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함께 출가하다
마하가섭은 대가섭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인도말로는 까사빠이다. 부처님이 완전한 열반에 든 이후 교단의 지도자 역할을 담당했던 사람이었으나 그의 청렴한 생활방식은 부처님의 재세시에도 불교 교단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는 마가다국의 마하뎃다라는 바라문촌에서 태어났으며 아버지는 카파라라는 큰 부자였고 그 자신의 이름은 빗빠리였다. 그는 네 명의 유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랐으며 아버지의 총애를 한 몸에 받으면서 자랐다. 만 8세가 되었을 때 입문식을 올리고 바라문으로서 익혀야 할 모든 의식을 배웠다. 뛰어나게 총명했던 그는 철저하게 공부했으며 몇 년이 지나자 더 이상 배울 것이 없을 정도가 되었다.
그렇지만 가섭은 아버지가 많은 노예를 거느리면서 그들을 학대하는 것이 몹시 못마땅했다.
"어버지, 노예들을 잘 보살펴 주세요."
"......."
노예들은 힘들게 일을 하고도 언제나 헐벗고 굶주렸다.
'세상은 왜이리 평등하지 못할까'
이러한 생각이 그의 마음을 괴롭혔다.
가섭은 20세가 되던 해 아버지 카파라에게 자신의 출가를 허락해 달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카파라는 가섭을 크게 꾸짖으며, 결혼하여 어서 자식을 낳고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집요한 권유로 인해 결국 결혼을 수락하였다. 그러나 한 가지 조건을 제시하였다. 그 조건이란 어떤 조각가에게 부탁하여 아름다운 미녀상을 만들어 그 위에 금을 입힌 다음 그것을 부모에게 보이며 이 여인과 꼭 같은 여성이 있다면 결혼하겠다고 하였다.
양친은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할 수 없이 구해 보기로 하고 항상 자기집에 출입하는 중매쟁이에게 그러한 여성을 구해보라고 부탁하였다. 그러자 그는 묘책을 내어서 똑같은 여인상을 만들어서 찬란한 색칠을 한 예쁜 양산을 만들어 하늘을 가리고 여러가지 장식을 갖추어서 그 주위를 사람들이 둘러싸게 하고 음악을 연주하면서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순회하였다. 그리하여 이 귀신에세 공양을 올리면 원하는 바가 모두 성취된다고 외쳤다. 그렇게 하여 여인들이 모이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바이샤리에 이르게 되었다.
그 근처에 가삐라가라는 유명하고 큰 마을이 있었는데 그 마을에 가삐라라는 큰 부호의 바라문이 있었다. 그 부호에게 바도라가리야라는 딸이 있었다.
비길대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미인으로 뭇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으며 그 우아한 자태는 더 말할 것도 없었으며 그 황금상과 꼭 같은 여성이었다.
가섭은 구하는 여성이 발견되었다는 통지를 받고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그 집에 갔다. 걸식을 하며 그녀의 집에 도착하니 바도라가비리야가 나왔다. 거기서 그는 스스로의 신분을 밝히고 지금까지의 일의 전말을 이야기하고 자기는 오욕의 향락을 즐기려는 생각이 없다는 것을 말하였다.
그렇게 이야기하니 그녀의 생각도 같다고 말하였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부모들은 안심시키기 위해 형식적인 부부가 되었다. 두 사람은 그 뒤 잠자리를 따로 하면서 각자 수행하였다.
이와 같은 생활을 한지 12년이 지나 가섭의 양친부모들도 세상을 떠났다.
"아버님, 그토록 힘들게 모으신 재산을 왜 한 푼도 가지고 가시지 못하십니까?"
가섭은 슬픔에 겨워 울면서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온갖 악행을 저지르며 사는 삶이 너무 고통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버지의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과 노예들에게 나누어주고 노예를 모두 자유스럽게 살도록 풀어주었다. 그리고 아내와 함께 길을 떠나 부처님이 가르침을 베풀고 있는 죽림정사를 찾아갔다. 이때 부처님은 죽림정사의 밖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오라, 오랜 결심을 이제야 실천에 옮겼구나.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나를 따라 오너라."
"부처님, 이 못난 위인을 제자로 받아 주십시오."
부처님은 마하가섭의 머리를 직접 깎아주시고, 가섭이라는 이름을 내려주었고, 계를 주어 제자로 맞이하였다.
죽림정사로 돌아가는 도중 날씨가 몹시 더워 부처님은 도중에 울창한 망고나무 숲에서 쉬게 되었다. 이때 마하가섭은 자기의 옷을 벗어 나무 밑에 깔고 그곳에 부처님이 앉으시도록 하였다. 그리고 '떠날 때 헌옷을 자기에게 주고 부처님께서는 자기의 새 옷을 입으시라'고 말했다. 부처님은 낡은 가사을 벗어 마하가섭에게 주고 자신은 새옷을 받아 입었다.
(계속)
첫댓글 삣바리님...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