不聞以妾與馬.
계문자는 맹헌자에게 이 일을 알렸고, 맹헌자는 중손타를 7일 동안 가두었다. 그 뒤로 중손타의 첩이 입는 옷은 거친 베옷에 지나지 않았고, 그 말이 먹는 사료도 가라지 같은 잡초에 지나지 않았다.
文子以告孟獻子, 獻子囚之七日囚, 拘也. 自是, 子服之妾衣不過七升之布, 馬餼不過稂莠.
계문자가 이를 전해 듣고 “허물을 알고 고칠 줄 아는 사람은 백성들의 윗사람이라 할 만하다(過而能改者, 民之上也).”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중손타를 상대부로 승진시켰다.
文子聞之 曰 : 過而能改者, 民之上也. 使為上大夫。
이 일에서 세 인물의 뛰어난 덕을 엿볼 수 있다. 첫째는 재상으로서 백성을 생각하며 스스로 검소한 생활을 할 뿐만 아니라 집안 사람들까지 잘 따르도록 한 계문자, 둘째는 잘못을 알고 고칠 줄 안 중손타, 셋째는 어리석고 모자란 자식을 엄히 다스려서 일깨운 맹헌자다.
그들이 집안을 어떻게 가지런히 하는지를 통해서 노나라 정치를 오랫동안 도맡아 하게 된 까닭을 짐작할 수 있다.
과이능개(過而能改)
허물을 인정하고 고친다는 말이다.
이 성어는 춘추시대 진(晉)나라 영공(靈公)이 어질지 못하게 통치를 하자 신하인 사계(士季)가 간하는 말 가운데 나온 말로 그 내용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중국 춘추시대 때 진나라 영공(晉靈公)은 어질지 않아 백성에게 세금을 많이 거두어들여 담장에까지도 조각을 하는 등 사치하였으며, 또 높은 누대 위에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탄환을 쏘아 백성들이 피하는 것을 구경하며 즐기기도 하였다.
어느 날 요리사가 곰 발바닥을 삶았는데 잘 익지 않았다고 그를 죽여 삼태기에 담아 요리사의 아내에게 그것을 머리에 이고 조정을 지나가게 하였다.
그때 대신인 조돈(趙盾; 돈,순,둔 등으로 쓰기도 함)과 사계(士季)가 삼태기의 사람 손을 보고 그 까닭을 물어 알고서는 걱정하면서 영공에게 장차 간하려고 하였다.
그러자 사계가 말했다. '그대가 군주에게 간하다가 들어 주지 않으면 뒤를 이어 간할 사람이 없을 것이니, 내가 먼저 간 하겠소. 만약 주군이 들어 주지 않는다면 그대가 내 뒤를 이어서 간하시오.'
사계가 군주를 세 번이나 대궐 처마 밑에 있는 물받이까지 쫓아간 이후에야 진영공은 그를 보면서 '나도 잘못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이제 고치겠소.'라고 하였다
사계는 머리를 조아리고 '사람으로 누구나 잘못이 있습니다. 그러나 잘못을 한 것을 능히 고칠 수 있다면(過而能改) 그보다 좋은 것은 없습니다. 시경에 말하기를, ‘모두 시작은 있지만 끝까지 잘하기는 드물다.’라고 하였습니다. 그것은 잘못을 잘 고치는 자가 적다는 것입니다. 군주께서 능히 끝까지 잘할 수 있다면 사직은 견고해질 것이니, 어찌 여러 신하들만이 그 은덕을 입겠습니까?”
晉靈公不君, 厚歛以彫牆; 從臺上彈人, 而觀其辟丸也; 宰夫胹熊蹯不熟, 殺之, 寘諸畚, 使婦人載以過朝. 趙盾 士季見其手, 問其故, 而患之. 將諫, 士季曰, 諫而不入, 則莫之繼也. 會請先, 不入, 則子繼之. 三進, 及溜, 而後視之, 曰, 吾知所過矣, 將改之. 稽首而對曰, 人誰無過, 過而能改, 善莫大焉. 詩曰, 靡不有初, 鮮克有終. 夫如是, 則能補過者鮮矣. 君能有終, 則社稷之固也, 豈唯羣臣賴之.
