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_가을 걷기
억새와 갈대는 늘 헷갈립니다
엄마가 물가에 있는 것이 무엇이다 수십번 설명을 해주셨는데,
올빼미와 부엉이처럼 뿔깃이 있는 쪽이 뭐더라 >_< 이런식
그래도 억새든 갈대든 가을이지요
올빼미든 부엉이든 초보언이듯 (으응?)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결 고운 가을볕 아래서 감사히
남의 동네를 걷다 왔습니다, 충남 서산
002_제로플레이스
친구가 맘에 드는 펜션 발견했다며, 놀러가자길래
콜
(외치고 나니 부산국제영화제 시즌과 겹쳐서, 부산국제영화제의 나이와 맞먹는 개인적인 연례행사에 구멍이 났습니다만, 뭐 ... )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중년의 부부가 운영하는 곳이었는데,
부부의 아드님이 건축가인 모양이더라구요
1층 카페, 빈티지하고 심플해서 마음이 가는 공간
뒤로는 산이 앞으로는 물이 있는 풍수지리학적 명당(음, 배산임수)
저희는 침실이 두 개, 거실이 하나 있는 넉넉한 3층 +20호에 머물었는데
오픈해도 너무 오픈한 화장실과 욕실은 의도를 파악하기가 좀 힘들더라구요
그러나, 풍광은 정말이지!!
거실 너머 보이는 낮은 산과 호수의 부드러운 곡선,
가을의 하늘과 물빛,
태양 아래 나뭇잎이 반짝반짝ㅡ
쉼 없이 날아다니는 벌레에게 어쩔줄 몰라하는 모자란 성격 때문에
방충망을 활짝 열 수 없음이 아쉽습니다
저녁으로 야외에서 숯불구이를 해먹다 결국 모기에 물려서 발등이 퉁퉁 ㅠ
(목살과 삼겹살과 대하와 전어와 자연산 송이밥과 숯불에 은박지로 싸서 구운 고구마)
약수터 스타일의 야간 배드민턴 랠리
003_그냥이와 깜냥이
일요일 아침, 뒹구르르 설치류와
이빨 사이에 낀 사과를 빼내겠다고 애를 쓰고 있는 미래소년과
고양이 두 마리
첨부터 데려가려고 했던건 아닌데,
놓친 짐이 있어서 다시 집에 올라왔다가 그냥이와 깜냥이가 앉아 있는 걸 보고
집어 들었습니다
막상 데려가도 별 대접도 해주진 않습니다만,
어쨌거나 깜냥이는 첫외출!!
004_이응노의 집
참새는 방앗간을 그냥 지나가지 않는 법
대전에도 이응노 미술관이 있는데, 이응노의 고향은 충남 홍성인가보더라구요
홍성에 있는 이응노의 집, 이응노 생가 기념관에 들렸습니다
실제로 생가였던 곳은 공사중이었고,
이응노의 그림 글자를 닮았다 싶은 기념관은
제가 이응노 화백에게 사심이 없어서 인지, 특별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습니다만
판판하고 한적한 홍성의 농가 풍광을 헤치지 않고,
그대로 자연스럽고 넉넉하다는 인상이 들었습니다
005_수덕사
이응노 화백도 수덕사를 그리셨던데,
음 ... 수덕사의 어떤 점이 특별한지 관전 포인트는 찾아내지 못했구요,
그냥 사람이 많고 절이 되게되게 크다는 인상
수덕사 젤 안쪽 대웅전 뒤편 카레색 그늘,
사람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나무 의자를 마련해둔 것이 좋았습니다
앉아서 밤도 까먹고 귤도 까먹으면서 쉬엄쉬엄
걷기 참 좋은 요즘입니다
덜 바쁜 사람들의 길을 따라 타박타박ㅡ
첫댓글 제로플레이스를 지키고 있는 아주머니의 수다는 관훈갤의 분더바 사장님의 미니멀한 손님 응대법이 얼마나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지를 실감나게 해주심. ㅋㅎㅎ
그래도 우리같은 외지인이 방가우셔서 그런거라 생각하고 등 떠밀리듯 걸어서 이른 아침에 뚝방같이 걸어 가보기도했다 ㅠ ( 실은 뚝방을 세번 왔다갔다 한 후 뚝방에 서서 체조도 하고 고함도 질러 보라는 주문이었건 만은... ㅠ)
ㅋㅎㅎ 제로플레이스는 아주 근사한 곳이었지만, 우리가 완전히 반하기에는 방해요소가 좀 있었죠ㅡ
끄덕끄덕, 분더바, 공간 뿐 아니라 그 공간을 만드는 사람이 중요함을 세삼ㅡ 그 무심한듯 세심한 미니멀함!!
