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2월 5일
6개월만에 다시 제주도를 찾아 가 본다.
지난번에는 시간 상 그냥 지나쳤던 <나홀로 나무>를 찾아
멀리서 먼저 한장 찍었다.
언제나 오는 계절이 겨울이다보니 항상 앙상한
나무 가지만 있다.
저~ 멀리
새별 오름이 보인다.
매년 3월이면 들불 축제를 한다는데
정말 가능한지 모르겠다.
마침 돌과 마른 나무가 어울리는 듯해서
엎드려서 한장 담아 보았다.
아니!
그런데 가까이 가서보니
가지 끝이 모두 새까맣다.
들불 축제로 여기까지 불똥이 뛰었을까?
나무는 이제 서서히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누구도 관심없는 나무로 사라져 가고 있는 듯 하다.
아마도 이게 마지막이지 않을까 싶다.
바로 옆 성 이시돌 목장으로 향했다.
역시나 테쉬폰은 그대로 남아있다.
성 이시돌은 스페인 농부 카톨릭 성인의 이름을 따서 지은 이름,
테쉬폰은 고대 사산왕조 시절 크테쉬폰(테쉬폰 궁전)이라 불리는 곳에서
처음 건축 양식이 시작되어 테쉬폰이라고 지었다고한다.
태풍과 지진에도 끄덕 없다는데
튀르키예의 지진으로 떠들썩한 요즘 관심이 갈 만한 구조물일 듯
오후 빛을 받아
아름다운 빛으로 테쉬폰을 비춘다.
젊은이들의 인생 샷 장소라는데
나도 창턱에 걸터앉아
한장 찰칵!
나홀로 나무 뒤에 있었던
새별 오름에서 일몰을 담을 생각으로 부지런히 올랐다.
일몰은 그냥 그렇게 또 지고
오히려 바로 뒤 180도 뒷쪽에서 보름달이 뜬다.
오늘이 바로 설날로 부터 15일이 지난
보름이라
일몰보다는
달에 사람들이 더 많이 모여든다.
보름달에 올해 소원을 빌어보지도 못하고
추위에 온몸을 웅크리다가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