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좋은 습관이 하나 있다면
하루가 지나기 전에 해야할 일은 해버리는 것이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온갖 구실을 다 대어 미루기를 좋아했던 나였다.
지금 나의 삶이 그런대로 행복하다면
이런 습관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을 것 같다.
사과와 용서......하루가 지나기 전에.....
아이들과의 관계가 좋아진 이유도 바로 그것이었다.
어제 전남(순천) 지역 벗 모임이 있었다.
하루가 지나기 전에 모임 후기를 쓰려고(써버리려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지금 시각은 (어디 보자) 새벽 4시 5분.
어제 모임은 한 마디로 짧고 유쾌했다.
모임의 길이가 전에 비해 짧았던 것은 식사 후 무료로 제공 받곤 했던
식당주인이 경영하는 찻집에서의 시간이 생략된 탓이었다.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그 공간을 선점 당한 것이었다.
그 내부 공간보다 좋은 뜨락이 있었지만 날씨가 쌀쌀했다.
우린 아쉽지만 그만 헤어지기로 했다.
아니, 아쉬움이 없는 유쾌한 만남이었다.
우린 식당 앞에서 순천 순천 파이팅! 까지 외치고(안 하던 짓까지 하고)
야외에서의 모임이 가능한 4월의 밤을 기약하며 쿨하게 헤어졌다.
어제 아침 8시 44분에 허성균 (교장)샘의 전화를 받았다.
예예.. 알았어요...지금 조회 중이네요. 예. 그럼 4월에 뵈요.
그로부터 약 2시간 뒤인 10시 58분(휴대폰에 찍힌 시간임) 조응현 샘에게 문자가 왔다.
저가 갑자기 서울 와서 오늘 참석 못할 것 같습니다. 예...다음에 뵙게요^^
그로부터 하루 전에는 장은하 샘과 통화했는데...이혜숙 샘이 갑자기 일이 생겨서...헐!
나는 이혜숙 샘이 조금 늦게라도 참석했으면 하는 마음을 장은하 샘께 전했고
장은하샘은 이혜숙 샘께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한다.
오늘 허성균 샘이랑 조응현 샘이랑 멀리서 오시니까 늦게라고 꼭 오세요!! 헐!
(어제 이혜숙 샘은 늦게나마 모임에 참석하셨다!)
어제 반가운 손님이 한 분 모임에 참석하셨다.
학교너머 임경환 샘......
닉네임도, 지금 근무하시는 직장 이름도 학교너머란다.
벗 모임 공지 글에다 댓글을 달았는데.....깍두기로 참석해도 되나요?
난 깍두기가 조폭의 또 다른 이름인 줄만 알았다.
헌데 그런 또 다른 뜻이 있었나보다.
이 편에서도 끼어주고 저 편에도 끼어주는 그런......
어제 모임은 그 깍두기님로 인해 풍성한 모임이 되었다.
학교너머를 사유해보는......그것은 우리 <벗>의 정체성과도 관련된 일이었으니.
청소년이 곧 학생인, 학생이 아닌 청소년은 탈학교의 문제적 존재로만 인식되고 있는
이런 강고한 현실에 균열을 낼 필요가 있음을 공감했다.
그런 얘기가 자연스럽게 <벗>의 최신간인 이혁규 샘의 <수업>의 독후감으로 이어졌고
‘낯설게 보기’, ‘혹은 익숙한 것들로부터의 결별’이라는 멋진 시구 같기도 한,
하지만 이 시대에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덕목이랄까 시선이랄까
아니면 무기랄까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고갔다.
어제 우린, 벗에서 출간한 열권의 책에 대한 이야기를 깊이 있게 나누지는 못했다.
다만, 벗에서 출간한 책을 적극적으로 읽고 주변에 알리는 작업을 게을리 하지 말자는 다짐
(이때 문진숙 벗의 눈빛이 빛났음! 혹시라도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전국 벗들의 눈빛도 빛날 수 있기를!)과 함께 낭만샘이 선물 내지는 숙제로 전해준 한 권의 책을 가슴에 안고 돌아갔다.
4월의 모임이 풍성해질 것을 믿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제 모임의 백미는 지방에서 진행하게 될 <불온교사양성과정> 논의였다.
