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 속 스티로폼에 관하여

[草仙]

꽃을 심고 가꾸는 일, 특히 화분에서 식물을 키울때 유독 애착이 가는 화분 하나쯤 있게 마련이다.

식물 보다도 화분에 더 매력을 갖고 오래 간직 하고픈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런 화분은 값비싼 화분 일 수도 있고, 아름답고 예쁜것일 수도 있으며, 사연이 담겼을 수도 있다.

내게도 그런 화분 하나가 있다.

본래 화분은 아니었으나 내게 와서 화분이 된 옹기다.

아마도 본래의 사용 목적은 쌀을 씻는 그릇, 이남박의 역활을 했을것 같다.

옹기 안쪽 바닥에 요철을 만들었으니 말이다.

또는 나물등을 버무리거나 무칠때 사용 하지는 않았을런지...

작기는 하지만 머리에 이는 물동이 역활도 했을것 같고, 뉘집인지는 모르나 여인의 손길로 달고달은 옹기다.

내게 올 당시도 옹기 표면에 금이 가 있었고 전 부분에 녹슨 철심이 있는것으로 봐서 손질해서 사용한 흔적이 있었다.

오래된 옹기임이 분명하다.

전 부분을 구리줄로 감아 더 이상 금간곳이 벌어지지 않게 하였으며, 몸통에 난 금을 따라 구멍을 뚫고 구리줄로 꿰멨다.

이렇게 궁상을 떤것은 옹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소박한 아름다움 때문만은 아니다.

모양이 매우 정감 어리다고나 할 까... 앙증맞다고 할 만큼 내게 예쁜 모양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오래 간직할 생각으로 빈그릇 상태로 놔두는것은 왠지 싫다.

그래서 수선을 하고 바닥에 물구멍을 만들었으며 식물을 심는 화분으로 만들었다.

지금은 빈 상태지만 사진 찍기 바로 전만해도 저 옹기안은 식물이 가득차 있었다.

홍띠, 붉은 잎의 띠풀이 가득햇었다.

작년에 심었었지만 번식이 되어 가득차니 옹기의 금간 부분이 팽창되어 파손될것만 같아서 분갈이 겸 화분을 비운것이다.

옹기의 입술 부분이 좁아져 홍띠가 더 퍼져 나가지 못하다 보니 홍띠가 곧게 서지 못하고 안으로 쓸어진다.

더군다나 꽉차서 여백이 줄어드니 모양이 답답하고 관상감이 떨어진다.

진작에 분갈이 작업을 했어야 하는데 시기가 많이 늦어졌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옹기가 파손되지 않은 점이다.

이것은 옹기안을 스티로폼으로 채워서 파손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화분 속 스티로폼.

오래전, 작년인지 아니면 몇 년 되었는지 지금은 때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TV. 고발 프로그램에서 화원에서 판매하는 관엽식물안의

스티로폼 사용에 대하여 비판한 적이 있다.

아주 나쁜 행위로 매도한 점이 없지않이 있다.

그렇다면 화분 속 스티로폼 사용은 잘못된 행위인가?

옳고 그름을 떠나 왜 화분 속에 스티로폼을 채우는 것일까?

첫째는 화분의 경량화다.

개업 등 경축 화분은 일반적으로 화분이 큰 편이다.

당연히 식물 크기도 크다.

이는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의 과시욕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화분안을 흙으로 채우면 매우 무거워 취급에 어려움이 많다.

둘째는 잘못된 상행위의 관습 때문이다.

개업 등 경축 화분은 다분히 일회용이고 매우 짧은 기간만 살아 있으면 된다.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꼭 필요해서 화분을 주고 받는것은 아니다.

그러다 보니 따로 돈 들이지 않더라도 구할 수 있는 스티로폼을 사용하게 된다.

화분의 경량화는 바크(나무껍질)나 인공토(퍼라이트, 피트모스)를 사용하면 되나 그만한 비용의 지출을 수반한다.

