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大智度論) 0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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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도론 제31권
용수 지음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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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초품 중
십팔공(十八空)의 뜻을 풀이함
+++[經]++++++++++++++++++++++
다시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내공(內空), 외공(外空),
내외공(內外空), 공공(空空).
대공(大空), 제일의공(第一義空),
유위공(有爲空), 무위공(無爲空).
필경공(畢竟空). 무시공(無始空),
산공(散空), 성공(性空),
자상공(自相空), 제법공(諸法空),
불가득공(不可得空),
무법공(無法空), 유법공(有法空) 및
무법유법공(無法有法空)에
머무르고자 한다면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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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論]+++++
내공(內空) 이라 함은
안의 법이어서
안의 법[內法]이 공하다는 것이다.
안의 법이라 함은
이른바 안의 6입(入)이니,
눈[眼], 귀[耳], 코[鼻],
혀[舌], 몸[身], 뜻[意]이다.
눈이 공하면
나[我]가 없고 내 것[我所]이 없으며
눈의 법도 없나니,
귀, 코, 혀, 몸, 뜻도 역시 그와 같다.
외공(外空) 이라 함은
바깥의 법이어서
바깥의 법[外法]이 공하다는 것이다.
바깥의 법이라 함은
이른바 바깥의 6입이니,
빛깔[色], 소리[聲], 냄새[香],
맛[味], 닿임[觸], 법(法)이다.
빛깔이 공하면
나가 없고 내 것이 없으며
빛깔의 법도 없나니,
소리, 냄새, 맛, 닿임, 법도 역시 그와 같다.
내외공(內外空) 이라 함은
안팎의 법이어서
안팎의 법[內外法]이 공하다는 것이다.
안팎의 법이라 함은
이른바 안팎의 12입(入)이니,
이 12입 중에는
나가 없고 내 것이 없으며 안팎의 법도 없다.
[문]
모든 법은 한량없이 공하고
법대로라면 역시 한량이 없는데
무엇 때문에 18종류만을 말하는가?
만일 간략히 말하면
하나의 공,
즉 “일체법공(一切法空)” 이라고 해야 하며,
만일 자세히 말한다 하면
낱낱의 법을 따르는 공
즉 안공(眼空), 색공(色空) 등
매우 많아야 하는데
무엇 때문에 다만 18공만을 설명할 뿐인가?
[답]
만일 간략하게만 말하면
일이 두루하지 않게 되고
만일 자세하게만 말하면 일이 번잡하게 된다.
비유하건대
마치 약을 적게 먹으면 병이 낫지 않고
많이 먹으면 악화되는 것이므로
병에 알맞게 약을
더하거나 덜하지 않게 먹어야
병이 낫게 되는 것과 같다.
공도 역시 그와 같아서
만일 부처님께서
하나의 공만을 말씀하면
곧 갖가지의 삿된 소견과
모든 번뇌를 깨뜨릴 수 없게 되고
만일 갖가지의
삿된 소견을 따르면서 공을 말씀하면
공이 너무도 많아서
사람들이 공의 모양에 애착하여
아주 없다[斷滅]는 데에 떨어질 것이므로
이 18공만을 말씀하는 것이니
이는 바로 그 중도(中道)를 얻은 것이다.
또 만일 10공을 말씀하거나
15공을 말씀하신다 해도
역시 의심은 있을 것이므로
이것은 질문거리가 아니다.
또 착하고 악한 업에는
모두가 일정한 수효가 있다.
4념처(念處)나 4정근(正勤),
37품(品), 10력(力), 4무소외(無所畏),
4무애지(無?智), 18불공법(不共法),
5중(衆), 12입(入), 18계(界),
12인연(因緣), 3독(毒), 3결(結),
4류(流) 및 5개(蓋) 등이 그것이다.
모든 법에는
이와 같이 저마다 일정한 수가 있나니,
18종의 법 가운데서
집착을 깨뜨리는 까닭에
18공이 있다고 말씀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