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직접판매 시장 전면 개방 임박
“다단계판매 허용 초안 나와…직소 라이선스 발급 재개 움직임”다단계판매 전면 개방 시 ‘부업’ 기회 제공할 듯
중국이 다단계판매(전소)를 허용하고 방문판매(직소) 라이선스 발급을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대 소비 시장인 중국의 규제 개혁 방향이 완화 쪽으로 가닥을 잡는다면 해외 시장 개척을 염두에 둔 국내 기업에게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4억 명의 인구를 가진 중국은 인맥을 뜻하는 ‘.시’ 문화가 관행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직접판매를 하기에 적합한 국가로 꼽힌다.
중국, 한국·말레이시아 참고해 개방 준비
중국은 직접판매 세계 3위 시장 한국과 6위 말레이시아의 규제, 사업환경 등을 참고해 다단계판매 시장 개방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1일 한국직접판매산업협회(이하 직판협회)를 방문한 중국대표단은 양국의 직접판매산업 현황과 관련 법제에 대해 논의했다.
중국 대표단은 주종량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 부국장(중국 대표단장), 리하오용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1급 조연원, 츠신신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2급 조연원, 비시요우 텐진시 시장감독관리국 반부정당경쟁처 부처장 등으로, 주종량 부국장은 역대 한국을 방문한 직접판매 관리 부문 최고위급 인사다. 이들 중국 대표단은 공정거래위원회, 애터미, 아모레퍼시픽 등을 방문했고 피엠인터내셔널코리아, 아모레퍼시픽 판매원들과도 면담했다.
이들과 동행한 김태오 직판협회 사무국장은 “이미 작년부터 다단계판매를 허용하는 초안이 나왔다고 들었고, 10월 15~16일 상하이에서 열린 ‘직접판매 감독과 집행 심포지엄(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가격감독경쟁국 주최)’에서도 이와 관련된 얘기가 있었다”며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3년 이내에 직접판매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으나 방문판매만 허가해 완전한 개방은 이뤄지지 않았고 이후 업계에서 다단계판매 시장 개방을 꾸준히 건의해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소비와 유통 활성화를 위해 직접판매를 개방하여 일자리를 창출하고, 부업 수익 기회를 제공하며, 중국 다단계판매 기업이 성장하면 한국과 미국 등지로 진출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지난 10월 28일에는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직접판매 규제 기관인 국내유통및소비자부(KPDN)를 찾아 직접판매산업 정보 공유 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중국은 1998년 ‘다단계 활동금지에 관한 통지’를 발표해 모든 다단계판매를 금지했고, 2005년 ‘직소관리조례(直.管理.例)’와 ‘금지전소조례(禁止...例)’를 반포해 현재는 방문판매(직소)만 허용하고 있다. 중국 관계자들은 직소 허용을 위해 2004년에도 직판협회와 공정거래위원회를 방문한 바 있다.
중국 매체, 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6년 만에 직소 라이선스 승인을 재개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11월 12일 현재 직소 라이선스를 취득한 기업은 총 88개사이며, 가장 최근 라이선스를 취득한 곳은 홍콩기업 ‘헨더슨 데일리 헬스 프로덕츠(2018년 1월 19일)’이다. 한국 기업으로는 아모레퍼시픽(2010년), 풀무원(2015년) 등 2곳이 직소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태오 사무국장은 “직소 라이선스를 다시 내준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있었던 것이지만 직소 라이선스를 다시 내주기 시작할지, 다단계판매를 합법화해 기존 직소 라이선스를 전환할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짚었다.
중국에서 직소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5년간 위법 기록이 없어야 하고, 자본금 8,000만 위안(약 155억 원)이 필요하다. 외국 기업의 경우 중국 이외 국가에서 3년 이상 직접판매 영업을 한 기록이 있어야 한다. 후원수당 지급률은 30%로 제한된다. 참고로 중국의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법과 규정을 집행하는 기관이고, 상무부는 정책과 법을 제정하는 기관이다.
침체된 중국 시장, 다단계 개방으로 전환점 맞나?
중국의 직소 시장은 지난 2019년 취엔지엔 사태 이후 급격히 쪼그라든 상태다. 이 사건은 직소기업 취엔지엔이 “건강식품이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허위 광고로 인해 시작된 사건으로, 한 아버지가 4살 딸에게 제품을 먹였다가 사망하면서 여론이 악화됐고 당국의 조사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취엔지엔이 중국에서는 금지된 다단계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한 사실까지 드러나 회장과 임원들이 체포되었고, 회장은 지난 2020년 징역 9년과 5,000만 위안(약 97억 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이후 중국 정부는 2019년 1월부터 100일간 건강식품을 취급하는 모든 회사를 전면조사하면서 직소기업도 큰 타격을 받았다.
그럼에도 중국의 직접판매 시장은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직접판매세계연맹(WFDSA)에 따르면 중국의 직접판매 시장 규모는 2018년 357억 달러로 세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취엔지엔 사태 이후인 2020년에는 192억 달러로 급감했고, 2023년에는 150억 달러로 줄어들어 4위로 밀려났으나 다단계판매 시장을 개방한다면 재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기업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중국의 법이 개정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한국 진출을 계획하는 중국 기업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이미 중국 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다단계판매가 허용될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고, 법이 바뀌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중국은 정확한 시기를 밝히면서 다단계판매 시장을 전면 개방하겠다고 미리 말할 리는 절대 없을 것”이라면서도 “중국 대표단이 한국에 왔을 때 한국의 여러 가지 제도적인 부분을 참고했으며 전면 개방을 위한 가시적인 조치가 곧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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