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한양도성
산행일 : 12월 13일(토)
산행거리 : 약12km
산행시간 : 오전 9시 31분경~오후 3시 18분(5시간 47분 정도, 휴식시간 포함)
그 동안 벼르다가 못간 한양도성 성곽길을 걷기로 한다. 역사탐방을 겸한 산행을 신청한 사람이 없어 나홀로 진행한다. 집을 나서서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주머니를 점검하니 휴대폰이 없다. 집에 놔두고 온 것이다. 도로 돌아갈가 하다가 전화가 걸려올 데도 별로 없다고 판단하고 그냥가기로 한다. 그런데 집사람이 나한테 전화를 했다가 연락이 안되니 난리가 난 모양이다. 하지만 나로서는 모르는 사항!
동대문성곽공원에서 9시 31분에 출발한다. 길은 성곽을 따라 안팎으로 나있다. 주택가에 나있는 길이라서 그런지 성곽길을 걷는 사람이 거의 없다. 좀 올라가니 북한산의 보현봉, 인수봉, 백운대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역시 멋있다. 그리고 왼쪽으로 오늘 걸어야 할 인왕산과 기차바위, 그리고 북악산도 보인다. 성곽길은 낙산공원으로 이어진다. 낙산공원에서 제3전망광장과 삼군부총무당으로 가는 길로 나뉘어진다. 삼군부총무당으로 가는 길은 아무래도 마을로 내려가는 길 같아서 제3전망광장으로 가는 길로 향한다. 그런데 계단을 다라 내려간다. 이 길이 아닌가 싶어서 돌아보았지만 다른 길이 보이지 않는다. 해서 내려갔더니 길이 없어지고 만다. 좀 전의 삼군부총무당으로 가는 길이 성곽을 따라 걷는 길이었던 모양이다. 마을 한참 헤매다가 도로로 나오니 베낭을 멘 사람 몇이 가는 것이 보인다. 그 사람들을 따라가는데, 도대체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 결국 내가 길을 앞선다. 걷다보니 결국 혜화동로터리가 나온다. 오른쪽으로 혜화문을 보면서 성곽길을 따라 걷는다. 성곽이 거의 보이지 않아 길을 찾기가 만만치 않다. 도심을 걷는 것 같아서 기분도 별로다.
와룡공원부터는 성곽길이 뚜렷하고 걷는 맛이 난다. 저멀리 숙정문도 보이길래 당겨서 찍어본다. 11시 18분에 삼청공원으로 내려가는 길목에 있는 말바위조망소에 서니 인왕산과 북악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11시 24분에 말바위안내소에 도착하여 산행신청서를 작성한다. 아침도 안 먹었기에 여기서 점심을 먹을까 하다가 좀더 가서 먹기로 한다. 11시 39분에 숙정문에 도착하니 벤치에 앉아서 점심을 먹는 팀도 있다. 나는 조금 더 가서 먹기로 하고 양지바르고 바람이 불지 않는 곳을 찾아보지만 영 마뜩치 않다. 올라가는 도중에 길에서 약간 벗어난 양지바른 곳에 앉아서 점심을 먹는다. 점심을 다먹고나니 군인이 다가와서 여기는 출입금지 구역이라면서 나가라고 한다. 짐을 챙겨서 나가려고 하는 중이라고 말하고 짐을 꾸린다.
다시 북악산을 향하여 오르기 시작한다. 가는 동안 곳곳에 전망소가 있다. 그 전망소를 다 둘러본다. 촛대바위와 곡장도 그러한 장소 중의 하나다. 전망소는 대개 산행로에서 약간 벗어나 있어서 약간의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촛대바위에서 10분 가량 올라가니 성곽길에서 벗어나서 곡장으로 가는 길이 나있다. 곡장으로 가는 길은 조금 올라야 한다.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둘러보자는 마음에서 약간의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곡장에 올라서니 북악산, 인왕산, 북한산 족두리봉에서 보현봉까지 조망된다. 곡장에서 내려와 청운대를 북악산에 도착하니 12시 48분경이다. 북악산에서의 조망은 별로다. 청와대 뒷산이라서 조망을 가린 측면도 있는 것 같다. 북악산에서 내려가는 길은 가파르고 한참을 내려가야 한다. 창의문에서 북악산을 오르려면 상당한 땀을 흘려야 할 것 같다. 북악산을 내려오면서 앞을 바라보니 인왕산이 보이는데, 기차바위가 멋있다. 길을 보니 도성성곽길에서는 벗어나 있다. 즉 인왕산에서 홍지문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것이다. 해서 창의문에 내려가면 성곽길을 버리고 기차바위쪽 능선길을 걷기로 한다.
