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 대체 리포트
<내 인생의 배우>
미디어영상학과
5040150
신 성 민
한약을 조제할 때 꼭 들어가는 것이 바로 감초이다. 모든 약에는 독성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약의 독성을 풀어주고 중화시키는 역할로는 감초만한 것이 없다. 좋은 약이라고 이것 저것 섞어 쓰면 도리어 해가 되어 나타난다. 사람 사는 일도 그와 같지 않을 까? 잘난 사람들만 모아 놓으면 서로 제가 잘났다고 주장하느라 정작 해야 할 일을 진척 시키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와 비슷한 예로 드라마나 영화에서 감초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바로 조연이다. 배우는 많지만 감칠 맛 나는 연기로 조연 역할을 충실히 해주는 배우는 그리 많지 않다. 주연을 뒷받침해 주고, 극의 분위기를 전환 시기며, 재미있는 요소를 적재적소에 첨가 할 줄 아는 '조연', 이런 약방의 감초가 없다면 항상 잘나가기만 하는 주인공은 질려버리고 말 것이다.
이런 조연의 맛을 잘 살리는 능력을 타고난 배우들 중 최고를 꼽으라면 나는 '유해진'을 꼽고 싶다. 유해진은 중학교 시절 본 고 추송웅의 모노드라마 <우리들의 광대>를 보고 "연극을 하겠다."고 마음먹게 된다. 그는 연극영화과의 문을 세 번이나 두드렸지만, 전부 실패하고 결국 충청대 의상학과를 진학했다. 하지만 그의 연기자가 되고 싶은 꿈은 사라지지 않았고 그는 군대를 다녀온 후에야 비로소 서울예전 연극과에 진학하게 된다. 고교 시절부터 청주의 기성극단에 입단한 그는 서울로 올라와 극단 목화에서 활동하다 단역으로 연기자의 삶을 시작한다. 특히 험한 인상으로 주로 악역을 맡았는데 , 97년 <블랙 잭>에서 거친 트럭 기사로 나와 극 중 주인공인 최민수에게 호되게 당하는 역할로 데뷔하게 된다. 그리고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 없이 무명으로 연기생활을 하던 그는 <주유소 습격사건>을 통해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주유소 습격 사건> 이후 <공공의 적〉에서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전문 칼잡이 범법자 역할을 맛깔나게 연기했으며, 인상적인 연기를 보인 <해안선>, <광복절 특사>, <달마야 서울가자> 등 제법 비중 있는 영화에서 주로 깡패와 양아치를 비롯한 3류 인생의 역할을 주로 맡으며 철저한 준비성과 늘 노력하는 자세로 개성 넘치는 연기로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꾸준한 활동으로 스크린을 종횡무진 하던 유해진의 진가가 발휘된 것이 1000만 관객이 본 영화 <왕의 남자>이다. 그는 극 중 ‘육갑이’를 맡아 정말 절정의 연기력을 선보이며 2006년 제 43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게 된다. 이후 <타짜>로 당당히 주연급 조연의 대열에 합류하며 그 만의 독특한 연기력을 뽐내게 된다. 2006년을 그 누구보다 행복하게 보낸 유해진은 2007년, <이장과 군수>를 통해 차승원과 최강의 콤비플레이를 선보이며 ‘유해진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 보였다.
<공공의 적> 1편에서 칼 쓰는 데는 따라 올 자가 없는 칼잡이로 등장해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던 ‘용만’ 역의 유해진도 전편의 캐릭터 그대로 돌아왔다. 범죄에서 손을 씻고 정육점 주인이 되어 여전히 칼을 잡는 그는 이번에도 ‘강철중’을 도와 사건 해결의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한다.
영화 <트럭>을 통해서는 기존의 코믹 이미지에서 벗어나 이 시대 우리들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된 소시민 캐릭터 ‘철민’ 역을 그만의 방식으로 연기하며 특유의 솔직함과 소탈함으로 관객들의 공감대를 자아냈다. 그리고 <전우치>에서는 이름처럼 익살스런 수다쟁이 캐릭터 '초랭이'를 통해 ‘유해진표 코믹 연기’의 진수를 선보인다. ‘개’지만 '인간'으로 변한 한국 영화사상 가장 독특한 캐릭터로, 유해진이 아니면 그 누구도 해낼 수 없는 연기를 완성, 자신의 진가를 다시 한 번 선보였다. 또한, 돈키호테-산쵸(<돈키호테>), 고니-고광렬(<타짜>)을 떠올리게 하는 <전우치> 강동원과의 콤비 연기는, 유쾌, 상쾌, 통쾌한 웃음을 선사하며 극의 재미를 책임졌다.
그리고 올 해 2010년 <공공의 적>에서 인연을 맺은 강우석 감독의 작품 <이끼>에서는 전작들을 통해 보여주었던 코믹한 이미지의 겉모습과 달리 그 이면에는 아픔과 상처를 지닌 복합적인 인물을 소름 끼치도록 연기해 관객들에게 배우 유해진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영화 중 자신의 과거를 파헤치는 박해일과 유준상에게 자신의 죄를 말하며 절규하는 장면은 <이끼>의 여러 장면 중 최고의 장면으로 손 꼽힌다. <이끼>에서의 소름끼치는 연기를 통해 그는 얼마 전 2010년 제 31회 청룡영화제에서 또 다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게 된다. 2010년 유해진은 <이끼> 뿐만 아니라 <죽이고 싶은>, <부당거래>에서 자신의 이름 값을 톡톡히 해낸다.
자신만의 개성있는 독특한 매력의 . 늘 새로운 그리고 공감이 가는 , 소름이 돋는 연기를 하는 유해진이야 말로 최고의 배우이다. '유해진' 이 이름 석자만으로도 관객을 끌어 모을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 '유해진'이라는 이름 이 있다면 연기력은 떨어지더라도 스타성에 의존하는 배우들의 영화보다 나는 '유해진' 이 이름 만 믿고 그 영화를 선택할 것이다.
<저 얼굴(?)로 대한민국 대표 미녀 김혜수를 쟁취한 유해진은 나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첫댓글 어째 본론보다 마지막 한 줄이 더 진정성이 느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