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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사랑방
 
 
 
카페 게시글
―‥‥남은 이야기 스크랩 두레를 향한 꿈
피안의 새 추천 0 조회 94 12.11.17 22:42 댓글 16
게시글 본문내용


들꽃사랑님이 보내주신 김장김치와 고구마 

마음까지 전해주는 우체국 택배... ㅎ 


가을걷이가 끝나고 정이 있는 이웃끼리 농작물이나 농작물로 만든 음식을 서로 나누며 조상님들께 

음식을 올리는 제를 지내는 것을 추석이라고 한다. 


여름 내내 땀흘려 일군 소출을 가지고 서로에게 나눌 줄 아는 지혜와 사랑을 지닌 민족이 바로 우리 

백의민족이며 그 것이 또 우리다운 정다운 사랑법인 것이다. 

심지어는 야생의 들짐승과 날짐승들에게도 고시레라는 

행위를 통하여 음식물을 나누었던 우리들이 정서는 몽고족이 지닌 습성 그대로 우리에게까지 전래되어온 

깊이 있는 풍습인 것이다. 


그 풍습에는 부족 공동체라고 하는 기본 단위를 통하여 동질성을 지닌 핏줄로 연결되어 

자연의 역기능적인 위해로부터 서로를 지켜내고 자연으로 무사히 돌아가고자 하는 공동체의 

한서린 염원이 바로 음식 나눔으로 나타난 것일 것이다. 


지금이야 각자 벌어서 각자 먹고 사는 단위로 바뀌고

세계화라는 자본주의 신질서로의 편입을 통한 각 민족의 경제적 위기성을 

타개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기까지 하지만....







피흐름 탓일까? 

무언가 맛있는 것, 좋은 것을 보면 가장 먼저 마음에 있는 사람애개 

그 것을 나누고 싶어지는 충동이 먼저 생기는 것은 누구에게나 있는 기본적인 

감정일거라 생각하지만...


시장에서 기본적인 재료를 사다가 음식을 만들고 

맛있게 만들어지면 그 것을 나눠먹고 싶은 마음은 남자나 여자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음식을 만들고 나눠먹다보면 정작 나 자신은 배가 고픈 줄도 모르고 일을 한다. 

그리고 그 음식을 맛나게 열심히 먹는 것을 보면 그렇게 사랑스러워보일 수가 없다. 

음식을 나눠먹고 나눠주는 그 순수한 감정에 개입할 그 무엇이 있을 소냐...


베품에 있어서 왼손이 하는 일을 바른 손이 모르게 하라고 한 말도 있고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라 하여 베품에 있어서 마음에 두지 말라(베풀었다고 하는 의식)고 하는  구절도 있다. 


선행과 선업도 그 그림자가 쌓이면 교만과 자만에 빠지기 쉽기에 그렇게 경계를 했을 것이 틀립이 없다. 

착한 일을 하는데도 이렇게 경구가 따라붙는 것은 그만큼 마음의 움직임이라는 것이 사회적인 문제까지 

유발하는 것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양무제가 달마스님을 불러놓고 물었다고 한다. 


『내가 일생동안 스님들과 절을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했는데 

그 공덕이 얼마나 하오? 』


달마 왈(曰)


『아예 티끌만큼도 존재치 아니하오(無有)...』


단순히 무(無)라 하지 않고 메이유(無有)라 함은 

존재에 대한 거듭 부정일 것으로 존재에 대한 상(相)을 경계키 위함일 것이다. 


물질이라는 존재에 대한 상(相)과 집착을 허물기 위해 

존재의 본질을드러낸 것이다. 입에 발린 소리라고 하면 


『아 예... 엄청납니다. 그 공덕이...』


하면 그만일 것을 왜 그렇게 꼬장 꼬장거리며 말을 했는지... 

달마의 고지식할만치 푸르른 눈빛을 떠올리게 한다. 



김치를 여러포기 보내셨다. 칼칼하고 아주 맛났다. 



조선 중엽까지 남아있던 풍습인 두레라고하는 공동체 풍습이 

일제에 의해 와해되어지고 조선 말엽에는 거의 사라지고 말았다. 

 

일제는 민족의식의 기본단위인 그 두레라고하는 풍습이자 조직을 완전히 짓밟고 

독립운동의 씨앗을 아예 없애버린 것이다.  

민족 공동의 재산과 개인 사유재산까지 모조리 수탈하는 마당에 굳이 없애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없어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민족단위 공동체가 공동으로 운영할 그 무엇도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을 것이다. 


