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나는 국어 수업<이글이글(異글異글) 글쓰기로 리터러시(문해력) 키우기>(경북 풍각중)
실생활 연계 글쓰기로 학생들의 흥미↑
글쓰기 능력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간단한 글조차 쓰기 힘들어하는 학생이 더 많은 게 현실이다. 경북 풍각중의 국어 수업은 바로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풍각중 김영희 교사는 “리터러시(문해력)란 단순한 문자 해독에 그치지 않고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생각한 바를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정보의 홍수 속에 그 중요성이 커지는 데 반해 기본적인 읽기와 쓰기도 안 되는 학생들이 많아 자유학기를 이용해 독서와 글쓰기 수업을 하게 됐다.이 ‘글이글(異글異글)’은 ‘다른 글과 다른 글’, 즉 ‘다양한 글’이란 의미인 동시에 글쓰기에 대한 열정이 이글이글 타올랐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만든 말”이라고 설명했다.
독서 활동은 한 모둠(4명) 학생들이 2주 동안 1권의 책을 읽는 것을 목표로 잡고 진행했다. 책은 역사·사회·경제·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루 준비했고 모둠끼리 돌려가며 읽게 했다. 독후 활동으로는 기억에 남는 장면 연극으로 표현하기, 같은 책을 읽은 모둠 내에서 책 내용으로 토론하기, 작가와 작품에 관한 자료 조사 후 글로 정리하기, 주인공의 생각의 흐름을 정리해 쓰기 등을 했고 결과물은 독서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이런 식으로 모든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4~5권의 책을 읽으면서 생각의 힘을 키웠고 기본적인 쓰기도 어느 정도 익힐 수 있었다. 본격적인 글쓰기는 국어의 교과 단원과 연계해서 진행했는데 교과서에서 배운 이론을 적용해서 실생활과 연계한 글쓰기를 하게 했다. 예를 들면, 시 단원을 배운 후에는 사진 속의 추억을 시로 쓰는 ‘사진 보고 시 쓰기’를 했다. 체험을 갈
때는 현장 사진을 찍어오게 한 후 책에서 배운 기사 작성 방법을 토대로 기사를 쓰고 신문 만드는 수업을 했다.
교과서 속 ‘건의문 쓰기’ 활동과 관련해서는 학교 시설물 중 개선이 필요한 곳에 대한 건의문을 쓰게 했다. 학생들은 학교를 돌면서 문제가 있는 장소의 사진을 찍은 후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토론했다. 그리고 토론의 결과를 토대로 건의문을 작성해서 교장에게 전달하고 면담을 진행했다. 그 결과 작고 낡은 사물함과 찢어진 축구 골대 그물을 새 것으로 교체할 수 있었다.
김 교사는 “자신들이 쓴 건의문으로 문제 상황이 실제로 해결되는 것을 보고 학생들이 무척 재미있어했다. 교과서에서 제시하는 가상의 주제가 아닌, 학생 개개인 혹은 실생활과 연관된 주제로 글을 쓰게 한 점이 글쓰기에 대한 부담을 덜고 흥미를 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탐나는 영어 수업
<PBL 수업 학교 밖 세상과 만나다>(경북대사대부중)
학생들이 만든 활동 결과물, 지역 사회에서 실제로 활용돼
최근 경북대사대부중 최선경 교사는 지난해 자유학기에 했던 PBL 수업 ‘대구 소개 리플릿(안내서) 만들기’의 결과물이 대구 관광 정보 센터에 정식으로 비치됐다는 소식을 받았다. 최 교사는 “학생들의 힘으로 리플릿을 완성하고 인쇄물 형태로 제작한 것만으로도 좋았는데 이렇게 지역 사회로까지 연결돼 실제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더 큰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PBL이란 Project-Based Learning, 프로젝트 기반 수업을 말한다. 교사가 현실 기반의 문제 상황을 제시하고 학생들이 중심이 돼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문제 해결 과정에 필요한 지식을 학생 스스로가 배우도록 이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경북대사대부중은 선도적인 PBL 실천학교로 자유학기제 실시 이전부터 수업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지속해왔다고.
‘대구 소개 리플릿 만들기’는 국제 교류 중인 일본 학교 학생들의 한국 방문 때 제공할 안내서를 제작하는 수업이었다. 말하자면 일본 학생들에게 대구를 효과적으로 소개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제시된 문제 상황인 셈. 이를 해결하기 위해 4인 1모둠을 형성해 1인당 2쪽씩을 맡아 총 8쪽의 영문 리플릿 만들기에 착수했다.
