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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서칭상(倉舒秤象)
창서가 코끼리의 무게를 쟀다는 뜻으로, 어린 나이의 귀재를 말한다.
倉 : 곳집 창(人/8)
舒 : 펼 서(舌/6)
秤 : 저울 칭(禾/5)
象 : 코끼리 상(豕/4)
출전 : 삼국지(三國志) 卷20 위서(魏書) 무문세왕공전(武文世王公傳)
삼국지(三國志) 卷20 위서(魏書)에 조조(曹操)의 여덟 번째 아들 조충(曹沖)의 이야기가 다음과 같이 전해진다.
등애왕(鄧哀王) 조충(曹沖)은 자가 창서(倉舒)이다. 어렸을 때 총명하고 재지가 특출해, 대여섯 살 때에는 지혜와 모략이 미치는 바가 성인의 지혜와 같을 정도였다.
그 당시 손권이 커다란 코끼리를 보내왔는데, 조조(太祖)는 무게가 알고 싶어 신하들에게 물어 보았으나 모두들 그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없었는데, 조충이 말했다. “코끼리를 큰 배에 올려놓고, 물이 올라온 흔적을 칼로 그어 두고 같은 양의 물체를 배에 올려놓아 재어 보면 무게를 알 수 있을 것 입니다.”
時孫權曾致巨象, 太祖欲知其斤重, 訪之群下, 咸莫能出其理. 沖曰 : 置象大船之上, 而刻其水痕所至, 稱物以載之, 則校可知矣.
조조는 매우 기뻐하며 즉시 시험 삼아 했다. 이때는 군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이 많았으므로, 형벌을 적용하는데 있어서 매우 엄하고 가혹했다.
조조의 말안장이 창고에 있었는데, 쥐가 이를 갉아먹자, 창고 관리자는 반드시 죽게 될 것이라고 두려워했다. 상의 끝에 손을 뒤로 묶어 자수하려고 했지만, 사면되지 못할까 봐 두려워했다.
조충이 그에게 말했다. “3일만 기다렸다가 정오에 자수하라.”
조충은 칼로 자신의 홑옷(單衣)을 찢어 쥐가 물어뜯은 것처럼 하고, 거짓으로 실의에 빠진 것처럼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게 했다. 조조가 그 원인을 물으니, 조충이 대답했다. “세속에서는 쥐가 옷을 물어뜯으면 옷 주인이 불길하다고 합니다. 지금 저의 홑옷이 쥐에게 물어 뜯겼기 때문에 걱정하며 번뇌하는 것입니다.”
조조가 말했다. “그것은 허튼 소리니 걱정하지 말거라.”
잠시 후, 창고 관리가 쥐가 말안장을 갉아먹었다고 하자. 조조는 웃으며 말했다. “내 아이의 옷이 제 곁에 있었는데도 쥐가 물어뜯었는데, 하물며 기둥에 걸려 있는 내 말안장임에야!”
어떤 사람의 죄인가를 하나도 묻지 않았다. 조충은 어질고 애정이 많고 식견이 넓었으므로, 일을 함에 있어서도 모두 이와 같았다. 무릇 마땅히 죽음의 형벌을 받아야만 하는데 조충이 일을 맡아 처리하였기 때문에 그에 의지하여 생명을 보존한 자가 앞뒤로 수십 명이나 되었다.
건안 12년(208)에 13살인 조충이 병에 걸렸는데, 조조는 친히 그를 위해 기원했다. 그가 죽자 조조는 매우 슬퍼했다.
문제(조비)가 조조를 너그럽게 위문했는데, 조조가 말했다. “그가 죽은 것은 나의 불행이지만, 그는 너희들과 왕위를 다툴 수 없으니, 그것은 너희들의 행운이다.”
[註]
손성(孫盛) : 춘추(春秋)의 뜻에 의하면 적자를 세울 경우에는 나이의 많음을 고려하지 현명함을 고려하지 않는다. 조충이 비록 살았더라도 적자로 세워질 수는 없는 노릇에, 하물며 죽었으니 왕권 다툼이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인데 그런 말을 하다니? 시경에 ‘말 함부로 하지 마라. 생각 없이 말하지 마라(無易由言)’고 했다. 위무제는 말을 너무 쉽게 한 것이다.
