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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기사 브리핑 [07/15(목)] | |||
1. 일제고사 마무리…집단거부 드러나 파문 (7/14) 2. 0.026 % … 129만 명 중 시험거부 333명뿐 (7/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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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 육 현 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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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고사 마무리…집단거부 드러나 파문(종합2보) |
둘째날 서울제외 미응시자 288명…첫날보다 줄어 교과부 "조사후 필요한 조치"…고발도 포함될 듯 (전국종합=연합뉴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 둘째 날 시험이 14일 전국 9천264개 학교에서 치러졌지만 산발적 시험거부에다 집단결시 은폐 의혹이 불거지는 등 학교 현장의 파행이 이어졌다. 민선교육감 시대를 맞자마자 교육당국과 일부 진보교육감의 정면 충돌로 야기된 이번 평가 파행 사태는 학교 현장에 큰 혼란을 불러오는 등 적잖은 상처를 남겼다. 둘째 날 시험에서는 시험거부 학생 수가 서울을 제외하고 288명으로 잠정 집계돼 첫날 434명보다 크게 줄었다. 전날 초6, 중3, 고2 학생이 국어, 영어, 수학 세 과목 시험을 친 데 이어 이날은 고2를 뺀 초6, 중3 학생이 사회, 과학 시험을 봤다. 응시대상 학생 수는 초6 61만9천명(6천141개교), 중3 67만4천명(3천123개교) 등 총 129만3천명이다. 전날 시험거부를 주도한 진보교육감 지역인 전북과 강원에서 미응시 학생이 크게 줄었지만 서울에서는 전날 보고되지 않았던 집단거부 사태가 뒤늦게 밝혀져 오히려 파문이 커졌다. ◇영등포고 `집단거부' 징계 불가피 = 학업성취도 평가 첫날인 13일 서울 남부교육청 관할 영등포고등학교에서 2학년 B반 학생 30여명 전원을 비롯해 60여명이 단체로 시험을 보지 않은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이 학교는 B반 담임교사 A씨가 '시험을 보지 않아도 되느냐'는 학생의 질문에 "교육청 공문은 그런 뜻"이라고 답하면서 집단 시험거부 사태가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교조는 서울시교육청이 일선학교에 내려보낸 '대체프로그램 마련 지침' 공문을 뒤늦게 번복한 탓에 이런 사태가 일어났다고 주장했지만,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사가 사실상 미응시를 조장했다며 징계 방침을 시사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학년 10개 반 중 6개 학급에서 시험을 제대로 치지 않았음에도 정상적으로 시험을 진행한 것처럼 보고한 이 학교에 대해 감사를 벌였다. 이에 따라 시험거부를 조장하거나 허위보고를 한 교원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첫날 이번 시험과 관련해 지침을 위반하거나 평가 거부를 유도한 교원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지만 사후 조사 여부에 따라 추가로 징계 대상자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08년과 2009년 일제고사 당시에는 각각 16명과 3명의 교원이 징계를 받았다. ◇미응시자 첫날보다 줄어 = 첫날 전국적으로 434명이 시험을 보지 않은 데 이어 이날은 서울을 제외하고 15개 시도에서 288명이 결석 또는 미응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첫날 172명이 시험을 거부해 전국 16개 시도 중 미응시자가 가장 많았던 전북에서는 이날 128명의 초.중학생이 시험을 보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강원도 첫날 140명에서 이날은 86명으로 거부 학생 수가 확 줄었다. 이밖에 충남 22명, 경기·전남 각 12명, 부산 8명, 울산 5명이었고 인천, 광주는 거부자가 없었다. 둘째 날도 일부 지역에서는 일제고사폐지시민모임, 전교조 지부 등이 주축이 돼 시험을 거부한 학생들과 함께 체험학습을 떠났다. 그러나 이날 허위보고 파문이 일어나 감사가 이뤄진 서울시교육청은 오후 늦게까지 시험 거부자 수가 집계되지 않았다. ◇교과부 "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조사" = 교과부는 이날 시험이 끝나자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시행에 관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내놓았다. 교과부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평가가 진행됐지만 시행 준비단계에서 일부 교육청이 사전협의 없이 평가계획을 변경한다든지, 지침을 제때 안내하지 않아 혼선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교과부는 특히 "평가 관리업무에 문제를 야기하는 등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 나타났다"며 "향후 해당 시도의 구체적인 평가진행 상황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교과부 양성광 교육정보정책관은 브리핑에서 "대체프로그램을 미리 만들어놓고 시험 불참을 유도한 것은 위법이다. 합당한 기준에 맞춰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미응시자 안내·관리 지침을 일선에 전달하지 않거나 다른 내용으로 바꿔 내려보낸 강원·전북도교육감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교과부는 이미 수차례에 걸쳐 '평가를 우회적으로 회피하거나 불참을 유도할 목적의 대체프로그램은 위법'이라는 공문을 내려보낸 만큼 지침 이행을 거부한 경우 '평가 대상기관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평가에 응하여야 한다'고 명시한 초중등교육법을 위반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지침 이행을 거부한 일부 시도교육감에 대해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발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양성광 정책관은 "구체적인 상황이 드러나지 않아 현재로서는 답변할 수 없다"며 "누구의 잘못인지는 현장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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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고사 90여명 집단거부 `파문'(종합2보) |
서울교육청, 영등포고ㆍ대영중 감사…징계 불가피 이틀째 전국 미응시자 333명…첫날 436명보다 줄어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13~14일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를 치른 서울 남부교육청 관할 영등포고등학교와 대영중학교에서 90여명의 학생이 단체로 시험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특히 영등포고측은 모든 학생이 정상적으로 시험을 친 것으로 서울시교육청에 허위보고해 시험거부를 은폐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서울시교육청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따르면 전교조 소속 교사 A씨가 담임을 맡고 있는 영등포고 2학년 B반 학생 30여명 전원과 옆반 학생 15명 등 60여명이 전날 단체로 시험을 치지 않았다. 또, 신길동 대영중에서도 32명이 14일 평가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교조는 이런 사태가 서울시교육청이 일제고사와 관련해 지난 12일 일선학교에 내려보낸 `대체프로그램 마련 지침' 제하의 공문을 뒤늦게 번복하면서 학교 현장에서 혼선이 빚어진 탓이라고 주장했다. 영등포고의 경우 2학년 B반 학생들이 담임교사인 A씨에게 "일제고사를 보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고, A씨가 "교육청 공문은 사실상 그런 뜻"이라고 답하면서 B반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집단으로 시험을 거부했다고 전교조는 설명했다. 전교조 엄민용 대변인은 "시교육청은 대체프로그램 마련이 시험 선택권을 부여하라는 의미가 아니라는 내용의 공문을 일선학교에 보냈다고 하지만 평가 당일 시험시작 불과 한 시간 전인 오전 8시에야 도착해 A씨는 이런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준순 시교육청 중등교육정책과장은 "영등포고에 담당 장학사를 보내 조사한 결과 학생들은 '선생님이 시험 안 볼 사람 손 들어보라'며 사실상 미응시를 조장했다고 한다"며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시험을 보지 않은 학생들은 학교측이 대체프로그램을 마련하지 않은 탓에 '일제고사에 대한 평소 의견'을 주제로 글짓기 수업을 실시하거나 방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영중의 경우 13일에는 정상적으로 시험을 진행했지만 14일 학생들이 단체로 평가를 거부했다. 남부교육청 임종근 중등교육과장은 "2교시 시작 전 학생 60여명이 감독 교사에게 와서 거부 의사를 밝혔고 시험을 치도록 설득했지만 결국 32명이 시험을 치지 않았다. 무슨 이유로 갑자기 이런 태도를 보였는지 원인을 조사 중이다"고 말했다. 특히 영등포고는 해당 학생들의 시험지를 걷고서도 시교육청에 제출하지 않았고, 시교육청에 모든 학생들이 정상적으로 시험을 친 것으로 보고하는 등 의도적으로 상황을 은폐하려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장은 "10개 반 중 완벽하게 답안지를 제출한 학급이 네 개 반 뿐인데도 영등포고는 학생들이 모두 정상적으로 시험을 친 것으로 허위보고했다"며 "감사가 끝나는 대로 징계위에 회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한편 영등포고 등 감사를 진행하는 학교를 제외하고 서울지역에서 14일 시험을 거부한 학생은 45명(체험학습 9명, 등교후 미응시자 36명)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전국적으로 14일 이틀째 시험을 거부한 학생은 333명으로 집계돼 첫날 436명보다 100여명 줄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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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고사 파행' 초래한 교육감 어떻게 되나 |
