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서 한자를 가르치겠다고 교육부가 나섰습니다.
질의서를 내고, 20날 한글회관에서 대책마련을 위한 모임을 갖는다지요.
국어원이 나서야한다는 분도 있고, 국회의원을 찾아 설문조사를 하고...
다 좋습니다. 하지만 답답하네요. 몇 가지 말씀드립니다.
첫째, 학부모와 학생이 한자교육의 부당함을 알 수 있도록 몸으로 느끼도록 알려야합니다.
물론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는 줄 짐작합니다만 한자교육을 했을 때 가정에서 짊어질
(한자)사교육비같은 자료를 뽑아서 실감나게 알려야합니다. '한글이 최고다' '세계가 인정한 과학적인
발명품이다' 따위 두루뭉수리한 이야기 아무리 해도 사람들 듣지 않습니다.
둘째, 한글을 아끼는 (인기있고 젊은)연예인을 홍보대사로 삼아 학생들에게
한글의 좋은 점과 한자공부의 어려움과 부질없음을 바로 알려야합니다. 한글을 지키고
가꾸는 운동을 즐겁고 신나게 할 수 있도록 젊은 사람을 끌어내야합니다. 이제까지 땀흘리고 평생을 바친
한글을 가꾸고 지켜온 운동을 존경합니다만. 대중과 틈이 있는 "지사형 한글운동" 안타깝지만
사람들 관심을 끌고 오랫동안 하기에는 이제 한계가 있습니다.
셋째, 한글을 연구하고 한글운동을 지원하는 연구단체와 인력(국어원, 대학교수, 연구원)은
일반인들이 한글의 좋은 점, 쓸모있는 점을 느끼고 알릴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하는 일을 해야합니다.
예를 들면 한글을 깊이 이해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가르치다>와 <가리키다>의 차이도
모르냐며 타박하면 한글은 점점 생활에서 멀어지게 될 겁니다. 한글을 잘아는 몇몇 사람만 한글을 아끼고
가꾸는 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요.(제가 생각할 때 이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한글 문자보내기- -한글과 한자를 배울 때 걸리는 시간- -한글 디자인-따위로 삶 속에 깊이
파고 들 수 있는 대중적인 운동방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넷째, 한글운동을 뒷받침할 비영리단체를 만들어야합니다.
예를들면, 한글 티셔츠 만들어 세계난민 구하기/ 한글교사 키우기 학교/ 한글방송 ...젊고 재능있는
사람들이 한글을 널리 알리고 쓸 수 있도록 마당을 마련해주어야합니다.
말로 하는 운동(성명서 발표/팻말들고 알리기...효과가 오래가지 못하고 참여하는 사람들도
몇몇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차분히 정리하지 못하고 뒤죽박죽입니다.
한 번 더 말씀 드리자면, 지금 하는 운동으론 힘듭니다.
앞으로 할 일을 낱낱이 짚어 긴 계획을 세워, 그 일을 할 사람을 뽑아서 하나하나 밟아나가야 합니다.
우리가 앞장서서 운동을 해야지, 지금처럼 끌려다녀서야 그때그때 앞가림하기 바쁘고
형편이 나아질리 없습니다.
앞에서 한글을 지키고 가꾸어온 여러 선생님들을 존경합니다.
한글을 지키고 가꾸는데 작은 힘도 보탠 적이 없으면서, 답답해서 함부로 떠들었습니다.
너그럽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고루살이님,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잘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