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점호 성하열 조용만
3학년때인 '71년 8월에 거제리 쌍미섬유로 같이 실습나갔던
기전과 이점호를 얼마전에 37년만에 만났다. 정말 반가웠다.
조방앞 현대백화점 맞은편 금은방 골목 입구에서 성하열이와 나
둘이서 기다리면서 하열이가 핸드폰으로 연락을하는데 중년의
사내가 핸드폰을 받으며 오고 있는데 이점호 같다.
점호아이가 하고 말을 거니 맞단다. 나 하열이 번갈아 악수하고
도대체 몇년만이냐며 반갑다고 말을 주고 받으며 보니 그 시절엔
좀 야위 편이었는데 몸도 얼굴도 좀 두툼해지고 중후한 멋도 풍긴다
마침 저녁시간이라 점호가 가끔 다닌다는 근처에 있는 보신탕집으로
들어 갔다.
전골을 시켜놓고 금방 나오는 밑반찬과 수육으로 소주 한잔하면서
옛날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았는데...
점호는 쌍미섬유에 6개월 정도 다니다가 관두고 두구동에 있는
국방부조병창(M16 소총 생산공장)에 5년 이상 근무해서 군면제
받고 창원쪽으로 회사를 옮겨서 계속 다니다 퇴직하고 지금은
조방앞 기계부속 골목에서 점포를 운영한다네...
그래선지 쌍미섬유에서의 기억은 까맣게 잊고 있엇다누먼..
점호가 우리 카페에 들어와서 글 올린 걸 보고 내가 답글
달면서 쌍미섬유에 처음 실습나가서 찍은 사진을 올려 놓은 걸 보고
기억이 났다네...그래서 전골안주에 소주잔 기울이며 처음 실습나가서
주야간 교대 근무하면서 적응 안되던 이야기도 하고 그 당시 예쁘장한
여공 아가씨들과 놀러다닌 이야기도 하면서...
그 당시 점호는 얌전하고 숫기가 없어선지 자기를 좋아하는
아가씨가 있었다고 하열이가 예기하던데 점호는 몰랐다누먼...
그래선지 점호는 쌍미에서의 기억은 밤새 야간 근무하고 아침에
잠시 공장 앞 화단에 나가보먼 아침 출근시간 다 돼서 스피커에서
나오는 남상규의 추풍령고개 노래가 처량하게 들렸다는 이야기를
하더먼 그 화단에서 우리가 사진을 찍었으니 기억이 더 낫겠지...
나하고 하열이는 이쁘장한 여공아가씨 둘과 함께 학장동 우리집
아랫채 골방에서 같이 놀다가 자고 가기도 했었다며 웃고...
실습생 시절 이야기를 좀 해 볼까...
처음 실습나가서 여름방학 동안 한달간 주간 근무하고나니 회사에서
학교에 가 있으면 곧 채용 통보를 할테니 학교에 다시 등교하라면서
8월 한달 실습비는 7,000원 주더라..
근데 하열이와 나 우영이는 학교에 안가고, 그때까지 실습 안나간
이준태, 최정헌이와 함께 가덕도로 캠핑을 가서 일주일간 재미았게
놀고 집에 갔더니 쌍미섬유에서 정식 출근하라고 학교로 연락이
왔는데 우리는 등교도 안하고 놀러갔으니 연락두절이라 학교와
집 양쪽에서 야단 났다네 학교에서는 처벌 준다고 야단이고
근데 우영이는 다시 쌍미섬유에 안가겠다고 해서 출근 안하고
다음날 부라나케 학교에 가서는 이종석 선생님께 야단 대단히 맞고
쌍미섬유에 출근 했더니 그날로 당장 주,야간 교대 근무를 하라네.
나와 전병수는 염색가공과에 배치 받고 하열이와 점호는 편직과에
배치를 받았는데 염색가공과에 가니 과장님이 경공 선배 이셨는데
누가 먼저 야간 근무를 하겠냐고 묻길래 내가 호기롭게 제가 먼저
야간근무 하겠다고 대답해서 다음날 부터 야간 근무를 하게 되었는데
처음 야간 근무하는날 저녁 7시에 출근해서 다음날 아침 8시까지
근무를 해야 하는데 일좀 하다보니 밤12시 야식시간이네 야식을
먹고나니 도저히 잠이와서 안되겠더구만 그래서 편직과에서 짜온
트리코드 원단을 염색하기 위해서 쌓아놓는 창고가 있었는데
거기에 들어가서 원단속에 파묻혀 에라 모르겠다하고 자버렸는데
깜박 잠이 깨서 나가보니 새벽5시다. 그동안에 나 찾는다고 야단났다네
야식먹고 사라져서 애가 안 보이니 찾는다고 반장 주임이 온공장을
다 돌아다니고 혹시 덩치도 조그만 애가 똥누다 구식 변소 구덩이에
빠진게 아닌가 하고 변소까지 찾아보고 야단 법석 났다누먼
원단 창고에도 와서 나를 불렀다는데 한잠던 나는 듣지도 못했다.
