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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국내 여행지는 어딘가? 많은 이들이 아마 제주도를 떠올릴 것이라 확신한다. 푸른 바다와 한적한 정경을 자랑하는 제주는 오랫동안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국내 여행지이다. 이런 제주도를 여행하는 데 있어 보다 만족스러운 여행이 되길 바라며 필자가 방문한 제주도 맛집 중 가장 인상 깊었던 4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지갑사정이 평안하다면 매일 일정의 마무리를 이 곳에서 하길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우리가 먹은 건 다름아닌 양곱창 모듬. 특양, 곱창, 막창, 대창, 차돌박이가 나온다. 웨이팅 시 가게 안을 가득 메운 향긋한 냄새에 정신을 반쯤 잃었을 와중 양념에 버물린 뽀얀 곱창을 마주하는 순간 나는 그 자리에 바로 주저앉을뻔했다. 그중 나를 가장 힘들게 한건 고소한 맛이 일품인 곱창과 입안에서 그대로 사라지는 마법을 보여주는 대창.
아쉽게도 우린 한판만 해치운 후 동치미국수로 입가심하며 아쉬움을 달래야했지만 재방문시 얼큰한 곱창전골에 볶음밥까지, 완벽한 마무리를 짓고 오리라 다짐한다. 이모님들께서 빠르게 돌아가시며 불판위에 놓인 아이들을 케어해주신 덕분에 마지막까지 완벽한 상태의 맛을 즐기다 올 수 있다. 아참, 가게가 협소한탓에 어느정도 웨이팅은 감안하고 가자.
Info. 규태네 양곱창
T. 064-747-6862
제주시 노연로 55
매일 16:30 - 24:00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 휴무
육해공의 향연을 그릇째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새빨간 국물 위 살이 알차게 붙은 갈비들이 무심하게 올려진 짬뽕 한 그릇은 감동 그 자체다. 속을 헤집어보면 녹색 면들이 등장하는데 어찌나 인심이 좋은지 양이 상당히 푸짐하다.
갈빗살에 간도 맛있게 베여있어, 내가 짬뽕집에 온 것인지 갈빗집에 온 것인지 혼란이 올 정도다.갈비 한입 짬뽕 한입 번갈아 먹다 보면 이것들을 한 번에 즐길 수 없다는 사실에 답답해진다. 처음으로 내가 양손잡이가 아님에 한탄을 했다.
깐풍육도 주문했는데 이 또한 일품이다. 달짝찌근한 양념에 바삭한 튀김옷 속 고기. 자연스레 탕수육도 궁금해지는 맛이었다. 이 집의 또 한 가지 매력은 중화요리를 먹고 난 후 붓는 느낌이 일절 없다는 것이다. 맛, 가격, 양 세 박자를 다 갖춘 이곳에 필히 방문하길 권장한다. 필자는 공항 가기 전 태풍을 뚫고 방문을 했지만 하필 휴무날이었다. 식당 방문 전 휴무는 필수로 체크하자!
Info. 짬뽕에 취한날
T. 070-8227-2335
제주시 귀아랑2길 4
매일 11:00 - 20:30 Break time 15:00~17:00
일요일 휴무
정말 잘 어울리는 선남선녀 부부가 운영하는 브런치 가게. 아내분은 요리를 하고 남편분은 음료를 만든다. 배고픈 탓에 슬그머니 주방 쪽을 쳐다보면 영화 속 한 장면을 보고 있는것 같은 감성에 젖어든다. 제주살이 중 눈이 맞아 결혼을 하셨다는데 좋아하는 공간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일을 한다는 자체가 참으로 따스하고 행복해 보였다.
내 기준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는 에그베네틱트다. 베이컨, 연어 둘 다 먹어봤지만 둘 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최고다. 수란을 터트린 후 빵을 반으로 잘라 입안에 넣으면 이곳이 바로 천국이다. 아보카도를 좋아한다면 아보카도 에그 베네딕트를 추천한다. 음료는 한라봉 에이드와 피치 에이드를 마셨는데 사장님께서 직접 청을 담그셨는지 안에 과일도 많이 씹히는 게 정말 맛있었다.
제주살이 했던 친구를 기억해주시고 서비스로 음료와 나갈 때 젤리까지 챙겨주셔서 참 감사했다. 미모만큼이나 마음도 정말 이쁘셨던 사장님. 한적한 동네에 함께 여행 간 사람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기분 좋은 브런치를 즐기고 싶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Info. 수카사
T. 064-782-0264
제주시 구좌읍 행원로9길 11
매일 10:00 - 15:00 금 휴무, 노키즈존, 마지막 주문 15시, 최대 4인
'떡볶이는 엽떡만이 최고다'라는 생각을 잊게 해준 곳. 무조건 차돌박이 즉석떡볶이에 튀김을 추가하고 마무리는 인원수대로 볶음밥을 주문하길 추천한다. 인원수대로. 기억하자. 튀김이 정말이지 일품인 곳이다. 내 인생을 통틀어 방문한 식당 중 가장 사장님이 친절하셨던 곳이다.
식당 이름의 유래가 참으로 재미난 곳이었다. 아무것도 없던 곳에 이 식당만 '떡하니' 생겨 가게이름을 '떡하니'로 했다는 곳. 둘러보니 정말 고즈넉한 시골에 떡하니와 위에 언급한 브런치 '수카사' 그리고 가게 한 곳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다른것들도 떡하니가 생긴 후에 지어졌다 하니 처음 개업을 할 때의 분위기가 금새 머리속에 그려졌다. 한적한 제주를 느끼며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알찬 한끼 식사를 하고 싶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Info. 떡하니
T. 010-4200-1566
제주시 구좌읍 행원로9길 9-5
매일 11:30 - 20:00 인스타그램 휴무 공지
떡하니에서 든든한 한 끼를 했다면 월정리 해변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초록 풀이 우거진 곳에 길 하나가 펼쳐져 있는데 그 끝자락에 이어진 해변을 향해 걷다 보면 선선한 바람이 괜스레 간지럽힌다. 혼자 생각 없이 걸으며 자연을 무한히 느낄 수 있는 나만의 비밀스러운 공간을 찾은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