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태국, 총기 난사 사건 사회문제로 대두돼... 정책적 대응 시급
◦ 태국, 시암 파라곤 총기 난사 사건 이후 대책 마련 나서
- 최근 태국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잇달아 발생함에 따라 태국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10월 5일 아누틴 찬비라쿨(Anutin Charnvirakul) 태국 부총리는 향후 강력한 총기 규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히며 총기 및 기타 무기 사용에 관한 법령을 살피고, 개정이 필요한 부분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아누틴 부총리는 특히 공무원만 총기를 소지할 수 있고, 일반인은 비비(BB)탄 총과 같은 모조 무기 및 장난감 총을 포함해 총기를 일절 소유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더불어 18세 미만 청소년이 사격장에서의 사격 활동에 참여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 또한 등장했다. 토삭 수키몬(Torsak Sukwimon) 태국 경찰청장은 쇼핑몰 총격 사건 이후 당국이 공포탄 총기를 불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이 공포탄 총은 허가 없이 구매가 가능하다는 법의 허점을 이용해 공포탄 총을 구매, 개조해 범행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 태국 내무부는 회의를 거쳐 총기 폭력에 대응하기 위한 단기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향후 태국에서는 모든 종류의 모조 총기 및 실제 총기와 관련된 수입 및 거래 면허 발급이 중단된다. 더불어 실제 및 모조 총기 소유자는 총기 등록 사무소에 등록해야 하며, 세관에서는 총기 및 모조 무기 관련 검사가 강화된다. 한편 운동 선수를 제외한 20세 미만 국민은 당국 허가증을 지참해야 사격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규제될 예정이다. 사격장에서 사용되는 총기는 사용자 소유의 허가된 총기여야 하며 탄약은 캠프 외부로 반출할 수 없다. 지금까지 태국 주지사들은 개인의 공공장소 총기 소지에 관해 허가증을 발급해왔으나, 이 또한 중단된다. 공무원은 1인당 총기를 한 자루만 소지할 수 있고, 총기 소유자가 사망하면 총기는 상속인에게 상속된다. 총기 등록 담당 공무원은 총기 판매점에 대한 총기 수입 허가 발급을 중단하며, 이에 따라 새로운 총기 판매점 개설이 금지된다. 태국 내무부는 태국 왕립 경찰 및 디지털 경제 사회부(Ministry of Digital Economy and Society)와 협력하여 불법 온라인 총기 판매를 단속하며, 15일마다 단속 상황을 모니터링한다.
◦ 태국서 최근 몇 년간 총기 난사 사건 3차례 발생해
- 태국 정부의 총기 관련 법률 검토를 위한 내각회의는 10월 3일 태국 수도 방콕(Bangkok) 도심 쇼핑몰 시암 파라곤(Siam Paragon)에서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개최된 것이다. 시암 파라곤은 방콕에서 가장 인기 있는 쇼핑센터 중 하나로, 이 사건으로 인해 2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범인은 14세 소년으로, 환청 등의 정신건강상의 문제를 겪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공포탄 총을 개조하여 범행에 사용했다. 경찰 조사 결과 범인은 M-16 소총과 탄약 등 다양한 총기류와 탄약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 태국에서는 지난 몇 년간 두 차례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2020년에는 태국 북동부 도시 나콘랏차시마(Nakhon Ratchasima)에서 태국 육군 병사가 총격으로 29명을 사살하고 58명에게 부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당시 당국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2023년 10월에는 마약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던 전직 태국 경찰관이 태국 북부 농부아람푸(Nong Bua Lam Phu)주에 위치한 어린이집과 거리에 총격을 가해 36명이 사망했으며, 이 중 24명은 영유아였다. 이와 같은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군인, 경찰, 및 공무원들이 할인가에 총기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태국의 복지 총기 제도에 대한 우려가 증폭될 것으로 전망된다.
