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Santa Maria Novella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아쿠아 디 콜로니아 멜라그라노’. 가격 19만8천원(100ml). 더운 날엔 볼을 스치는 한 줄기 바람 같은 향수에 마음이 간다. 상큼 달콤한 석류 향에 파우더 노트가 더해진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향수 같은 것 말이다. 화이트 티셔츠에 리넨 셔츠를 걸치고 블랙 시가렛 팬츠를 입은 여성에게서 전해지는 시원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이상현 / 레이 디자이너
2. Issey Miyake
이세이 미야케의 ‘로디세이’. 가격 11만9천원(100ml). 난 향수를 잘 모른다. 다만, 좋아하는 여자에게 “여름에 즐겨 쓰는 향수가 무엇이냐?”고 물으니 ‘로디세이’라고 답하더라. 그래서 이 향수를 좋아하게 되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깨끗한 꽃 향기를 풍기지만 질리지 않는 시원한 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매력이 더해지는, 오랜 시간 함께 웃고 싶은 이상형의 느낌과도 잘 들어맞는다. 링구 / 몽구스
3. Prada
프라다의 ‘로 디 아이리스 오데토일렛’. 가격 11만원(100ml). 여름엔 청량하고 겨울엔 묵직해야 한다는 공식 같은 건 없다. 난 늘 비누나 세제처럼 부드럽고 포근한 향이 좋다. 이런 향은 몸에 밴 것처럼 은은하게 풍겨나야 그럴 듯하다. 목정욱 / 포토그래퍼
4. Jo Malone
조 말론의 ‘라임 바질 앤 만다린’. 가격 16만원대(100ml). 계절마다 향수를 바꾸는 건 매력 없다. ‘향이 바뀌었네’라고 직접적으로 알아채는 것보다 ‘뭔가 바뀐 것 같다’는 느낌을 줄 정도면 충분하다. 늘 쓰는 시그니처 향에 계절에 어울리는 노트를 레이어링할 줄 아는 센스만 있으면 된다. 여름엔 우디나 머스크 베이스에 바질이나 시트러스 노트를 레이어링해 순수함과 섹시함을 동시에 어필하는 것이 베스트. 박태윤 / 메이크업 아티스트
5. Dkny
디케이엔와이의 ‘비 딜리셔스 그린 애플’. 가격 7만원대(50ml). 풋사과처럼 상큼하게 다가와 오랜 시간 여운을 남기는 향이 좋다. 이 향을 맡으면 하늘거리는 원피스에 챙 넓은 밀짚 모자를 쓰고 파란 하늘 아래서 자전거를 타는 소녀의 모습이 그려진다. 생각만 해도 공기가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장우혁 / 모델
6. Diptyque
딥티크의 ‘오 모헬리’. 가격 16만8천원(100ml). 기본적으로 플로럴 향을 선호한다. 하지만 화사한 여름날엔 대놓고 화려한 꽃보단 스파이시한 우디 노트가 더해진 시원한 꽃 향에 오감이 반응한다. 털털하게 차려입었지만 여성스러운 포인트를 잃지 않는 모습에 빠져드는 것처럼! 심희섭 / 배우
7. Philosophy
필로소피의 ‘퓨어 그레이스 오 드 뚜왈렛 스프레이 향수’. 가격 6만9천원(60ml). 여름엔 자유분방한게 끌린다. 단단한 셔츠보단 가뿐한 티셔츠, 달라붙는 스커트보단 넉넉한 쇼츠…. 그래서 무거운 향수보단 가벼운 비누 향이 더 좋다. 필로소피의 퓨어 그레이스는 방금 씻고 나온 듯 상쾌한 비누 향을 남긴다. 멋 내지 않은 듯 멋지고, 웃음을 참지 못하는 경쾌한 여자에게 더 잘 어울리는 향수다.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의 미셸 윌리엄스를 떠올리면 무릎을 탁 치게 될 것이다. 박태일 / 패션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