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한데 비는 내리고~ -김점곤-

[웹총무]

ㆍ작성자	김점곤
ㆍ작성일	2010-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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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조회: 1071  

야심한데 비는 내리고~


진해만의 칼치낚시는 하루 2번에 걸쳐 이루어진다.

저녁 7시부터 밤 12시까지가 1부라면 새벽 1시부터
아침 6시까지가 2부라고 할 수 있다.선장은 1부 낚시가
끝나 손님들을 항구에 내려다 주고 다시 2부 손님을
태워 밤새도록 낚시를 하는 것이다.

선비가 4만원인데 지난번에 보니 어떤 사람은 내쳐
한밤을 꼬박 세워 밤새도록 낚시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경우는 선비가 7만원이니 만원을 할인받은 쎔이다.

지난주는 1부 낚시를 했었는데 선장 얘기는 2부에서
더 잘 잡힌다고 했고 지난주 낚시의 저조한 조과에 따른
아쉬움을 덜기도 하고 퍼득이는 칼치의 은백색 율동이
눈앞에 삼삼하여 그제 저녁 기어코 출조를 하였는데........

일기예보에도 없던 가랑비와 동행하여 낚시가게에
도착해 보니 선장부인 왈 낚시꾼이 단둘이란다.
선비 8만원에 밤을 세울 선장을 생각하니 그동안 돈도
잘 벌 것 같고 해서 팔자 편한줄 알았던 선장이 갑자기
좀 안쓰러워 보이고 어디든 먹고 사는게 그리 녹록치는
않을거란 생각이 들더먼~

12시 20여분에 배를 타니 벌써 타고 있던 낚시꾼과 선장이
나를 반기는데 이 양반 어제밤에도 낚시를 했다고 하네~
살다 보면 나보다 미친 놈 꽤나 많아~

빗줄기는 점점 굵어지고 어설픈 손놀림으로 장비 3대를
펴고 나니 우의 밑으로 타고 흐르는 빗물에 그새 바지랑
신발이 말이 아니네~

이 야심한 밤에 뭐하는 짓인가 생각하니 한편 한심하기도
했지만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달고 사는 우리 또래가
한번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는 것도 정신건강상
좋을 듯하고 그래야만 이 고단한 삶의 일상을 계속 견뎌낼
힘을 얻을거란 생각도 들더라~

각설하고~

나 빼놓고 칼치 낚는 모습이 보이니 은근히 조바심은 나는데
智者樂水이라고 하더니 낚시꾼은 인자는 못되나 보네~
지리하게 내리는 비는 새벽 3시가 넘어서야 그쳤고 그동안
1마리만 잡고 심통은 나있는데 훤히 밝은 수면 가까이로
도다리 한마리가 유유히 헤엄치길래 선장을 불렀더니 뜰채로
건져올려서 나를 주네.

몸에 점점이 박혀 있는 이시가리로 1키로에 20만원은 족히
한다고 하니 비맞고 버틴 보람은 있었나 보다.
여기 저기 대에서 입질은 빈번한데 챔질을 하면 매번 허탕이라
칼치 낚시 초보의 설움을 절실히 느끼는데 수면 위로 펄쩍 펄쩍
뛰는 칼치들은 약을 올리는 듯~

조금 요령을 알게 되어 칼치 몇마리를 올리는 중에 삼치랑
전갱이도 마릿수를 거드는데 아침이 가까운 듯 주변이 그예
밝아오기 시작하누만~

시간은 어느덧 6시를 넘고 선장의 철수 소리에 장비를 챙기고
자리에 앉으니 그제서야 온몸에 나른한 기운이 감돈다.
항구에 도착하니 옆 낚시가게의 낚시배엔 10여명이 타 있는데
단 둘만 태우고 밤새 고생한 우리 선장 속 꽤나 썩었겠다.

차를 타고 캔커피 한통 마시고 운전을 하니 40키로도 안되는
길이 왜 이리도 길게 느껴지는지~
오전중 바쁜 일을 마치고 한숨 자고 일어나니 우리 소장이
그새 칼치랑 이시가리를 회로 떠 왔는데 수면부족이라 뭔맛
인지도 모르겠더라~

11월초까지 칼치낚시는 계속 된다고 하니 언제 또 갈진 모르지만
오늘 낮에도 낚시 장비를 점검한 걸 보면 조만간 몇번은 더
다녀오지 싶다. 대학생 시절에 거제도 여행중 만난 아저씨가
한 말 " 여자가 낚시만큼 재미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가
생각나누만~~

박실장 2010-09-16 18:49	물을 즐기지만 칼치가 노는 수심을 못맞춘 智者야, 칼치 마음이 되어 물속에서 칼치랑 놀아야.. 칼치를 만나면 칼치랑 놀고, 도다리를 만나면 도다리랑 노는 너가 道人이다. 낚시배 선장의 아픈 마음을 헤아리니 너는 仁者이기도하다.. @@

류석관 2010-09-16 18:49	붕어찜 맛을 대부분 알겠지만 주위에 손맛만 보고 붕어를 다시 놓아주는 사람들이 있다.크던 작던.... 그 손 맛 조차 포기하고 바늘  없이 낚시한 강태공은 무엇을 낚을려고 낚시터에 앉아 있었을까.

변동수 2010-09-17 11:04	려자가 낚시보다 재밌는데....ㅋ

하병두 2010-09-17 11:56

언제나 두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