그 두레라고 하는 단위조직과 의식이 80년대 들어와서 학생들의 운동으로 복원되어가는가 싶었다.

그러나 그 운동도  군사독재가 들어서면서 아예 뿌리조차 내리지 못하고 다 사라져버렸고 

세계화라고 하는 신자본주의의식의 침해로 인해 

이제는 두레라고 하는 단어를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품앗이라하는 결혼 풍습, 장례 풍습 그리고 

농촌에서 아직도 남아있는 손빌려주기는 그 두레라고 하는 의식의 

아주 희미한 그림자일 뿐... 두레라고 하는 단어가 주는 생소함은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인지도 모른다. 

구태여 말을 꺼내는 것조차 촌스럽고 구차스러워진 마당이다. 







땅에서 나온 고구마... 

땀흘려 심고 거둔 이 고구마를 땀 한방울 안흘리고 얻어먹게 되었다. 

너무나 달고 맛있는 고구마와 김치를 이렇게 염치없이 받고 보니 

여러 생각들이 필름처럼 머리 한켠에서 다른 한켠으로 영상처럼 주루룩 지나간다. 


고구마와 정성스레 담은 칼칼한 김치를 나눠먹는 기본단위가 된 인연은 또 어인 일일꼬?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인으로서 시골과 도시인으로 각기 현실을 안아가고 알아가는 인연으로 

또한 같은 커뮤니티에서 블로거라고 하는 통신행위를 하면서 우리는 핏줄로 흐르는 두레의 의식을 

아직도 암암리에 치르고 있는 중이 아닐까? 






돈 한푼 받지 않고 순순하게 김치와 고구마를 나누어주시는 정갈하고 고운 님이 

아직도  이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으로 


『아... 무지 나는 행복하다 』


라고 감히 외쳐본다.  


얼마 전에는 또 한 분이 꽃다발 대신 현금을 보내주셔서 밥솥도 장만했는데 

이러다가는 아예 신접 살림 다 장만하는 거 아닌가 싶다.  그 분도 닉이 들꽃님이시다.  

ㅎㅎ 동명이인... 


이렇게 베품을 받고 고스란히 꿀덕 두꺼비처럼 받아먹기만 하는 나는 도체 무슨 배짱일까?

과거 큰 스님네들은 도포 자락이 다 닳아져 누덕 누덕 누더기를 도포 삼아 입고 다니시면서 

공부에 매진하셨는데 한번 탁발을 받으면 그 공덕을 되갚기위하여 

또 몇 겁을 애를 써야 하는가 하는 생각에서였다.  


전생의 베품으로 금생에 받고자 하는 것도아닐진대 

베품을 흔쾌히 거절해야 하건만 베푸는 이의 성의를 무시해도 또 그 것도 결례이기에 

지나친 선물이나 지나친 베품만 아니면 가급적 다 받아들이는 편이다. 


주고 받는 행위가 순수하여도 나중에 그 보답을 하려면 서로가 힘들기 때문에 

자그마한 마음의 행위가 아니면 거절하여야 온당할 것이다. 

진심으로 행하여도 그 본질은 메이유거늘 그 어떠한 조건이나 이득을 보고자

 물건이 오고가는 것은 더더욱 문제를 일으키는 단초가 될 것이다. 


아무렇든 간에 

김치도 아주 맛나고 고구마도 호박 고구마처럼 엄청나게 달았다. 

서로의 인연에 무한한 고마움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기쁨을 또 한번 만끽해본다. 


좋은 인연으로 만나 세세생생 좋은 인연으로 거듭 도움을 주고받는 

아름다운 인연이기를... 그리고 아름답고 멋진 인연이 되도록 노력하며 살기를 다짐해본다. 


베풀고 사랑하고 느끼고 

이 얼마나 행복한 삶이더냐... 

나는 아직도 두레를 향한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닐까?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한하게 행복한 오늘

그런 오늘을 심어주신 들꽃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Alex Fox - Guitar On F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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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2.11.17 23:24

    첫댓글 살아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_()_

  • 12.11.17 23:26

    나누는 것은 모두에게 행복을 줍니다.
    음식을 나누면 더욱 행복합니다.
    모두에게 행복을~~~ ^^

  • 12.11.17 23:28

    지금의 행복을 계속 이어나가 모두에게 즐거움을... -ㅁ-

  • 12.11.17 23:29

    우리 카페에도 들꽃 님이 계십니다.
    모든 들꽃들에 기쁨과 사랑을~~~ ^.^

  • 12.11.17 23:30

    피안 형~
    즐거운 하루 되삼. _()_

  • 작성자 12.11.18 17:43

    댓글이 엄청납니다. ㅎ 즐거운 일요일인데 어찌 지내십니까?
    약기운 때문에 하루 종일 꾸덕 꾸덕 졸다가 이제야 정신이 조금 납니다.
    기력이 있어야 약발도 받는가 봅니다. 날이 갈수록 더욱 강건헤져야 할텐데
    내 몸과 마음이 얼마나 받쳐줄지 미지수입니다.