서울·전북·강원 위법성 따져 고발 검토할 듯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13~14일 치러진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에서 학생의 시험 선택권을 허용, 사실상 시험 파행을 주도한 진보 성향 교육감들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가 어떤 대응 카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교과부는 시험이 모두 끝난 14일 오후 `학업성취도 평가 시행에 관한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일부 교육청이 사전 협의 없이 평가계획을 변경하거나 교과부 지침을 학교에 제대로 전달하지 않는 등 혼선을 초래했다"며 "해당 시도의 구체적 평가 상황에 대한 조사를 벌여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김승환 전북도교육감,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등 진보 성향 교육감들을 겨냥한 것이다. 이들은 법적으로 모든 학생이 응시 대상인 학업성취도 평가에 학생 선택권을 부여하거나 각 학교에서 미응시 학생을 위한 대체 프로그램을 마련하도록 지시하는 등 정부 지침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게 교과부의 판단이다. 실제 전북, 강원지역에서는 각각 100명이 훨씬 넘는 학생들이 시험을 보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고 서울의 경우 일부 고교에서 집단 시험거부 사태까지 빚어지는 등 파행 사례가 속출했다. 교과부는 학업성취도 평가가 명백한 법적 근거(초중등교육법 제9조)를 가지고 치러지는 시험인만큼 서울, 전북, 강원 등의 사례는 위법성이 다분하고 해당 교육감들도 정부 지침을 성실히 이행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반 교사들과 달리 선출직인 교육감에 대해서는 교과부가 직접 징계를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위법성 여부를 따져 직무유기에 따른 고발 등의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해에도 교과부는 시국선언 참여 교사에 대한 징계를 미룬다는 이유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교과부 장관이 현직 교육감을 수사기관에 고발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교과부는 이번 사태가 해당 시도와의 충돌로 자꾸 비쳐지는 것을 우려해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겠다"고 밝혀 법적 조치도 포함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교과부 양성광 교육정보정책관은 "일단 해당 시도의 자체조사 결과를 보고 필요하면 직접 현장 조사를 나갈 계획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한 뒤 합당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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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진영, 시험 나흘전 郭교육감 압박 |
[동아일보] “성취도평가 반대 왜 안 밝히나… 교육청 규탄 피켓 들수도 있다” ‘면담결과’ 문건서 드러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4일 전 진보진영 인사들이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사진)에게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입장을 명확히 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14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평학)의 ‘곽노현 면담 결과’ 문건에 따르면 평학 집행위원장과 민주노총 서울본부 사무처장은 9일 오후 곽 교육감을 만났다. 자신들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면담에서 두 사람은 곽 교육감에게 “그동안 학생과 학부모에게 일제고사 선택권을 보장한다더니 입장 표명이 분명치 않다”고 따졌다. 이에 곽 교육감은 “업무를 시작한 지 겨우 일주일 됐는데 요구하는 대로 하면 교육감의 법적 지위가 흔들리고, 임기 동안 할 다른 것(혁신학교, 비리척결 등) 전체에 어려움이 발생한다. 그걸 원하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그러자 평학 집행위원장은 “우리와 (일제고사 반대) 협약식도 했는데 그건 어떻게 할 거냐”며 따져 물었다. 평학과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참학)는 5월 28일 진보교육감 후보 10명과 ‘일제고사 관련 정책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곽 교육감은 “그날 저는 분명히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협약식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답했다. 당시 협약은 △시도교육감협의회가 주관하는 진단평가는 실시하지 않는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하는 전국단위 학업성취도 평가는 5% 이내 표집실시로 전환할 것을 교과부와 협의한다 △일제고사로 파면 해임된 교사가 있는 지역은 즉각 복직을 실시한다 △일제고사에 대한 학생, 학부모의 선택권을 보장한다 등 네 가지 조항을 포함했다. 곽 교육감은 협약식 체결 당일 세 번째 조항에 문제를 제기하며 서명을 거부했다. 자신이 보고받은 문안에는 ‘복직을 위해 노력한다’고 돼 있었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곽 교육감은 “기자도 많으니 나중에 확인하자”는 평학의 주장에 밀려 결국 서명했다. 곽 교육감은 또 “월요일(12일)에 입장을 밝힐 예정인데 아마 경기도교육감 수준일 것이다. 원칙적인 면을 좀 더 명확히 짚는 정도”라고 말했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8일 “학업성취도 평가는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평학 집행위원장은 면담이 끝난 뒤 박상주 교육감 비서실장에게 “12일 교과부 앞에서 일제고사를 규탄하고 체험학습을 선포할 게 아니라 교육청을 규탄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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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26 % … 129만 명 중 시험거부 333명뿐 |
[중앙일보 김성탁] 학업성취도 평가 이틀째인 14일 전국 초6, 중3생이 시험을 치렀다. 고2는 전날 시험이 끝났다. 이날도 전국적으로 큰 혼란은 없었다. 하지만 서울 대영중에서는 32명이 집단으로 시험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져 서울남부교육청이 감사에 나서기로 했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이날 시험 거부 학생은 333명(잠정치)이다. 응시 대상 학생 129만3000명의 0.026% 규모다. 첫날 16개 시·도 중 가장 많은 172명이 미응시한 전북(김승환 교육감)에서는 이날도 128명이 시험을 거부했다. 전날 140명이 거부한 강원(민병희 교육감)에선 86명이 미응시했다. 친전교조 성향 교육감들이 학업성취도 평가에 반발했지만, 이틀 모두 대다수 학생·학부모에게 호응을 받지는 못했다. 교과부는 교육청들이 제대로 평가를 진행했는지 조사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교과부 양성광 교육정보정책관은 이날 “평가 시행준비 단계에서 일부 교육청이 교과부와 협의 없이 평가 계획을 변경한다든지, 교과부의 지침을 학교로 제때 안내하지 않아 혼선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초중등교육법 제9조에 따라 실시되는 평가를 성실히 이행해야 하는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라며 “해당 교육청의 구체적인 평가 진행 상황을 조사한 뒤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 정책관은 교과부 지침을 따르지 않은 교육감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김성탁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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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교육위 구성 ‘신경전’ |
