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뵙는 낯익은 반가운 얼굴들. 분홍빛 한복으로 단장한 한마음선원 ‘삼마디’합창단원들의 화사한 모습은 더위에 지친 마음을 밝게 피어나게 했다. 불교인만의 행사가 아닌데도 불교행사처럼 보였다. 우리 합창단과 참석하신 스님들 그리고 불자님들의 대거 참여가 우리를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이번 합창제를 열기까지 각계종파의 협조가 어려웠음을 실토하는 인터뷰를 들었던 터라 우리 불교계가 마음을 열고 참석한 한국불교방송합창단, 그리고 뉴욕한마음선원 ‘삼마디 합창단’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1부 순서로 무대에 오른 ‘큰빛 합창단’(지휘: 최상균)이 ‘거룩하신 주...’로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시작됐다.
이어서 분홍빛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BBS 불교방송합창단(지휘: 김성범) 순서에서는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Songs of Buddha’등의 찬불가에 많은 관객들이 감동의 박수를 보냈다. 특히 ‘마하 반야 바라밀다 반야심경’의 하모니는 그대로 천상의 법문이며 음률이었다. 신심을 불러일으키는 음성공양, 반야의 지혜가 모든 이들의 가슴을 채웠으리라.
빨간 재킷 차림으로 무대를 환하게 만들어 눈길을 끌었던 ‘TKC 소년 소녀 합창단(지휘: 양재원)’은 ‘I'm a Yankee Doodle Dandy’등을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불러 관객들의 호응을 받았다. 특히 수화를 곁들였던 마지막 노래(You’ve come a long way, America)는 서로의 사랑과 이해를 증진한다는 이번 ‘뉴욕세계합창제 2002’공연 취지를 잘 보여주었다.
관객들의 휘파람 섞인 환호성과 함께 입장한 한마음선원의 삼마디(SAMADI, 지휘: 최영란)는 연꽃을 연상시키는 연분홍빛 한복 차림으로 ‘임의 소식’, ‘정신발전의 길’등 3곡의 선법가(대행큰스님의 게송에 곡을 붙인)를 불러 부처님 가르침인 자비사상을 참석자 모두의 마음에 심어 주었다. 그리고 ‘아리랑’등 3곡의 민요를 곁들었는데, 특히 단원 전부 무대 앞으로 바짝 다가서서 불렀던 ‘아리랑’은 단원들의 가벼운 어깨춤으로 객석을 채운 한인 및 외국인 관객들의 흥을 자아내기도 했다. 밝은 화음과 시각적인 아름다움의 여운은 이번 합창제의 이미지와 맞아 화합과 사랑을 알리는 몫을 단단히 했다.
2부 뉴욕콘소트(New York Consort, 지휘: 제리 다답), 쥬이시 피플스 필하모닉(지휘: 뷘요민), 에보니 이큐메니칼(Ebony Ecumenical, 지휘: 베티 포브스)의 3개 합창단이 출연, 인종과 종교를 초월한 세계 공용어 음악으로 무대를 채웠다. 시작부터 20명의 단원들이 무대 앞에 마련한 의자에 앉아서 노래를 불렀던 뉴욕콘소트(New York Consort)는 고갯짓과 박수로 노래를 시작하는 등 독특한 방식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어서 무대에 선 쥬이시 피플스 필하모닉팀은 노래 중간중간에 간략한 설명을 곁들이며 ‘We are here to sing’등 5곡의 노래를 불렀다.
마지막 무대는 전 출연팀들과 관객들이 함께하는 자리였다. 에보니 이큐메니칼(Ebony Ecumenical, 지휘 : 베티 포브스)팀의 독창과 합창에 이어 베티 포브스의 지휘에 맞추어 8개 합창팀들과 관객들이 함께 박수를 치며 ‘Heal the World’를 불렀다.
이번 ‘뉴욕세계합창제 2002’의 총지휘를 맡았던 최상균 총감독은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종교와 인종을 초월한 화합 도모가 꼭 필요한 이때에 적절하게 열렸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호응을 받았다며 ‘뉴욕세계합창제 2003’도 자신이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합창제에는 본국 서울의 BBS 불교방송합창단(지휘: 김성범)을 포함, 큰빛 합창단(지휘: 최상균), 한마음 선원의 삼마디(SAMADI, 지휘: 최영란)등 8개 합창단이 출연하여 인종, 종교간의 차이에서 오는 폭력 종식에의 강한 여념을 드러냈다.
공연은 1, 2부로 이루어졌으며, 2부가 시작되기 전 대한항공, 브롱스 한미 연합 비즈니스 동맹, 비비에스(BBS), 삼마디(SAMADI), 티케시이(TKC) 등 후원단체들에게 조직위원회 위원장 쎄도르 오프만(Theodore Uppman)교수는 지속적인 문화 공연 예술 지원에 대해 감사한다는 감사패를 전달하였다.
7월30일 오후 8시 링컨센터 앨리스툴리홀에서 열린 뉴욕세계합창제 2002(세계합창제 조직위원회 주최, 유리디쎄 아티스트 인터내셔널사(EAI)주관)를 다녀와서 우리 불교합창단원들의 활약이 앞으로 불교포교의 한 방편으로 쓰여질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든든한 마음이 되었다. 한가지 국제무대라는 점을 감안해 찬불가와 곡목 등을 영어로 소개했다면 모든 관객의 이해증진에 도움이 되었으리라는 생각이다.
세계무대에 울려 퍼진 찬불가의 위력을 발판 삼아 불심을 지피는 역할로 즐기며 부르는 찬불가 가 뉴욕을 시작으로 전세계에 퍼져나가길 서원하는 마음이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