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0 곧 개막
식품, 건강, 돌봄, 치료 분야에 기술 활용 예상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 CTA)가 주최하는 세계 최대의 가전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2020년 1월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간 열릴 예정이다.
CTA는 CES 2020 개막을 앞두고 지난 11월, ‘2020년에 주목해야 할 5대 기술 트렌드(5 Technology Trends to Watch 2020)’를 공개했다. CTA가 선정한 5대 기술 트렌드는 ▲디지털 치료(Digital Therapeutics) ▲플라잉 카(Flying Cars) ▲미래 식품(The Future of Food) ▲안면인식(Facial Recognition) ▲로봇(Robots)이다.
1. 디지털 기술, 건강 관리를 넘어 치료까지
지금까지는 환자가 건강 관련 목적으로 기술에 연결되거나 이를 활용하는 것을 의미하는 ‘디지털 헬스 케어(Digital health)’를 중심으로 기술이 발전했다. 이제는 ‘디지털 테라퓨틱스(Digital therapeutics)’, 즉 디지털 치료에 초점이 맞추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치료는 의학적인 장애나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하여 소프트웨어를 통해 환자에게 직접적인 ‘치료적 개입(Therapeutic interventions)’을 제공하는 독립적인 기술 분야를 의미한다.
디지털 치료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으며, 어느 정도의 익명성이 보장돼 전통적인 기존 치료법이 적합하지 않았던 다양한 분야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디지털 치료 분야에서는 AI와 VR 등의 선도적인 기술을 활용해 정신 건강과 관련된 장애나 질병을 치료하는 웨어러블 기기 및 소프트웨어가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약물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원격 의료(Telemedicine), 디지털 서브스크립션 치료를 제공하는 모바일 앱, 디지털 치료법과 약물 치료법을 병행하는 각종 기술 등이 주목받고 있다.
CES 2020에서는 다양한 기업들이 디지털 치료 플랫폼이 선보일 예정이며, 소비자들의 ‘스트레스 관리’와 ‘통증 완화’를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 치료 기술에 주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VR 및 AR로 가상의 공간에서 치유 과정을 경험하게 하여 사용자의 긍정성과 치유의 감각을 극대화하는 디지털 치료법이나, 진동으로 뇌를 진정시켜 두통이나 복통과 같은 증상을 완화하는 웨어러블 기기 등에 주의를 기울여볼 수 있겠다.
2. 공중을 나는 차, 차세대 교통수단이 된다
헬리콥터와 드론을 융합한 수직 이착륙 공중 차량(Vertical Takeoff and Landing aircraft; VTOL)을 활용한 ‘비행 택시(Flying taxis)’ 산업이 우버를 필두로 성장하고 있다.
이는 자율주행차·전기차·센서·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배터리·차량 간 연결 등의 기반 기술 발전에 힘입어 가장 주목할 기술 분야 중 하나가 될 것으로 CTA는 전망하고 있다.
2018년 12월에 모건 스탠리 리서치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VTOL 분야의 전체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20억 달러에서 2025년 210억 달러로의 성장이 예측되며, 전 세계 VTOL 시장은 2040년 약 328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VTOL의 상용화를 위해선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아 있으나, 다양한 관련 분야 기업들이 기술개발에 적극적이며, 공중 트래픽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 또한 함께 추진되고 있다.
지난 CES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전시 중 하나로 하이브리드 형태의 공중 택시와 자율주행 항공기를 꼽을 수 있을 만큼, 미래의 새로운 교통수단에 대한 기술계의 관심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CES 2020에서는 차세대 교통수단에 대한 다양한 세션들을 포함해, 각종 항공우주 및 운송 업계와 기술 관련 기업들이 우리의 이동수단을 어떻게 혁신하는지에 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3. 미래 식품, 사회 전체를 바꾼다
식품 관련 기술의 발전은 식품 생산자와 유통자, 소비자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농산물이나 축산물 등의 식량·식품 생산 단계에 기술이 접목되면서 생산비용을 절감시키는 동시에 수익과 생산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생산자들이 인간·동물 복지 및 환경 영향과 같은 중요한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식품 기술의 진화로 인해 식물 기반(Plant-based)의 각종 대체육 제품이나 곤충 단백질과 같은 지속 가능 식품들이 잇달아 개발되고 있어, 지속 가능한 식품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식품 소비자 개개인의 유전자 구조와 필요 영양소에 따라 맞춤 디자인된 음식, 조리법 데이터베이스와 먹을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 주문 시 즉석에서 3D 프린터로 만들어지는 음식 등 새로운 식품 섭취 경험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각지의 잉여 식량을 파악하고 이를 더 나은 새로운 식품으로 만드는 ‘식품 업사이클링(Upcycling)’이나 남는 음식을 근처 지역의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과 같이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방향으로의 진화가 예상된다.
