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리츠는 국경 너머 프랑스 땅에 있지만 버스 타고 한 시간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도시다. 윈드서핑이 시작된 곳이라는 썰도 있고, 프랑스 왕들의 휴양지였다는 역사도 있는 유명한 휴양 도시라는데, 우리야 뭐, 휴양이 목적은 아니고 그리고 휴양 철도 아니고, 그냥 겨울바다 구경하러 가는 거지. 그리고 프랑스 땅을 밟아 봤다는 기록도? 그래봤자 여권 도장도 안 찍어주지만.
#2022년 12월 21일
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어가는데 어디가 국경인지 아무런 표시가 없다. 지도에는 진한 선이 그려져 있지만, 그건 그냥 지도에만 있을 뿐, 땅 위에는 "여기서부터 홍천입니다"와 같은 표지판도 안 보인다. 신선한 충격을 느끼며 모든 국경선의 미래가 이리 되기를 기원해 본다.
버스는 비야리츠 공항 앞에서 한번 섰다가 시내 중심부까지 간다. 돌아가는 버스 시간을 확인하고 잠시 걸으니 훤하게 해변이 펼쳐진다. 이번 여행 중 오늘 날씨가 제일 맑다. 그래서 바다가 더 예쁘게 보이는 걸까? 크지는 않지만 과연 아름다운 해변이다.
등대와 처녀바위 사이에 백사장이 펼쳐져 있고 앞바다에는 서핑하는 사람들이 꽤 많이 보인다. 서핑은 원래 추워도 하는 건가?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긴 한데... 그래도 우린 구경이나 할래.
바다표범을 자랑한다는 수족관이 있어서 이틀 연속 수족관 관람을 했는데, 두 마리뿐인 바다표범은 별로 인상적이지 않았고 그나마 망치상어를 처음 본 걸로 티켓값을 뽑았다.
난생 처음 먹어본 프랑스 요리가 '그린커리'. 이건 인도 요리잖아? 소통의 오류가 있었지만 맛있게 먹었으면 됐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