ㆍ민주당 시의원 50여명 지망 ㆍ교육의원들 “전문가 맡아야” 서울의 교육 의제를 다룰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의 위원장 선출과 위원 구성을 놓고 교육의원과 시의원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친환경 무상급식, 혁신학교 등 굵직한 의제들이 산적해 있는 교육위는 당초 50여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지망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이끌 서울 교육의 변화도 교육위가 중심이 될 전망이다. 당장 기싸움이 벌어진 곳은 교육위원장 직이다. 교육위는 시의원 7명과 교육의원 8명으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시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위원장 선출을 본회의에서 결정키로 해 갈등이 생기고 있다. 교육위원장 후보로는 진보성향의 최홍이 교육의원과 민주당의 김상현 의원 등이 거론된다. 교육의원들은 “교육자치를 실현하려면 전문성이 있는 교육의원이 위원장을 맡아야 된다”는 입장이다. 최 의원은 “부산·인천·광주 등 광역시를 비롯해 8개 시·도에서 교육의원들이 교육위원장을 맡기로 했다”며 “교육의원 중에서 위원장을 선출하는 것이 교육자치 취지에 맞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 중에서도 교육의원이 맡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표출되고 있다. 반면 일부 시의원들은 “주요 의제를 관철시키려면 정당 출신이 낫다”고 맞서고 있다. 시의회 운영위원장인 김명수 의원은 “민주당에서 공식적으로 교육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한 적이 없다. 각 후보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해 위원장을 뽑으면 된다”며 “다만 무상급식 예산 등을 확보하는 데는 당이 훨씬 유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예정보다 하루 늦은 16일 본회의를 열어 교육위 위원을 선임하고 위원장을 뽑기로 했다. 전체의원 114명 중 79명이 민주당 출신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당론으로 위원장을 결정할 수도 있다. 교육위 시의원 7명 중 2명은 한나라당에 배정될 예정이다. <심혜리 기자 grace@kyunghyang.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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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를 가다](5) 시흥 장곡중학교 (경향) |
지난 3월 ‘혁신학교’로 지정된 시흥시 장곡중학교를 13일 오전 찾았다. 이 학교 김학태 교장(60)과 오전 9시에 인터뷰 약속을 했으나 오전 8시쯤 학교에 도착했다. 그런데 특이한 광경을 목격했다. 학교 정문에서 선생님인듯 한 30대 남자가 등교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일일이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고 있었다. 혹시 인턴교사 인가 싶었다. 오전 8시30분 교장실에서 김 교장과 인사를 했다. -학교 정문에서 학생들에게 인사하던 사람은 누굽니까. “아! 우리 학교 학생부장 선생입니다.” -예? 아니 학생부장 선생이 학생들에게 인사를 합니까? 저희 학교 다닐때는 학교 정문에 선도부 학생들이 딱 버티고 있고, 학생부장 선생님은 그 뒤에서 회초리(?)를 들고 뒷짐을 진 채 ‘어떤 놈이 교칙을 위반했나’하며 매서운 눈초리로 쳐다 보는 모습이 눈에 선한데요.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먼저 인사하는 것도 ‘혁신학교’라 그런 겁니까. “그 선생님이 원래 착해서 아이들을 사랑합니다. 능력이 많으신 분이라 연구부장을 시키려고 했는데도 학생부장을 계속 하시겠다고 고집을 부리십니다.” 교사를 잘 둔 교장의 자랑 같았다. 곧이어 이 학교 혁신학교 담당 교사인 박현숙 교사(43)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 학교는 다른 혁신학교들처럼 신설 학교나 농촌 학교도 아닌데 어떻게 혁신학교로 지정됐습니까. “지난해 9월 교장으로 부임했는데 학교 상황이 너무 열악했어요. 지난해 30학급이었는데 인근에 응곡중학교가 새로 생기면서 6~7학급 정도의 학생들이 빠져 나갔죠. 그래서 올해는 당초 학급당 40여명씩 24학급만 운영될 예정이었죠. 그런데 경기도교육청에서 ‘혁신학교’를 뽑는다고 해요. 열악한 학교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 교사들과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들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혁신학교에 응모했고, 지정이 됐습니다.”(김학태 교장) 김 교장은 혁신학교를 신청하기 전에 교사와 학교운영위원회의 뜻을 물었다. 교사들은 1차에는 반대하는 교사들도 있었지만 나중에는 99%가 찬성했다. 학교운영위원회 위원들 역시 100% 찬성해 혁신학교를 신청했다. “처음에 반대했던 교사들은 ‘혁신학교’가 또다른 제도이고, 굴레로 생각했죠. 교과부나 도교육청에서 무슨 학교, 무슨 시범학교 신청을 하면 행정 보고서만 늘어나고 전시성 행사만 하다가 나중에는 흐지부지 됐거든요. 그런데 혁신학교 취지를 이해하고 나서는 ‘한 번 해보자’라며 다들 의욕을 보였습니다.”(박현숙 교사) “나름대로 몇몇 교사들끼리 ‘혁신학교’는 아니지만 수업 개혁을 위한 준비해 왔어요. 시흥 ‘새학교 만들기 모임’을 통해 협동학습, 교과통합학습, 부진아 개별학습 등에 대해 스터디를 했지요. 그리고 교사들끼리 토론을 하며 ‘어떤 교육을 채워 낼 것인가’에 대해 노력했습니다.”(박현숙 교사) 이 학교는 올 1월 초 경기도교육청에 혁신학교 신청을 했다. 그리고 같은달 중순 혁신학교를 신청한 학교 교장들을 대상으로 한 교장 면접도 실시됐다. 이 자리에서 김 교장은 “혁신학교는 농촌이나 소외지역 작은 학교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도시의 거대 학교에서도 실시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 학교는 혁신학교를 위해 수업 모델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김학태 교장 김 교장과 교사들의 열정으로 장곡중학교는 5대 1의 경쟁을 뚫고 ‘혁신학교’로 지정됐다. 혁신학교로 지정되면서 당초 40명씩 24학급만 운영될 예정이던 올해 계획은 10명의 교사가 추가 지원되면서 30명씩 30학급 운영이 가능하게 됐다. 그리고 도교육청으로부터 2억50만원의 예산도 지원받았다. 이 학교는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2월 25일 교장과 교감을 포함해 52명의 전체 교사가 참여한 가운데 경인교대 손우정 교수(하자센터 배움공방 대표)를 초청, ‘배움의 공동체’를 모델로 한 교사 연수를 실시했다. 3월 2일에는 교실을 ‘ㄷ’형으로 재배치하고, 전 학생 연수, 학부모 연수를 실시했다. 4월부터는 교사들의 수업을 공개하고, 그 수업을 동료 교사가 참관하면서 비디오로 촬영, 연구회를 진행했다. -혁신학교 운영 후 학생들의 태도가 달라졌습니까. “많이 달라졌어요. 지난해만 해도 학생들이 교장선생을 봐도 인사도 안하고 멀뚱멀뚱 했는데 요즘에는 멀리서 보고 뛰어와서 인사를 해요. 확실히 전 보다는 아이들의 모습에 활기가 느껴집니다. 그리고 교실 좌석배치도 ‘ㄷ’자형으로 바꾸니까 수업시간에 조는 아이들이 없어졌어요. 내가 그것은 확실히 보장합니다. 아직 성적은 눈에 뛸만큼 향상되는지 못했지만, 차츰차츰 나아질 것으로 믿습니다.”(김학태 교장) “교사들의 자세도 많이 달라졌어요. 처음에는 혁신학교 자체에 대한 부담과 자기 수업을 다른 교사들에게 공개한다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선생님들도 있었는데 요즘은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고 있어요. 교사들의 목표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더 잘 가르칠 수 있을까’하는 것인데 동료 교사들과 논의하고, 연구하며 수업 개방을 하니까 교사들도 공부를 하게 됐어요.”(박현숙 교사)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낍니다. 예전에는 수업 시간에 질문을 하면 공부 잘하는, 학원에 다니는 아이가 ‘학원식 정답’을 말하고 다른 아이들은 침묵을 지켰지요. 그런데 요즘에는 4인1조의 협동 학습을 하면서 학원식 정답을 말하는 조, 매력적인 오답을 말하는 조, 엉뚱한 오답을 말하는 조 등 답변이 다양해 졌어요. 결국 아이들끼리 상호 토론을 하면서 학원식 정답이 아닌 상황에 따라 여러 정답이 있는 자기주도적 정답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박현숙 교사) 이 학교는 혁신학교로 지정되면서 도교육청으로 지원받은 2억여원의 예산을 알차게 사용하고 있다. 우선 교사들의 행정업무를 줄이기 위해 공문전담 직원 한 명과 사회복지사 한 명을 채용했다. “다른 학교는 상담사를 채용하는데 우리 학교는 사회복지사를 채용했어요. 이유는 상담사는 아이들 상담으로 그치는데, 사회복지사는 상담을 통해 그 아이의 환경 개선을 위해 인근 동사무소나 사회복지관 등과 연결시켜 그 아이의 문제를 끝까지 해결하려고 노력하죠. 또 우리 학교 사회복지사는 어버이날 ‘아이들이 부모님에게 보내는 도시락과 편지 보내기’ 프로그램 등을 통해 부모님들을 감동시키기도 했죠. 또 ‘또래 상담사’제를 운영해 학생들이 학생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풀어가는 제도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요.”(김학태 교장) “또래 상담사인 한 아이는 평소 남의 말을 듣는 것을 좋아하는데 자신이 또래 상담사가 된 이후에 학교생황이 너무 행복하고 즐겁다고 부모님한테 말했대요. 그리고 자신의 진로도 사회복지사나 상담사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대요. 이렇게 다양한 교육과정을 통해 특기적성 교육과 진로직업 교육까지 병행되고 있습니다.”(박현숙 교사) 도교육청 예산은 또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는 ‘스포츠클럽’의 무료 이용제를 가능하게 했다. 