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rt Angle(이하 KA) : 솔직하게 말한다면, 신체 건강할 때의 내가 세계 최고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나를 "릭 플레어의 재래"라고들 하더라. 나를 릭 플레어와 비교해 주니, 매우 기쁘다.
나 말고는 트리플 에이치, 크리스 베노아, 에디 게레로가 "최고의 레슬러" 대열에 낄 수 있을 듯하다. 랜디 오튼이나 에지도 조만간 낄 것으로 보인다. '거구 레슬러'들 중 인상적인 사람들을 꼽으라면, 언더테이커와 빅 쇼가 있다. 그리고 능력이 뛰어난데도 평소에 잘 언급되지 못하는 몇몇 이들도 있다. 왜냐하면 그들이 메인이벤터 계열에서 활동하고 있지 못해서 그런건데, 크리스쳔과 방출당한 제이미 노블이 바로 그들이다. 쭉 털어놓아 봤지만, 아무도 테크닉 & 경기 운영력 & 카리스마를 나만큼 갖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가 '종합 세트'라고 말할 수 있다.
Q : 당신은 수많은 명경기들을 만들어낸 바 있다. 그 중에서 당신이 가장 아끼는 경기가 있다면 무엇인가?
KA : '로열 럼블 2003'에서 크리스 베노아와 가졌던 것이 내 생애 최고의 경기였다. 그 경기를 딱 보면, 두명의 사내가 '이것이 레슬링이다' 라는 걸 가르쳐 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거다.
우리는 펀치를 남발하지도 않았고, 로프를 이용하거나 위험한 동작들을 하지도 않았다. 우리는 단지 약 40분의 시간동안 링 정중앙에서 '레슬'을 했다. 관중들은 엉덩이를 의자 앞쪽 끝에 바짝 걸쳐 앉아서는 손톱을 물어뜯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탑 로프에 올라가서, 미친 짓들을 해야 관중들이 좋아한다"라고 생각하는데, 나와 크리스는 그냥 '레슬'을 했고 그 경기는 그 해 최고의 경기로 남았다. 아마 역대 최고 경기 중 하나일 것이다. 이번 '썸머슬램'에서 있었던 에디 게레로와의 경기도 좋아한다. 그 경기에서 우리는 로프를 한번 쳤으며, 에디에게 내가 펀치를 날린 것은 단 두번 뿐이었다. 레슬링에 대한 내 생각은 다른 이들과는 다르다. 나는 레슬링에서 위험한 동작들과 싸움질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레슬링이란 달리거나 공중을 나는 게 아니라, 상대를 덮쳐서 핀폴을 따내는 거라고 믿는다.
Q : 링에 복귀한 지금 기분은 어떤가?
KA : 난 지금도 목에 통증을 느끼고 있다. 허나 지금은 처음 목부상을 당했을 당시보다는 기분이 훨 낫다. 점차 링에서의 시간도 늘려 나갈 것이며, 또한 링에서 보다 스마트하게 움직일 것이다.
나는 내 경기 스타일을 많이 바꾸지는 않을 거다. 하지만 불필요한 동작들, 이를테면 체어샷 맞기 같은 건 피하려고 한다. 에디 게레로나 나같은 사람들은, 엔테테인먼트 위주의 지금에 레슬링을 다시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보다 많은 실제 기술들과 홀드들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WWE는 충격적인 요소들, 그리고 마지막 결말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 스타일은 이제 팬들에게 좋은 스토리를 가져다주지 못한다. 이제, 우리가 그런 것(경기를 주로 하는 방식)들을 함으로써 관전하는 데에도 더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Q : 그렇다면, 당신은 TLC로 대표되는 하이-리스크 경기들이 줄어드는 대신 전통 레슬링 방식이 늘어나는 추세에 행복한 것인가?