孫盛曰 : 春秋之義, 立嫡以長不以賢. 氵中雖存也猶不宜立, 況其既沒, 而發斯言乎? 詩云: 無易由言. 魏武其易之也.
조비(훗날의 위 문제)는 황제에 오른 후 “조충이 일찍 죽지 않았다면 나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하였는데 그만큼 조충은 조조에게는 큰 후광이었다.
태화 5년(231) 조충의 시호를 등애왕이라고 했다.
▶️ 倉(곳집 창)은 ❶상형문자로 仓(창)은 간자(簡字), 仺(창)은 고자(古字)이다. 쌀 창고(倉庫)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 쌀 창고에는 모양이 둥근 것과 사각(四角)의 것이 있고 창(倉)은 사각쪽이라고 한다. 창(倉)은 파랑색, 서두르다의 뜻에도 쓰이므로 옛날 사람은 갓 거두어 들인 곡물(穀物)을 서둘러 치우는 곳이 창(倉)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❷상형문자로 倉자는 '곳간'이나 '창고'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倉자는 人(사람 인)자와 戶(지게 호)자,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倉자는 人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사람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갑골문에 나온 倉자를 보면 지붕과 외닫이 문, 그리고 주춧돌이 함께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倉자는 본래 쌀이나 곡식을 보관하던 작은 창고를 그린 것이다. 그래서 倉자에 쓰인 人자는 지붕을 뜻하고 그 아래로는 외닫이 문(戶)과 주춧돌(口)이 표현됐다. 그래서 倉(창)은 (1)곳집 (2)옛날 거리에 섯던 장을 선혜청(宣惠廳)으로 옮겨셔 그 창고(倉庫)를 가겟방으로 쓰게 된 데서 생친 말이다. 서울 남대문(南大門)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곳집(곳간(庫間)으로 지은 집) ②창고(倉庫) ③옥사(獄舍) ④선창(船倉) ⑤바다 ⑥푸른색 ⑦꾀꼬리(까마귓과의 새) ⑧당황하다 ⑨푸르다 ⑩슬프다, 슬퍼하다 ⑪갑자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곳집 고(庫)이다. 용례로는 물건을 저장하거나 보관하는 건물을 창고(倉庫), 곳집에 쌓아 둔 곡식을 창곡(倉穀), 미처 어찌할 사이 없이 급작스러움을 창졸(倉卒), 곳집 안에 있는 곡물을 창속(倉粟), 쌀 창고와 금고를 창탕(倉帑), 창고의 일을 보면서 행하는 간사한 짓을 창간(倉奸), 창고를 보살피며 감시하는 사람을 창감(倉監), 창고에서 부리는 노복을 창노(倉奴), 곡식을 쌓아 두는 창고의 내부를 창방(倉房), 창고의 일을 맡아보는 벼슬아치를 두루 이르는 말을 창사(倉司), 창고로 쓰는 건물을 창사(倉舍), 창고의 일을 맡아보는 사람을 창색(倉色), 창고를 보호하기 위하여 주위에 둘러 쌓은 성을 창성(倉城), 창고의 곡식을 사사로이 소비하여 축내는 일을 창포(倉逋), 군대에서 규율을 어긴 자를 가두는 건물 또는 거기에 가두는 처벌을 영창(營倉), 쌀을 넣어 두는 곳집을 늠창(廩倉), 곡식이 많이 나는 곳 또는 곡식을 넣어 두는 창고를 곡창(穀倉), 배 안에 짐을 넣을 수 있도록 간간이 막아 놓은 간 또는 바닷가에 시설한 창고의 일종을 선창(船倉), 바닷물을 끓이어 소금을 만들 때에 쓰는 큰 가마를 염창(鹽倉), 쌀 창고를 유창(庾倉), 지방 각 고을에 있는 곳집을 외창(外倉), 창고의 문을 잠그고 단단히 봉함을 봉창(封倉), 산 속에 있는 창고를 산창(山倉), 각 주에 있는 창고를 주창(州倉), 어떤 사물이 오래도록 변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창씨고씨(倉氏庫氏), 미처 어찌할 수도 없는 사이를 일컫는 말을 창졸지간(倉卒之間) 등에 쓰인다.