(宣公 二年 春秋左氏傳)
과이능개(過而能改)
반성과 참회는,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이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부끄러움을 모를 때 사람들의 비난은 더욱 거세진다. 부끄러움을 모른다면 더 이상 개선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중용에 나오는 공자의 말은 큰 가르침을 주고 있다. “배우기를 좋아함은 앎에 가까워지고, 힘써 행하면 어짐에 가까워지며, 부끄러움을 알면 용기에 가까워진다(好學近乎知 力行近乎仁 知恥近乎勇).” 부끄러움을 아는 것을 배우는 것, 힘써 실천하는 것과 함께 인격 수양의 핵심 요소로 강조한 점이 눈길을 끈다.
반면 공자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몰염치(沒廉恥), 거리낌 없이 제멋대로 행동하는 무기탄(無忌憚)은 소인배의 행위로 천시했음을 새겨야 한다. 논어에 보면 공자가 “소인배는 잘못을 저지르면 반드시 꾸며댄다(小人之過也 必文)”고 개탄한 바가 잘 보여주고 있다.
합리적인 인사들은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려 한다. 그러나 소인배는 어떻게든지 잘못을 감추려 하거나 무슨 이유라도 끌어다가 변명을 하려고 한다. 그래서 잘못을 거듭하고 미래를 어둡게 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문제는 이를 부끄럽게 여기며, 새롭게 발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언젠가부터 가정, 학교, 사회에서 ‘부끄러움을 아는 것’의 덕목과 가치를 잘 가르치지 않는다. 오히려 거리낌 없이 방종에 가깝게 행동하는 게 좋은 것인 양 부추기기까지 한다.
좌전에 “사람이 그 누구인들 허물이 없겠는가. 허물이 있을 때 이를 인정하고 고칠 수 있는 것, 선은 이보다 더 큰 것이 없다(人誰無過 過而能改 善莫大焉)”고 한 바는 오늘에도 큰 가르침을 주고 있다. 바람직한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 과거 잘못에 머무를 것인가는 바로 부끄러움을 아느냐 여부에서 갈라지는 경우가 많다.
과이능개(過而能改)
허물을 인정하고 능히 고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과오를 저지르지 않는 것보다 뉘우치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다는 격언이 있다. 그만큼 성인이 아닌 다음에야 정도의 차이는 있더라도 잘못이 없을 수 없고, 뉘우침으로써 마음에서 해방되려 한다. 하지만 뉘우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잘 되면 제 탓, 못되면 조상 탓’이란 속담대로 일이 안될 때 그 책임을 남에게 돌리는 것이 상정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과오를 고쳐 改過遷善(개과천선)이 있도록 孔子(공자)는 좋은 말을 많이 남겼다. ‘과오는 아무 거리낌 없이 고쳐야 한다(過則勿憚改/ 과즉물탄개)’거나 ‘잘못이 있어도 고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잘못이다(過而不改 是謂過矣/ 과이불개 시위과의)’ 등이다.
잘못을 인정(過而)하고 능히 고칠 수 있다(能改)는 이 성어는 論語(논어)가 아닌 ‘左氏傳(좌씨전)’에서 유래했다. 春秋時代(춘추시대) 晉(진)나라의 靈公(영공)은 어린 나이에 보위에 올라 장성한 뒤에도 제멋대로인 昏君(혼군)이었다. 성내에 桃園(도원)을 설치하여 음주가무를 즐기는 것을 넘어 누대에서 재미로 탄환을 쏘아 백성들을 다치게 하는 등 사치와 난폭을 일삼았다.
곰 발바닥 요리를 입맛에 맞지 않게 했다고 요리사를 토막 내는 만행도 저질렀다. 이를 보다 못한 대부 士會(사회)와 원로대신 趙盾(조돈, 盾은 방패 순, 사람이름 돈)이 차례로 간하기로 했다. 한꺼번에 간하다 죽음을 당하면 이을 사람이 없어서였다.