KA : 그렇다.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WWE는 절대로 전통 방식으로 완전히 회귀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언제나 어떤 동작을 취하더라도, 그 밑바탕에는 우리 몸의 안전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15년전만 해도, 선수진 중에서 10명 가량이나 목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적은 없었다. 우리가 링에서 하는 것들은, 가장 몸을 많이 부대끼는 운동이다. 우리가 하는 것처럼, 미식축구에도 목부상이 잦다. 우리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질문해야 할 필요가 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이걸 방지하려면 우린 어떤 변화를 주어야 할까?" 스톤 콜드 스티브 오스틴과 락이 탑의 위치에 있었을 당시에만 해도, 우리는 그런 생각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러다가 스티브가 처음으로 큰 목부상을 당했다. 그 전까지는 일이 잘 돌아가고 있었고, 그래서 사람들은 부상에 대해 크게 염려를 하지 않았었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그 당시 나를 포함한 모든 이들이 자신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스스로 위험한 동작들을 감수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예를 하나 들어 주겠다. 2001년에, 나는 크리스 베노아와 철장 경기를 치렀었다. 그 경기에서 나는 철장 꼭대기에 올라가 문설트를 날렸고, 크리스 역시 철장 꼭대기에서 플라잉 헤드벗을 날렸다.
크리스는 또 탑 로프에서 내게 져먼 수플렉스를 선사했다. 내 목은 탑 로프 위쪽에서 매트 바닥으로 그대로 떨어졌다. 이보다 최악은 없었다. 그 경기를 다시 봤을 때는 진절머리가 났다. 이런 종류의 경기는 사람의 경력을 끝내버릴 수 있다. 아니면 삶의 종말을 고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
난 그런 짓을 또 하지 못할 것 같다. 또 사람들은 내가 다시는 그런 짓을 하는 걸 보지 못할 것이다.
Q : 지난 '레슬매니아' 후부터 '썸머슬램' 전까지, 당신은 SmackDown!의 단장직을 수행했다. 잘 맞던가? 단장직을 수행하는 건 재미있던가?
KA : 아니. 정말 재미없었다. 빈스 맥맨이 인지도가 높은 나를 계속 TV에 출연시키고 싶어했던 건 안다. 하지만 나는 SmackDown! 단장직을 맡으면서 재미있었던 게 하나도 없었다.
나는 각본팀으로부터 "모두에게 불평만 하는" 캐릭터를 받았는데, 나는 이 캐릭터가 너무 단순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내 원래 캐릭터는 웃기면서도, 한편으론 진지하고 열정이 있는 인물이었다. 그런데 이 단장 캐릭터에는 그 모든것이 들어맞지 않는것 같았다.
결국 단장으로써의 나는 존 시나와 에디 게레로 등에 의해 갖은 놀림을 받았다. 빈스 맥맨이 나를 위해서 한 일이란 건 이해하지만, 난 이걸 통해서는 내 최선의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줄 수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다른 선수들이 몸을 부대끼는 걸 보고만 있어야 한다는 것도 좌절의 이유였다. 레슬링을 할 수 없다니, 그런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다. 만약 빈스가 또 내게 단장직을 제의한다면, 나는 거절할 것이다.
Q : 당신은 에디 게레로를 '썸머슬램'과 SmackDown!에서의 3전2선승제 경기에서 연파했다. 이제 에디와의 대립은 끝난 것인가?
KA : 에디와의 대립은 절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앵글 vs 게레로'는 사람들이 언제나 보고싶어하는 매치업일 것이다. 에디와 나는 서로를 잘 알고 또 호흡도 잘 맞는데, 그 뒷배경에는 특별한 이유가 하나 있다. 우리의 경기가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우리 간의 경쟁의식 덕분인 것 같다. "누가 더 나은 레슬러인가" 가 우리 대립의 주된 스토리라인이었는데, 아마 당신들은 이것이 그냥 만들어진 각본인 줄만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실제로 싸운 적이 있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각본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우리에게는, 누가 더 많이 이기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누가 세계 최고의 레슬러인가를 놓고 겨루는 것이다.
Q : 대부분의 팬들이 보기에는, RAW가 SmackDown!보다 더 나은 쇼다. 이걸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당신들의 쇼가 어떻게 해야된다고 생각하나?
KA : 지금도 우리가 RAW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단지 인지도가 덜한 것 뿐이다. RAW가 더 나은 선수진용을 갖췄다고? 절대 아니다. 존 시나, 루터 레인즈, 마크 진드락, 찰리 하스는 언제나 내 자리를 위협할 준비가 되어 있고, 부커 티는 최고의 수퍼스타 중 한명이다.