이 학교는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으로 축구, 야구, 배드민턴 등 3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해까지는 강사료 등 문제로 수익자(학생) 부담으로 운영했다. 그러나 이용 학생 대부분은 생활이 어려운 아이들로 시청에서 발급하는 ‘무료 자유수강권’을 이용했다. 이에 학교측은 아이들이 눈치보지 않고 마음껏 운동할 수 있도록 스포츠클럽 자체를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김학태 교장은 “혁신학교를 진행한 지 5개월 밖에 안됐지만 교사나 학생 모두 열심이에요. 교사들은 ‘교사중심의 수업’에서 ‘학생중심의 수업’으로 탈바꿈하느라 교재 연구도 하고, 토론도 하며 열심히 공부합니다. 학생들도 처음에는 자기가 아는 것을 다른 친구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에 손해 본다는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친구들에게 가르쳐 주면서 자기도 배운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이렇게 바뀌어가는 과정이 혁신학교의 참 뜻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시흥 | 경태영 기자 kyeong@kyunghyang.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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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를 가다](6) 군포 한얼초등학교 (경향) |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 이틀째인 14일 ‘혁신학교’인 군포 한얼초등학교를 찾았다. 학교 앞에는 오는 9월부터 시작되는 산본2동 2단지 입주를 앞두고 30층 정도되는 높이의 아파트 마무리공사가 한창이었다. 또 도로와 보도도 재포장 공사로 어수선했다. 오전 8시30분쯤 막상 학교에 들어서니 학교는 조용했다. ‘학교가 왜 이렇게 조용하지. 혹시 방학이라도 했나. 아닌데. 오늘 6학년들은 일제고사를 봐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하며 본관 2층 교무실로 올라갔다. 교무실은 오전 9시부터 시작되는 일제고사 때문에 정신없이 바빴다. 간신히 김병한 교감(48)이 시간을 냈다. “학교가 왜 이렇게 조용하죠”라고 묻자 김 교감은 웃으며 “아이들이 적어서 그래요”라고 말했다. 지난 3월 문을 연 한얼초등학교는 1학년 2개반에 각 학년 1개반씩 7개 학급에 128명의 학생이 전부였다. 학급당 18.3명으로 거의 미국·유럽 등 선진국 수준이다. 그러나 오는 9월이면 사정이 달라진다. 9월말부터 2단지 입주가 시작되면 400여명이 전학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초 이 학교는 학급당 25명에 20학급 500명 수용 규모로 건축됐다. 이 학교로 여러가지 면에서 기록을 갖고 있다. 우선 교장인 최선희 교장의 경력이 특이하다. 최 교장은 이 학교로 오기 전 안양 인덕원초등학교에서 수석교사로 근무한 평교사 출신이다.수석교사는 수업능력이 탁월한 교사로 경기도내에서 10명 정도만 직위를 인정해 주고 있다. 또 최 교장은 여성으로서는 유일한 내부 공모제 교장의 경력을 갖고 있다. 그 만큼 학교와 학생들에 대한 욕심이 많다는 뜻이다. 둘째로 이 학교는 개교와 동시에 ‘혁신학교’로 지정 받았다. 그 뿐 아니다. ‘미래형 선도학교’, ‘상시평가 선도학교’, ‘초미래형 도서관 운영학교’ 등 온갖 좋은 것은 다 지정받았다. 설명을 듣고 보니 경기도교육청이 잘하고 있는 혁신학교로 한얼초등학교를 추천한 이유를 알것 같았다. 도교육청은 제대로 된(?) 신설 학교 하나를 지어놓고 온갖 실험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한얼초등학교는 혁신학교로 지정되면서 1억3500만원의 예산을 지원 받았다. 또 ‘미래형 선도학교’로 지정되면서 전자 칠판, 전자 도서관, 디지털 도서관 등 설치 비용으로 1억원을 받았다. ‘초미래형 도서관 운영학교’로 지정받고는 1억3000만원을 또 받았다. 초미래형 도서관 운영학교란 무선망을 구축하고 U러닝 환경을 조성해 학생과 학부모, 지역주민들에게 24시간 개방하는 도서관을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김 교감은 “‘상시평가 선도학교’는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보는 온갖 시험 결과와 과제, 생활 습관, 교우 관계 등의 모든 데이터를 분석해 곧바로 학부모에게 전달하는 시스템으로 오는 9월부터 전국 처음으로 실시될 예정”이라고 자랑했다. 그는 이어 “집에 있는 컴퓨터 뿐 아니라 학부모들의 휴대폰으로도 데이터가 전송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감의 자랑이 조금 지나친 것 같아 화제를 돌렸다. -이 학교가 실시하고 있는 ‘학년군 교육과정’이란 무엇입니까. “1·2학년, 3·4학년, 5·6학년을 묶어서 수업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것은 우리 학교만 하는 것이 아니라 ‘2009 개정교육과정’으로 내년부터 모든 학교가 다 실시할 예정입니다. 2개 학년을 묶어서 수업할 경우 2학년 학습 부진아는 1학년 수업의 반복 학습이 가능하고, 1학년 우등생은 2학년 수업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성남 보평초등학교에서 시행중인 미니학교 소교장제 개념과는 조금 다르네요. “그 개념과는 조금 다릅니다. 학년군 교육과정은 그야말로 교육과정의 특성화이고, 보평초등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미니학교는 작은 학교 개념 실천을 위해 거대 학교를 3개 미니학교로 나눈 학교 형태의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중물 학습’과 ‘바닷물 학습’은 무엇입니까. 김병한 교감 “마중물은 펌프에서 물을 끌어 올릴 때 붓는 물을 말하죠. 즉 본 학습을 위해 이해를 돕는 선행학습, 보조학습을 말합니다. 바닷물 학습은 일종의 심화학습입니다. 독서, 논술, 수리과목에 대해 실시하고 있습니다. 마중물 학습과 바닷물 학습은 학생중심의 맞춤형 수업의 한 형태입니다.” -그럼 ‘프로젝트 학습’은 또 무엇입니까. “도덕·국어·사회·과학 등 교과통합형 주제학습을 말합니다. 한얼초등학교 학생이면 누구나 한가지 주제(프로젝트)를 세워 학습과 관계없이 자기주도적으로 꾸준히 연구를 해 나가야 합니다. 물론 학부모나 교사의 도움을 받기도 하죠. 그래서 어떤 아이는 영화 프로그램에 대해, 어떤 아아는 주변 생태계 변화에 대해 스스로 연구를 한 뒤 오는 10월 ‘1인 1결과물 발표회’를 가질 예정입니다.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키우기 위한 우리 학교만의 교육과정입니다.” -‘오감이 살아있는 창의 체험학습’이라고 있던데요. “토요일은 무학년 전일제 수업으로 운영합니다. 무학년 전일제 수업이란 1학년부터 6학년까지 구분없이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수업 대신 자기가 좋아하거나 관심 있는 것을 했지요. 4~6월에는 ‘생활문화체험학습’으로 목공, 한지공예, 도예, 제봉, 요리, 종이접기, 퀼트 중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했고요. 7월과 12월에는 ‘체육기능체험학습’으로 수영, 인라인스케이트, 줄넘기, 요가, 에어로빅, 스키 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9~11월에는 ‘예술감상체험학습’으로 합창, 기악, 발레, 뮤지컬, 연극, 힙합, 전통악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이 수업들은 전문 강사를 초빙해 실시하고 있는데 만만치 않은 강사 비용은 혁신학교 예산에서 충당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무료로 체험학습을 하고 있는 셈이죠. 또 ‘학부모 셀파제’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 것은 나중에 학부모들이 전문 강사를 대체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것이죠.” “우리는 영어 원어민 교사가 영어수업시간 뿐 아니라 음악과 미술시간에도 아이들 수업에 동참합니다. 영어 노출시간을 늘려 생활영어를 습득하게 하고 있죠.” 김 교감의 자랑이 끝 없이 이어질 것 같아 다른 질문으로 막았다. -다 좋은데 그렇다고 아이들이 방과 후에 학원을 안 다니는 것도 아니잖습니까. “물론 그렇죠. 입학할 때 ‘사교육을 안 받겠다’고 서약을 받은 것도 아니고 다른 학교 아이들과 똑같은데 못다니게 막을 수도 없잖습니까. (기분이 상했나?) 그래서 조사를 해서 통계를 내 봤습니다.” -(으잉?) “3월 개교 당시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을 조사해 봤는데 한 명이 2~3개 학원을 다니는 경우를 포함해 168명(개교 당시 전교생 114명) 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조사해 보니까 78명으로 절반 정도가 줄었습니다. 내심 목표는 50명으로 줄이는 것인데 그래도 그만하면 공교육이 신뢰 받고 사교육을 많이 줄인 것 아닙니까”(김 교감의 목소리가 갑자기 커졌다.) -혁신학교 때문에 교사들이 많이 애를 먹을텐데요. 내부 공모제의 경우 교장과 함께 이동하는 교사들도 많은데 이 학교는 아무도 없다면서요. “사실 교사들이 고생했죠. 저부터도 평교사에서 교감으로 승진하며 초임 발령을 받아 왔구요. 나머지 교사들도 ‘혁신학교’가 뭔지도 모르고 발령받아 왔어요. 사실 교사들은 신설 학교는 일도 많고, 모든 것을 새로 해야 해 기피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교사들을 붙잡고 3~4월에는 다른 학교 교사들은 오후 5~6시면 퇴근하는데 우리는 밤 9~10시까지 교사 연수다, 교재 연구다 하며 붙잡고 있었죠. 10명의 교사 대부분이 여성 교사로 집에 애들이 기다리고 살림도 해야 하는데 말이죠. 그런데 이제는 다들 적응이 됐어요. 하하.”(이제야 본심을 털어 놓는 것 같았다.) “교사 연수때는 외부 강사를 초빙해 4번 연수를 했는데 그때마다 인근의 다른 학교 교사들도 초빙해 같이 들었지요.”(또 자랑이다.) -학부모들의 반응은 어떤지요. “대부분의 아파트 주변 학교들이 그렇듯 고학력 젊은 학부모들이 많아 학교일에 열성적입니다. 우리는 80분 수업을 하고 20분 쉬는 블록수업을 하는데요. 