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계 덩어리>를 읽고
나보다 한 살이라도 젊은 분들에게 전할 목적으로 이 글을 쓴다. 내가 본 것을 전하여서 그들의 삶에 유익이 되게 하려 하는 것이다. 모파상이 쓴 이 소설의 제목이 왜? 비계 덩어리일까? 지방 덩어리로 뭉쳐진 몸뚱아리에는 피가 통하지 않는다. 고지혈증에 걸리면 죽는다. 생명이 없는 이념을 목숨걸고 추종하는 자들을 비웃는 모파상의 조롱이기도 하고 비계덩어리로 찐득해진 뻑뻑한 영혼을 일깨우는 메시아적인 외침을 담은 소설이라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고교 시절에 내용도 모르며 읽은 모파상( 1850년 08월 05일 ~ 1893년 07월 06일)의 단편 소설<비계 덩어리>를 다시 읽었다. 모파상은 왕정이 무너지고 공화정이 등장하는 프랑스 대혁명기를 살아 낸 지식인이다. 모파상이 이 소설을 쓴 그때(1880년)의 프랑스의 모습이 지금의 우리나라 모습과 너무나 흡사하고, 예나 지금이나 인간들의 한심한 작태들은 변하지 않았다는 게 독후감이다. 나는 이런 인간의 무지와 이중성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 작품이 불후의 명작이라 불린다고 생각한다.
프러시아 군의 침략으로부터 자유를 찾아 루앙을 탈출하려고 보수주의자로 대변되는 부류인 귀족과 부자, 종교인(수녀), 자유민주와 인권을 외치는 진보주의 정치인, 그리고 그들 모두가 경멸하는 창녀(창녀 이름이 비계 덩어리)가 함께 마차를 탔다. 마차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우리 사회라는 상징이고, 인간사회는 그 구성원인 인간을 각자의 삶의 방식으로 계급화 시켜서, 마차에 탄 자들처럼 크게 5단계 계급으로 나뉘어져 있다는 뜻이고, 그런 사회를 진보주의와 보수주의 사상으로 양분시켜서 그 속에서 그들만의 리그를 벌이며 가장 힘이 약한 자(창녀=민중)를 제물로 삼아서 “억압된 사회를 탈출하자”고 헛소리를 외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모파상이라는 천재 작가가 그려 낸 것이다.
마차를 타고 가면서 그들은 노골적으로 같이 마차를 탄 비계덩어리를 경멸한다. 한 참을 지나자 먹을 것을 준비하지 못한 그들은 배가 고파진다. 마차 안에서 음식을 준비해온 사람은 그들이 경멸한 창녀(=가장 하층민이 일용할 양식을 생산한다는 상징)가 유일하다. 굶주린 그들은 창녀가 먹는 음식에 침을 흘린다. 그러나 그들은 지금까지 줄 곳 창녀를 벌레 보듯 했다. 창녀가 음식을 나눠준다. 더럽다고 입에 대지도 않을 것 같던 그들이 허겁지겁 주린 배를 채운다. 그러고도 그들은 창녀에게 고마움을 표현할 줄 모른다. 그것도 모자라서 진보주의 정치가는 자신의 성적 욕구까지 해소하려고 비계 덩어리에게 접근(자기 쾌락향유의 도구로 하층민을 학대하는 짓의 상징)한다. 비계 덩어리는 거부한다. 그러다가 마차는 더 큰 폭력사회로 상징되는 프러시아 군대에 잡힌다. 프러시아 장교는 비계 덩어리가 자신의 하룻밤 성적도구가 되어 주면 마차를 출발시켜 주겠다고 한다. 비계 덩어리는 장교의 요구를 거부한다. 마차에 탄 보수주의자와 진보주의자들 모두가 또 다시 비계 덩어리를 비난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자기들의 탈출(자유)을 위해서 비계 덩어리의 자유를 보다 더 적극적으로 유린하기 시작한다. 결국 비계 덩어리가 프러시아 장교의 수청을 들어주고 나서 그들은 풀려(해방)난다.
자신들의 안녕과 자유를 위해서라면 비계 덩어리(개인)의 자유의지에 의한 사랑의 선택권까지 훼절시키려드는 함께 마차를 탄(세상을 살아가는) 보수주의자들과 진보주의자들에 의해 나타내 보이는 사악한 인간들의 이기심과 그 이기심을 온갖 고상함과 우아함과 이념으로 포장하고 위장하며 살아가는 인간 군상들의 추악한 작태들 ~.
아브라함이 무고한 아들 이삭을 신의 제물로 바치려하던 이래로 세상은 여전히 순수하고 어린 영혼이 사악한 영혼들을 살리기 위한 재물이 되어 왔다는 것을 그래서 울고 싶지만 울음조차 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모파상이라는 천재가 성찰하고 단편 소설로 그려 낸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 사회의 지도자가 되고 자 하는 그대여!
이제부터는 국민세금으로 만든 법인카드로 초밥을 사먹지 마라!.
몰래카메라이거나 말거나 어떤 놈을 막론하고 공짜로 주는 명품백은 절대로 받지 마라!
재벌회장들은 시장으로 나와서 칼국수나 떡뽁이나 오뎅 같은 것을 더 많이 더 자주 사먹으라!
면책특권을 버리고 헬기타지 말고 오직 정직한 말만하고 대중과 함께 기뻐하고 즐기라!
천부인권설을 내세운 권력이 왕권신수설을 신봉하는 권력을 단두대에서 수도 없이 댕강댕강 잘라버린 인간사상의 대 격변시기가 "프랑스 대혁명"이다. 천부인권설이 주는 권력은 군림하라고 주는 것이 아니다. 천부인권설의 세상에서 누리는 모든 권력과 부귀영화는 네 이웃에게 네 자신을 과시하며 갑질하라고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열심히 땀흘려 일하고 그 성취감으로 네 이웃을 사랑하고 그들과 더불어 생명의 환희를 즐기라! 선한 청지기 의무를 다하고, 선한 사마리아인의 정신을 가져라! 그것이 동료시민정신이다!
모파상이 말하는 비계 덩어리는 누구일까?
몸을 팔아 먹고사는 창녀일까?
이 소설에서 진짜 창녀는 누구인가?
로베스 피에르 같은 급진적 사상가가 권력을 잡을까봐 요즈음은 잠이 오질 않는다.
영혼이 팔린 줄도 모르고 나는 최소한 몸을 판자보다는 고상하고 형이상학적이라고 여기는 비계 덩어리들에게 이 독후감을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