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이의 첫 백패킹
금산 성치산의 십이폭포는 2016년에 내가 첫 백패킹을 간 장소이기도 하다.
기나 긴 장마로 인하여 올여름을 집에서만 보냈기에 계곡에서의 물놀이 겸 동원이의 첫 백패킹을 계획했다.
하지만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금-토 내내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다. 일기예보를 주시하닥 아무래도 이번엔 예보가 많이 빗나갈 것으로 예상되어 약간의 소나기만 생각하고 십이폭포로 출발을 했다.
박지인 9폭포에 도착하니 소나기가 내릴 조짐이 보인다. 하지만 물놀이가 먼저라서 '비가 오면 그칠때까지 물놀이를 하지 뭐...'라고 생각하며 10폭포 아래에서 물놀이를 하는데 얼마지나지 않아 비가 쏟아진다. 잠시 놀다가 9폭포로 돌아와 텐트를 치려고 하는데 비가 그치지 않는다. 십오분 정도 비를 맞으면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데 추워서 비를 맞으면서 텐트를 쳤다.
오늘 사용할 힐맨 클라우드 업3는 그라운드 시트, 이너텐트, 폴대, 플라이 순서로 설치를 해야 한다. 이너텐트가 비에 젖지 않도록 쳐야 하기에 마음이 급해 순간적으로 이너텐트와 플라이가 헷갈렸는데 동원이가 "아빠, 플라이가 아이보리색이야..."한다. 동원이는 눈썰미가 아주 좋은 편이다.
우당탕탕 텐트를 치고 텐트 안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데 비가 그친다. 대략 한시간 삼십분 정도의 소나기였다.
가지고 간 고기를 굽고 햇반과 김치로 저녁을 먹는다. 동원이와 캠핑을 가면 저녁은 항상 소고기 아니면 회이다.
우리 아버지는 통닭 한마리였는데......
둘이서 800g 정도의 부채살과 햇반 2개로 저녁을 해결했다. 반주는 맥주 2캔과 음료수 1병.
저녁을 먹고 계곡 물에 발을 담그고 조금 놀다가 다시 비가 와서 텐트안에서 "뭉쳐야 찬다"를 시청하고 잠을 잤다. 동원이도 나도 바닥이 경사가 져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는데 다음에는 바닥에 누워 본 후에 텐트를 설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찍 자서 그런지 잠자리가 불편해서 그랬는지 동원이가 5시 30분 경에 일어났다. 나는 조금 더 자려다가 동원이 혼자 밖에 있는 것이 불안해서 텐트 밖으로 나왔다.
아침은 쏘세지빵과 단팥빵, 컵스프로 해결하고 짐을 정리하고 집에 돌아오니 오전 10시였다.
십이폭포에 도착하면서부터 철수할때까지의 날씨는 흐리거나 비가 왔는데 갈때 올때는 햇빛이 쨍쨍해서 약간 아쉬웠다.
그래도 동원이가 처음으로 백패킹을 했고 다음 번에 십이폭포에 올 때는 오늘보다는 훨씬 재미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있어 만족한다.
십이폭포 주차장 옆 안내판
포장된 도로를 십여분 걸어가면 산길이 시작된다.
배낭은 아버지가 지인분게 얻어온 프로스펙스 배낭, 스틱은 내가 쓰던 거, 신발은 운동화.....
백패킹을 정기적으로 다니겠다면 배낭과 등산화를 사줘야 겠다.
제4폭포인 삼단폭포 도착
제5폭포, 죽포동천폭포
제5폭포가 가장 폭포다웠다.
계단을 지나면 제 6폭포
넓은 바위에 새겨놓은 글.... 죽.포.동.천
제9폭포인 운옥폭포 바로 위가 오늘의 박지
물놀이 장소인 제10폭포인 거북폭포. 이때까지만 해도 비가 안와서 좋았는데......
제일 깊은 곳은 동원 가슴높이까지.....
아주 작은 물고기 치어가 손으로도 잘 잡힙니다.
비가 오기 시작해서 십여분 후...
약간 위로 찍었어야 했는데 카메라가 물에 젖을까봐 급하게 찍었더니...
어차피 비도오는데 상의탈의 샷~
비가 그치니 하늘은 파랗고......
오늘은 별을 못보니 다음에는 별을 보러 오자~~~
새벽 5시 30분 기상.....
비가 와서 그런지 새소리도 안들림....
텐트를 들고 으라차차~~~
한손으로도 들 수 있는 텐트가 우리의 하루밤을 책임져 주었다.
비도 맞고, 바닥도 경사져 잠자리도 불편하고, 비에 젖은 신을 신고 등산도 해야 했고.....
그래도 아빠는 편안함보다는 불편했던 추억이 더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아들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