교사들은 80분 수업을 하고 나면 무조건 쉽니다. 그러면 ‘생활지도 도우미’ 학부모들이 쉬는 시간동안 아이들을 보살피지요.” -마지막으로 혁신학교 5개월에 대한 평가를 해 주십시오. “우선 보람은 학급당 학생 수가 적어 계획했던 모든 프로그램을 제대로 다 진행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계획이라도 학생수가 많으면 제대로 실천할 수가 없거든요. 아이들도 새학기부터 적응이 되어서 그런지 수업태도와 수업 참여도가 다른 학교 학생들에 비해 월등히 높습니다.” “개선해야 할 점과 과제로는 (보도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그러나 기자의 양식과 양심으로 그대로 쓴다. 그러니 도교육청 높은 곳에 계신 분들은 김 교감의 비판에 대해 화 내지 말고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을 촉구한다.) 높은 곳에 계신 분들은 혁신학교에 대해 너무 많은 기대를 해요. 또 너무 빠른 변화를 요구합니다. 3월초에 혁신학교로 지정됐는데 3월말에 결과물을 내 놓으라고 해요. 그러다 보면 무리가 가고, 탈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냥 믿고 맡겼으면 끝까지 믿어주며 기다려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교사들도 알아서 변하고, 신이 나서 더 열심히 일하고, 아이들도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는 창의적 아이들로 변할 것입니다.” <군포/경태영 기자 kyeong@kyunghyang.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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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부실' 학원총연합회 형사고발 |
교과부 감사서 연수보조금 부적절 집행 등 적발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 교육과학기술부는 전국 8만여 학원을 회원으로 둔 한국학원총연합회를 감사해 무허가 차입과 담보설정 등 총체적인 부실 운영 사례를 적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문상주 학원총연합회 회장을 공익법인설립운영법에 따라 형사고발 조치하고 1개월 이내에 원상회복하도록 시정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교과부에 따르면 학원총연합회는 관할청의 허가 없이 3차례에 걸쳐 4억원을 장기 차입하고 기본재산을 담보로 설정(채권최고액 3억6천만원)했으며, 학원장 연수 등 보조금 사업을 부적절하게 집행했다. 교과부는 학원총연합회가 1957년 창립 이후 장기간 점검을 받은 적이 없는 점을 고려해 현장 시정조치와 함께 법령위반 사례에 강력히 대처할 방침이다. 또, 교과부는 지난 12일부터 각 시도 교육청을 통해 학원연합회 전국 지부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교과부는 지난달 30일부터 학원총연합회를 감사했으며, 문상주 회장은 정부의 학원교육 탄압 정책에 항의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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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을 잊은 보충학습 20주 “아이들이 달라졌다” (경향) |
ㆍ인성교육기관 ‘충무학교’ 중학 24명 빛나는 수료장 ㆍ다니던 학교로 다시 돌아가 “학교생활의 소중함을 거듭 깨달았습니다. 이곳에서의 생활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겁니다.” 14일 오전 10시 충남 아산시 염치읍 ‘충무학교’. 새로운 출발을 선언한 중학교 남학생 24명의 표정은 밝고 자신감이 넘쳤다. 한때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일탈을 꿈꿨던 아이들은 20주간의 ‘보충학습’을 통해 다시 또래들의 일상으로 되돌아가 있었다. 학생들이 충무학교를 찾은 건 지난 3월4일. 충무학교는 충남도와 충남도교육청이 학교부적응 학생들의 학업지도와 인성교육 프로그램 제공을 위해 전국 최초로 설립한 ‘기숙형 인성교육기관’이다. 교육과정(20주)에 참여한 학생은 모두 38명으로 대부분 상습흡연과 폭력·절도 등 범죄행위로 보호관찰이나 제적·전학 조치 등의 처분을 당한 이른바 ‘문제아’였다. 출발은 함께했지만 이 중 14명은 단체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며 교육 2~3주 만에 짐을 싸 집으로 돌아갔다. 충무학교에서의 수업은 일선 학교처럼 공통교과 6과목(국어·수학·과학·도덕·사회·기술가정)을 포함해 주당 33시간으로 짜여졌다. 하지만 수업 방식과 형식은 철저하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 기존 수업을 거부했던 만큼 기존 방식을 피하고 멀티미디어와 오감을 자극하는 다양한 교육 보조재가 동원된다. 또 정규 교과목에서 학습요소를 추출한 뒤 다시 이를 재구성한 새로운 교재도 활용된다. “학력신장을 위해 수업 내용도 다각적으로 연구됐고, 아이들이 또래처럼 학교생활에 재미를 느끼도록 유도했습니다. 자신의 꿈을 꾸게 하고, 다양한 영역의 체험학습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또 학창시절이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되돌아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충남도교육청 중등교육정책과 이회원 장학관) 체험학습은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사찰 생활을 체험하는 템플스테이 수업에서는 새벽 5시에 일어나 자신과 가족을 생각하며 108배를 했다. 한라산 등반·해병대 캠프 수업은 같은 처지의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는 계기가 됐다. ‘임종체험’ 시간에는 유서를 남기고, 관에 들어가 ‘이렇게 살면 안되는데’ 하는 반성의 시간도 가졌다. 그 사이 하루에 담배 2갑을 피던 아이들이 금연을 선언하는 등 긍정적 변화가 나타났다. 늘 우울했던 아이들의 표정에 웃음꽃이 피기 시작했다. 이날 학생대표로 나선 홍모군(16)은 “우리 중에는 초등학교 때 부모님이 이혼해 외로웠던 친구도 있고, 돈이 없어 자동차 털이를 했던 친구도 있습니다. 학교·가족·친구들이 모두 미웠을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니 너무 후회스럽습니다. 선생님들과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충남도교육청은 오는 9월 중학교 여학생 40명을 대상으로 2차 교육에 나서기로 했으며 내년부터는 교육과정을 고교생까지 확대키로 했다. <대전 | 정혁수 기자 overall@kyunghyang.com> | |
금일쟁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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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정비전 모색 없었던 한나라당 전당대회 |
[한겨레] 어제 열린 한나라당 전당대회는 한마디로 실망스럽다. 이명박 정부 후반기를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것인지 그 방향을 전혀 알 길이 없었다. 집권당 전당대회라면 당권 후보들이 국정운영의 비전을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어야 마땅하지만, 이런 대안 제시도 토론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심지어 6·2 지방선거 패배 직후 앞다퉈 제기됐던 여권 쇄신론도 전면에서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정책 경쟁이 사라진 자리는 계파 싸움과 권력암투가 차지했다. 그것도 친이-친박 싸움보다 친이명박계 내부의 암투가 더 치열했다. 후보간 비방전 끝에 서로 삿대질하며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일도 빚어졌다. 홍준표·안상수 후보는 ‘이웃집 개 짖는 소리가 시끄럽다’고 고소했던 사건을 둘러싸고 이른바 ‘개싸움’까지 벌였다. 집권당으로서 국민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기는커녕 보는 이를 짜증나게 만든 행사였다. 이런 가운데 안정론을 내세운 안상수 의원이 새 대표로 선출됐다. 그에게 안정이란, 당과 청와대의 관계를 크게 바꾸지 않겠다는 뜻일 게다. 대의원과 지지자들의 선택이라고는 하나 과연 여론을 수렴한 결과인지 의심스럽다. 원내대표 시절 그는 국회에서 언론악법과 4대강 사업 예산 등을 밀어붙였다. 세종시 수정에 대해선 ‘좌파정권이 박아놓은 대못을 뽑아내는 일’이라고도 했다. 그 결과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을 충실히 보위하는 거수기 혹은 홍위병으로 전락했다. 한나라당의 지방선거 패배는 제 구실을 잃었던 데 따른 당연한 귀결이었다. 그럼에도 한나라당은 안 의원을 최고 지도부로 선택했다. 공당의 생명인 국민여론을 수렴하는 장치에 문제가 생겼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의 독선적 국정운영은 견제 장치가 더 헐거워졌고, 이에 따라 정국 불안요인은 더 커질 듯하다. 안 신임 대표도 당의 혁신과 야당과의 상생의 정치를 강조했다. 빈소리가 아니길 빈다. 그러자면 당장 주요 국정현안들을 전면 점검해, 문제점을 걸러내야 한다. 가령 4대강 사업과 관련해 국민 여론을 수렴하겠다던 쇄신파의 다짐은 여전히 소중한 약속이다. 비선 실세들의 국정 농단 문제도 전당대회가 끝났다고 덮을 일이 아니다. 정상적인 국정수행의 기반을 좀먹는 암적 존재는 시급히 도려내야 한다. 국민의 바람에 귀기울이는 안 대표와 새 여당 지도부가 되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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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KB 어 회장 ‘청와대 결정’ 발언 의혹 규명돼야 (경향) |
