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지만 우리가 흔히 바리깡이라고 부르는 소형이발기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제가 바리깡을 구입한 이유는 미용실에 가서 얌전히 이발이 어려운 완이와 리틀준이를 위해 시도해 보려는 목적입니다. 태균이 어렸을 때 족히 15년은 머리정리할 때마다 빅쇼를 했기에 그 어려움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태균이가 미용실간 날은 미용실 손님 모두 태균이 신체 어딘가 하나씩 잡고 버티는데 동참해야 했습니다. 그 때 마음열고 충실히 그 어려운 작업에 동참해주었던 파마말고 있던 손님분들에게 새삼 감사의 마음이 듭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이발이 지극히 어려운 것은 회복되지 않은 전정감각의 문제때문입니다. 귀 안쪽 세반고리관은 전정감각의 핵심입니다. 이 관 속에는 액체와 돌이 있어서 우리가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머리의 위치를 수시로 뇌에 전달하게 됩니다. 반관이 3개로 구성있기에 우리는 머리방향을 3방향으로만 움직이게 되어 있습니다.
전정감각의 기본 중의 기본인 머리위치 파악기능이 잘 가동되지않으니 (세반고리관 구조적 문제가 아니라 세반고리관 정보를 전달하는 뇌신경의 문제) 우리 아이들에게 누군가 머리를 만지는 행위는 아주 깜깜한 어둠 속에서 길을 찾아야하는 정도의 두려움이 엄습할 수 밖에 없습니다.
더우기 세반고리관 정보는 안구움직임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어서 (전정감각이 가장 많이 지배하는 것이 안구동작입니다) 자폐아이들의 전정감각 불통문제는 많은 부분의 정상적 기능작동을 방해하게 됩니다.
과연 이 바리깡을 써먹을 수 있을까? 바리깡 기계조작법을 읽어보면서 녀석들 상황을 분석해봅니다. 리틀준이는 처음에 왔을 때보다 샤워할 때 머리숙이는 것이 조금은 수월해졌습니다. 그래도 고개숙이는 각도가 10도도 안되는 기초단계입니다.
완이는 촉각방어를 해결하지 못하면 얌전한 이발이란 불가능상태이니, 요즘 밤마다 완이머리 자극하기 맛사지를 해주고 있습니다. 머리자극 마사지는 손가락 4개 손톱을 일정한 강도로 연속해서 머리에 떨구는 작업이라 사실 얼마안해도 손가락이 너무 아픕니다. 근데 놀랍지만 이 머리자극 마사지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너무 좋아합니다.
완이도 머리맛사지만 해주면 온 몸을 맡기고 만족해하는 제스츄어를 합니다. 연속되는 깊은 맛사지는 촉각방어 소거에 효과적인데요 사실 강도가 약해서는 안되고 아주 강해야 합니다.
완이 준이에게 바리깡작업이 얼마나 먹힐지, 그 적용정도가 이 아이들의 전정감각 회복 정도도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인데, 그러고보니 우리에게 바리깡은 이발용 뿐 아니라 전정감각 회복 여부 측정도구이기도 하네요.
머리위치 파악이 안되면 뇌는 미쳐버립니다. 그 만큼 뇌는 신체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이자 온 몸의 통제기관입니다. 얼마나 많은 정신병적 문제가 전정감각 불통에서 비롯되는지 자폐아이들에게 있어 전정감각 회복은 치료중재의 유일한 목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전정감각 불통정도 강도가 누구보다도 센 완이이기에 완이의 회복은 많은 것을 증명해 줄 것입니다.
첫댓글 파마를 꿈도 못 꾸는 그림이네요. 머리 마사지 고맙습니다.
완이 화이팅🙏🍒‼️
바리깡 사용할 날이 꼭 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