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만물상
청군·백군 경쟁이 사라졌다...요즘 어린이들 운동회[만물상]
김민철 논설위원
입력 2023.05.04.
어린이 날을 하루 앞둔 4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연지초등학교에서 열린 운동회에 참가한 5학년 학생들이
대형 풍선 넘기기 경기를 하고 있다. /뉴시스
어릴 적 초등학교 운동회가 열리면 면 전체가 떠들썩했다. 지금은 전교생 60여 명인 소규모 학교지만 당시엔 학생 수가 1000명이 넘었다. 주민들까지 차려입고 참석해 넓은 운동장 외곽이 꽉 찼다. 문방구 아저씨도 피에로 가면을 쓰고 운동장 한쪽에 장난감을 늘어놓았다. 청군·백군으로 나뉘어 깃발을 흔들며 펼치는 응원전도 치열했다. 하이라이트인 달리기 계주를 시작하면 동네 사람들도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았다. 계주 선수로 뛰지 못하더라도 달리기에서 3등 안에 들면 손목에 찍어주는 도장을 자랑할 수 있었다.
/일러스트=박상훈
▶요즘 초등학교에서는 코로나 이후 4년 만에 돌아온 운동회가 한창이다. 그런데 운동회 풍경이 많이 달라졌다. 운동회 대행 업체도 등장했다. 초등학교에 여교사들이 많아지면서 만국기, 천막을 설치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사들에겐 안전 관리가 최우선이다. 하나같이 귀하게 자라는 아이들이라 안전의 중요성이 과거에 비할 바가 아니다. 학생 수가 줄면서 전교생이 수십 명에 불과한 학교가 늘자 여러 학교가 모여 연합 운동회를 하는 것도 새로운 풍경 중 하나다. 학생 수가 적으면 큰 공 굴리기 같은 단체 체육 활동을 하기 어렵다.
▶15년 전 딸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운동회에 갔더니 딸아이가 울고 있었다. 운동회 청·백군 종합 점수에서 자기 팀이 졌다고 했다. 요즘은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지금은 청군·백군으로 나누지도 않지만 나눈다고 해도 따로 점수를 집계하지 않는다. 경쟁에서 이기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 최근 교육 목표이기 때문이다. 학생들도 자기가 청군인지, 백군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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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운동회 풍경 중 가장 달라진 게 경쟁이 없어진 것이다. 순위를 정하는 달리기가 사라졌다. 달리기를 해도 같이 달리는 협력 달리기,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서 달리는 미션 달리기 등으로 순위가 드러나지 않게 만든다. ‘경쟁’은 다 금기 사항이다. 상품이 있으면 모두 같은 것을 주는 것이 기본이다. 전교조 영향과 학부모들 요구가 합쳐졌다고 한다.
▶운동(스포츠)은 경쟁이 본질이다. 경쟁이 없으면 스포츠가 아니다. 선진국들은 학생 스포츠를 통해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이겼을 때 겸허해하며, 졌을 때도 신사답게 승복하는 법을 가르친다. 경쟁은 힘들고 경쟁하지 않으면 편하다. 그러나 어느 쪽이 발전할지는 물어보나 마나다. 세상은 경쟁이 치열한 무대다. 결국 세상이란 무대에 나갈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논설실 논설위원
김민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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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자평 9
코메리안
2023.05.04 20:42:14
생산자는 없고 있는 것 바닥이 날 때까지 다 같이 균등하게 나눠 먹자는 공산사상 훈련이네요. 30년 후의 공상국가 대한민국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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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루션
2023.05.04 23:14:31
나약하고 무능해야 포퓰리즘을 펼치는 좌파정권에게 표를 준다. 국민의 영혼을 나라의 경쟁력을 무너뜨린다.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서. 그래 놓고는 지들끼리 해 ㅊㅓ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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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랭이야
2023.05.04 21:39:27
나약한 인간을 기르는 교육이 진정한 교육인지를 교육담당자들은 한번쯤 가슴에 발을 올리고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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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이어
2023.05.05 04:59:54
성인이 되어 직장에서 조차, 직무를 수행하지도 못하는 결정장애자를 양싱하는 단초이다.
Hope
2023.05.05 04:01:37
이제는 학교 운동회에서도 평등타령하는 좌파전교조의 사상과 이념이 들어 갔구나....경쟁없는 세상은 오로지 공산국가인데....그런데 김일성주의자들아 북조선도 엘리트를 육성하는 거 알고는 있느냐??? 도대체 저자들의 머리속은 온통 적화뿐이다....아이들이 우리의 미래다 이놈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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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곰
2023.05.05 00:46:56
다 같이 평등하게 가난하게 살자는 전교조와 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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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3.05.05 05:57:03
경쟁 없는 교육이나 운동은 태만과 퇴보를 부른다. 나라 미래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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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ardian 현
2023.05.05 05:08:39
남 자식들은 경쟁 하지 말라하고 제 자식들은 손쉽게 이기는 방법을 전수 하는게 전교조 식 아닌가 한다. 개인이 뭘하던 자유 아닌가 라고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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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toverse
2023.05.05 00:38:17
운동회에서만 경쟁을 없애면 다인가? 학교 생활 전체에서 없애진 못하고? 운동장에서 교실로 돌아오자마자 경쟁은 조장하고? 초등학교 의대반은 뭐고? 이런 모순되는 교육정책때문에 올바른 품성을 갖기도 어려운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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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
2023.05.05 05:22:07
이상한 이념에 묶인 자들이 웃긴다. 인간은 가치가 평등하지만, 능력이 균일하지는 않은 법이다. 공산주의 사상을 나는 배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