  • 12.11.18 18:01

    즐거운 일만 생각하시고...
    재미있게 지내세요. ^^

  • 12.11.18 08:59

    김치가 의외로 고구만 잘 어울립디다.
    속 쓰릴때 김치는 거의 약 수준이고..

  • 작성자 12.11.18 17:44

    김치와 고구마는 환상적인 궁합식품이라고 합니다.
    어려서 고구마 먹을 적에 고구마 위에 신김치를 척척 걸쳐 얹어먹으면 그렇세 맛이 있을 수가 없었지요. ㅎ
    아직도 그 맛은 유효하죠... ㅎ

  • 12.11.18 11:19

    일단 김치 한 보시기와 고구마로 배를 채우고..ㅋㅋ 동치미도 있음 제격인데..
    아직 그래도 시골 인심은 품앗이도 두레도 다 존재하는데 그것도 점점 사라지겠지요?

  • 작성자 12.11.18 17:50

    음식 궁합으로 먹던 김치와 고구마는 아직도 그 효력이 큽니다. ㅎ
    감자는 막 삶아서 소금 콕콕 눌러서 찍어 먹으면 입안에서 버실버실부스러지면 녹으면서... 그 맛도 식으면 좀 덜하던 기억입니다. 감자도 일전에 한 박스 보내주셔서 얼마나 맛있게 먹었던지요... ㅎㅎㅎ 얻어먹기만 하고 베풀어드리지 못하니 갑갑한 일입니다. ㅎ 간식 거리가 감자와 고구마가 가장 입에 맞아서 줄창 대놓고 먹는 중입니다. 단 것을 먹으면 입안에서 매캐하니 들척지근하고 불쾌감이 남아서 좀 안좋더군요. 가북적이면 감자와 같은 알칼리 식품으로 먹으면 훨씬 좋고요... 설사나 구토가 줄어들고 체중이 불었습니다. 좋은 징조로 봅니다.

  • 12.11.19 01:23

    체중이 느셨다니 정말 반갑습니다. (제 옆지기도 43에서 49로 목하 진입 중^^ )
    풀꽃님이 더욱 감사하네요.
    누구신지 정말 아름다운 분이시네요.
    피안님은 고로 행복한 싸나이... 갈 때까지 가보자..... 아름다워 사랑스러워~~~~~ㅎㅎ

  • 12.11.19 02:02

    사람 사능기 안 공평한 모양입니다..
    석달 고생해서 겨우 100키로대 에서 90키로대로 내려온 사람도 있는 데...

  • 12.11.18 17:07

    풀꽃님이 누구신지 몰라도
    고구마와 김치는 우리만 아는 지고의 맞춤이지요.
    나눌 수 있다는것은 참 아름답습니다.

  • 작성자 12.11.18 17:56

    베푸는 즐거움은 이루말할 수 없는 기쁜 행위임에는 틀림이 없지요.
    받는 것보다 줄 때 더더욱 그 기쁜 마음이 커지고요...
    그 기쁜 행위 속에서 우러나는 자연스런 미소와 웃음은
    천사처럼 아름다운 향기를 지닌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하나 봅니다.

    고구마 한 개에다가 김치 몇 쪽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한끼 식사라고 봅니다.

    단풍 성님은 요즘은 어떤 음식을 주로 드시나요?

  • 12.11.19 02:08

    미국 배에서 고기만 먹고 속이 쓰려 위장만 아픈 게 아니라 나중에는 심장까지 아픕디다.
    에콰돌에서 아무리 야채를먹어도 아픈게 안없어져서, 혹시 심장이 잘못 됐나 할 정도 였지요.
    집에 와보니 집사람은 한국나가고, 아무도 없습디다. 냉장고에 말라 비틀어진 김치를 씹어 넘길때
    그 느낌 아직 살아 있습니다.
    밤마다 괴롭던 위통이 김치가 내려가면서 아픈 게 바로 없어지던 그 신기한 쾌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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