수업은 과제 수행 계획서 작성-내용 구상 및 영작-개인 리플릿(2쪽) 완성-전체 리플릿(8쪽) 완성 후 동료 평가-수정·보완 순으로 5차시에 걸쳐 진행됐다. 시중에 나와 있는 여행 책자들과 차별화되는 학생들의 생각을 담도록 했고 영작을 할 때 휴대폰과 태블릿 PC를 쓸 수 있게 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신이 속한 지역 사회와 학교에 대해 보다 자세한 정보를 알게 됐을 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대구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로 생각의 폭을 넓혔다. 또 번역기를 사용하더라도 기본적인 영어 지식이 있어야 정확한 문장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알게 돼 영어 학습에 대한 동기를 높이는 효과도 있었다.
최 교사는 “결과물 완성 못지않게 동료 평가와 성찰 일기 작성 단계가 중요하다. 이를 통해 비판적 사고력, 의사소통 능력, 자기 성찰 능력, 자기 관리 능력 등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최 교사는 “무엇보다도 수업이 학생들의 삶과 얼마나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결과물이 교실을 벗어나 공개된다고 했을 때 몰입도가 훨씬 컸다. 기존의 수업에서도 이런 부분을 잘 활용하면 만족할 만한 프로젝트 수업이 가능할 것 같다”고 전했다.
탐나는 과학 수업
<과자 사이언스>(경기 신곡중)
게임하고 미션 푸는 신나는 수업으로 어려운 공부도 쉽게
경기 신곡중의 과학 수업은 마치 과자를 먹을 때처럼 즐겁고 신나는 시간이다. 신곡중 진연자 교사는 “학생들이 기본적으로는 과학에 대해 흥미를 많이 느낀다. 하지만 막상 공부를 하려고 하면 현실과 동떨어진 어려운 내용들을 접하게 돼 처음의 마음과 달리 과학과 멀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과자를 먹을 때처럼 기분 좋게 과학을 배우고 ‘과학으로 세상을 이해하자’는 취지로 ‘과자 사이언스’ 수업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교과서 속 ‘지권의 구성과 순환-광물과 암석’ 단원을 예로 해 구체적인 수업 내용을 들여다봤다. 1단계 ‘광물 암석 스무 고개’에서는 퀴즈 형식으로 광물의 정의, 특징 등 기본 내용을 알아본다. 2단계 ‘광물 탐사대’에서는 광물 상자 안의 광물들을 자성·촉감·투명도 등 학생들이 직접 찾아낸 다양한 기준에 따라 분류하는 활동을 한다. 3단계에서는 앞서 공부한 내용들을 글과 그림으로 시각화(비주얼 싱킹)해서 정리한다.
‘광물과 암석’에 대한 내용은 이론만 공부하면 어렵고 지루할 뿐 아니라 낯선 광물과 암석의 이름이 많이 나와 헷갈리기 싱다. 하지만 ‘과자 사이언스’에서는 퀴즈, 미션 수행, 비주얼 씽킹 등 학생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다양한 활동으로 이해도를 크게 높였다.
진 교사는 “ ‘광물 상자 안의 광물을 관찰하고 분류해보자’고 할 때보다 ‘미스터리 박스 안에 있는 광물을 연구하게 될 광물 탐사대’의 미션을 주고 수행하게 했을 때 훨씬 더 쉽고 재미있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비주얼 싱킹은 수업 내용에 흥미를 갖게 하고 집중력과 이해도를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수업 평가에서 다수의 학생들이 가장 흥미로웠던 활동으로 ‘비주얼 싱킹과 발표’를 꼽기도 했다”고 전했다.
‘힘과 운동’ 단원과 관련해서는 ‘동계 스포츠 속 힘과 운동’이라는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했다. 먼저 교과서 속 이론을 공부한 뒤 이를 토대로 ‘쇼트트랙-원심력으로 보다 빠르게’ ‘컬링-마찰력으로 늘리고 늘리고’ 등과 같이 힘과 운동을 연결 짓는 활동을 했다. 이를 비주얼 싱킹으로 표현한 뒤 판넬로 제작해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린 지난 2월 학교 인근 지하철 역사에서 전시·설명회를 가졌다. 과학의 실생활 연계와 함께 시의성까지 돋보이는 수업 사례다.
진 교사는 “수업의 결과물을 교실 안에서만 공유할 때보다 학생들의 참여도와 열의가 훨씬 높았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과학을 일상에서도 가까이 느끼고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하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즈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