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표
- 수우미양가....아... 옛날이여~
세상은 늘 우리에게
수많은 시험지를 내밀고 끊임없이 점수를 매깁니다.
어제의 실적, 오늘의 성과, 통장에 찍힌 숫자의 크기,
남들과의 비교에서 얻어지는 위치까지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마치 내 존재 자체가
하나의 점수로 단정되는 듯한
서글픈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문득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나의 어제는 과연 몇 점짜리 삶이었을까 하고 말입니다.
누군가에게 자신 있게 내보일 만큼 당당한 하루였습니까,
아니면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을 만큼
자책과 아쉬움만 남은 하루였습니까.
세상의 기준이라는 자대로 나를 재어볼 때,
우리는 너무나 쉽게 스스로를 무가치하다고 느끼곤 합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그 세상의 기준과
숫자 뒤에 숨겨진 진짜 이야기를 함께 나누어보고 싶습니다.
학창 시절, 학기가 끝날 때마다
손에 쥐어지던 성적표를 기억하십니까.
종이 가장자리에 선명하게 찍혀 있던 다섯 개의 단어,
바로 수, 우, 미, 양, 가입니다.
어린 시절의 우리에게 이 다섯 글자는
마치 절대적인 계급표와도 같았습니다.
수를 받은 날에는 온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기뻤고,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날아갈 듯 가벼웠습니다.
부모님의 칭찬과 선생님의
따뜻한 눈빛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성적표에 양이나 가가 찍힌 날에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목마다 발걸음은
모래주머니를 찬 듯 무거웠고,
성적표를 가방 깊숙이 숨겨둔 채
부모님의 눈치를 보며 가슴 졸여야 했습니다.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수와 우는 우수하고 잘한 것,
양과 가는 부족하고 못 미치며 실패한 것이라고
배워왔습니다.
세상은 그것을 등급으로 분류했고, 우리는 그 등급에 따라
자신의 가치를 매기는 법을 너무 일찍 배워버렸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그 단어들이 품고 있었던 본래의
한자 뜻을 가만히 들여다보았을 때, 옛 스승들의
깊은 사랑과 배려가 숨어 있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 수(秀)의 한자를 보면 빼어날 수 자를 씁니다.
학업에 깊이가 있고 지혜가 뛰어난 아이에게
스승은 참으로 우수하구나라는 칭찬으로
이 글자를 선물했습니다.
* 우(優)는 넉넉할 우 자입니다.
흔히 우등생을 말할 때 쓰이지만,
본래의 뜻은 단순히 시험을 잘 보았다는 의미를 넘어
학식과 품성이 넉넉하여 남을 배려할 줄 안다는 뜻입니다.
지식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넉넉한 아이라는 격려였습니다.
* 미(美)는 아름다울 미 자입니다.
아름답고 예쁘다, 참 잘했다는 의미입니다.
비록 최고로 빼어나지는 않을지라도,
그 존재와 노력이 참으로 아름답고 귀하다는
스승의 미소가 담긴 평가였습니다.
* 양(良)은 어떠합니까.
양은 양호할 양, 좋을 양 자를 씁니다.
착하고 성실하다,
혹은 그 정도면 충분히 괜찮다,
적당하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결코 낙제나 부족함의 표시가 아니었습니다.
너는 지금 그대로도 참 괜찮은 아이란다,
양호하단다라고 어깨를 두드려주는 따뜻한 위로였습니다.
* 마지막으로 가(可)를 받으면 가... 낙심했습니다.
그러나 가(可)라는 한자는 가능할 가 자입니다.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발전할 기회가 얼마든지 열려 있다,
그러니 결코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였습니다.
1등부터 꼴찌까지, 그 어떤 아이의 성적표에도
포기나 절망의 언어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하나님의 사랑도 비슷하게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주님은 우리를
세상의 성적표로 판단하신 적이 없습니다.
세상은 결과를 보고 철저히 등급을 매기지만,
주님은 우리의 아픔과 눈물, 그리고
우리 안에 숨겨진 하나님의 형상을 바라보십니다.
주님은 세상이 던진 낙제 표를 거두고,
대신 우리를 꼭 안아 주십니다.
내가 나를 봐도...
사랑할 수 없을 만큼 초라하게 느껴질 때도,
그분의 사랑은
단 한순간도 줄어들거나 멈추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그렇다면 오늘 이 시간,
차가운 등급 표를 십자가 앞에 내려놓고
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과 소망을 품고
오늘이라는 은혜의 동산을 담대히 걸어가시는
복되고 소중한 하루가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참 좋은 아침입니다.
할렐루야!!
오늘도 주안에서 승리하세요 ♡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