▶️ 舒(펼 서)는 형성문자로 舍(사)와 음(音)을 나타내는 予(여, 서)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舒(서)는 ①펴다, 신장시키다(伸張--) ②퍼지다 ③흩다(한데 모였던 것을 따로따로 떨어지게 하다), 흩어지다 ④느리다 ⑤게으르다, 태만하다(怠慢--) ⑥천천하다 ⑦편안하다(便安--) ⑧나타내다, 드러내다 ⑨평평하다(平平--), 광활하다(廣闊--) ⑩상쾌하다(爽快--) ⑪소리 지르다 ⑫실마리 ⑬천천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펼 전(展), 내기 도(賭)이다. 용례로는 한가롭고 여유 있게 마음을 넉넉히 가짐을 서창(舒暢), 여유가 있고 풍아(風雅)한 모양을 서지(舒遲), 일의 급함과 완만함을 급서(急舒), 위세나 명성 따위를 널리 떨침을 진서(振舒), 마음을 평온히 가짐 또는 그 평온한 마음을 일컫는 말을 평심서기(平心舒氣) 등에 쓰인다.
▶️ 秤(저울 칭)은 형성문자로 稱(칭)의 속자(俗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벼 화(禾; 곡식)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벼를 손에 잡다(秉; 병)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平(평)으로 이루어졌다. 벼의 묵음을 손에 잡고 세다의 뜻이 있다. 稱(칭)과 같은 뜻으로 칭이라 한다. 그래서 秤(칭)은 무게 백근(百斤)을 이르는 말로 ①저울 ②열 다섯 근 ③저울질하다 ④무게를 달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저울대 한쪽에 걸거나 저울판에 올려놓는 일정한 무게의 쇠로 저울추를 칭추(秤錘), 저울의 한쪽 끝에 물건을 올려놓도록 둔 접시 모양의 그릇으로 저울판을 칭판(秤板), 저울에 관한 제도를 칭제(秤制), 저울대가 똑 바르게 멎은 것과 같이 한 쪽으로 기울거나 치우침이 없이 아주 공정함을 칭정(秤停), 가운데에 세운 줏대의 가로장 양 끝에 저울판이 달려 있는 저울의 한 가지를 천칭(天秤), 백 근까지 달 수 있는 큰 저울을 근칭(斤秤), 백 근까지 달 수 있는 큰 저울을 대칭(大秤), 일곱 근부터 서른 근까지를 다는 중간치의 저울을 중칭(中秤), 몹시 가벼운 물건의 무게를 달 때 쓰는 작은 저울을 소칭(小秤), 한 푼쭝으로부터 스무 냥쭝까지 다는 조그마한 저울을 분칭(分秤), 앉은뱅이 저울을 대칭(臺秤), 저울을 세게 다는 일을 고칭(高秤), 아르키메데스(Archimedes)의 원리를 이용하여 만든 비중을 재는 장치를 수칭(水秤), 저울대의 한 눈이 한 냥의 무게를 나타내는 저울을 양칭(兩秤), 금은 따위의 무게를 다는 데에 쓰는 작은 저울을 은칭(銀秤), 일본식 저울 또는 일본에서 만든 저울을 왜칭(倭秤), 가운데에 세운 줏대의 가로장 양 끝에 저울판이 달려 있는 저울의 한 가지를 천평칭(天平秤), 무과를 보일 때에 화살의 무게를 다는 일을 맡은 임시 벼슬 또는 그 벼슬아치를 칭전관(秤箭官), 고온도로 가열 중의 물체의 질량 변화를 직접 재는 장치를 열천칭(熱天秤), 피의자의 체중을 두 번 재어서 전후의 경중으로 죄의 유무를 판정하던 고대 인도 신판의 한 방법을 칭신판(秤神判), 태엽을 응용한 저울을 발조칭(發條秤), 경사진 지레의 원리를 이용한 저울을 경사칭(傾斜秤), 인칭 대명사에서 가장 낮추어 이르는 말로 곧 저, 소인, 너 등의 아주 낮춤말을 최비칭(最卑秤), 내 마음은 저울과 같다는 뜻으로 마음의 공평함을 이르는 말을 아심여칭(我心如秤) 등에 쓰인다.
