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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
| 권 씨 |
1. 어렵게 집을 장만함 2. 지식인의 양심을 지키려 하면서도 개인의 안락한 삶을 추구함 3. 권 씨의 삶을 통해 연민을 느낌과 동시에 자신의 삶을 성찰함 | 관찰 → ← 연민 유발 | 1. 시위의 주동자로 나섰다가 징역을 살고 시찰 대상이 됨 2. 열악한 삶의 상황 속에서도 지식인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려함 3. 강도질을 할 정도로 극한적 상황에 내몰리게 됨 4.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고 행방불명이 됨 |
3. 찰스 램과 찰스 디킨스의 상징적 의미
인물 | 공통점 | 차이점 | 상징적 의미 |
찰스 램 | 불우한 유년 시절을 보내고 훗날 작가가 되어 빈민층에 대한 동정과 연민을 문학을 통해 나타냄 | 정신분열증을 앓는 누이를 돌보며 자신의 글과 일치된 삶을 살아감 | 양심을 실천하는 지식인 [권 씨] |
찰스 디킨스 | 유복한 생활을 하게 되자 자신에게 구걸하는 아이들을 지팡이로 내쫓는 등 자신의 글과 일치되지 않는 삶을 살아감 | 양심을 실천하기보다 자신의 안위만을 먼저 생각하는 삶 [나] |
주요 사건 |
| 권 씨의 심리 |
양복을 입은 채로 공사장에서 일하다가 ‘나’에게 들킴 | → | 자신의 몰락한 모습을 보여 주게 된 것에 대해 열등감을 느낌 |
저녁에 ‘나’에게 자신이 안동 권씨임을 밝힘 | → | 자신은 결코 빈민 계층이 아님을 드러내고자 함 |
자신이 전과자가 된 경위를 이야기함 | → |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며 하소연을 함 |
아내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나’에게 돈을 빌리려다 거절 당함 | → | 자존심에 상처를 입음 |
한밤중에 ‘나’의 집에 무단으로 침입을 함 | → | 자신의 처지에 분노와 증오를 느낌, 돈을 구하기 위해 강도가 되는 극한 상황에 처함 |
아홉 켤레의 구두만을 남기고 떠남 | → |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마지막 자존심까지 버림 |
4. 권 씨와 오선생에게 한 마디
5. 본문을 바탕으로(읽고) 모둠 토의를 통해 물음에 답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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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성평가]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앞부분의 줄거리] 그(권씨)는 나(오 선생)의 문간방에서 전세를 얻어 살게 된다. 얼마 후 그의 아내가 순산을 하지 못해 분만 수술을 받아야 할 상황에 놓인다. 형편이 어려운 그는 나에게 찾아와 도움을 청한다.
어색하게 들린 것은 그가 ‘제기랄’이라고 씹어뱉은 그 대목뿐이었다. 평상시의 권씨답지 않은 그 [말]만 빼고는 그럴 수 없이 진지한 이야기였다. 아니다. 그가 처음으로 점잖지 못한 그 말을 사용했기 때문에 내 귀엔 더욱 더 진지하게 들렸을지도 모른다. 나는 한동안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진지함 앞에서 ‘아아, 그거 참 안됐군요’라든가 ‘그래서 어떡하죠’ 하는 상투적인 말로 섣불리 이쪽의 감정을 전달하기엔 사실 말이지 ‘십만 원 가까이’는 내게 너무나 큰 부담이었다. 집을 살 때 학교에다 진 빚을 아직 절반도 못 가린 처지였다. 정상 분만비 1, 2만원 정도라면 또 모르지만 단순히 권씨를 도울 작정으로 나로서는 거금에 해당하는 10만원 가까이를 또 빚진다는 건 무리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뿐만 아니라 집안에서 경제권을 장악하고 있는 아내의 양해도 없이 멋대로 그런 큰 일을 저질러도 괜찮을 만큼 나는 자유롭지도 못했다.
“빌려만 주신다면 무슨 짓을, 정말 무슨 짓을 해서라도 반드시 갚겠습니다.”
