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 이라는 세 글자, 이걸 읽으면 나오는 소리를 그 말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그 뜻이 뭘까요?
한 마디로, 그 "깨달음"이라는 소리(글자)를 말이라고 하는 사람의 두뇌 속에, "깨달음"이라는 소리와 연결되어 있는 그대로에 더도, 덜도 아닙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그 두뇌 속에 "깨달음"이라는 말이 전혀 없는 사람도 있고, 그런 사람에겐 그 말 뜻도 있을 수 없지요.
두뇌 속에 "깨달음"이라는 소리를 듣기만 했을 뿐 특별히 그 뜻에 관하여 전혀 들은 바가 없고, 스스로 탐구한 바도 없는 사람은 "깨달음? 깨달음이 깨달음이지 뭐긴 뭐야" 하는 대답이 나오기 쉽겠지요.
"깨달음"이라는 말과 관련하여 그게 무엇이라는 말(글)을 접한 바 있고, 그 것을 그대로라고 안 사람은 그렇게 기억된 그대로를 뜻 이라고 할 것 이니, 소위 "들은대로" 가지 가지이겠지요.
제가 지금부터 펼쳐 보이고자 하는 "깨달음"이란 말의 뜻은 그 어떤 남으로 부터 말이나 글자로 접한 바 없는 저 혼자만의 탐색적 결론이기 때문에 혹시 알고 계시는 바와 많이 다르거나 상반되더라도, 이 글을 읽는 동안만은 그냥 관용해 주시기를....
사람이 뭔가를 안다고 하는 일에는 다음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합니다.
1. 아는 자(주체)
2. 아는 행위(주체의 행위)
3. 아는 대상(주체가 아는 대상), 이 세가지가 없이는 그 어떤 앎도 있을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앎이라는 것의 중점은 대상이고, 그 대상을 아는 자 자신(주체)은 거의 무시되고 있습니다.
간단히 예를 들자면 "너는 이렇다, 저렇다 하고 잘 안다고 믿으면서, 그렇게 안다고 믿는 내 자신은 알려고 하지 않는" 것 입니다.
그러면서도, "너 자신을 아느냐?" 하는 질문을 받으면 "내가 내 자신을 모르다니 그걸 말이라고 하느냐!?" 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름이 뭐고, 나이가 몇 살이고, 어디서 태어나서 살았고, 취미는, 특기는 무엇이고, 성격은, 경력은 어쩌고 저쩌고...." 참 많이도 안다고 끝 없이 읊어대지요.
그런데 그가 "내가 아는 내 자신"이라고 대답하는 그 모든 것이 사실은, 그 에게 알려지는 대상이지, 그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모릅니다.
위에서 매긴 1번(주체)과 3번(대상)은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서로 겸할 수가 없고, 서로 자리를 바꿀 수도 없습니다.
주체가 주체를 알려면, 주체가 1번 자리에 있으면서 동시에 3번 자리에 있어야만 가능한데, 이게 불가능하다는 것은 조금만 조용히 탐구해 보면 이해가 됩니다.
고로, 내가 내 자신이라고 아는 것은, 그야 말로 내 자신이 아닌 것을 내 자신이라고 착각하고 있다는 증거이지만, 그걸 알아차릴 보편적 방법이 없습니다.
아는 자 자신을 알려면, 자신에게 알려지는 그 모든 것(대상이 되는 일체)을 제외하고 남는순수하게 홀로임을 아는 것 뿐 입니다.
어찌 보면 "(대상으로는)알수 없는 내 자신을, (대상으로)알지 않고 안다"고 할 수 있겠는데, 이걸 줄여서 저는 "깨달음"이라 합니다.
안 에서 밖으로, 대상에로 향하는 것이 앎이라면 밖에서 안으로, 내 자신으로 돌아 와 머무는 것이 홀로 깨어 있음이지요.
이 사람의 몸 에서, (내가) 잠들면 아무 것도 모르다가 (잠에서)깨어나면 온갖 것을 아는 내가 어디에 있는 무엇이며, 왜, 어떻게 아는 일을 해야 하는가 등등이 깨달음 뒤에 해야 할 일이라고 저는 봅니다.
이 몸을 만들고. 관리하면서, 내를 재우고 깨우고 하면서 당근과 채찍으로 내를 부리는 주인의 삶을 잘 운전해 주어야 하는게 내 숙명이리라.....
이상이 제 나름의 깨달음, 그 뜻입니다.
다음은 위의 깨달음과 관련되는 몇 가지 단어의 뜻도 함께 펼치고자 합니다.
첫째 불각(不覺), 착각(錯覺)
불각은 깨달음(覺) 즉, 자신이 순수한 정신임을 경험(깊은 명상)하지 못한 정신상태이고, 착각(錯覺)은 아는 자가 알려지는 대상과 섞인 것 처럼 되어 있는 정신상태(예: 어떤 그리움, 미움을 알면서 그게 나 자신이라고 동일시 되는 정신상태)
둘째 운과 명(雲命)
운(運)은 내가 두뇌와 몸을 사용하여 마음(意識)을 다루고 현실세계를 운전한다는 뜻 이고,
명(命)은 내게 마음과 몸 운전(運)을 잘 하라고 전하는 멧세지를 잘못 이행하면 채찍(苦와 痛)을 주고, 잘 하면 당근(快)을 주는 내 주인의 일 이라는 뜻 입니다.
