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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중루의 금산 서대산 산행기
우리나라 100대 명산 중 금산 서대산을 찾는다. 서쪽에 있는 큰산이라 해서 이름한 높이 904m인 서대산(西大山 )은 충청
남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며, 높은 곳에 있는 돈대(墩臺)라는 뜻으로 서대산(西臺山)이라고 한다. 충남에서는 예로부터 이
산과 계룡산(鷄龍山)을 일러 아버지산과 어머니산으로 불러 왔다는 명산이다. 계룡산이 그러하듯 암봉과 기암 그리고 암
벽이 많은 악산(岳山)이며 비래산의 형태를 지닌 산이다. 비래산(飛來山)이란 큰 산줄기에 있지 않고 외따로 솟이 있는
산을 이른다. 남북의 주능선을 따라 급준하게 솟은 이 산은 서쪽 추부면 성당리쪽에서 보면 원추형의 태산이 마치 저 혼
자 솟아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뿌리 없는 나무 없듯이 맥(脈) 없는 태산은 없다. 서대산은 주능선이 남쪽으
로 급준하게 떨어지지만, 그 맥은 남쪽으로 장령지맥 민재와 버들목재 사이의 방화봉(585m)으로 이어진다. 계룡산이 금
남정맥 상에 있다면, 서대산은 금남정맥에서 분기한 장령지맥에 있는 산으로서 지맥에서는 살짝 비껴 솟아 있는 산이다.
2016년 새해들어 처음 갖는 서대산 원정 산행 길, 1월 10일 서울에서 두 시간 남짓 걸려 아침 10시에 추부면 일불사 추모
공원 앞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신년 초의 산행길에 산자락을 뒤 덮은 추모공원 앞길을 지나는 발길이 유쾌하지는 않지만,
들머리 길이라 애써 눈길을 돌려 지나간다. 하지만 원흥사 앞의 방형기단석(方形基壇石)에 세워진 석종형(石鐘形) 부도
(浮屠)에는 눈길이 끌려 카메라에 담는다. 서대사(西臺寺)의 부도다. 천년 고찰 서대사는 지금은 없어도, 화려했던 그 절
의 부도는 아직도 그곳에 서 있다. 신라 때(851년) 도선국사가 창건 했다는 서대사는 오늘날 원흥사가 자리하고 있다.
서대산을 오르는 등로는 예상 밖으로 가파르다.들머리부터 산정에 이르기까지 쉼 없이 이어지는 7부능선 길이다.충남의
아버지산 답다. 어머니(계룡산)의 등짝에 오르기 보다는 아버지(서대산)의 어깨에 오르기가 훨씬 더 힘이 든다는 느낌이
든다. 하이킹이 아니라 클라이밍 수준이다. 몇 차례의 쉼 끝에 탄금대에 오른다.서대산 산정 턱밑의 큰 바위 절벽인 옥녀
탄금대(일명 직녀탄금대)다. 높다랗게 깍아지른 절벽 아래에 샘이 있고, 오버 행의 바위 밑에는 옥녀굴이 있으며,그리고
가장자리에 주상절리에 가까운 석주도 있다. 또한 절벽 앞 조그만 평지에는 움막과 채전도 있다. 마침 샘터 앞에서 움막
에 기거하는 이와 만나 인사를 나눈다. 천한의 산정에서 어떻게 와서 지내냐고 물으니, 공부하러 와 있다 한다.작은 체구
에 형안(炯眼)이다. 서대산의 호연지기를 받은 탓일까 사나이의 결기에 찬 눈빛이 맑고 빛이 난다. 그의 권유로 표주박으
로 떠 마신 한 모금의 물은 탄금대의 옥녀가 준 선물 같아 뱃속까지 시원하다.