우리 팀은 이미 커트 앵글, 언더테이커, 에디 게레로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 3명이 다른 이들을 데리고, 그들(RAW)의 스타 파워를 상쇄시키고 있다.
Q : '레슬매니아 21'에서 맞붙고 싶은 상대는 누구인가?
KA : 언더테이커와의 각본을 진행해 보고 싶다. 우리는 근 3년간 어떤 갈등 관계도 없었다.
팬들이 '새로운 얼굴들'을 보고 싶어하는 건 안다. 그래서 SmackDown!은 많은 신진선수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리고 언더테이커와 나는 그 신진 선수들이 스타로 발돋움하도록 도울 것이다.
하지만 '레슬매니아' 같은 이벤트에서는, 최고의 선수 2명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현재 최고의 두 선수란, 바로 나와 언더테이커다. 그래서 나는 그와 맞붙고 싶다. 그도 그렇게 생각할 거다. 언더테이커는 레슬매니아를 12회 출장했는데, 내 생각에 그가 이제 원하는 것은 "내가 해냈다"라는 느낌을 진짜 가질 만한 '진정한 경기'일 것이다. 솔직히, 내가 그에게 그런 경기를 안겨줄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그가 레슬매니아에서 무패라는 사실은 나도 안다. 허나 나는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은 사람이다.
Q : 당신은 한때 아마추어 레슬러 출신인 브락 레스너와도 대립을 이루었었다. 그와 일하는 건 어땠나? 그리고, 그가 레슬링을 떠나 NFL행을 선언했을때의 기분은 어떠했는가?
KA : 브락은 레슬링을 매우 빨리 습득하긴 했지만, 자기 힘이 어느정도인지를 가늠하지 못했다. 그녀석은 내 목을 두번이나 부상시켰다. 한번은 작년 '노 웨이 아웃'이었는데, 그가 나를 턴버클로 던져버렸을 때였다. 두번째 당한 건 체어샷을 맞으면서다. 비록 브락이 상대를 강하게 다루기는 했지만, 오히려 그때문에 그는 언제든지 성공할 거라고 생각한다. 미식축구도 잘 하겠지만, 그는 언젠가 WWE로 돌아올 것 같다. 좋은 친구로 지내던 브락이 떠나버린 것은 마음에 상처로 남았다. 그 당시에 우리는 회사를 이끌어가던 위치였는데 말이다.
RAW에는 선수 숫자가 더 많았고 SmackDown!에는 대부분이 젊은이들이었다. 브락과 내가 빅 쇼, 언더테이커와 더불어 쇼를 지탱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부상당하고, 브락이 회사를 나가고, 빅 쇼가 부상을 당했을 때는 "이럴수가. 우리 이제 큰일났다" 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나는 브락이 행복하길 빈다. 지금의 그는 그렇지 않지만 말이다. 그는 언젠가 속담 하나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후회하면 이미 때는 늦었다" 라는 거 말이다.
예전에는 가끔 전화통화도 하고 그랬는데, 그가 미네소타 바이킹스 팀에서 퇴출당한 이후로는 이야기해 본 적이 없다. 다른 팀에서 관심을 보일거라 확신한다. 그가 만약 머리가 잘 돌아간다면, 유럽 클럽 쪽을 알아보겠지. 만약 그가 '더' 머리가 잘 돌아간다면, WWE로 돌아올 거다.
Q : 당신이 매주 달고 나오는 금메달은 진짜인가?
KA : 아니다. 내 진짜 메달들은 내 사무실에 전시해 놓았다. 과거에는 직접 달고 다녔었는데, 한번 도둑맞았던 이후로는 레플리카 메달을 달고 다닌다.
그걸 도둑질해갔던 사람들은, 내 가방 속에 티셔츠만 있을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하지만 내 메달도 거기에 들어있었다는 걸 알고는 다시 내게 돌려주고 갔다.
첫댓글 커트...
확실히 커트 정말 잘하죠
잘하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최고일듯 제가 가장 좋아하는 레슬러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