반드시 갚는 조건임을 강조하면서 그는 마치 성경책 위에다 오른손을 얹고 말하듯이 엄숙한 표정을 했다. 하마터면 나는 잊을 뻔했다. 그가 적시에 일깨워 주었기 망정이지 안 그랬더라면 빌려주는 어려움에만 골똘한 나머지 빌려줬다 나중에 돌려받는 어려움이 더 클 거라는 사실은 생각도 못할 뻔했다. 그렇다. 끼니조차 감당 못하는 주제에 [막벌이]아니면 어쩌다 간간이 얻어걸리는 출판사 싸구려 번역 일 가지고 어느 겨를에 빚을 갚을 것인가. 책임이 따르는 동정은 피하는 게 상책이었다. 그리고 기왕 피할 바엔 저쪽에서 감히 두말을 못하도록 야멸치게 굴 필요가 있었다. (중략)
바쁘실텐데 실례 많았습니다.”
[A] <그의 두툼한 입술이 선잠에서 깬 어린애같이 움씰거리더니 겨우 인사말이 나왔다. 무슨 말이 더 있을 듯싶었는데 그는 이내 돌아서서 휘적휘적 걷기 시작했다. 나는 내심 그의 입에서 끈끈한 가래가 묻은 소리가, 이를테면, 오 선생 너무하다든가 잘 먹고 잘 살라든가 하는 말이 날아와 내 이마에 탁 늘어붙는 순간에 대비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가 갑자기 돌아서면서 나를 똑바로 올려다봤을 때 그처럼 흠칫 놀랐을 것이다.>
ⓐ“오 선생, 이래봬도 나 대학 나온 사람이오.”
그것뿐이었다. 그는 수줍게 그 말만 건네고는 언덕을 내려갔다. 별로 휘청거릴 것도 없는 작달막한 체구를 연방 휘청거리면서 내딛는 한 걸음마다 땅을 저주하고 하늘을 저주하는 동작으로 내 눈에 그는 비쳤다. 산고팽이를 돌아 그의 모습이 벌거벗은 황토의 언덕 저쪽으로 사라지는 찰나, 나는 뛰어가서 그를 부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중략)
“연장을 이렇게 함부로 굴리는 걸 보니 당신 경력이 얼마나 되는지 알 만합니다."
내가 내미는 칼을 보고 그는 기절할 만큼 놀랐다. 나는 사람 좋게 웃어 보이면서 칼을 받아가라는 눈짓을 보냈다. 그는 겁에 질려 잠시 망설이다가 내 재촉을 받고 후닥닥 달려들어 칼자루를 낚아채 가지고 다시 내 멱을 겨누었다. 그가 고의로 사람을 찌를 만한 위인이 못 되는 줄 일찍이 간파했기 때문에 나는 칼을 되돌려준 걸 조금도 후회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식칼]을 옆구리 쪽 허리띠에 차더니만 몹시 자존심이 상한 표정이 되었다.
“도둑맞을 물건 하나 제대로 없는 주제에 이죽거리긴!”
“그래서 경험 많은 친구들은 우리 집을 거들떠도 안 보고 그냥 지나치죠.”
“누군 뭐 들어오고 싶어서 들어왔나? 피치 못할 사정 땜에 어쩔 수 없이…….”
나는 강도를 안심시켜 편안한 맘으로 돌아가게 만들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했다.
“그 피치 못할 사정이란 게 대개 그렇습니다. 가령 식구 중에 누군가가 몹시 아프다든가 빚에 몰려서…….”
그 순간 강도의 눈이 의심의 빛으로 가득 찼다. 분개한 나머지 이가 딱딱 마주칠 정도로 떨면서 그는 대청마루를 향해 나갔다. 내 옆을 지나쳐 갈 때 그의 몸에서는 역겨울 만큼 술냄새가 확 풍겼다. 그가 허둥지둥 끌어안고 나가는 건 틀림없이 갈기갈기 찢어진 한 줌의 자존심일 것이었다. 애당초 의도했던 바와는 달리 내 방법이 결국 그를 편안케 하긴커녕 외려 더욱더 낭패케 만들었음을 깨닫고 나는 그의 등을 향해 말했다.
“어렵다고 꼭 외로우란 법은 없어요. 혹 누가 압니까,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당신을 아끼는 어떤 이웃이 당신의 어려움을 덜어 주었을지?”
“개수작 마! 그 따위 [이웃]은 없다는 걸 난 똑똑히 봤어! 난 이제 아무도 안 믿어!”
