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은 혈액에 산소와 영양분을 담아 우리 몸 구석구석에 보내는 펌프 역할을 하는 근육덩어리다.
심장은 전기의 힘으로 움직인다. 심장 오른쪽에 있는 ‘동방결절’이 모터 역할을 해 전기를 만들면
심방이 ‘쫙쫙’ 오므렸다 펴지고 곧바로 심실이 ‘쫘~악, 쫘~악’ 좀 더 큰 운동으로 박동하면서 피를 돌린다.
심장의 박동은 맥박으로 나타나는데 맥박은 1분에 60∼100번, 하루 10만 번을 뛴다.
이 심장 전기시스템의 이상으로 맥박이 분당 100번 이상 또는 60번 이하로 뛰는 것이 부정맥(不整脈)이다.
많은 사람이 부정맥 이라고 하면 맥박이 불규칙적으로 팔딱팔딱 뛰는 것으로만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부정맥에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거나 느린 경우 또는 불규칙적인 것이 모두 포함된다.
부정맥은 생명을 한 순간에 앗아가는 무서운 병이다. 하지만 일반인은 부정맥의 위험에 대해 모를 뿐 아니라
일부 개원 의사조차 부정맥 환자가 오면 대처 방법을 잘 몰라 진땀을 흘리곤 한다. 부정맥에는 다음 종류가 있다.
빈맥
맥박이 분당 100번 이상 뛰는 것. 심장이 힘껏 뛰지 못해 펌프 구실을 못하게 된다.
이 중 ‘심방빈맥’은 심방이 1분에 400∼500번 박동하고 심실이 100∼200번 뛰는 것이다.
심방의 동발결절 외의 딴 곳에서 전기신호를 만들기 때문이며
방치하면 심장혈관에 피떡이 생길 수 있고 중풍에 걸릴 확률이 4배 높아진다.
심방빈맥 중 심방세동은 한국인 전체의 1%에 생기는 흔하면서도 무서운 병이다.
65세 이상에서 3~5%, 80세 이상에서는 12%가 생기며 이 병이 있으면 뇌중풍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4~6배,
심장기능저하증은 2~3배가 높아진다. 심실이 더 많이 뛰는 심실빈맥은 심방빈맥보다 더 무섭다.
‘급살(急煞)을 맞는다’는 것이 바로 이 병이다.
서맥
심장이 1분에 60회 이하로 뛰는 것을 말한다. 동방결절이 고장 나거나 전기가 지나는 길에 문제가 생긴 것이 원인.
그대로 놔두면 어지럼증, 무기력증이 심해지다가 졸도, 뇌진탕, 심장마비 등으로 숨질 수 있다.
조기박동
기외수축(期外收縮)이라고도 부른다.
맥박이 규칙적으로 뛰다가 한 박자씩 쉬는 것으로 환자들은 ‘심장이 건너뛴다’ ‘벌렁거린다’고 표현한다.
심장판막증, 협심증 등 심장질환이 원인일 땐 즉시 치료받아야 하지만 나머지는 그냥 둬도 아무 탈이 없다.
심방세동 환자는 예전에는 아스피린이나 피떡을 막는 약물, 심장의 비정상적인 스파크를 억제하는 약물로 치유했지만
요즘에는 전극도자절제술로 완치하고 있다. 심실빈맥 환자는 졸도, 실신, 식은땀이나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세 등의
신호를 보이는데 분초를 다툰다. 이때 전극도자절제술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갑자기 심장이 멎을 수 있다.
전기충격기로 심장을 소생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서맥은 어지럼증, 무기력증이 심해져 졸도, 뇌진탕, 심장마비로 숨질 수 있으므로
심장박동기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기외수축 환자는 심장판막증, 협심증 등이 그 원인일 때에는 즉시 치료받아야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는다.
부정맥의 원인은 다양하다. 유전적 이유, 지나친 스트레스, 술, 담배, 카페인, 불충분한 수면 등이 전기시스템을 고장 낼 수 있으며
고혈압, 코골이, 알코올, 독감바이러스, 카페인 등의 이유로 심장근육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비만인 사람에게서 많이 생긴다. 과음 뒤 가슴이 뛰는데도 치료받지 않으면 나중에 술을 마시지 않아도 생긴다.
부정맥은 심장 과부하의 경고등으로 다른 병의 첫 증세가 부정맥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부정맥으로 인한 급사를 예방하려면 정기적으로 심전도 검사를 받는 것이 최선이다.
가슴 덜커덕거리며 통증 오면 종일 심장 체크하는 활동심전도 검사 받아야
40대 이상은 심장병이 의심되면 반드시 검사를 받도록 한다.
특히 집안 식구 중 갑자기 ‘화병’ 등으로 숨진 사람이 있거나
최근 기절, 순간적 흉통, 목 부위의 불쾌감, 호흡곤란, 어지럼증 등이 있었다면 검사를 받아야 한다.
운동 중에 숨이 차면서 가슴이 ‘쿵쿵쿵’ 뛰거나 통증이 오면 ‘운동부하 심전도검사’를 받는다.
가슴이 ‘덜커덕덜커덕’거리며 통증이 오면 하루 종일 심장 상태를 체크하는 ‘활동심전도검사’를 받는다.
심전도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나왔지만 가족이 급사하고 자신은 가슴이 ‘덜커덕 덜커덕’거리는 증세가 지속되면
몇 개월 동안 인체에 검사 장치를 삽입해 추적하는 검사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부정맥은 보통 증세가 사라지면 심전도를 찍어도 멀쩡한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부정맥이 나타날 때 지체하지 말고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