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졸작에 이어 두번째 이야기다.
첫번째 이야기가 글쓰기에 실패하여 글쓰기가 부끄럽다.
꿈도 컸다.
흥행했으면 출연료 받고 발리 여행가서 해변에 누워 쭉쭉빵빵한 아가씨들 어덩이도 감상하고
쪼꼴릿 근육 총각들 앞태도 좀 힐끗 거리면서 차기작을 구상 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다 무산되어 힘이 빠진다.
"누구는 "아~! 바다로 가고..."
몇줄 던져놓고
양방향 커뮤니티로 바다로 가자, 술먹자 난리도 아니다.
상영관이 문제인지, 관객이 문제인지..내용이 문제인지..
다음부터는 경영컨설던트와 상담하여 개봉해야 겠단 생각이 든다..
두번째 이야기 : 영화
언제나 그렇듯 땅거미가 지고 나면 일과를 마친 아버지는 땅콩을 한 봉지 손에 사들고 집으로 돌아 오셨다.
그리고 식구가 모두 둘러 앉아 밥을 먹는다.
지금은 양성평등 시대라 그런 일이 아직도 있진 않을 것이다.
그런일이 무슨 이야긴고 하니 당시에는 거의 모든 집들이 아버지
밥상을 따로 차려 놓고, 나머지 가족들은 다른 한 상을 차려
거기 둘러 앉아 밥을 먹는 풍습이다.
아버지의 밥상은 이러하다.밥그릇엔 밥, 국그릇에 국, 그리고 각종 반찬들이 즐비하고, 생선,
오븐재기 젓갈(전복 젓갈) 등이 놓여있다.그리고 맞은편에 내 밥그릇엔 밥, 국그릇엔 국..
나는 항상 아버지의 이런 처사에 대하여 경의를 표하며 밥을 먹었다.
그렇다면 옆에 놓인 다른 한 상의 차림새를 보자.둥그런 큰 상 한 가운데 커다란 양푼에 밥이 한가득 들어 있다.
그리고 아버지와 나를 제외한 식구들(어머니와 아들 넷)은 각자 숟가락을 들고 같이 양푼의 밥을 먹었다.
각자의 밥그릇이나 국 그릇 따위는 없다는 얘기다.
아버지와 내가 숫가락을 놓으면 아들 넷은 아버지 밥상의 고기 반찬 쟁탈전이 벌어지곤 했다.
지금 생각하면 미안하고 어이없는 풍경이다.
각설하고..저녁을 먹은 후 우리들은 같이 놀거나 쌈박질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아버지는 가끔 내 방 창가로 와 조용히 문을 두드린다.
"ㅇㅅ아~! 빨랑 나와~!!"
"예~ 아부지.."아부지의 조용한 부름에 나는 쏜살같이 튕겨나와 아버지의 손을 잡는다.
우리들은 고즈녁한 밤길을 손을 꼭 붙잡고 신나게 극장으로 간다.
그 때 본 영화
"돌아온 외팔이" 시리즈
"형"시리즈"
"빠리는 불타고 있다." (전쟁다큐)등등
제목도 이젠 기억나지 않는 영화들이 많았다.
"돌아온 외팔이" 내용은 대략 이렇다.
외팔이는 좋은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권력의 쟁탈에 밀려 부모를 잃고 남의 손에 자라게 되며,
후에 부모의원수를 찾아 천하를 유랑하는 협객이다.
유랑도중 아리따운 여인을 만나 사랑을 나누는 잠깐의 멜로가 펼쳐지기도 한다.
"형"
두 형제가 고아원에서 자라다 우연히 헤어지게 되며 어른이 되어 만난 둘의 운명은 파국을 달린다.
형(?)인지 동생인지 둘중 하나는 검사가 되고, 한 사람은 범죄자로 법원에 서게 되고..
뭐..그런눈물없이 볼 수 없는 그런 영화다. 마이 울었다.
형시리즈가 1,2편이었으므로 2편을 보러갈 땐 미리 아버지가 손수건을 장만했다.
"빠리는 불타고 있다"
영화보러 가서 내내 잤다. 이쁜 아좀마도 없고, 그저 폭파 시키는 장면과 죽은 사람 장면,
병과 신음 그리고알아 들을 수 없는 중저음에 고저장단이 없는 영어로만 말하는 내래이션의 목소리만 있었다.
거기에 더해 이 다큐는 흑백이었다.
이렇듯 우리는 달뜨면 달뜬다고 영화보러 가고, 비오면 비온다고 영화보러 가고..
중국, 빠리, 한국 영화를 두루 섭렵하면서 부녀의 무분별한 글로벌 문화활동은 공감대가 형성되어
우정은 두터워갔다.
날이 갈수록 더해지는 이런 애정행각에 어머니의 얼굴은 야위어 갔고, 눈밑은 팬더가 되어가고 있었다.