서대산 904m 산정에 돌탑 무더기가 있고, 정상석이 그 품에 안겨 있다. 바로 옆에는 원형의 하얀 탑신 위에 다시 공처럼
하얀 레이더 탑이 올려져 있다. 서대산 강우 레이더관측소다. 충남 제1봉 산정의 풍경이다. 석문을 지나 장군바위로 건너
간다. 견우장연대라 불리는 장군바위 꼭대기의 방형 마당바위가 돈대이고 서대산의 대표적인 전망대다. 연무가 피어 사
위가 어림되지 않지만, 동쪽으로 멀리 장령지맥과 장령산이 아슴푸레하고, 서쪽 멀리엔 만인산을 솟구친 식장지맥이 계
족산을 향해 북쪽으로 내달린다. 발 아래로 건너편에 북두칠성바위와 그 너머 사자봉이 주능선 북쪽에서 한가롭다. 세한
엄동에 눈 없는 태령이 더욱 을씨년 스럽다. 맑은 날은 서쪽의 계룡산과 동쪽의 민주지산을 볼 수 있다지만, 전망 좋은 암
봉마다 흐린 날씨로 인해 그 원경을 담지 못하니 아쉽다. 사자봉에서 주능선을 버리고 구름다리가 있는 계곡으로 하산길
내려, 개덕사 경내의 서대산 하폭(下瀑, 개덕폭포)을 거쳐 산행을 마친다.
서대산은 정상을 비롯한 견우장연대 북두칠성바위 사자봉 등 봉우리마다 암봉이고, 탄금대와 신선바위 마당바위 용바위
등등 단애 절벽과 기암이 어우러진 산이다. 하지만 정상으로 오르는 힘든 산행에 비해 즐기는 그 능선은 짧아 아쉽고, 오
름 만큼이나 내림길도 급준해서 유산길의 여유가 없어 조금은 안타깝다. 뭔가 부족한 듯한 3시간 30분의 산행길, 그래도
정초에 태산에 오른 기분만은 즐겁다.
▼ 추부면 성당천에서 본 서대산
▼ 서대사 가는 길
일불사-옥녀탄금대-서대산-장군바위- 사자봉 -구름다리-용바위- 개덕폭포- 성당천
▼ 옥녀탄금대
▼ 서대산 정상 남능
▼ 산정의 케언(cairn)에 붙인 서대산 정상석
▼ 서대산 산정의 강우레이더 관측소
▼ 서대산 정상 동릉과 군북면. 멀리 장령지맥과 장령산이 아슴푸레 보인다.
▼ 석문
▼ 장군바위(일명 견우탄금대)
▼ 장군바위 위에 세긴 태극기
▼ 석문 바위 위에 쓴 묘
▼ 장군바위에서 본 서대산 주능선
▼ 흥국사 갈림길에서 뒤돌아 본 장군바위
▼ 흥국사 갈림길에서 본 서대산 동릉과 추부면 성당리
▼ 흥국사 갈림길
▼ 서대산 주능선 북두칠성 바위
▼ 주능선 헬기장에서 온 길 뒤돌아 본 풍경
▼ 서대산 주능선 사자봉
▼ 사자봉 사자바위
▼ 사자봉에서 본 주능선 북쪽 855봉
▼ 구름다리 계곡 하산길 풍경
▼ 구름다리
▼ 신선바위
▼ 신선바위 아래 하산로
▼ 구름다리 계곡 선바위
▼ 마당바위
▼ 바위에 무등 타고 있는 소나무
▼ 서대산 전적비 / 6.25 이후 서대산 빨치산 토벌 전적비
▼ 용바위
▼ 용바위 아래 강우관측소에서 본 선바위
▼ 강우관측소 앞에서 본 만인산과 식장지맥
▼ 개덕사와 경내의 서대산 하폭(일명 개덕포)
▼ 개덕사 하폭 절벽의 석간샘과 비목
▼ 성당천 변 엘림교회 언덕에서 담은 서대산
오른쪽 사진 서대산 정상에서 떨어지는 능선이 남쪽 장령지맥으로 이어진다.
◀ 서대산과 장령지맥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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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지난해 이맘때는 눈이 많이 쌓였었는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