분더바프로젝트는 앞으로도 쭈욱 고고씽!!
가을날씨만큼이나 여유가 넘치는 사진과 함께한 발걸음;; 그리고 깜냥이와 그냥이가 참 부럽군요~~
코난님 생얼 깜찍합니다~~
올만이세요~ 여기조기요기저기 다니기 좋아하는 아내 덕에 놀러도 댕기고 몸과 정신이 호강함니다 ㅋ 아침에 사과를 먹다 앞니에 낀 것을 청소하는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 ㅠ
아우 참 재밌으시네요;; 담에는 귀가 간지러울 때도 부탁드려요^^
서산에서 온 가을편지.. 짧지만 가을은 온전히 누리는 사람들의 몫이 있군요.^^
완연한 가을을 느끼기엔 좀 부족했지만 곡식이 익어가는 논은 눈이부셨습니다! ㅎ
미래소년님 귀여우심~ㅎ 아~ 여행다녀온 듯한 느낌이에요~ㄳㄳ
:-)
ㅋㅋ 너두 좋은 가을 놓치지말고 인조이!!
:) 이쁜 커플~눈 정화 하고 갑니다.
이뿐 러브캣님도 좋은 분과 가을을.. 만끽하세요
깜냥이는 첨보네..ㅋㅋ귀엽다..
울집에 한 번 와! 다른 동물들도 있어! •_•
그곳이 3층이라면 .. 건너편 높은 건물이 없어서 침해를 받지 않는다면 화장실과 욕실 오픈해두 흥미로운 공간이 될 것 같아요. 평소 그런거 상상했었는데..ㅎ 햇살은 얼마나 많이 들어오는지 궁금해요 . 요새 두분 다녀오신 곳 마음속으로 스크랩 하는게 하나의 즐거움^^
네 욕실은 요즘 오픈된 곳이 많더라구요!! 이번 숙소 욕조는 좀 생뚱한 느낌이었지만 고성 해맞이하우스 욕조는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구조라 꽤 갠춘!!
서산 제로플레이스 햇살은 참 충만했어요, 거실과 침실 전면부 베란다쪽 창이 통창이라, 호퍼의 Rooms by the sea처럼 시원한 그림자 라인이 잡혔는데, 음.. 그게 참 좋았어요 :-)
좋은 가을 보내고 계신지요, 안부를ㅡ
ㅎ 쌩뚱맞은 욕조가...그랬었군요. 고성 해맞이 하우스...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여기 접수해 놓을래요. ^^ 예전 제가 얘기 했던가요? 몇해 전 올려주시 비아지오...오래 된 절친이랑 지난 연말에 핑크방에서 뜨근한 타일에 몸을 지지면서 눈오는 밤 추억을 나눴죠. 덕분이였어요..고성 가볼거예요..ㅎ 언젠가는~ ^^ 당케 쉔 ^^ 코난님 사진 귀엽습네다.ㅋ
제로플레이스 가보진 않았지만 가을과 참 잘 어울린다 싶은 느낌
이번이 아니여도 다음 기회에 코난님과 쥐님이 걸었던 길을 따라~~ㅎㅎㅎ
수덕사는 뒷산이 좋아요. 조금만 올라가다가 그냥 내려오면 되지요. 수덕사는 에전의 고졸한 맛을 잃었어요. 수덕사 앞 여관이 이응노의 본부인이 평생 이응노를 기다리며 살았다는 전설이 되어버린 사연이 깃들어 있지요. 이응노가 잠시 머물며 그렸다는, 바위에 새겨진 문자화도 볼 만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