▶️ 象(코끼리 상)은 ❶상형문자로 코끼리 모양으로 코와 귀의 특징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象자는 '코끼리'를 그린 글자이다. 象자는 단지 자형에 豕(돼지 시)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豕자 부수에 들어가 있지만 ‘돼지’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하면, 象자는 코가 긴 코끼리를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고대 중국에는 황하 유역까지 코끼리가 서식했었다. 그래서 象자는 고대 중국인들이 직접 코끼리를 보고 만든 글자이다. 중국의 많은 역사기록에도 코끼리에 관한 내용이 언급되어 있고 코끼리를 본뜬 여러 유물이 전해져 내려오는 것만을 봐도 코끼리는 고대 중국인들과 매우 가까운 동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은(殷)나라 이후 기후변화와 함께 농경문화가 확산하면서 코끼리의 개체 수는 급감하였고 지금은 동남아시아와 맞닿아 있는 일부 경계지역에서만 볼 수 있게 되었다. 코끼리가 일찍 사라져서인지 象자는 '코끼리'라는 뜻 외에도 '모습'이나 '형상'이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象(상)은 (1)장기 짝의 하나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코끼리 ②상아(象牙) ③꼴, 모양, 형상 ④얼굴 모양, 초상(肖像) ⑤법(法), 법제(法制) ⑥징후(徵候), 조짐(兆朕) ⑦도리(道理) ⑧점괘(占卦: 점을 쳐서 나오는 괘) ⑨통변(通辯) ⑩역법(曆法) ⑪통역관(通譯官) ⑫문궐(門闕: 교령을 게시하는 곳) ⑬무악(舞樂)의 이름, 춤의 이름 ⑭술잔 ⑮천상(天象: 천체가 변화하는 여러 현상) ⑯상징하다 ⑰유추하다 ⑱본뜨다, 그리다 ⑲표현하다 ⑳본받다 ㉑따르다 ㉒같다, 비슷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모양 형(形)이다. 용례로는 추상적인 사물을 구체화 하는 것을 상징(象徵), 사물의 형상을 본뜸을 상형(象形), 코끼리의 어금니를 상아(象牙), 코끼리가 끄는 수레를 상거(象車), 코끼리의 뼈를 상골(象骨), 용모가 공손함을 상공(象恭), 붓을 달리 일컫는 말을 상관(象管), 사람이 어떤 행위를 할 때 그 목적이 되는 사물이나 상대가 되는 사람을 대상(對象), 눈 앞에 나타나 보이는 사물의 형상을 현상(現象), 온갖 물건의 형상을 만상(萬象), 어떤 대상을 보거나 듣거나 하였을 때 그 대상이 사람의 마음에 주는 느낌을 인상(印象), 마음속에 떠오르는 직관적 인상을 심상(心象), 관찰할 수 있는 형체로 나타나는 사물이나 현상을 사상(事象), 코끼리는 상아가 있음으로 해서 죽음을 당한다는 뜻으로 많은 재물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도리어 화를 입음을 이르는 말을 상치분신(象齒焚身), 여러 맹인이 코끼리를 더듬는다는 뜻으로 즉 자기의 좁은 소견과 주관으로 사물을 그릇 판단함을 이르는 말을 군맹무상(群盲撫象), 형체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라는 뜻으로 천지간에 있는 모든 물체를 이르는 말을 유상무상(有象無象), 우주 안에 있는 온갖 사물과 현상을 이르는 말을 삼라만상(森羅萬象), 천하가 태평할 때는 이를 지적하여 말할 만한 형상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태평무상(太平無象)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