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깎기'라고 아무 생각없이 쓰려고 보니 왠지 어색해 보이는군.
'연필깎이'가 제대로 된 모양이군.
예전엔 주로 칼로 연필을 깎았다.
연필을 빙글빙글 돌려 가며 칼로 쓱싹쓱싹 밀어내듯이 깎고 나중엔 연필심을 뾰족하게 다듬었다.
물론 어렸을땐 칼로 연필 깎는게 참 어려웠다.
그때는 유명한 기차모양의 그 '하이샤파'를 썼지만 간혹 칼을 써야 할 경우엔 깎은 면이 매끄럽지 못해 여기저기 푹 패여 옴팡지고 연필심도 가늘고 뾰족하게 되지 않고 매부리코처럼 굽어지기 일쑤였다.
한때 실험실에 전동연필깎이가 있었다.
마치 제재소에서 목재 다듬는 기계처럼 연필을 집어 넣기만 하면 자동으로 위잉~ 하면서 연필이 깎아지는 기계.
게다가 연필심 굵기도 5단계로 저절할 수 있는 정말 편리한 기계였다.
하지만 잠시 손놀림이 늦거나 하면 연필을 사정없이 먹어 치우는 아주 매정한 녀석이었다.
그나마 한동안 잘 쓰고 있었는데, 이 녀석의 날이 무뎌졌는지 연필이 제대로 깎이지도 않고 깎인 면도 우둘투둘한게 영 볼품없었다.
그래서 다시 칼을 사용하던 중 문방구에서 작은 연필깎이를 발견했다.
아주 예전에도 있던 건데-어떤건 필통에 함께 붙어 있기도 했다-연필을 칼날이 들어 있는 구멍에 넣고서 손으로 빙빙 돌리면서 깎는 작은 연필깎이.
참 마음에 든다. 일단 그 크기가 작아서 좋고 연필도 잘 깎이고 손으로 천천히 돌리면 되니까 연필을 무자비하게 먹어치워버릴 염려도 없고.
게다가 가장 큰 장점은 연필을 칼로 깎을때 느낄 수 있는 그 사각사각하는 손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칼날이 무뎌질때 까지는 고장없이 쓸수도 있고. 게다가 가격도 저렴하고...
첫댓글 저도 옛것이 좋아요, 칼로 연필을 깍는것도, 옛날 하이샤퍄로 드르륵- 깍는것도..^^ 그러고보니 연필로 편지를 쓰던 때가 생각나네요..
저도 난데없이 2학기 시작하면서 굵은 미술용 톰보우 4B연필을 카터칼로 깎아가며 쓰고 있지요. 이유는 모르겠습니다만 나무냄새와 연필의 부드러운 감이 너무 좋아요. 공부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도 들고..ㅋㅋ 암튼 나이들어가면서 생기는 현상임에는 분명해보입니다. ㅋㅋ
깐돌이 먹고싶은_
전 어릴 때부터 70년대 노래가 좋았습니다. 제가 73년생인데두요. 중학교 때부터 현미의 보고싶은 얼굴이 애창곡이었던 저는 중학교 때부터 나이가 든 걸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