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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번 발굴 결과는 동아시아의 철기가 중국에서 단선적으로만 이동한 것이 아니라 비중국적인 또 하나의 철기 전통이 존재했음을 보여 준다.
국립 부경대 한·러 국경지역 선사유적발굴단은 지난해 6∼7월 연해주 남부 바라바시 마을의 주거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쇠도끼와 쇠화살촉을 비롯한 9점의 철기와 토기를 비롯하여 2000점 남짓한 유물을 찾아냈다.
조사 지역에서 400m와 200m 떨어진 지점에서는 각각 발해유적도 발견되어 이 유적이 한반도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바라바시 유적에서 돌도끼는 전혀 발견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반면 철기 유물은 대부분이 쇠도끼와 쇠도끼의 파편이어서 이 시기에 이미 돌도끼의 역할을 쇠도끼가 대체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바라바시 유적이 속한 얀콥스키문화는 한반도의 고인돌문화와 함께 석검문화권으로 이번에도 석검이 나왔다. 동반 출토된 반월형석도도 동아시아에 폭넓게 분포하는 유물로 한반도와 관련성을 보여 준다.
러시아 고고학계가 연해주지역 철기시대의 기원을 BC 9세기 이전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본 것은 이미 1950년대 후반이다.A P 데레비얀코 러시아과학원 시베리아분소 고고민족학연구소장은 중앙아시아에는 이른 시기에 철기가 유입되었고, 청동기를 거치지 않은 채 일찍부터 철기를 썼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남규 한신대 교수는 이번에 출토된 철기가 회주철로 중국보다 적어도 2∼3세기가 빠르다고 보았다. 야철사에서 주철은 BC 5세기에 중국에서 처음 등장한다는 것이 정설로, 흑연을 섞어서 철을 만드는 회주철은 백주철보다 발달된 기술로 중국에서는 BC 2세기에 등장하여 BC 1세기에 본격적으로 퍼졌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에 확인된 철기작업장은 장인들이 단기간 철기를 만들고 시설을 고의적으로 파괴한 뒤 다른 지역으로 떠난 것으로 추정됐다. 이후 이 지역의 발해나 여진의 대장장이들도 자신들의 시설을 완전히 없애고 이동하여 노하우의 유출을 방지했다고 한다.
이번 발굴조사의 단장을 맡은 강인욱 사학과 교수는 “이른바 동북공정에 대한 우리 학계의 대응은 중국이 제공하는 자료를 재해석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면서 “연해주 지역의 선사문화 조사는 비중국적인 지역적 전통을 부각시켜 동북공정에 좀 더 발전적이고 합리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경대 발굴단은 올 상반기를 목표로 정식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으며, 보고서 발간에 앞서 대략적인 발굴 내용을 고고학 전문 계간지 ‘한국의 고고학’ 봄호에 실었다.
첫댓글 ..요하문명전에서 대체 무엇을 배우신 것입니까? 철기나 청동기 말고도 국가 조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셨다면 연해주에 앞선 철기가 나왔다는 사실이 고조선의 청동기 문명의 정치적 선진, 후진성을 담보하는 것과 별개가 된다는 점은 깨닫지 못하신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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