타이틀이 조금 부담스럽다면 교육포럼이나 다른 적절한 이름으로 바꿀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하루만의 강연이 아닌, 뭔가 가슴에서 한 자락의 바람이 일 수 있는
그 바람이 우리의 삶의 지형도를 바꿀 수 있는....그 정도의 무게를 지닌(너무 표현만 좋은 거 아니야?) 모임을 꾸리자는 것이 장은하 샘이 제안하고, 형근혜 샘이 가지를 치고
불청객 깍두기에서 순천 벗 모임 정식 회원이 된(잠시 유럽 순방을 마치고 9월부터 합류하기로 함) 학교너머 임경환 샘이 화룡점정을 한, 우리 모두의 중론이었다.
(올해 고흥 녹동고로 발령을 받은 박효수샘과 상의하여 순천청소년 축제와의 연대도 모색하기로함.)
대강의 그림은 이러하다.
1) 한 꼭지의 강의가 아닌 4회 이상의 한 과정으로서의 교육 포럼을 기획한다.
2) 주제는 청소년의 인권문제와 더불어 학교너머에 대한 사유.
3) 강사는 청소년 인권 전문 젊은 강사와 청중들에게 친숙한 중후한 강사를 더불어 초빙 하여 신선하면
서도 너무 낯설지 않은 마당이 되도록 한다.
4) 일정은 9월로 잠정적으로 잡았는데 추석 연휴가 끼어 있어서 다시 논의하기로 함.
5) 순천 청소년 축제, 순천 지역 탈핵 시민연대, 4월에 출범하는 순천언론협동조합, 전교조 순천지회와 연대하여 진행한다.
6) 일방적인 강의보다는 청중이 적극 개입하고 참여할수 있는 연수 구조를 모색한다.
-청소년 청중과 교사 학부모를 비롯한 일반시민 청중과의 만남(대화나 토론)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한
다.(형근혜 샘 제안)
-강연은 3회로 하고 마지막 회는 분과별로 모여 토론을 하는 식으로 진행한다(임경환샘 제안)
마지막으로 기쁜 소식 한 가지...문수현 샘이 올해는 담임(야자)에서 탈출하여 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실 수 있게 되었다. 이혜숙 샘도 학교를 옮길 예정이었는데 낭만샘의 심리적인 방해공작으로 순천에 계속 남게 되었다. 어제 3월 모임에는 라헬 형근혜, 샤론 문진숙, 은하수 장은하, 문수보살 문수현, 꿈꾸는 섬 이혜숙, 학교너머 임경환, 낭만샘 안준철 이렇게 7명이 참석하였다.
이상 끝. 한 시간이라도 자자........
(부족한 부분은......댓글로 채워주삼!)
첫댓글 쌤 잘 지내고 계시죠? 보고 싶어요^^
순천에는 봄이 왔겠지요?포천은 며칠전 눈발도 제법 날리고...아직 내복과 오리털이 필요하답니다^^
신나샘이 왜 나를...했더니 신나아~내셨군요. 저도 보고 싶어요. 신나샘께는 비밀.....감기조심하시구요.^^
우와!! 새벽 4시에 쓰기 시작하셨으면 출근에 지장있진 않으실까요? 저도 부산 벗모임을 찻집에서 하면 어떨까 제안을 해 봅니다. 술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섭섭하시겠지만, 전 술 안먹고 다양하게 이야기하는게 더 좋더라구요. 술 별로 안먹는 사람의 의견도 조금 반영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듭니다. ㅎㅎ
한 잠 자고 일어나 할 것 다하고 출근 대기 5분 전.....집에서 학교까지 길가에 핀 꽃에게 인사하면서 걸어가도 10분 남짓이니 걱정 없음다!! 감사!!
깍두기! 정말 오랜만에 듣는 말이네요... 어릴 적 저희 동네에서는 인원수가 맞지 않거나 나이가 어릴 때 "깍두기로 끼워줄께"라는 표현을 썼지요. 근데 하필이면 왜 깍두길까요? ㅋㅋ
저도 그게 궁금하답니다.^^
ㅎㅎ 심리적 방해공작... 굉장했을 것 같군요. 샘들은 절대 순천을 벗어날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할 듯...
