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4, 옛그림 속 우리 얼굴, 이소영 지음, 2009, 총104쪽
까맣고 동그란 동공, 화려한 유리 구슬 무늬의 홍채, 나무 젓가락같은 안경다리와 똥그란 안경알 테, 그리고 가느다란 눈꼬리와 연결된 눈밑 피부에 가는 주름, 눈두덩이 피부는 얇고 살짝 회색으로 그라데이션 된 듯 하다. 코는 적당하게 높고 매끈하다. 입술은 길지도 않고 넓지도 않고 얌전하게 다물어져 있고 그 주위로 실낱같은 수염이 어지간히 나폴거린다. 듬성듬성 회색 수염도 섞여 있다. 이 책의 표지인 이 그림은 우리나라 근대화 초기 1911년에 사진을 보고 그린 초상화인데 그림의 주인공은 황현이다. 그리고 우리 한국인의 얼굴 특징이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는 얼굴이라고 할 수 있다. 꼬장 꼬장한 선비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이 그림은 조선시대 궁중화가 채용신의 그림으로 [황현(黃玹)상](1911)이라는 제목으로 전남 구례 매천사에 있는 비단에 그린 채색화이다. 자결한 황현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황현은 1910년 8월 일제에 의해 강제로 나라를 빼앗기자 통분해 절명시 4수를 남기고 다량의 아편을 먹고 자결하였다. 저서로는 『매천집』·『매천시집』·『매천야록』·『오하기문』·『동비기략(東匪紀略)』 등이 있다.화가 채용신은 의병이 일어난 고을을 찾아다니며 애국지사들의 초상화를 그려서 항일 의식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황현의 눈동자 속의 동공과 홍채를 유심히 들여다 보다가 갑자기 홍채와 동공에 대한 과학적 설명이 머리 속에 훅! 들어오면서 나의 뇌에 완전한 이해로 그려졌다. 그림이 과학을 깨닫게 한 순간이었다. 동공이 까맣게 보이는 것은 사물을 반사하지 않고 망막으로 그대로 흡수하기 때문에 까맣다는 원리가 머리에 싹 그려진 것이다. 그리고 홍채의 무늬를 이루는 요소는 200 여 가지가 되는데 그 요소가 사람마다 다르게 조합이 되어 개인 정보 인식의 도구로 홍채가 사용될 수 있다는 것도 더불어 찾아본 눈에 대한 설명이다. 동공이 커지고 작아지는 것은 동공의 움직임이 아니고 홍채가 커졌다 작아졌다를 되풀이 하면서 동공을 조절한다는 것도 그림을 보고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에는 고구려 여인과 조선의 여인의 얼굴을 비교했는데 쉼표 같은 눈, 오똑하고 동그란 코, 복사 꽃잎 같은 입술하며 어쩐지 모두가 비슷하다. 그리고 곱고 동그란 얼굴 선을 가진 우리의 옛여인들은 대부분 그들의 시선이 아랫쪽 45도 정도를 내려다보는 다소곳한 모습들이다. 중국이나 일본 여인들의 얼굴은 우리 여인의 고개보다도 더 아래로 숙여져 있다.
풍속화를 보는 재미 또한 예사롭지 않다. 그림을 설명해주는 책을 몇 권 읽어보면 더 쉽게 이해될 것 같다. 아니면 애초에 관찰력이 있어 사물을 자세하게 살펴보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다면 그림 한 장을 두고도 많은 이야기를 찾아낼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그림은 사람의 얼굴 묘사에서 그 이야기의 클라이막스가 잘 표현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림이 평면적이라 해석하기가 간단하다. 서양의 그림은 입체감 때문에 왜곡되어 보이기도 하는데 우리 그림은 평면적이라 복잡하지 않고 핵심을 찾기가 쉽다. [점 괘]는 김홍도 그림인데 조선 18~19세기의 풍습을 잘 보여준다. 국립중장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데 그 당시 스님들이 점괘를 지어내서 아녀자를 꾀어 돈을 뜯어내는 장면이 있다. 여염집 부인은 치마를 훌러덩 걷고 돈주머니를 열고 있고 그 옆에 시녀는 주인 마님의 부채와 담뱃대를 대신 들고 머리에는 심부름 거리를 이고 있다.
아래 내용은 정말 우연히 황현의 눈동자를 보다가 홍채와 동공에 대한 자료를 읽어보던 중에
그야말로 '아하!'라고 통찰한 부분이 있어 '복삼& 붙여넣기'를 해 놓았다. 잊어버렸을 때 다시 읽어볼 심산으로 말이다.
1. 홍채
홍채는 눈의 수정체와 각막·안방수 사이에 존재하며, 외부에서 관찰할 수 있는 유일한 체내기관이다. 직경은 약 11mm 정도로써 동공의 개폐를 조절하는 근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외부로부터 안구내에 입사하는 빛의 양을 조절한다. 구성형태는 동공괄약근·동공산대근·교원질 섬유·자율신경환·동공주름 등으로 엉켜있으며, 착색과 함께 홍채의 무늬를 만든다. 오른쪽 그림은 이러한 홍채패턴이 잘 보이도록 부각하여 나타내었으며, 방사 및 회전방향으로의 변형이 어우러져 지문과 같은 독특한 무늬를 형성한다.
홍채의 80%는 출생시에서 5∼8세 사이에 유전적으로 완전히 형성되어 변하지 않으나 20%는 후전적인 질병이나 장기의 문제로 모양이 변한다. 불변의 패턴은 유전적·체질적 특성을 나타내고, 변하는 무늬 및 색깔은 후천적인 질병발생에 의한다. 따라서 이러한 특징에 기반하여 홍채는 홍채인식같은 개인 신분확인 시스템, 홍채학같은 건강판단시스템으로의 적용이 된다.
유전적인 요소에 의해 형성된 패턴은 그 사람의 체질을 나타내므로 개인고유의 정보로써 사용될 수 있다. 또한 건강상태 변화는 몸으로 잘 느끼지 못할지라도 일반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진행이 되기 때문에, 일정기간내에서는 후천적인 요인에 의한 변화도 개인 고유의 정보로써 이용될 수 있다.
2. 동공
동공은 외부의 빛이 망막의 시신경에 닿을 수 있도록 하는 통로이다. 밖에서 바라보는 동공은 검은색을 띠며 이는 빛이 동공을 통하여 안구 속으로 흡수되어 반사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공의 외부형태는 눈의 색깔에 관계없이 항상 어두운 검은색을 띠게 된다. 하지만 안경 및 콘택트렌즈 착용, 백내장의 경우에는 빛의 반사 현상이 발생하여 외부에서 바라보는 동공의 밝기가 다르게 나타난다.
동공은 눈으로 들어가는 빛의 양을 조절하기 위한 수축·팽창작용에 의해 크기가 변하지만, 동공자체 조직에 의한 변형이 아닌 동공을 둘러싸는 홍채의 근육조직에 의해 동공의 크기가 조절된다. 동공은 가상의 신체부위로서 각막, 수정체 사이에 존재한다. 따라서 외부에는 관찰하는 동공의 형태는 각막으로 둘러싸인 검은 신체조직으로 보여지게 된다.
(http://www.yhj.pe.kr/iris/iris_property.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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