어윤대 신임 KB금융지주 회장이 취임식을 가진 그제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KB금융지주 회장 선임을 둘러싼 새로운 청와대 외압설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어 회장이 회장후보추천위원장인 임모 교수를 찾아가 ‘청와대에서 결정됐으니 나로 해달라’고 요구했고, 임 교수가 ‘다른 이사들에게도 전부 사인을 달라’고 하자 청와대가 전부 정리해 이사들이 어 회장을 추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또 ‘대통령의 뜻’이라며 다른 후보들을 정리한 당사자로 당시 윤진식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목했다. 최근 KB금융지주 회장 선임을 둘러싼 의혹이 여럿 제기됐다. 청와대 개입설, 윤 실장이 후보들을 정리했다는 의혹,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외곽조직인 선진국민연대 인사들의 개입설 등이 정치권과 언론을 통해 나왔지만, 어 회장 본인이 회추위원장에게 ‘청와대 결정’임을 내세워 자신을 회장으로 선임해달라고 했다는 주장은 처음 나온 얘기다. 어 회장은 취임식 뒤 기자간담회에서 박 의원의 주장을 부인했다. 하지만 회추위원장을 단독으로 만난 사실은 인정했다. 어 회장은 “다른 후보들도 회추위원장을 만났다”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식으로 말했지만 공식 면접을 앞두고 후보와 회추위원장이 단독 만남을 가졌다는 사실은 절차의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될 만한 대목이다. 더구나 다른 이사들에게도 사인을 주라는 얘기가 나온 게 사실이라면 이는 속된 말로 짜고 친 행위나 다름 없어 회장 선임의 정당성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청와대와 후보추천위원들은 이 같은 의혹을 어물쩍 넘기고 갈 일이 결코 아니다. KB는 정부가 인사에 개입해서는 안되는 민간 금융회사다. 윤 실장의 개입설에 대해서는 청와대 스스로든 감사원이든 나서 그의 직권남용 의혹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 후보추천위원들도 윤 실장의 전화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 사전에 후보들을 개인적으로 접촉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어 회장의 발언이 사실인지 등을 KB가족과 국민 앞에 정직하게 밝혀야 마땅하다. 어 회장은 취임사에서 KB의 경영혁신을 다짐했다. 하지만 새롭게 출발하는 마당에 회장 선임의 정당성과 절차의 공정성을 둘러싼 의혹들이 제기됐다. 이런 시비와 의혹을 내버려둘 경우 어 회장의 리더십은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어 회장으로서는 경영혁신은 고사하고 정상적인 업무마저 어렵게 될 가능성도 있다. 어 회장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그의 선임을 둘러싼 의혹은 깨끗하게 정리하고 가야 한다. | |
교 육 관 련 칼 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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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일제고사 갈등, 학생들 피해만은 막아야 한다 (경향) |
학업성취도평가시험(일제고사)이 큰 논란 속에 치러졌다. 교육현장에서는 시험거부 학생에 대한 출석 여부 기준을 놓고 혼선마저 빚어졌다고 한다. 진보성향 교육감들 중 일부는 교육과학부의 방침에 반기를 들고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주는가 하면, 일부는 교과부의 방침과 현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파장은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 같다. 교과부가 정부 방침을 어긴 교육감들의 실정법 위반 여부를 따지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번 일제고사를 앞두고 교과부는 ‘체험학습 참가자는 무단결석, 등교 후 시험 미응시(대체수업)자는 무단결과 처리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낸 반면, 전북·강원도교육청은 체험학습 등 대체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결석처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미응시생을 모두 ‘기타결석’으로 처리키로 했다가 뒤늦게 교과부 방침을 따르기로 했다고 한다. 교과부의 방침과 상반되는 교육청의 지침을 동시에 받은 일선학교로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지난 2년간의 일제고사 때와 달리 이번에는 교사가 주도적으로 시험을 거부토록 하지 않았는데도 거부자가 수백명으로 크게 늘어났다고 한다. 특히 전북·강원지역의 학생이 절대 다수라고 하니 학생에게 일제고사 선택권을 준 진보성향 교육감의 방침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하겠다. 과거에는 일제고사를 놓고 일부 교사와 교과부가 갈등했다면, 이제는 일부 교육청과 교과부의 갈등으로 양상 자체가 크게 달라진 것이다. 따라서 교과부가 기존방침을 고수한다면 무단결석·결과 등의 피해를 보는 학생은 그만큼 많아질 수밖에 없다. 시험거부자 처리를 놓고 교과부와 교육청이 갈등을 넘어 정면충돌할 가능성도 높다. 이러한 갈등과 혼란은 고스란히 학생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양측을 각각 지지하는 교육시민단체들간 마찰이 심해지면서 사회적 갈등도 확산될 것이다. 이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일제고사의 부작용을 해소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먼저 일제고사 방식의 전수 평가를 과거처럼 표본 평가로 환원하되, 표본을 늘리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진보성향 교육감의 생각처럼 일제고사를 유지하되, 학생·학부모에게 선택권을 주는 방법도 대안일 수 있다. 정부는 교육자치의 정착과 학교교육 정상화 차원에서 유연한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어른들 싸움에 어린 학생들이 피해를 보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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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력평가 거부 선동에 등 돌린 학생·학부모들 |
[중앙일보] 일부 진보 교육감들이 학생 선택권 운운하며 어깃장을 놨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당초 우려됐던 대규모 시험 거부 사태는 빚어지지 않았다. 우리 교육을 위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13일 실시된 시험에 응시하지 않은 학생은 전국에서 436명이었다. 평가 대상인 전국 초6, 중3, 고2 학생 193만9000명의 0.02%에 불과했다. 학생 거의 전원이 시험을 봤다는 얘기다. '줄 세우기'라는 이유로 사실상 학업성취도 평가에 반발하는 진보 교육감들의 주장에 학생·학부모 대부분이 등을 돌린 것이다. 학생·학부모를 중심에 놓고 그들의 뜻을 살펴 교육 행정을 펴야 하는 교육감, 특히 진보 교육감들은 이런 결과에 담긴 의미를 깊이 새겨야 한다. 진보 교육감들은 이번 평가 과정에서 학교 현장에 극심한 혼란을 초래한 것부터 자성(自性)해야 마땅하다. 시험 당일까지도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청의 상충되는 공문으로 교사들은 헷갈렸고, 학생들은 시험을 보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몰라 우왕좌왕했다. 이래선 교육정책의 신뢰만 잃을 뿐이다. 심지어 강원교육청은 교과부의 공문 내용 일부를 삭제한 뒤 일선 학교에 내려 보낸 '변조'도 서슴지 않았다. 도덕성이 생명인 교육자로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 학생·학부모의 평가 거부감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입증된 만큼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자체를 교정(矯正)해야 한다.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는 학생의 경우 우수학력·보통학력·기초학력·기초학력 미달의 4단계로 통보되고, 학교는 보통이상·기초학력·기초학력 미달로 구분해 공개된다. 이걸 두고 줄 세우기라서 안 된다고 하는 건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평가를 통해 뒤처지는 학생과 학교를 찾아내서 학력을 끌어올리는 건 교육감들이 앞장 서서 해야 할 기본 책무가 아닌가. 평가 거부 사태의 재발을 막으려면 교과부부터 중심을 잡고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한다. 학생들의 시험 답안지를 제출하지 않은 전교조 교사는 물론이고 교육감들의 직무이행 명령 위반 여부도 엄정하게 따져 책임을 물을 건 물어야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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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모적 논란 끝내고 일제고사의 대안을 찾자 |