그래서 첫날부터 실컷 꾸지람 들으면서 근무를 한 기억이 나는데
9월달 부터는 야간 한다고 그런지 월급으로 12,000원 주더만.. ㅎㅎㅎ
전골 국물에 밥 넣어 볶음밥 만들어 먹고 이야기 하던 중에 군대생활
이야기도 나오다 보니 햐열이가 내 초등학교 동기가 먼저 입대해
근무하던 해운대 111방공포에 배치받아 근무하면서 그 친구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이야기도 하면서 물론 군대가기전 쌍미다닐때
우리집에 자주 놀러 오다보니 그친구하고 하열이는 이미 알고 지냈지
나도 해운대 탄약창에 근무했으니 군대생활 할때도 하열이를 가끔 봤지
그 이야기 끝에 수영에 내 초등학교 여자동기가 포장센터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그 얘길 듣더니 점호가 2차 거기로 가자네...
좋다하고 택시 잡아타고 수영으로 왔다 나는 집 가까워져 좋네 ㅎㅎㅎ
포장센터에 도착하니 동기가 반갑게 맞아주는데 시간이 9시도 안됐다
그래선지 손님이 한팀 뿐이고 조용하네. 맥주 몇병시켜놓고 과일안주로
맥주한잔하면서 우리동기하고 점호 인사시키고 하열이는 전에도 몇번
왔으니 이미 알고 있고 좀 있다 옆자리에 안면있는 아줌마 한명도
우리 좌석에 왔다. 같이 한잔하면서 1인 밴드 반주에 맞춰 노래도 몇곡
부르고 다시 좌석에 앉아 마른안주와 맥주를 더 시켜 한잔하고 있는데
초,중학교 동기인 친구가 술한잔 하러 들렀네,
내한테 같이 포장센터에 술한잔 하러 가자고 핸드폰을 몇번했는데
불통이더라네 그럴수 밖에 그날 낮에 진해 안민고개에 등산가서보니
핸드폰 밧데리가 다 됐더만.. 등산하고 집에 안가고 바로 하열이와 점호를
만났으니 전화는 계속 불통 일 수 밖에...
지가 오늘 여자동기에게 술한잔 팔아 줄라고 마음 먹고 왔다고
나한테 살짝 이야기 하네..
근데 이 친구가 좀 거한 친구다.친구들과 인사하고 우리 좌석에
합석했는데 덥썩 양주 1병을 시킨다. 스카치브루가 좋으니
그걸로 가져오라고 앞에거는 모르겠고 지금부터는 자기가 산다며.
그렇게 어울려 폭탄주도 두어잔 돌리고 스트레이트로도 마시고
하다보니 또 한병 추가다. 술 좀 취한 김에 노래도 부르고 춤도추고
아줌마잡고 흔들고 아단났다. 점호도 잘놀고 하열이도 잘논다..
점호도 양주한병 시킨다.. 또 마신다 술 잘못 먹는 나도 분위기좋아
노래부르고 춤추며 놀다보면 술이 제법 마셔진다 깨면서 먹는거지...
술 빨리먹는 하열이는 헤롱헤롱한다. 노래부르고 놀다보니 또 술 없다.
친구가 또 한병 추가 부르네... 좀 무리다 하지만 이제 클라이막스다.
이왕 술은 마신거고 신나게 무대를 휘젖는다.
초등친구가 웃통 반쯤 벗는다.. 나도 벗는다.. 아줌마들 놀란척하면서
깔깔깔 그린다.
그러다 점호가 내일 아침 일찍 일이 있어 먼저 가야 된다면서 양주1병값
계산하고 술좀된 하열이와 같이 먼저 택시타고 가고..
초등동기 둘 남았다 우리들 판이다.. 여자동기도 우리노는거 알고
아줌마도 아니까 기분 맞춰준다... 웃통 완전히 벗었다.. 그냥 미친듯이
노래하고 춤춘다...비싼돈 들여 술 먹는데 스트레스는 해소해야지..
웃통은 근육 자랑할려고 벗는게 아니다.덥고 거추장 스러워서 벗는다
그렇게 놀고 마시다 보니 온몸에 땀이고 힘에 부친다.. 좀 쉬어야지..
우리 뿐이네 밴드 아저씨도 우리술 한잔하고 집에 가고
여자동기 포장센터 문 닫고 지는 서면가니까 망미동에 사는 친구
내려주고 간다고 같이 택시타고 가고 우리동네에 가까운 곳에 사는
아줌마는 나하고 같이 걸어서 집에가다 헤어지면서 길고 깊게 뽀뽀 한번
해주고 걸어서 저거 집에가고 나도 금방 걸어서 우리집에 오니 3시가 넘었다..
벨 눌리니 마눌이 문 열어주고 날 보지도 안하고 침대에 들어가 버렸다.
나는 내컴퓨터방에서 잔다. 대강 얼굴에 땀만 딱고 잔다. 너무 힘 빠졌다.
첫댓글 용만아 대단하다. 3시까정 마실 체력이 되니 얼마나 좋냐 점호야 잘 지내고 있지 아무쪼록 건강해라
그래 기전과친구들이 머리도 좋고 착하고 순했지...정해수도 우리중학동기중 전교1,2등을 했으니.. 아무튼 오랫만에 회포를 풀었구나.. 그 웃통벗는 친구.. 혹시 내 아는 친구아닌가 모르겠네.. ㅎㅎ
친구야 이제는 몸조심하고 마누라 눈치도 좀 봐라 그래야 영감탱이 될때 밥 얻어 먹는다더라. 나도 국방부 조병창 출신인데 점호이름은 어렴풋한데 얼굴모양새는 가물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