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례는 실망 사례도 되고, 감동 사례도 될 것 같습니다.
2/6 토 고향에 가기 위해 2호선 전철을 타고 김포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영등포구청역에서 5호선으로 환승하기위해
하차했는데, 감기 기운 때문인지 정신이 없어 가방을 놓고 내렸습니다.
전철은 출발했고, 깜짝 놀라 역무실로 뛰어올라갔지만,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역무실이 닫혀 있었습니다.
영등포구청역 역무실 벽이나 근처에, 휴일 근무를 하는 다른 역 전화번호 게시되어 있지 않아, 스마트폰으로 유실물
센터를 검색해야 했습니다. 통화를 하며 2호선에 다시 탑승했고, 유실물 센터 담당자가 질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언제, 어느역에서 하차했는지?". 계속 질문. "몇번칸?"
최대한 신속히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몇 분 쯤 영등포구청역 하차, 몇번 차량 몇번 칸 선반에 가방을 두고 내렸다."
또 묻습니다. "오른쪽, 왼쪽 어떤 방향인지. 어떤 가방인지"
"진행 방향 오른쪽이고, 검정색 백팩이다"
그 직원은 또 묻습니다. "가방 브랜드가 뭔가요?" "브랜드는 모르겠고, 노트북용 검정 백팩이요"
물어보는 모든 질문에 답을 하면서도 스스로 웃겼습니다.
'지금 이동하는 전철의 가방을 찾아줄 생각이라면, 어느 열차인지 짐작해서, 그 열차가 정차할 역에 연락해서
역무원을 승강장에 보내야 할 것 아닌가? 왠 가방 브랜드는 묻고 있지?'
어쨌든 가방은 찾아야 했기에, 최대한 빨리, 자세한 답변을 하고 있는데, 같이 있던 일행이 열차의 진행을 짐작해서
홍대입구역 역무실로 직접 전화를 했고, 가방을 찾았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전철이 홍대입구역에 도착하자 역무실로 뛰어갔고, 아마도 공익근무요원으로 짐작되는 직원이
친절하게 가방을 건네주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역무원(공익근무요원)이 승객이 두고내린 유실물을 찾아서 돌려주는 것은 당연한 직무
수행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유실물 센터 직원과 신속하게 가방을 찾는 데 별다른 의미도 없는
가방의 브랜드에 대한 질문과 대답을 하다 보니 홍대입구역 역무원(공익근무요원)의 빠른 판단과 행동에
감동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