1시 13분에 창의문에 도착하여 안내소 직원에게 기차바위 가는 길을 물어 부암동주민세터로 향한다. 창의문에서 많이 내려가지 않아도 된단다. 기차바위는 부암동주민센터에서 성덕사를 거쳐 가야 하는데, 성덕사 가는 길은 상당히 가파른 동네골목길이다. 성덕사에서부터는 제대로 된 산길이다. 능선에 올라서니 칼바라밍 분다. 옷깃을 여미고 옆으로 몸을 돌려 걷는다. 뒤돌아보면 보현봉과 문수봉, 나한봉 등이 보이고 비봉능선이 눈에 다 들어온다. 앞을 보니 기차바위와 인왕산이 보이는데, 기차바위는 역시 멋있다. 2시 3분에 기차바위에 도착하였는데, 바위는 문으로 살짝 덮혀있다. 바위 위에 늘어선 철난간을 따라 가야 한다. 기차바위는 주위와 어울려 멋진 모습을 연출해낸다.
이제 인왕산이 코 앞이다. 에너지바를 하나 꺼내어 먹고 계단을 따라 힘차게 오른다. 2시 30분에 인왕산 정상에 올라 안산, 남산 등을 조망하고 범바위를 향한다. 이제는 오롯이 내리막길이다. 이제 올라오는사람들도 있다. 3시 18분에 사직공원과 독립문역으로 갈이 갈라지는 곳에 도착한다.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가 독립문역으로 향한다. 이로써 오늘 역사탐방을 겸한 산행은 막을 내린다.
한양도성은 이성계에 의해 조선이 건국된 후 태조5년에 축성되었다. 백악산, 낙산, 남산(목멱산), 인왕산을 잇는 능선에 축조하였는데, 총길이는 18.6km이다. 한양도성은 축성된 후 세종과 숙종 대에 크게 수축공사를 하였고, 문종과 광해군, 영조 대에도 소규모의 성벽수리가 있었다. 시대에 따라 축성방식이 다르다. 태조 때는 비교적 작은 돌로 축성을 하였고, 성벽의 구배도 넓게 잡았다. 세종 때는 아래 부분에는 큰 돌을 이용하였지만, 크게 다듬지 않고 둥글둥글하게 쌓았고, 위에는 태조 대 사용하였던 작은 돌을 그대로 쌓았다. 숙종 때는 정사각형으로 돌을 다듬어 벽돌 쌓듯이 가지런하게 쌓았다.
도성에는 흥인지문(동대문), 돈의문(서대문), 숭례문(남대문), 숙정문(북대문) 등 4대문과 혜화문(동소문), 소의문(서소문), 광희문(남소문), 창의문(북소문) 등의 4소문이 있는데, 돈의문과 소의문은 소실되었다. 흥인지문은 다른 성문과 달리 옹성으로 되어 있고, 숙정문은 암문으로 문루가 없다. 평소에는 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닫아두었다.
< 동대문에서 북악산 가는 길>
동대문 성곽공원에서의 들머리
왼쪽이 보현봉, 오른쪽이 백운대와 인수봉
당겨본 보현봉
당겨본 백운대와 만경대, 그리고 인수봉
혜화동로터리에서의 들머리
왼쪽 아래에 보이는 건물이 숙정문
당겨본 북악산
인왕산과 북악산
말바위안내소
촛대바위
곡장에서 바라본 북악산. 곡장이란 성곽 중 방어상 중요한 지점에 둥글게 돌출시켜 쌓은 부분을 말한다.
곡장에서 바라본 모습
곡장에서 당겨본 나한봉, 문수봉, 보현봉
곡장에서 당겨본 향로봉과 관봉, 비봉
곡장에서 당겨본 족두리봉
곡장에서 당겨본 북악산과 인왕산
성곽의 왼쪽은 숙종 대에 쌓은 것이고 중앙은 태조 대에 쌓았던 것임
청운대
1.21사태 때의 총탄 흔적
<북악산에서 창의문으로 내려가는 길>
백악은 북악의 다른 이름이다.
뒤돌아본 북악산
인왕산과 기차바위
창의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