어렵게 찾아간 사회에게 영공이 대뜸 말했다. ‘나도 잘못을 알고 있으니 이제부터 고치겠소(吾知所過矣 將改之/ 오지소과의 장개지).’ 사회는 ‘사람은 누구나 잘못할 수 있으나 그것을 능히 고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없습니다(人誰無過 過而能改 善莫大焉/ 인수무과 과이능개 선막대언)’고 간곡히 말했다. 영공이 단번에 고칠 리가 없어 조돈이 다시 조목조목 따졌다. 귀찮아진 영공이 간신 屠岸賈(도안고)와 함께 주연을 베풀고 없애버릴 계획을 세웠다. 수하의 도움으로 간신히 목숨을 건진 조돈은 이웃 나라로 피신했다.
말로만 잘못을 안다고 순간을 회피하려 한 영공은 물론 오래가지 못했다. 원성이 하늘을 찌른 끝에 바로 조돈의 종제인 趙穿(조천)에게 죽음을 당했다. 모든 백성이 환호한 거사였음에도 재상인 조돈이 영공을 시해했다고 한 것이 바로 董狐直筆(동호직필)이다. 이러한 엄격한 필법과는 상관없이 잘못을 알면서도 그것을 고치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말해준다. 부작용이 드러나도 고치는 것은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시행한 정책을 고치지 않는 것도 바로 공자가 말한 대로의 잘못이다.
▶️ 過(지날 과, 재앙 화)는 ❶형성문자로 过(과)는 간자이다. 뜻을 나타내는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咼(와, 과; 입이 삐뚤어짐)의 뜻이 합(合)하여 바른 길을 지나쳤다는 데서 지나다를 뜻한다. ❷형성문자로 過자는 ‘지나다’나 ‘경과하다’, ‘지나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過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咼(가를 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咼자는 ‘뼈’를 뜻하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過자는 어떠한 상황이나 상태가 지나갔음을 뜻하기 때문에 길을 걷는 모습을 그린 辶자가 ‘지나가다’라는 뜻을 전달하고 있다. 다만 지금의 過자는 ‘초과하다’나 ‘넘치다’와 같이 한계를 넘어선다는 뜻이 확대되어 있다. 그래서 過(과)는 지나치는 일, 통과하다, 도를 넘치다, 과오(過誤) 따위의 뜻으로 ①지나다 ②지나는 길에 들르다 ③경과하다 ④왕래하다, 교제하다 ⑤초과하다 ⑥지나치다 ⑦분수에 넘치다 ⑧넘다 ⑨나무라다 ⑩보다, 돌이켜 보다 ⑪옮기다 ⑫허물 ⑬잘못 ⑭괘(卦)의 이름 ⑮예전 그리고 ⓐ재앙(災殃)(화)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지날 력/역(歷), 지날 경(經), 그릇될 와(訛), 그르칠 오(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공 공(功)이다. 용례로는 일이 되어 가는 경로를 과정(過程), 지나간 때를 과거(過去), 예정한 수량이나 필요한 수량보다 많음을 과잉(過剩), 지나치게 격렬함을 과격(過激),정도에 넘침을 과도(過度),지나치게 뜨거워지는 것을 과열(過熱), 잘못이나 그릇된 짓을 과오(過誤), 지나간 일을 과거사(過去事), 조심을 하지 않거나 부주의로 저지른 잘못이나 실수를 과실(過失), 잘못에 대하여 용서를 빎을 사과(謝過), 통하여 지나가거나 옴을 통과(通過),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사물의 한도를 넘어섬을 초과(超過), 공로와 과오를 공과(功過), 대강 보아 넘기다 빠뜨림을 간과(看過), 때의 지나감이나 시간이 지나감을 경과(經過), 모르는 체 넘겨 버림을 묵과(默過), 모든 사물이 정도를 지나치면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 구부러진 것을 바로 잡으려다가 너무 곧게 한다는 교왕과직(矯枉過直), 지난날의 잘못을 고치어 착하게 됨을 개과천선(改過遷善), 인과 불인은 곧 알 수 있다는 관과지인(觀過知仁), 공로와 허물이 반반이라는 공과상반(功過相半) 등에 쓰인다.