식품 분야와 기술의 관계가 밀접해지는 만큼 지난 CES에서도 다양한 식품 기업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CES 2020에서도 식량 및 식품 생산, 농·축산물, 도시 농업 분야의 더욱더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할 전망이며, 최신 기술과 접목된 신제품 및 식품 기술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4. 안면 인식, 보안부터 엔터테인먼트까지
얼굴 필터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이나 얼굴 인식을 통한 잠금 해제 기능 등의 핵심이 바로 안면인식 기술(Facial Recognition Technology)이다.
안면인식 기술은 생체인식 기술(Biometric Technology) 분야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기술 중 하나로, 카메라로 사용자의 얼굴을 포착한 뒤 지문(Fingerprint)과 같은 개개인의 고유한 얼굴 형상과 특징인 ‘페이스프린트(Faceprint)’를 측정해 데이터베이스의 정보와 비교·대조 후 사용 목적에 따른 결과를 내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마켓앤마켓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안면인식 산업 시장 규모는 2019년 약 32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5년간 연평균 16.6% 성장해 2024년에는 약 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북미 지역은 특히 가장 큰 안면인식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면인식 기술은 출입 통제 및 범죄자 탐색 등의 보안 분야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SNS 서비스 등의 상업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나 알츠하이머 환자의 타인 인식 지원, 미세한 진단 등의 의학 분야에서의 활용 또한 전망이 밝다.
현재로선 100% 정확한 안면인식 시스템은 없어 안면인식 기술은 ‘정확성’ 측면에서 더욱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종종 발견되는 유색인종 및 여성의 얼굴에 대한 안면인식 알고리즘의 편견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사생활 침해 가능성을 지양하는 방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안면인식 기술은 지난 CES에서도 흥미 있게 다루어진 분야다. CES 2020에서도 소비자 특성을 분석하고 매장 내 멤버십 프로그램의 손쉬운 운영에 도움을 주는 리테일 분야 안면인식 기술에서부터, 가정이나 기업에서 철저한 보안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안면인식 플랫폼까지 다방면의 안면인식 기술 활용 사례들이 선보여질 예정이다.
5. 인간 보조하는 로봇, 일상 속에서 더 늘어난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로봇 청소기나 스마트 스피커 등 로봇 관련 기술은 오늘날 실제로 활용되며 많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미래에 주목할 로봇 종류로는 돌봄용(Caregiving) 로봇, 교육용 로봇, 리테일용 로봇이 꼽힌다.
돌봄용 로봇은 외로움을 느끼는 노인들, 또래 집단에서 고립된 어린이들의 소통을 돕는다. 또한, 사람들이 잊지 않고 약을 챙겨 먹도록 도와주거나 집 안의 스마트 홈 기기들을 제어할 수도 있다. 수업 도우미, 원격 교육, 코딩 교육 보조 역할 등을 수행하는 교육용 로봇 또한 최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각종 매장과 공항·호텔·병원 등 공공 서비스 분야에서 소비자나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주거나 직접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우미로 활동하고 있는 리테일용 로봇은 안내대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리셉션(Receptionist) 역할을 하기도 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로봇 도우미와 관련 기술의 발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향후 로봇 기술은 ‘로봇에 대한 사람들의 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의 성장이 기대된다.
로봇과 로봇 기술은 CES의 핵심 전시 분야다. CES 2020에서는 최신 머신 러닝, 센서, 데이터 연결성 등과 같은 근원적인 기술의 뒷받침으로 한층 더 발전한 로봇 도우미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CTA의 2020년에 주목해야 할 5대 기술 트렌드를 분석한 KOTRA 로스앤젤레스무역관 우은정 스페셜리스트는 “지금까지 기술과 거리가 있을 것이라 여겨졌던 식품, 건강, 돌봄, 치료 등의 산업 분야에도 기술이 접목 및 적용되는 사례가 많아졌다”라면서 “AI, VR, AR, 5G, IoT 등 각종 기술이 융합되는 미래에는 더욱더 광범위한 산업 분야 내 기술 침투가 심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CES는 새해를 여는 세계 최대의 행사인 만큼 그해의 기술 및 산업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관련 분야 바이어, 전문가 및 미디어가 모두 집약하는 행사”라며, “CES를 통해 소비자 기술의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고 세계적인 기술 흐름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통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 출처 = e4ds news ('19.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