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955) - 케네디 대통령의 생가를 찾다
보스턴 체류 2일째, 오전부터 비가 내린다. 자연스레 휴식, 시차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고 심신이 가뿐하다. 3일째(9월 23일)는 가벼운 워밍업, 숙소에서 가까운 지역을 도보로 왕래하며 주변을 살폈다. 하버드스트리트를 따라 3km쯤 걸으니 주택가 길목으로 존 F. 케네디 국가유적지 1/4마일이라 적힌 이정표가 눈에 띤다. 반가운 마음이 들어 방향을 꺾어 유적지에 이르니 규모가 크지 않은 주택, 그의 사진이 새겨진 초석에 케네디 대통령이 태어난 곳이라 적혀 있다. 보스턴이 케네디 대통령의 연고지인 것은 알고 있었으나 생가가 있는 줄은 미처 모른 터, 첫 나들이를 의미 있는 장소로 인도한 섭리가 오묘하다.
관리가 허술한 케네디 생가의 모습
존 F. 케네디(1917~1963)는 미국 제35대 대통령, 1960년 선거에서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로 세계 최강의 미국대통령에 당선되어 크게 주목을 받은 정치인이다. 그가 취임사에서 남긴 유명한 어록, 국가가 나를 위해 무엇을 베풀어 줄 것인가를 바라기 전에 내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라. 1960년대 초. 민주진영의 미국과 공산진영의 소련이 세계의 주도권을 놓고 각축하던 때 소련이 미국의 턱밑인 쿠바에 미사일을 설치하는 등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았다. 그때 핵전쟁을 불사하는 강경대응으로 쿠바미사일위기를 돌파한 정치적 결단력, 미국보다 앞서 유인우주선을 발사한 소련에 맞서 달에 인류최초의 착륙선을 보내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불의의 저격으로 1963년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약속한 선언이 현실(1969년에 아폴로 11호)로 이루어진 일 등으로 지금도 세인의 뇌리에 크게 각인된 거목의 연고지를 찾은 발걸음이 뜻깊다. 보스턴은 세계적 명문대학인 하버드와 M. I. T가 있는 곳, 유서 깊은 보스턴마라톤의 발자취 등 앞으로 찾아볼 명소가 많다. 머무는 동안 더 좋은 탐사로 이어지라.
산책길의 고풍스런 교회
* 인터넷에서 살핀 케네디 대통령의 생가에 대한 기록은 다음과 같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태어나 꿈 많은 소년 시절을 보낸 이 집은 보스턴 교외의 조용한 거리에 자리한 평범하고 소박한 주택이다. 이곳은 현재 존 F. 케네디 국립 역사유적지로 지정돼 국립공원관리국이 맡아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약 2만 명의 방문객이 찾고 있다. 그중 절반은 외국에서 온 관광객. 이 집은 케네디 전 대통령의 모친인 로즈 케네디 여사가 케네디 암살사건 이후 그를 기념하기 위해 1966년 재구입한 뒤 이를 복원해 1969년 연방정부에 기부했다. 케네디 가족은 1914년부터 1921년까지 이곳에서 살았으며 케네디 전 대통령이 태어난 것은 1917년이다. 이 집 지하 방문객센터에는 케네디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전시물이 있다. 또 선물가게에는 이곳을 방문했던 사람들이 케네디 전 대통령의 사망소식을 들었을 때 느낀 점을 글로 적은 공책도 있다. 5월부터 10월 사이에만 일반에 공개되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매 30분마다 가이드 투어가 진행된다.’(어찌된 영문인지 우리가 찾았을 때는 문이 닫혀 있어 내부를 살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