▶️ 而(말 이을 이, 능히 능)는 ❶상형문자로 턱 수염의 모양으로, 구레나룻 즉, 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을 말한다. 음(音)을 빌어 어조사로도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而자는 ‘말을 잇다’나 ‘자네’, ‘~로서’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而자의 갑골문을 보면 턱 아래에 길게 드리워진 수염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而자는 본래 ‘턱수염’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지금의 而자는 ‘자네’나 ‘그대’처럼 인칭대명사로 쓰이거나 ‘~로써’나 ‘~하면서’와 같은 접속사로 가차(假借)되어 있다. 하지만 而자가 부수 역할을 할 때는 여전히 ‘턱수염’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그래서 而(이, 능)는 ①말을 잇다 ②같다 ③너, 자네, 그대 ④구레나룻(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 ⑤만약(萬若), 만일 ⑥뿐, 따름 ⑦그리고 ⑧~로서, ~에 ⑨~하면서 ⑩그러나, 그런데도, 그리고 ⓐ능(能)히(능) ⓑ재능(才能), 능력(能力)(능)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30세를 일컬는 이립(而立), 이제 와서를 이금(而今), 지금부터를 이후(而後), 그러나 또는 그러고 나서를 연이(然而), 이로부터 앞으로 차후라는 이금이후(而今以後), 온화한 낯빛을 이강지색(而康之色) 등에 쓰인다.
▶️ 能(능할 능, 견딜 내)은 ❶회의문자로 곰(문자의 왼쪽 부분)과 짐승의 발바닥(문자의 오른쪽 부분)의 모습을 뜻하는 글자로 곰의 재능이 다양하다는 데서 능하다를 뜻한다. 月(월; 肉육)은 살, 마늘모(厶; 나, 사사롭다, 마늘 모양)部는 큰 머리의 모양에서 변한 것으로 머리가 큰 곰 같은 동물의 모습이다. 이 동물은 힘이 세고 고기 맛이 좋기 때문에 이 글자를 빌어 사람의 일이 충분히 된다는 뜻으로도 쓰고, 나중에 곰을 나타내기 위하여는 熊(웅)이란 글자를 따로 만들었다. ❷상형문자로 能자는 '능하다'나 '할 수 있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能자는 곰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能자는 본래 '곰'을 뜻했었다. 하지만 후에 '능력'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었다. 곰을 그린 能자가 왜 '재능'이나 '능력'이라는 뜻으로 바뀐 것일까? 곰은 재주가 뛰어나기에 재능을 뜻하게 되었다는 해석이 있다. 신성함을 상징했던 곰은 여러모로 탁월한 능력을 갖췄던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能자가 이렇게 '재능'과 관련된 뜻으로 가차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灬(불 화)자가 더해진 熊(곰 웅)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能(능, 내)은 (1)재능(才能). 기능(機能) (2)능력(能力)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능하다 ②능히 할 수 있다 ③기량(技倆)을 보이다 ④재능(才能)이 있다 ⑤화목하게 지내다 ⑥~할 수 있다 ⑦응당 ~해야 한다 ⑧능력(能力) ⑨재능(才能) ⑩인재(人才) ⑪에너지(energy) ⑫곰(곰과의 포유류) 그리고 ⓐ견디다(=耐)(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일을 감당하거나 해결해 낼 수 있는 힘을 능력(能力), 일정한 동안에 할 수 있는 일의 비율을 능률(能率), 제 힘으로 움직임을 능동(能動), 능하고 익숙함을 능숙(能熟), 잘 하는 일을 능사(能事), 익숙하고 솜씨 있음을 능란(能爛), 능하게 잘 하는 말을 능변(能辯), 대상을 포착하여 관찰하는 주관을 능관(能觀), 능히 오거나 가거나 함을 능통(能通), 뛰어난 작품을 능품(能品), 능하고 어진 이를 능인(能仁), 잘 쓴 글씨나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을 능필(能筆), 넉넉히 감당함을 능당(能當), 유능하다는 평판을 능성(能聲), 뛰어난 