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학년도 정시모집도 막바지 단계다. 대학별로 면접고사 등을 거쳐 이달 말까지 정시모집 최초 합격자를 발표한다. 올 정시모집에선 어려운 수능, 늘어난 수험생 등 변수가 여느해보다 많았고, 그만큼 수험생들의 학과 지원에도 어려움이 컸다. 올 정시모집 결과를 토대로 수험생들의 지원 경향을 분석한다.
차상로 대구 송원학원 진학지도실장은 "대입 수험생들의 지원 경향은 당시 사회 분위기가 반영된다는 점에서 고 1·2학년 학생들의 진로 설정에도 참고할 자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북대 섬유시스템공학과 14.14대1 계명대 독일어문학과 7대 1
비인기학과 하향안전지원 '뚜렷' 수도권 중위권 '脫 서울' 가속화
각 대학 특성화학과 높은 경쟁률 대부분 의대 지원율 작년보다 상승
◆문사철(文史哲), 기초과학 되살아나
올 대구권 대학의 정시모집에서 이변 중의 하나가 비인기학과로 분류됐던 어문계열이나 기초과학 분야 학과들이 강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경북대에선 철학과 가군 4.29대 1(지난해 3.94대 1), 한문학과 가군 4.07대 1(지난해 3.64대 1)로 비교적 경쟁률이 높았다. 나군에선 불어불문학과 11대 1, 독어독문학과 14.4대 1, 노어노문학과 11.63대 1, 섬유시스템공학과 14.14대 1, 원예과학과 9.25대 1, 임학·임산공학과군 9.2대 1 등이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경북대 측은 올해 모집군을 가·나군으로 분할한 점을 감안해도 기대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계명대의 경우, 가군의 독일어문학과는 지난해 3.3대 1에서 올해 7대 1로, 러시아어문학과는 2.88대 1에서 3.7대 1로, 문예창작학과 2.63대 1에서 4.6대 1로, 철학과 3.83대 1에서 7.31대 1로, 미생물학과 3.8대 1에서 9.3대 1로 경쟁률의 상승폭이 컸다.
대구가톨릭대도 나군의 러시아어학과는 지난해 2.64대 1에서 올해 7대 1로, 생활복지주거학과 2.9대 1에서 7대 1로, 스페인어과 2.2대 1에서 8.25대 1로 경쟁률이 대폭 상승했다.
이처럼 비인기학과의 경쟁률이 높아진 것은 수험생들의 하향 안전지원 경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입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이들 학과의 강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는 의견이 분분하다.
차 실장은 "수능 4~6등급에 해당하는 중위권 수험생들이 재수를 피하기 위해 대거 비인기학과에 몰린 것 같다. 이들은 일단 합격한 뒤, 학과를 변경하거나 복수전공을 통해 다른 진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취업유망학과 여전히 강세
대구권 대학들의 학과별 입시 경쟁률은 졸업 후의 취업 전망과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 대학별로 기계·자동차 관련 학과, 신소재나 신재생 에너지 분야 등 이공계열을 비롯해 세무, 경제금융 분야 등이 강세를 이어갔다.
계명대나군의 기계·자동차공학과는 지난해 경쟁률 4.49대 1에서 올해 7.6대 1로, 세무학과는 4.4대 1에서 5.9대 1로, 전자공학과는 4.62대 1에서 8.2대 1로 높아졌다.
대구가톨릭대 나군의 국제행정학과는 5.14대 1, 전자공학과 9.78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대구한의대 가군 소방방재환경학과 5.18대 1, 경일대 가군 로봇응용학과 4대 1, 경운대 다군 신소재에너지학과 14.44대 1 등으로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상승했다.
반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간호학과 등 보건계열 학과는 전반적인 수능 난이도 상승으로 인한 소신 지원의 경향이 두드러져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다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주변 대학 급팽창
지방의 상위권 수험생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반면, 수도권 중위권 수험생들의 탈(脫) 서울 추세도 가속화되고 있다. 서울 소재 대학들의 합격선 상승으로 인해 지방의 일부 수험생을 비롯해 수도권의 중위권 이하 수험생들은 교통 편의상 통학이 가능한 수도권 주변 지역 대학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 전철이 운행되는 춘천권, 천안권 소재 대학들의 이번 정시모집 경쟁률이 예년보다 크게 높아져, 합격선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천안권에선 단국대 천안캠퍼스는 이번 정시모집에서 9.1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호서대 역시 평균 경쟁률 8.05대 1로 전년도 5.04대 1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성화학과 및 신설학과 인기 상종가
각 대학에서 중점 육성하는 특성화학과나 신설학과 역시 강세였다. 각종 장학금이나 해외 진출 기회 제공 등 다양한 '당근'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희대 정보디스플레이학과의 경우 다군에서 44.88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성균관대 글로벌경제는 가군 9.78대 1, 나군 8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올해 첫 신입생을 선발하는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 7.88대 1로, 숙명여대 가군 테슬전공 6대 1, 중앙대 가군 융합공학부 6.6대 1 등 특성화된 신설학과들이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교대·사범대 지고, 의과대는 더 뜨고
올 정시모집에선 초·중등 교원 채용 감소로 인해 교대와 사범대의 지원율이 감소했다. 여기에다 교대의 경우, 수능 영역별로 같은 비중으로 반영하는 전형방법 또한 지원율 감소에 한몫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희동 진학사 분석실장은 "대부분 교대가 언·수·외·탐구 반영 비율이 동일해 한 영역 성적이 안 좋은 수험생은 지원하기 힘든 것도 지원율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대부분 의대의 지원율이 지난해보다 상승했다. 의학전문대학원이 2015학년도부터 의과대로 전환되면서 의전원 진학을 염두에 둔 수험생들도 이번 정시모집에서 의과대 진학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움말= 송원학원 진학지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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