사실은 그냥 해본 말인데.....이혜숙샘이 좋은 것이 제게도 좋은 것이니까. 하지만 순천에 계속 남게 되었다는 말을 들었을 땐 표정 관리(전화니까 음성관리?)를 해야만 했다네.
지역에서의 '불온한' 과정을 시도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하네요.
역시 순천 좋아요.
꼭 성사되어 지역에서부터 교육담론이 풍성해졌으면 싶네요.
사무실에서 벗이야기 1.2월호 홍보자료를 보내주어서 열심히 홍보하고 있네요.
선물로 <수업>을 받았구요.
518교사연수는 반응이 좋아서 신청자가 거의 다 찼네요.
전남샘들이 많이 참여했으면 싶었는데,,, 지역에서부터 자기 인식을 잘해야 할 것 같아서요.
참,,, 나주지회장 맡았네요. 일에서 벗어나기 힘든 팔자인가 봐요.(오늘 지부집행위 가야 합니다)
지회장 맡으셨군요. 분주함 속에서의 평화.......누리시길!! 518연수 때 뵈요!!
참석못해서 미안한데, 후기를 읽으니 더욱 서운하기도 하고. 모임을 금요일 저녁에 잡아주시면 더 좋을 것 같고요. 지금은 학교를 옮겨서 힘들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가고자 합니다. 이곳 아이들은 참으로 어렵고 힘든 환경에서도 순박하고 착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매일매일 즐겁습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가르침의 본류로 들어가는 듯 합니다. 젊은 시절 너무 급하게 가르쳤다는 생각, 조금은 빛나려고 애썼다는 생각도 있었고....
청소년축제는 변함 없이 하고 있으니 같이 도와가면 할 일이 많겠네요.
어렵겠지만 이쪽으로 원정 모임도 고려하시고...ㅋㅋㅋ
금요일이라....그땐 효수샘이 순천에 오는 대신 몇 분이 집으로 가야하고.....어쩌나...몇 번 논의 끝에 목요일로 정했다오. 월례 모임 참석이 어려우면 우선 전화나 온라인 상의로 자주 소통하고 인문학 강좌할 때도 자주 가보겠네. 순박한 아이들에게 많이 배우고 있는 모습 눈에 선하네. 참 좋은 일이네. 원정 모임 고려해보겠네. 까짓거야 뭐!!
금요일 저녁으로 모임을 잡으면 저도 한 번 쯤은 참석이 가능할 지도...ㅎㅎ
한 달은 목요일 다음 달은 금요일 그렇게 할까요? 고민해볼게요....
낭만쌤 참 바지런하시네요~ 저도 모임 후기를 써서 올릴까 마음만 먹다가 미뤄두었는데ㅎㅎㅎ 너무 완벽하게 상황을 재현해 주셔서 딱히 보충할 만한 것은 없고요. 저의 개인적인 후기를 댓글로 달아보겠습니다. 아~ 저는 다음 아이디가 두 개인데, 하나는 학교너머 단체 아이디이고, 하나는 제 개인 아이디입니다. 제 개인 아이디로 가입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이제부터 차차(임경환)로 활동하겠습니다.