[한겨레] 교육과학기술부와 진보적 교육감 사이에 갈등을 빚었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가 어제 끝났다. 전국 1만1400여개 초·중등학교에서 치러진 이번 일제고사에 응시하지 않은 학생은 첫날 433명으로 전체의 0.02%에 지나지 않았다. 여러 진보적 교육감이 등장한 이후 대규모 시험거부 사태가 빚어지리라는 우려는 기우였음이 확인됐다. 당장의 현안은 시험을 치르지 않은 학생을 처리하는 문제다. 교과부는 이들 가운데 학교에 나오지 않고 체험학습을 떠난 학생은 결석으로, 대체학습에 참여한 학생은 결과로 처리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교과부가 이런 문제에까지 지침을 내리는 것은 옹색하다. 학교장들이 사전에 학생에게 공지한 원칙에 따라 처리하면 될 일이다. 정부가 학생의 출결처리 등 시시콜콜한 문제까지 간섭하는 것은 온당치 않을 뿐 아니라, 정부가 목표로 내거는 학교 자율화에도 어긋난다. 더 중요한 것은 이번 시험을 계기로 현행 일제고사의 대안을 찾는 일이다. 교과부가 학교간 경쟁을 유도해 뒤처진 학교와 학생을 끌어올리겠다며 2008년 일제고사를 도입할 당시부터 교육 현장에선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일제고사가 계속되면서 이런 우려는 현실이 됐다. 초등학교에서조차 일제고사 대비 야간학습이 생겨나고, 학교 수업이 일제고사 과목 위주로 편성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아이들의 적성이나 진로에 맞춘 다양한 교육을 실험을 해보려는 혁신학교조차도 일제고사 때문에 그 실험을 포기하게 됐다는 게 현장의 얘기다. 당장 시험 성적으로 학교들을 줄세우는 판에 진로 혹은 적성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는 어렵다. 이런 상황은 이명박 정부의 주요 교육목표인 학교 다양화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학업 성취에 대한 평가는 분명 중요하다. 평가에 바탕해 뒤처진 학교를 지원함으로써 교육격차를 줄이는 일은 국가의 책무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방법이 학교교육을 왜곡시키는 일제고사여야 할 이유는 없다. 표집방식으로도 충분하다는 게 교육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교육자치가 본격 막을 올린 지금이야말로 일제고사를 둘러싼 갈등은 끝내야 한다. 아이들의 고통을 줄이고 교육 현장의 왜곡을 막으면서 교육적 성취를 적절히 평가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하고, 이를 위해선 교과부와 시·도 교육감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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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육감 전횡 막을 제도개선 서둘러야 (한국경제) |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가 13일과 14일 치러졌지만 결국 파행을 면치 못했다. 전북 강원 등 진보성향 교육감과 전교조가 '학교 서열화'라며 시험에 반발, 공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시험을 거부한 학생은 소수에 불과했지만,일선 학교와 학생 학부모가 겪은 혼란은 극에 달했다. 상당 수 학교가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청의 상충된 지침 사이에서 시험을 치러야 하는지 갈팡질팡했고,서울시 교육청의 경우 하루에도 몇차례나 상반된 공문을 일선 학교에 내려보냈다. 그러다 보니 같은 학교에서도 한쪽에서는 시험을 보면서 다른 쪽에서는 대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또 다른 학교에서는 체험학습을 떠났다. 교육당국과 일부 교육감들이 벌인 싸움의 피해는 결국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고 보면 정말 한심하고 답답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더 이상 이런 상황이 계속되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다. 이번에 문제가 된 학업성취도 평가를 포함, 국가 차원의 교육제도가 전국 학교에서 준수해야 할 기준으로서 적용되고, 교육 자율성을 빌미로 교육감들이 교육정책의 근간을 흔드는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당장 서둘러야 한다. 우리는 어느 지역,어느 학교를 다니든,어떤 성향의 교사에게서 배우든 기본적인 공교육의 틀은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본다. 일관성과 공통성을 가져야 할 교육이 선거로 뽑힌 교육감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학업성취도 평가만 하더라도 좀 더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초 · 중등교육법과 시행령에는 '교과부장관이 학업성취도를 측정하기 위한 평가를 실시할 수 있다'고 되어 있지만,이를 어겼을 경우 제재할 수 있는 규정이 미비하다. 우선 세부 법령부터 정비한 후 이를 위반한 교육청이나 일선 학교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법을 집행해야 한다. 차제에 교육정책의 수립과 집행에 있어 교육감의 자율적인 권한 범위와 책임 소재를 보다 분명히 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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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교육수요자 99.98%가 외면한 학력평가 거부 선동 (문화) |
193만9000명 대(對) 433명. 전국 초등6·중3·고2 학생을 대상으로 13~14일 실시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의 첫날, 참여한 학생과 불참한 학생 수의 차이가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다. 교육 수요자의 99.98%에 이르는 절대 다수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친(親)전교조 성향 교육감들의 학력평가 거부 선동을 외면한 것이다. 평가에 불응하고 체험학습 미명의 ‘놀이’ 등에 참가한 학생이 전국적으로 87명, 등교 후 이른바 대체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이 346명이라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집계 결과는 학력평가 거부 선동이 반(反)교육일 뿐이라는 점을 학생·학부모 거의 전원이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전교조와 친전교조 교육감은 전국 단위 학력평가에 대해 ‘줄세우기’ 운운하면서 금기시해온 일탈을 더 이상은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학력평가는 교육과정의 일부이고, 학생 개개인·학교·지역 등의 학력 수준을 현실 그대로 정확하게 파악해야 우수한 학생·학교·지역은 더 노력하고, 뒤처진 학생·학교·지역은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면서 더 분발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은 상식 축에도 들지 못한다. 그런데도 집요한 거부 선동으로 미응시 학생이 각각 172명과 140명에 이르러 전국 미응시 학생의 72%를 차지하게 한 전북·강원 교육감은 반교육의 죄책이 그만큼 더 크다는 사실부터 깨달아야 할 것이다. 전교조 강원지부장 출신인 민병희 강원 교육감은 교과부의 학업성취도평가 관리 지침을 담은 공문의 일부 내용을 자의적으로 삭제·변조해 일선 학교에 보내기까지 했다고 한다. 김승환 전북 교육감 또한 평가에 불참하는 학생을 늘리기 위해, 교과부 공문을 취소한다는 자체 공문을 일선 학교에 보내는 황당한 행태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고도 해당 지역의 교육 수장으로 교육 경쟁력 제고를 내세울 수는 없을 것이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는 2008년 시행 이래 올해로 3회째다. 매년 반복해온 거부 선동의 반교육 일탈이 또 재연돼선 안된다. 초·중등교육법에 규정된 시행 의무를 거부하는 것은 법치 도전에 해당하기도 한다. 한 학급의 답안지 전체를 임의로 제출하지 않음으로써 평가를 방해했다는 전교조 소속의 한 교사를 포함해 학력평가 거부를 선동한 교사와 교육감 등에 대한 엄중 문책은 당연하다. 교과부가 천명해온 그대로 거부 학생에 대한 무단결석·무단결과(缺課) 처리 또한 차질없어야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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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 교육, 침묵하는 다수의 딜레마/김성호 논설위원 |
[서울신문]13·14일 전국에서 치러진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는 미응시자의 수치만 보면 일단 진보 교육감과 전교조의 패배로 끝난 것처럼 보인다. 학부모와 학생이 응시 여부를 선택하게 한 결정과 학교별 대체 프로그램을 마련하라는 지시는 별 호응을 얻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엄연히 미응시자가 생겼고 이들의 처리를 둘러싼 진보 교육감들의 입장과 교육부의 방침이 엇갈려 일선학교에선 혼란을 면치 못할 판이다. 특히 진보 교육감들이 포진한 시·도교육청의 미응시율이 높았다는 점은 향후 교육정책의 충돌이 잇따를 것임을 넉넉히 예고한다. 이번 일제고사는 6·2지방선거에서 약진한 진보 교육감들의 행보가 현실의 국가정책에 미칠 영향 측면에서 관심이 컸다. 얼핏 봐선 이른바 진보 교육감들의 행보에 첫 제동이 걸린 듯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교원평가며 학생인권조례, 혁신학교, 무상급식과 같은 첨예한 사안들이 도사리고 있다. 16개 시·도에서 포진한 진보 교육감은 불과 6명이지만 이들 휘하에 든 초·중·고생은 서울·경기 42.2%를 포함해 전체적으로 57%에 달한다. 이들의 결정과 행보가 얼마만큼 큰 폭발력을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교육정책이 경쟁과 평가에 초점을 맞춘다고 할 때 진보 교육감들의 입장과 지향점은 정반대에 있다. 학교·교사의 서열화와 줄세우기, 인권 침해의 현상을 걷어내자는 것으로 요약된다. 