쥐꼬리 만한 월급 봉투는 일찌기 바닥나기 일쑤였고, 어머니는 알바를 뛰었다.
봄이면 양파캐기, 가을이면 감귤수확에 동참하여 생활비를 보태며 시름을 달래고 있었다.
몸도 마음도 지친 신사임당은 어느날 아버지와 독대를 청하였다.
가정 경제 파탄의 주 원인에 대해 아버지를 추궁하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반나절을 시달리자 폭발한 아버지는 마당으로 나가 연신 담배 연기를 날리더니 끝내
개밥그릇을발로 차는 오류를 범하고 만다.
그것을 본 모친은 아들 넷을 앞세워 가출을 감행했다.
잘먹고 잘 살라고 축복하면서..
밤이 깊어지자 부친은 결연히 일어서더니 내 손목을 잡았다.
"ㅇㅅ아~~! 우리 나가서 바다에 빠져 죽자~~!!
((엥!! 이무슨..곰곰 생각해봤다. 우짜지..왜 하필이면 나냐고..아들이 넷이나 되는데..
그 중 하나 없어져도 크게 표도 안날텐데..))
철부지는 그저 목숨이 경각에 달한것이 억울하기만 할 뿐이었다.
그동안 쌓은 우정이고예술이고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바다로 간 우리는 방파제를 수없이 오락가락 했다.
그러다 큰 파도가 덮치며 방황하던 부녀는 휩쓸려 갈뻔 했다.
부친은 크게 놀라 나를 업고 냅다 집으로 뛰었다.
집에 오니 정갈한 밥상이 차려져 있었고 모친은 평소의 신사임당으로 돌아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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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유수 같이 흐르고..어느덧 아버지도 쇠잔하여 돌아 가실 날이 되었다.
아버지는 내 손을 꼭 붙들고 말씀 하셨다.
"ㅇㅅ아~! 너는 꼭, 꼭 말이다. 너보다 책 한권이라도 더 읽은 사람 만나야 돼.."
"예 아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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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 나는 거의 책을 읽지 않는다.
내가 책을 읽을수록 나보다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적어 질테니 말이다.
선택의 폭이 적어 진다는 말씀이다.
그리고 가끔 나는 아버지 생각이 나면 내 아덜넘에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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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좀봐 이눔의 시키야..~!!"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제말이요..ㅎㅎ 공부를 해야 사람이 될텐데 아덜넘도
자기보다 책 많이본 사람 만나려고 책을 안보네요.
ㅋㅋㅋ
우와~~~잼나요. 무지 무지 엄청 엄청 잼나요.
세상에 이런 좋은 재주를 이제야 보이십니까?
오랜만에 들어와서 제가 투미래님을 못알아 본건가요?
암튼 글을 감칠맛 나게 잘 쓰십니다
감칠맛 나라고 다시다 msg듬뿍 쳤습니다.
잘지내시죠?
예전에 쓰신글 몇번 봤는데
재밌게 본 기억이 나네요.
투미래님 ..원래 개그스럽나요?
글 구석구석에서 참웃음을 유발시키네요
아버님의 넘치는 사랑의 추억을 참 재미있게 풀어주십니다.
잼나게 보았어요..
책좀봐 이눔의 시키야~!!! ..............압권이었습니다 ^^
가끔..우울하면..
순연했던 유년시절이
그리워 추억 하나 되새겨 봅니다.
전혀 개그스럽지는 않구요.
좋았던 그 시절을 희화해 보는거죠.
ㅎㅎ..답변이 좀 무거웠나요?
글에 관심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내가 책을 읽을수록
나보다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적어진다는
신묘한 진리를 깨우쳐 주셨습니다~ ㅋㅋ
무릇 글을 읽어 깨우침을 얻는자는 복이 있나니나니나니라..~~ㅋㅋ
@투미래 요런 말심은 위대한 분이 하시능거 맞죠?~^^
@전설 어흠흠..
거.. 어떻게 내입으로..
ㅎㅎㅎㅎㅎㅎㅎㅎ
1편에 이어 또 느끼는 아쉬움이지만...
개그 작가 하셨으면 투쟙도 가능하셨을텐데 많이 아쉬워용...
달란트를 많이 가지고 계시는 투미래님 덕분에...
삶의 이야기 방이 한층 재미있어 졌네요...
감사드리구요...
흥행 신경쓰지 마시구용....
혹여나 흥행에 실패하셔도...
럭셔리한 관객이 많타는것을 유념하시구....
19금이 아닌...
모스트스럽게 유머가 있는 투미래님의 글에 찬사를 보냅니다...
늘 축복이 가득해서
매일 매일 꽃길이시기를요^.^
ㅋㅋ....단골 고객님들 덕분에..ㅎㅎ
19금이 사실은 제 전공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