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까지 대출이자 맞추려면 오늘부터 하루평균 12만원씩은 순수하게 가져와야 겨우 맞출수 있습니다. 부족하면 형이던 친구던 손벌리면 어영부영 맞추겠지만 더이상은 도움받지않으려고 오늘도 낮 11시 기상 전투복 확복후 단독군장 착용 비장한 마음 그리고 따스한 거리로 나섭니다. 탁송으로 일단 오늘의 생계비+감가상각비(충전금 교통비 식대 보험 플비 담배값) 맞춰놓고, 저녁 7시.. 마지막 탁송오더를 마친 방학동 사거리에서 마포로향하는 버스에 몸을싣고 잠시 눈을 붙입니다. 사건1. 버스에서 하차하자마자 자동으로 들어온 도화동-신도림 15K콜 수주. 전화통화를 마친후 손님과 조우. 출발전, 손님이 굉장히 난감해하며 어찌할바를 몰라합니다. 이유인 즉슨.. 사무실에 지갑을 두고 왔는데.. 주머니엔 지금 13000원밖에 없고.. 대리요금은 만오천원이라하니, 캔슬비 주고 기사를 그냥보내자니 집에 갈 방법이 없다합니다. 처음엔 좀 짜증나긴했지만 맘 바꿔생각해보니, 내가 1600원 손해봄으로써 지금 내앞에서 난감해하는 사람의 상황이 정리될수있다면 까짓거 선심같지도 않은 선심 한번 써보지 뭐.. 어찌 대리기사라고 늘 손님에게 팁만받고 살랴.. 이런상황에선 에누리도 한번 해줘야 미덕이지.. 하고 그냥 있는돈만 주십쇼.. 하니.. 손님이 굉장히 미안해하고 고마워하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혹여나 가는길 불편할까봐, "계산 다 끝났으니 신경쓰지마시고 편안하게 가세요.." 라는 말과 함께 최고의 서비스로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모셔드렸습니다. 사건2. 강남순회공연을 마치고 떨어진곳은 시흥동 벽산5단지.. 은행나무 사거리로 내려가 다음콜을 기다릴계획이었으나 바로 5단지에서 자동배차가 들어옵니다. 5단지-산곡동 25K 인천은 지리를몰라 막콜이라 생각하지 않으면 안가는 동네이지만, 월요일 이시간이면 강남이던 강릉이던 어딜가나 콜없긴 매한가지라 생각했고, 또한 5단지에서 인천부평은 운행코스로봤을때 서울시내 13바리 한콜 처리시간이랑 비슷하게소요되겠다 싶어 운행 결심. 저보다 한살 많은 손님. 말투도 굉장히 착하고 얼굴도 선하게생긴 양반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예쁜 딸내미를 안고 내려옵니다. 와이프와는 사별, 직장에서는 해고.. 죽고싶을만큼 힘들지만 아직 정정하신 부모님도 계시고, 세상에서 가장예쁜 딸내미가 있기에 힘을 낼수밖에없단말에 제 눈시울은 젖어있습니다. 딸내미는 부모님집에 보내놓고 아는 형님 고물상에서 알바를 하고있는데 모처럼 이틀간 휴가를 얻어 곧있으면 학교에 들어가는 딸내미랑 1박2일 일정으로 여행을가려고 데릴러 왔답니다. 아트같은 인생을 산 이 손님의 넋두리 그리고 제 넋두리 서로 다 주고받기엔 너무 짧은듯한 거리가 아쉽기도 했습니다. 진심을 담아 이 손님에게 심심한 위로와 격려를 해주고 또한 역시 최고수준의 서비스로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도착.. 두손으로 만원짜리 지폐들을 펼쳐쥐고선 허리를 숙여 저에게 지불하려는 요금을 저는 차마 받을수가 없었습니다. 약소하지만 딸내미랑 여행가시는데 보태쓰세요.. 진심으로 뭐라도 해드리고 싶은데 제가 해드릴수있는게 이것밖에 없습니다. 극구 요금을 사양했지만 끝내 손님은 제 주머니에 돈을 구겨 넣어주십니다. 잠이 덜깨 졸린눈 비벼가며 아빠손 붙들고있는 딸내미를 살짝 불러 손에 이만원을 쥐어주며 학교 들어가서 공부 열심히 하라고 격려의 말 한마디 해주고 돌아서는데 코끝이 찡해졌습니다.ㅠㅠ 다음 콜을마치고 착지는 부천종합운동장역.. 오늘은 더이상 일하고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하고싶어도 이곳에서 다음콜 받기란 하늘에 별따기겠지만요ㅎㅎ N61번 버스를 탈 요량으로 서울방향으로 터벅터벅 걸으며 오늘 하루를 정리합니다. 비록 오늘의 목표금액을 채우진 못했지만, 좋은 사람들을 만나 많은걸 느꼈고, 저또한 매일 반복되는 이 지긋지긋한 대리기사로써의 삶속에 오늘 하루만큼은 굉장한 보람을 느낀 값진 하루였습니다. 하지만 오늘 빵꾸난 금액을 내일 채울 생각을 하니 또한번 눈시울이 젖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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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투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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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127
14.02.11 03:59
댓글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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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크...ㅜ.,ㅜ;
산곡동손님 사연이 ㅜㅜ...힘내세요..