농장에서 출하되는 화분은 대부분 인공토를 사용하거나 마사토에 땅콩 껍질 등을 섞는다.

그것이 유통 과정에서 스티로폼으로 바뀌어진다.

심지어 서양난 같은 경우는 스티로폼으로 채우고 비닐 포트째 화분에 넣은 후 위를 인공 이끼로 덮기 까지 한다.

사기에 버금가는 지탄 받아 마땅한 일이다.

나 역시 화분 속에 스티로폼을 넣기도 한다.

위 사진의 홍띠가 심어진 화분 속에도 스티로폼이 들어있으며 이 번에 분갈이 하며 위 사진의 모양과 같았었다.

위 사진은 분갈이 하며 스티로폼을 씻은 후 다시 넣은 모양이다.

한 가지 덧 붙인게 있다면 스티로폼 위에 분망을 추가하여 깔았다.

종 전 보다 무게를 좀 더 감량 하기 위해서다.

그러면 화분 속에 스티로폼을 채우는 목적은 누엇일까?

첫 째가 당연히 화분의 무게를 줄이기 위함이다.

둘 째가 화분의 배수성 향상과 통기성을 극대화 하기 위함이다.

화분 속 흙과 식물의 뿌리가 엉키게 되면 배수성과 통기성이 매우 나빠지게 마련이다.

특히 작은 알갱이의 흙이 배수구를 막는 일이 다반사이다.

해서 배수구와 용토 사이에 공간을 만든 것이다.

또 셋째로 스티로폼은 신축성이 있어서 시시때때로 팽창과 수축을 반복 하게된다.

그러므로 화분 속 용토가 딱딱하게 다져지는 것을 막아준다.

흙 속 지렁이나 미생물이 하는 역활을 대신 하게 하는 것이다.

넷째로 화분의 파손 방지다.

특히 겨울철의 동파 방지 목적이다.

흙의 수축 팽창에 따른 충격 완화 효과 이다.

다섯째 지면에서 올라오는 열의 차단이다.

보온 단열효과라 해도 될 것이다.

화분을 콘크리트 바닥 등에 놔 두면 여름철 지열이 매우 고온이다.

스티로폼은 최대한 적게 사용 하는것을 원칙으로 한다.

영양 물질이 아닌 관계로 식물의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스티로폼을 대신해서 프라스틱제 바구니 등을 사용 하기도 한다.

경험상으로 화분 속 스티로폼이나 프라스틱제 바구니의 사용은 식물의 성장에 매우 유리하다.

그 밖에 굵은 난석이나 다공질의 화산석, 숯 등을 이용 하여도 좋다.

효과는 비슷한 반면 단점이라면 비용의 지출이 따른다는 것 뿐이다.

좋은것도 나쁘게 이용하면 욕을 먹게 마련이다.

왜 이용 하는지 분명한 이유를 갖고 적절히 이용하면 좋을 일이다.

한 가지 덧 붙이자면 개업용 혹은 경축 화분의 식물을 오래 키우고  싶다면 즉시 분갈이를 하는게 옳다.

[햇살편지]

아하...상식의 뜨락을 넓히는 기쁨이네요.
이런 저런 이유가 있었군요.

[pinks]

이렇게 지혜로울수가~! 잘 사용하니 이렇게 용처가 멋지고 확실하군요~!
식물 키우기의 저수인 저는 화분속에 그런 비밀들이 숨어 있는 줄도 모르고
왜 화분속 꽃들의 생명이 이리 짧을까?하며 식물 키우기에 미숙한 제 솜씨 탓만 해 왔는데...
물론 그 이유도 한 몫을 했겠죠~! ^ ^ 너무나 지혜로우셔서 오늘도 한수 배우고 갑니다~! 감사~! ^ ^
게다가 금이 간 옹기중에 저리 사랑 받고 씌임 받는 옹기는 없을겁니다.

[우듬지]

좋은 상식 배우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