처음 낯선 자리에 가는 일은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처음이 지나면 훨 쉬워질 것을 알면서도 불구하고 처음 만나기 전에는 설레임, 쑥스러움이 함께 한다. 6시 30분에 만나기로 했는데, 6시 20분 쯤 그 곳에 나는 도착했다. 쑥스러워서
주위를 뱅뱅 돌고 있었는데, 마침 낭만 선생님이 전화를 주셨다. 어찌나 그 전화가 반갑던지^^ 그 전화를 받고 약간 용기가 나서 모임 장소에 들어갔다. 여러 명의 선생님이 모여 있을 줄 알았는데, 다행인지(?) 낭만 선생님 혼자 계셨다. 여러 분이 계셨으면 어색했을 것 같은데 혼자 계셔서 다른 선생님을 만나기 전에 낭만 선생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책으로만 뵀던 저자를 바로 앞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좀 신기했다. 그것도 신기한데, 낭만 선생님은 자신이 직접 쓴 책을 선물로 주셨다. 친필 사인과 함께~ 낭만 선생님과 장수, 학교너머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형근혜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한분 한분 시간을 두고
들어오셨고, 이럴 때마다 낭만 선생님이 친절하게도 소개를 해 주셔서 무사히 이 모임에 연착륙 할 수 있었다. 모임에 참석해 주신 다른 선생님들도 낯선 존재에 대해 쉽게 마음을 열어주시고 환대해 주셔서 오래 전부터 내가 함께 한 모임 같았다.환대해 주신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모두가 환대를 해 주셔서인지 '깍두기'인 주제에 여러 가지 제안도 하고 그랬었다. 다행히 이런 제안이 논의가 풍성해지는데 도움이 되었다니 감사할 따름이다. 그런데 막상 제안을 해 놓고 9월에나 참석한다고 하니 좀 죄송스러웠다. 말만 늘어놓고 책임을 못 진 사람이 된 것 같아서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긴 했지만, 갔다 와서 열심히 하면
되겠지하고 무거운 마음을 내려 놓았다. 아 그리고 오늘은 처음 나온 사람이고, 하고 있는 일이 다른 선생님들과 달라서인지 학교너머 얘기를 많이 할 수 밖에 없었다. 학교너머라는 이름으로, 학교너머 이야기를 학교에 계신 선생님들과 이야기 할 때는 약간 조심스럽다. 혹여나 학교너머라는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학교를 넘어야 된다는 말이 학교를 부정하는 뉘앙스가 있어서... 혹시 그런 뉘앙스로 이야기하고 있진 않은지... 만약 그랬다면 양해바랍니다^^ 제 느낌이지만 이 자리에서는 모든 것들이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여서 잘 녹아들어간 것 같습니다.^^ (착각인가?ㅎㅎ) 다음에는 선생님들 이야기를 더 많이 듣도록 하겠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차를 마시는 시간이 있었더라면 다른 선생님들 이야기를 좀더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약간 아쉬었던 것은 다른 선생님들 개개인의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는 것~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일이니까 다음을 기약해 봐야겠죠~ 식사를 마치고 나와서 서로 손을 모아서 순천 화이팅을 외칠 때는 다시 대학생이 된 느낌이었습니다. 야학 동아리 사람들과 어깨동무하고 교가를 부르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깍두기여서 밥도 공짜로 얻어 먹고, 일일찻집 주점 티켓도 사려고 했는데 말려 주시고 ㅋㅋ 어쨋든 재미있는 자리였습니다. 8월까지는 유럽 탐방 때문에 참석하지 못해 아쉽지만 더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환대해 주시고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처음 본 순간부터 친밀감이 느껴져서 거리감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사귀시는 분이 순천에 계셔서 일찍 보내드리면서 덜 미안했습니다. 9월 무렵 다시 오시면 그땐 제 가을 노래 자주 들으실 거에요. 유럽 여행 잘 하시고 가끔씩 까페에 여행이야기 들려주세요. 또 뵙게요!!
먼저 임경환선생님 환영합니다!! 안선생님 후기를 읽다 보니 참석하려고 했다가 갑자기 불참하게 되었던 형편이 아쉽네요. 선물 못 받은 건 더더욱 아깝고요.ㅎㅎ 4월에 기회를 잡아야지----- ㅎㅎ 4월에 교육포럼 준비에 대한 이야기가 좀 더 진행되겠군요.
사월에는 식사하고 뜨락에서 이야기 길게해요. 포럼 이야기 더 진전시키고요. 샘이 오시지 않는다고 해서 얼마나 낙담을 했는지 모른답니다. 샘이 계셔야 제가 뒤로 좀 물러나 있을 수 있으니까요. 어젠 후기에는 쓰지 않은 별 이야기 다 했답니다. 교무실 책상에 올라가 발길질하며 싸운 일 등 하하하........나중에 얘기해드릴게요.^^
이렇게 멋진 후기를 남겨주시다니 무진장 감사해요.......임경환샘의 학교너머의 이야기도 너무 신선했고 ....봄빛을 닮아 더욱 환해진 벗들을 간만에 만날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포럼?.....일 벌리는데는 선수급임당......ㅎㅎ
입 벌린 것이 어딘데요? 책임은 같이 지면 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