셋째 (내부적) 자유의 한계.
내 주인을 향해서는 충성할 본분, 그걸 준수할 자유만 있을 뿐, 그걸 거부할 자유는 본래적으론 없다.
내 마음을 향해서는 주인의 삶에 장애와 위해가 되는 일 없고, 도움되는 일만 있도록 다스릴 자유만 있고, 그걸 소홀히 할 자유는 본레적으론 없다.
그렇지만, 내가 어리석거나 교만하여 마음이 내 자신이나 주인처럼 동일시 되면 한 사람의 전체가 난장판이 되지만.....
첫댓글 전 아직 님의 단계까지는 전혀 갈 수 없지만
나름대로 지금 이 시간..제가 갖고 있는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먼제 카페라는 공간적 특성에 한정시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올리는 많은 글들....
그 속에서 타인은 저를 발견하곤 하지요
그러곤 함부로 저를 판단하고 정죄하곤 하지요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 속에서 나름의 작은 깨달음..깨달음이라고 하기까지 미약한 안다로 해야 함이 나을까요
행간의 의미를 사람들은 느끼려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미 보여짐에 익숙해버린 몸과 마음들이 제 글 행간에 숨겨진 의미를 읽어내지를 못하더라구요
뭐 그렇다고 제 필력이 뛰어나 그 모든 것들까지 미세하게 풀어낸다면
얼마나 좋으랴 마는..멀고도 먼 길이지 싶습니다
전 적어도 이 공간에서 타인들의 글을 대할 땐 정말 그 행간의 의미를 읽어내려 애씁니다
그리도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모든 이들에겐 먼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인 것들을 배제하고
알몸으로 남았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만날 수 있을까 하는 훈련을 해 봅니다
쉽지 않지요
지금 내가 좋아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것인지
그 사람의 배경을 좋아하는 것인지 알 수 없을 듯...하긴 그 모든 것들이 합해져 좋아함으로 나타나는 것인지..
알몸으로 모두 서 있을 때 우리는 과연 누구를 좋아한다고 감히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요?
요즘 저도 내가 나를 부리는 연습을 하고 있답니다
그 첫번째로 내가 던져버렸던 감성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다루는 훈련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쉽지 않네요...어떤 감성이 내 안의 진짜 감성인지 부터가 관건입니다
좋은 화두를 던져주심에 감사드리고
많은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이 글과 연관지어 답을 드리고자 합니다.
사람마다 두뇌를 가지고 있고, 그 곳에 온갖 마음(識과 意-따로 글 올리겠습니다)이 형성되어 있다가 표현되는데 작가의 본문 글, 독자의 댓글 모두가 그 중의 하나들일 뿐 그 이외의 아무 것도 아니지요. 그 댓글에 대하여 본문 필자의 내면에서 반응으로 형성되는 마음 또한 표현되건 않건 내가 아는 대상이지, 내 자신은 아니지요. 그렇다고 안다면 남의 댓글은 물론이고, 그 댓글에 대한 내 내면의 반응(특히 실망, 원망, 분노)에 대하여도 -익숙하기 전엔 분노와의 동일시에 속아 빠져서-잠시 동요하겠지만, 홀로인 此岸을 깨달아서 소란스런 彼岸을 고요히 관찰만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그런 과정이 -당장은 참고 견디기 어려운 고행이 되겠지만- 바로 그래서 수행이고 수도가 될 수도 있지 않겠는지요.
네..그 훈련이 이제 되는 것 같습니다
인도하여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고운물빛 에이....교수님도 참, 인도까지나라시니....부끄럽게요. ㅎㅎ
@아무나 진심입니다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올리신글을 거짓말 안보태구 한시간을 읽고있네요.깨달음이 뭔가를 얻고자 해서지요. 그런데 더 혼란만 오네요. 자기자신을 꽤똟듯아는사람이 과연 있을까 의문입니다.제머리속에 깨달음이 부족한것일까요? 평생 장사꾼으로 살아온 저는 상대마음을 읽는것이깨달음이라 알았고.그것이 제가 제자신을 안다고 생각했는데..저의 우둔함으로는 답찾기가어렵네요ㅜ좀 쉽게 풀이를 부탁드려야겠습니다
내 자신을 알려고 하지 말고(추측이나 가능할 뿐 실제로 알 길은 없으므로), 내 자신이 아닌 것을 내 자신이라 착각하지 말라는 것이 제 글의 요지입니다. 특히 제 마음을 내 자신이라고 알고 흔들리지 말고 자기의 삶에 필요하고 유익한 마음인지, 불필요하고 유해한 마음인지 잘 판단하려면 건너편(彼岸)에 있는 그 어떤 마음에 대하여도 초월적이고 자유로운 순수한 홀로의 자리(此岸)에 있구나 하고 깨닫는 것이 모르면 너무나 어렵고 알고 나면 너무나 쉽습니다. 답글 | 수정 | 삭제
@아무나 네..자세한말씀 감사합니다. 평생 장사치로 살아온 저로서는 감히 생각도 못할 어려운 깨우침이네요. 앞으로도 계속 좋은말씀 기다리겠습니다^^
@모경 저도 반갑습니다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종 잡을 수 없는 소리라고 하던 것을.......잘 읽었고 감사하다고 까지 하시니 매우 매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