혁신의 공약, 날 선 구호,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교육부 사이엔 대결의 전운이 감돈다. 여기에 전교조와 전교조의 교육이념에 공감하는 학부모, 심지어 학생단체까지 정부정책에 반기를 들고 나선 형국이다. 우리 교육계가 이처럼 혼란과 갈등을 겪었던 적이 있었을까. 혼돈의 교육이다. 지금 우리 교육계의 혼돈을 관통하는 키워드를 들자면 단연 역발상과 역주행이 꼽힐 것이다. 진보교육감의 포진 이후 급속히 진행되는 상황의 반전이다. 혹자는 이를 놓고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라고도 부른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교육계의 충돌을 주도하는 진보의 역발상엔 위험성이 적지 않다. 현실의 모순을 뒤집어 발전을 이루자는 미래지향의 실질적 대안 부재가 큰 문제다. 세상과 사람들의 인식을 바꾼 역발상의 전회는 먼 후대의 평가로 성패가 나뉘곤 한다. 하루아침에 천지개벽의 반전과 변화를 이룬 예는 드물다. 우주 천체의 이동설을 뒤집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만 해도 뉴턴의 만유인력으로 확고해질 때까지 숱한 논란과 부작용을 몰고오지 않았는가. 이제 숨을 고르고 가자. 현실을 보지 않는 고집과 협의를 무시한 일방의 독주는 파국을 부를 게 뻔하다. 굳이 소크라테스의 ‘악법도 법’이라는 외침을 들지 않더라도 법과 원칙의 중시는 교육의 큰 가치가 아닐 수 없다. 소크라테스는 그리 말하지 않았다고 많은 사가들이 평가하지만 적어도 질서의 유지와 법적 결정의 존중을 강조한 소크라테스의 원칙은 부인할 수도, 무시할 수도 없는 것이다. 침묵하는 다수를 두려워하고 섬겨야 한다. 더구나 교육자치의 큰 가치를 솔선해야 할 수장들이라면 말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진보성향 시·도 교육감 6명은 평균 30%대의, 높지 않은 지지를 받았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30%의 득표율은 현 교육정책에 불만을 품거나 개선의 바람을 담은 표심의 결집일 수 있다. 4년 뒤 교육 수요자들이 대안 교육을 표방한 진보 정책과 지금까지의 보수정책을 비교 평가할 수 있는 기회의 마련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표를 주지 않은 70%의 침묵의 의미를 더욱 겸허하게 헤아려야 한다. 경쟁력 있는 인재를 키우자는 학생 중심의 교육을 말하자면 진보나 보수의 선긋기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지금 우리 교육계는 공허한 실험을 감내할 만큼 여유롭지도 한가하지도 않다. 침묵하는 다수의 고통과 인내를 통렬하게 살펴가야 한다. 요즘 우리사회에서 그 흔한 소통과 협의가 왜 교육계엔 없는가. 먼저 일제고사 거부 파동의 후유증부터 없애는 게 어떨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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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의 사기그릇] 부모와 학부모의 갈등 |
[한겨레] 얼마 전 부모로서 자식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과 학부모로서 자식의 출세를 바라는 입장 사이의 모순과 갈등을 절묘하게 묘사한 광고를 보고 마음이 착잡했던 적이 있다. 지난번 전국 교육감 선거 결과도 이 같은 모순과 갈등을 반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 57개국 중 우리 청소년들의 학력은 최고 수준에 올라 있다. 반면 행복지수는 꼴찌로 나타났다. 공부는 잘하는데 불행하다는 말이다. 공부와 행복은 원래 비례해야 맞다. 사람이 무엇인가를 알아가고 배운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지구상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기쁨이다. 그런데 여기에 죽기살기 식의 경쟁과 서열 매기기 따위와 같은 교육의 본질과는 상관없는 나쁜 요소들이 끼어들면서 공부와 행복은 반비례가 되고 나아가 공부는 불행의 근원이 되어버린 것이다. 공부가 불행의 근원이 된 원인으로 (학)부모의 지나친 교육열과 기대치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물론 일등만 알아주는 천박한 사회 풍토와 이를 부추기는 수구 기득권층들의 삐뚤어진 교육관이 주범이긴 하다.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유리한 게임의 룰 속으로 모두를 끌어들여 이들을 짓밟고 올라서 기득권을 영원히 지키려는 지독한 이기심이 아이들과 나라를 망치고 있는 것이다. 노자(老子)는 “낳아서 기르고, 낳되 소유하려고 하지 말라”고 했다. 부모와 학부모 사이의 모순된 갈등을 이겨내는 길은 지금 내가 자식을 도대체 어떻게 기르려고 하는가에 대한 자문과 우리 교육이 과연 인간의 존엄성을 얼마나 중시하고 있느냐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까짓 성적 때문에 목숨을 끊는 청소년이 더는 없어야 한다. 김영수 중국 전문 저술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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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로]2009 개정 교육과정 유감 |
[내일신문] 2009 개정 교육과정 유감 신동원 (전국학부모지원단 대표) 지금 학교에서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선택 중심 교육과정인 7차 교육과정이 현재 고등학교 1학년까지만 적용되고, 내년부터 입학하는 중·고등학생은 2009 개정 교육과정으로 공부를 하게 된다. 2009개정 교육과정의 가장 큰 특징은 ‘집중 이수제’이다. 집중 이수제는 기존 학기당 10~13과목씩 이수하던 것을 8과목 이내로 과목 수를 대폭 줄인 것인데, 이것이 논쟁의 핵심이 되고 있다. 일선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기 마련이다. 어떤 과목을 배우는데 80시간이 소요된다고 하자. 학생과 교사 입장에서 ‘하루에 5시간씩 16일 만에 끝내는 것이 효과적일까? 하루에 1시간씩 80일 동안 끝내는 것이 효과적일까?’를 고민하는 게 일선 학교의 상황이다. 지금까지는 후자가 효과적이라 하여 한 과목을 2학년과 3학년, 또는 1학기와 2학기로 펼쳐놓고 가르쳤다. 그러나 한 학기에 8과목 이하를 편성해야 하는 2009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이런 방식의 수업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어 있다. 교과부는 과목 수를 줄임으로서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줄어들고, 과목 집중도를 높일 수 있어 학습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학기 당 이수과목 수를 줄였다고 해서 학습량이 줄어드는 것도 아닌데 학습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학습부담 감소’는 잘못된 판단 학습량은 시험 범위로 결정되는데, 과목 수가 줄어들면 각 과목의 시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그만큼 시험 범위는 늘어난다. 따라서 전체 시험범위는 변함이 없으므로 실제 학습량은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 반대로 과목 당 시험범위가 교과서만 60쪽이 넘는다면, 성적이 부진하거나 해당 과목에 흥미나 관심이 없는 학생들이 시험공부 자체를 포기할 여지만 키워주는 꼴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교육을 더 부풀릴 수도 있다. 2학년 때 끝난 과목을 3학년 말이 되어 수능이나 대학별고사를 준비할 때, 학교에서 배우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사교육의 힘을 빌리려 할 것이다. 물론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이나 EBS를 이용하면 된다고 하지만,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은 별로 없다. 이 때문에 교육과정의 변칙 운영이 조장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2학년 1학기에 ‘사회문화’, 3학년 2학기에 경제 과목이 편성되었다면, 수능에 임박한 3학년 2학기에는 ‘경제’ 시간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선택한 ‘사회문화’를 가르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 담임교사의 학급 장악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집중 이수제로 담임교사가 1학기에는 수업을 담당하지만 2학기에는 담당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이 발생될 수 있다. 담임교사가 자기 학급 수업까지 하지 않는다면 담임과 학생의 사이가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 학교에 더 많은 재량권 주어야 2009 개정교육과정은 일선학교에 재량권을 대폭 넘겨준 교육과정이다. 일반계 고교는 3년간 이수 단위 204단위 중에서 창의적 체험활동 24단위를 포함하여 88단위를 학생의 적성과 진로에 따라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다. 공사립 자율고 등은 최대 132단위까지 학교와 학생에게 재량권이 주어진다. 학교마다 학생마다 다른 교육과정으로 교육을 받게 되므로 다양한 학교, 다양한 인간상을 추구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다. 이러한 다양성이나 자율성과 관계없이 학기당 몇 개 과목으로 딱 잘라 강제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이다. 학교의 실정에 따라, 학교운영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학기당 이수 과목 수도 조정할 수 있도록 재량권을 주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