재능을 능재(能才), 할 수 있음이나 될 수 있음을 가능(可能), 어느 기관이 그 기관으로써 작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능(機能), 기술적인 능력 또는 재능을 기능(技能), 재능이 없음을 무능(無能), 재주와 능력을 재능(才能), 두뇌의 작용으로 지적 활동의 능력을 지능(知能), 재능이 있음을 유능(有能), 능력이 없음을 불능(不能), 어떤 물건이 지닌 성질과 능력 또는 기능을 성능(性能), 온갖 것에 다 능통함을 만능(萬能), 큰 일이나 작은 일이나 임기응변으로 잘 처리해 냄을 이르는 말을 능소능대(能小能大), 능히 보고도 생각하기 어렵다는 말을 능견난사(能見難思), 능력을 개척하여 발전시킴을 일컫는 말을 능력개발(能力開發), 재능이 있는 자는 계책을 숨기고 남에게 알리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능사익모(能士匿謀), 인간의 능력은 모든 사물에 다 능할 수 없다는 말을 능불양공(能不兩工), 잘 해치우는 재간과 익숙한 솜씨를 이르는 말을 능수능간(能手能幹) 등에 쓰인다.
▶️ 改(고칠 개)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등글월문(攵=攴; 일을 하다, 회초리로 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己(기, 개)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음(音)을 나타내는 己(기, 개)는 굽은 것이 바로 펴지려고 하는 일의 뜻으로, 후세의 起(기; 일어나다)와 같은 글자이다. 등글월문(攵)部는 손이나 몸으로 동작하는 일, 즉 굽은 것을 바로잡다, 태도를 고치다, 개선하다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改자는 ‘고치다’나 ‘바꾸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改자에서 말하는 ‘바꾸다’라는 것은 ‘고쳐서 새롭게 하다’라는 뜻이다. 改자는 己(자기 기)자와 攵(칠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改자의 갑골문을 보면 巳(뱀 사)자와 攵자가 결합한 형태였다. 巳자는 사전상으로는 ‘뱀’이라는 뜻을 가지고는 있지만, 본래는 태아를 그린 것이다. 다만 갑골문에 쓰인 巳자는 ‘태아’가 아닌 ‘어린아이’로 해석해야 한다. 改자는 회초리로 어린아이를 훈육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잘못을 바로잡는다는 의미에서 ‘고치다’나 ‘바꾸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改(개)는 ①고치다 ②고쳐지다 ③바꾸다 ④바뀌다 ⑤만들다 ⑥다시 ⑦따로 ⑧새삼스럽게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될 화(化), 고칠 전(悛), 바꿀 역(易), 고칠 경(更), 변할 변(變), 가죽 혁(革)이다. 용례로는 새롭게 뜯어 고침을 개혁(改革), 잘못을 고쳐 좋게 함을 개선(改善), 단체의 조직 따위를 고치어 편성함을 개편(改編), 이미 정했던 것을 다시 고치어 정함을 개정(改定), 내각을 고쳐 짬을 개각(改閣), 잘못을 뉘우쳐 개심함을 개전(改悛), 나쁜 점을 고쳐 좋게 함을 개량(改良), 헌법의 내용을 고침을 개헌(改憲), 제도나 기구 등을 고치거나 폐지하는 것을 개폐(改廢), 원고를 고치어 씀을 개고(改稿), 잘못된 것을 바르게 고침을 개정(改正), 고쳐서 오히려 나빠짐을 개악(改惡), 두 번째 고침으로 다시 고침을 재개(再改), 잘못을 뉘우치고 고침을 회개(悔改), 고치는 것을 꺼림을 탄개(憚改), 새롭게 뜯어 고침을 혁개(革改), 바꾸어 고침을 변개(變改), 글자를 지우고 고침을 말개(抹改), 써 놓은 글자를 문질러 지우고서 고침을 찰개(擦改), 지난날의 잘못을 고치어 착하게 됨을 일컫는 말을 개과천선(改過遷善), 아침에 명령을 내리고서 저녁에 다시 바꾼다는 뜻으로 법령의 개정이 너무 빈번하여 믿을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조령모개(朝令暮改), 허물을 고쳐 스스로 새로워 짐을 일컫는 말을 개과자신(改過自新), 잘못하고서 고치지 않는 것이라는 뜻으로 그것을 잘못이라고 하는 의미의 말을 과이불개(過而不改), 만 가지로 깨닫게 가르치다는 뜻으로 친절하게 가르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만단개유(萬端改諭) 등에 쓰인다.