좋은 기분으로 좋은 일 하셨으니...곧 좋은 일이 생기실거에요...같이 화이팅 하시죠...
님의 따뜻한 맘이....부럽습니다....
오늘 못한 목표...낼 반드시 이룰 겁니다.
부럽소
너무 맘이 따뜻하신거 아니니지요
각박한 세상속에 이리치이고 저리치이던
저에겐 믿기지 않을만큼 따뜻한 맘씨를 가지신듯..
세상에 검스같은 분들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멋진걸..
한편의 소설을 읽는듯
빠루로 때릴데가 전혀 없소!
에구~~짠합니다~~
정녕 이글이 사실이라면 당신은 대릭운전 천사입니다^^
복받을거예요
부럽습니다. .
전 그정도의 마음의 여유가 없네요.ㅜㅜ
성실한 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화이팅~^^!
진짜멋진분이세요 베리굿입니다
악플만매번 달려는 인간들 반투검스님좀 본받으십시요
김용해에서 한번봅세닷
대단 하시네요. 다시 돌아 올 겁니다. 복 마니 받으세요
선인선과 악인악과
베풀생각은 많지만 행 하는게 쉽지 않은데 ..수고 많으셨습니다...내일 오늘 못한일 따따블로 하시길...천사대리
존경합니다. 신의 가호를!
커피 한잔 대접해 드리고 싶은 분...화이팅입니다 !!!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기도 할께요..^^♥♥♥♥
휴..빚이 있는 상태에서 쉽지않은일을 하셨네요... n버스 잘 안타서 노선도 잘 모르지만 서울쪽으로 가봐야 답 없고 걸어가기도 힘든거리고 춘의역쪽으로 차라리 내려가는게 나았을거라 생각되네요 아까 부평계셨다더니 산곡이었군요 산곡은 새벽2시까지 계산동 방향으로 가는 88번 버스가있으니 정 콜이 없다 싶으면 타고 작전 경교대입구 계산삼거리 계산동쪽으로 이동하는것도 나쁘지않구요 암튼 고생하셨습니다... 서울방향으로 걷다가 어케 되셨는지 후기가 궁금하네요 그리 걸으면 답 없는데...
에구구... 잘했다고 할 수도 없고, 타박할 수도 없네... ㅠㅠ
수고 하셨습니다 건강하세요
메말라가는 저 자신을 일께우네요....차갑게만 느껴지는 세상에서 온기가 느껴집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그냥 멋지시네요..저라면 그럴수있었을까..참 따뜻한 분이십니다..어제 채우지 못하신거 오늘 두배로 돌아오시리라 생각합니다..항상 안운하시고 좋은손님 많이 만나세요^^
글 읽으며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자꾸 돌아보게 되네요
주머니는 비어도 마음은 비우지 말자(밤이슬에서 본 문구)라는
말처럼 인간미로 채워진 반투님 마음 본받고 싶네요
따뜻한 마음으로 안운하는 대리님들 퐈이팅~~
1번은 좀 상투적인듯 보이지만,,,
산곡동손과의 사연은 가슴이 찡하내요^^;;
오늘부터 순익 130k(목표대비 10k더) ...
꼭 이루어 질겁니다^^
가슴이 따뜻하게 채워지네요
모쪼록 건강관리 잘 하셔서 뜻하시는 바 모두 이루실 수 있도록 기원하겠습니다.
정말 잘 하셨네요 복받을 것입니다 대리계의 미담입니다 손님도 세상은 좋은 사람도 있구나 느끼겠지요
크흐~~훈훈합니다^^
님 때문에 봄이 빨리 올 것 같습니다...
공과 사를 구별하심이....
님 좀 짱인듯~~^^
복 받으세요 ♥
어려운중에도 배푼만큼
행운이 올겁니다 언젠가는~~
반투검스님 훌륭하십니다 어떤상황에서든 남을 배려할수있다는건
아무나 할수없는 행동이거늘 ,,,,
복받으실겁니다 그것도 엄청나게
카페엔 좋으신분들 정말 많으신것 같아요....^^
코끝이 찡하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있습니다
정말 멋있으세요 짱이에요 꽥꽥!
다들 좋은 말씀만 해주셔서 어찌할바를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코끝이 찡해지네요,,,
저두 몇년전 비슷한일이...
그게 다 내게 힘이되어 되돌아옵니다.
잘했어요~ 반투검스!!
버스비갖고타라고핀잔주던사람이여 꼬마일화보고 글쓴님이그꼬마같음
전번에 실루엣도 봤고 한동네고 걸리기만 하면 꼭 칸타타한병 쏩니다! 올해한해 다 보답주실겁니다 하늘에서!
나이가 어케 되시는지요? 친구하고프네요..^^
정말 잘하셧어요 ㅎㅎㅎ
후~ 세상살이가 힘든 사람들 저,포함 많군요. 슬픕니다.
반투검스님, 행하기 쉽지않은 일인데, 참 좋은 일하셨습니다.
훈훈하고 날 돌아보게 하는 글 잘 읽었습니다
정치얘기만 나오면 죽자살자 댓글에 악다구니가
서려있더니... 세상은 이래서 살만한가 봅니다
참 훈훈하고 좋습니다.~ 감동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