그는 현관에 벗어 놓은 구두를 신고 있었다. 그 구두를 보기 위해 전등을 켜고 싶은 충동이 불현듯 일었으나 나는 꾹 눌러 참았다. 현관문을 열고 마당으로 내려선 다음 부주의하게도 그는 식칼을 들고 왔던 자기 본분을 망각하고 엉겁결에 [문간방]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의 실수를 지적하는 일은 훗날을 위해 나로서는 부득이한 조처였다.
㉠“대문은 저쪽입니다.”
문간방 부엌 앞에서 한동안 망연해 있다가 이윽고 그는 대문 쪽을 향해 느릿느릿 걷기 시작했다. 비틀비틀 걷기 시작했다. 대문에 다다르자 그는 상체를 뒤틀어 이쪽을 보았다.
ⓑ“이래봬도 나 대학까지 나온 사람이오.”
누가 뭐라고 그랬나. 느닷없이 그는 자기 학력을 밝히더니만 대문을 열고는 보안등 하나 없는 칠흑의 어둠 저편으로 자진해서 삼켜져 버렸다.
- 윤흥길,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1. 위 글을 읽는 과정에서 특정 어휘에 주목하여 ‘권씨’에 관한 정보를 이끌어 낸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말’ → 그는 평소에는 언어를 점잖게 사용해 온 편이다.
② ‘막벌이’ → 그는 변변한 일이 없어 경제적으로 궁핍한 처지에 놓여 있다.
③ ‘식칼’ → 그는 어려운 사정 때문에 강도 행각을 벌이게 되었다.
④ ‘이웃’ → 그는 평소 주변 사람으로부터 소외감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⑤ ‘문간방’ → 그는 가난하지만 따뜻한 가족애로 뭉쳐진 한 가정의 가장이다.
2. 작가가 창작 과정에서 ⓐ, ⓑ와 관련하여 구상했음직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강압적인 현실의 힘에 억눌려 현실에 차츰차츰 타협하는 인물로 설정하자.
② 현실에서 무력감을 느끼면서도 자존심은 끝내 버리지 않는 인물임을 보여주자.
③ 겉보기와는 달리 내면의 불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인물로 그려내자.
④ 현실에서 패배할 뿐만 아니라 내면의 욕망까지도 포기하는 인물로 그려내자.
⑤ 현실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부정적인 현실에 대항하려는 인물로 제시하자.
3. [A]를 다음과 같이 바꾸어 썼을 때의 효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나는 그에게 겨우 인사말을 하고 돌아선다. 발걸음이 제대로 떼어지지 않는다. 입 안에서는 ‘오 선생, …… 나도 정말 오 선생께 아쉬운 소리를 하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소.’라든가 ‘오 선생이 내게 그러실 줄은 몰랐소.’라는 말들이 맴돈다. 그러나 말을 내뱉으려고 돌아서는 순간 말문이 막혀 버린다. 흠칫 놀라는 듯한 그의 표정은 마치 날아올 화살을 예상하여 무슨 변명이라도 하기 위해 철저히 대비하고 있는 듯하다.
① 인칭을 바꾸어 표현함으로써 ‘나(권씨)’의 객관적 판단이 강조된다.
② 시제를 바꿈으로써 인물이 과거를 회고하는 듯한 느낌이 감소된다.
③ 서술 시점을 바꿈으로써 추측성이 강한 관찰자(‘오 선생’)의 시점이 부각된다.
④ 멀어져 가는 사람의 시선에서 정지해 있는 사람의 시선으로 바꿈으로써 서술 속도에 변화가 생긴다.
⑤ 서술의 초점이 되는 인물을 ‘그’에서 ‘나’로 바꿈으로써 ‘나(권씨)’의 심정이 보다 정확하게 드러난다.
4. ㉠과 관련하여 발화자가 떠올렸을 법한 생각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당신이 지금 대문으로 나가야만 훗날 내가 당신을 떳떳하게 대할 수 있을 거예요.’
② ‘지금 당신이 저지른 행동을 당신의 가족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피신부터 해야 해요.’
③ ‘당신이 문간방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강도짓이 잘못된 행위라는 것을 시인하는 셈이에.’
④ ‘당신이 자신의 신분을 감출 수밖에 없었듯이, 나도 현재 당신을 모른 체할 수밖에 없어요.’
⑤ ‘현재 내 앞에 서 있는 당신은 강도 신분이 아니라, 예전에 내가 알고 있는 권씨여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