▶️ 者(놈 자)는 ❶회의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者(자), 者(자)는 동자(同字)이다. 원래의 자형(字形)은 耂(로)와 白(백)의 합자(合字)이다. 나이 드신 어른(老)이 아랫 사람에게 낮추어 말한다(白)는 뜻을 합(合)하여 말하는 대상을 가리켜 사람, 놈을 뜻한다. 또는 불 위에 장작을 잔뜩 쌓고 태우는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❷회의문자로 者자는 ‘놈’이나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者자는 耂(늙을 노)자와 白(흰 백)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者자는 耂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노인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者자의 갑골문을 보면 이파리가 뻗은 나무줄기 아래로 口(입 구)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탕수수에서 떨어지는 달콤한 즙을 받아먹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사탕수수’를 뜻했었다. 후에 者자는 ‘놈’과 같은 추상적인 대상을 지칭하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본래의 의미는 더는 쓰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者(자)는 (1)어떤 명사(名詞) 아래에 붙여, 어느 방면의 일이나 지식에 능통하여 무엇을 전문적으로 하거나 또는 무엇을 하는 사람임을 뜻하는 말 (2)사람을 가리켜 말할 때, 좀 얕잡아 이르는 말로서, 사람 또는 놈 이란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놈, 사람 ②것 ③곳, 장소(場所) ④허락하는 소리 ⑤여러, 무리(모여서 뭉친 한 동아리) ⑥이 ⑦~면(접속사) ⑧~와 같다 ⑨기재하다, 적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병을 앓는 사람을 환자(患者), 신문이나 잡지 따위에 글을 쓰거나 엮어 짜냄을 업으로 삼는 사람을 기자(記者), 학문에 능통한 사람이나 연구하는 사람을 학자(學者), 책을 지은 사람을 저자(著者), 살림이 넉넉하고 재산이 많은 사람을 부자(富者), 힘이나 기능이 약한 사람이나 생물 또는 집단을 약자(弱者), 그 사업을 직접 경영하는 사람을 업자(業者), 달리는 사람을 주자(走者), 어떤 종교를 신앙하는 사람을 신자(信者), 어떤 일에 관계되는 사람을 관계자(關係者), 물자를 소비하는 사람을 소비자(消費者), 근로에 의한 소득으로 생활하는 사람을 근로자(勤勞者), 해를 입은 사람을 피해자(被害者), 노동력을 제공하고 얻은 임금으로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을 노동자(勞動者), 희생을 당한 사람을 희생자(犧牲者), 부부의 한 쪽에서 본 다른 쪽을 배우자(配偶者), 그 일에 직접 관계가 있는 사람을 당사자(當事者), 권리를 가진 자 특히 선거권을 가진 자를 유권자(有權者),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지게 되어 있다는 회자정리(會者定離), 일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결자해지(結者解之), 먹을 가까이 하면 검어진다는 근묵자흑(近墨者黑), 붉은빛에 가까이 하면 반드시 붉게 된다는 근주자적(近朱者赤)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