☐ 태국 정부, 높은 총기 소유 비율 및 관광산업 영향 고려해 장기적 대책 마련 나서
◦ 태국, 총기 보유 비율 비교적 높아... 장기적 대책 마련 필요
- 2017년 스위스 소형 무기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태국은 아시아에서 민간인 총기 보유율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이다. 태국 국내에서 민간인이 보유한 총기 수는 1,000만 자루가 넘으며 이 중 약 400만 대가 불법 소지 총기인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 무기를 추적하는 건폴리시(gunpolicy.org)의 추정에 따르면 태국의 개인 소유 총기 720만 자루 중 등록된 총기는 600만 자루에 불과하다. 이에 태국 정부는 단기적 조치 이외에도 총기와 관련해 장기적 대응책을 수립할 예정이다. 아누틴 부총리는 장기적으로는 총기 구매자가 총기를 소유하기에 정신건강 측면에서 적합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진단서를 제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롬 폴폰클랑(Karom Polpornklang) 정부 부대변인은 1947년 제정된 총기, 탄약, 폭발물, 폭죽, 모조총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총기와 탄약의 구매 및 소지를 더 엄격하게 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전문가들 또한 태국의 현 총기 관련 법률 및 규제를 재검토하고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크리사나퐁 푸타쿨(Krisanaphong Poothakool) 방콕 랑싯 대학교(Rangsit University) 범죄학 및 사법행정 프로그램 부교수는 도이치벨레(DW)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총격 사건은 태국의 총기법을 강화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크리사나퐁 부교수는 신임 정부가 총기 규제에 대한 장기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수백만 대의 총기가 유통되고 있는 현실과 무기 관련 법률의 허술한 집행이 총기 관련 폭력사태의 빈발을 부추긴다고 평가했다. 폴 콸리아(Paul Quaglia) PQA 어소시에이츠 최고경영자(CEO)는 태국에는 총기 등록에 관한 체계적인 노력이 전혀 없다고 평가하면서, 태국에서는 총기를 합법적으로든 불법적으로든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 태국 경찰, 총기 단속 강화... 관광산업 악영향 우려돼
- 한편 태국 법 집행 기관은 정부 지침에 따라 총기 관련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태국 경찰은 방콕 쇼핑몰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이후 3일간 전국적인 단속을 벌여 불법 총기 2,000여 점과 총알 75,000발을 압수하고 용의자 1,593명을 검거했다. 토삭 경찰청장은 10월 12일 경찰이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전국 3,224곳을 급습했다고 밝혔다. 토삭 경찰청장은 정부 차원에서 총기 난사 사건 이후 모든 종류의 불법 총기에 대한 단속이 추진되었다고 설명했다.
- 특히 시암 파라곤 총격 사건의 사상자 중 중국인 관광객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점은 태국 정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타이거(Thaiger)는 시암 파라곤 총격사건의 여파로 약 6만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태국 여행을 취소했다고 보도했으며, 태국 공항의 데이터에 따르면 총격 사건 이후 중국인 방문객 수가 65만 명에서 59만 명으로 9.2% 감소했다. 솜릿 하이쿰(Somrit Haikum) 치앙마이 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이러한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가 예방 조치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감수 : 윤진표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aiger, Thai tourism hit as gun violence prompts Chinese visitor cancellations, 2023.10.18.
Vietnam Plus, Thailand seizes over 2,000 guns in three-day nationwide crackdown, 2023.10.13.
DW, Thailand: How will Bangkok shooting change gun laws?, 2023.10.10.
Nation Thailand, Anutin’s tough new policy will not allow public to own even BB guns, 2023.10.05.
Bangkok Post, Tougher gun controls on the way, 2023.10.05.
The New York Times, After Third Major Shooting in Four Years, Thailand Debates How to Stem Gun Violence, 2023.10.04.
[관련 정보]
태국 부총리, 강력한 총기 규제 입법 예고 (2023. 10.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