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수환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초청
펫보험 안정적 운영과 인프라 구축 포럼
(월간현대경영 2023년 12월호)
반려인 인구 1500만 시대
펫보험 안정적 운영과 인프라 구축!
현대경영 포럼주제 좌 장 일 정 장 소 포럼 참석인사
| FORUM OVERVIEW 펫보험 안정적 운영과 인프라 구축 차수환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부산대 경영학, 한양대 경제금융학 석사) (금감원 생명보험검사국장, 손해보험검사국장) 2023년 12월 04일 (08:00-09:30) 조선호텔 20층 스시조 장용준 DB손해보험 상무 황두희 메리츠화재 상무 권종우 삼성화재 상무 봉원혁 MG손해보험 대표관리인 전점식 KB손해보험 전무 배준성 한화손해보험 상무 |
반려인 인구 1500만 시대(전 국민의 약 1/3). 반려동물도 사람처럼 보험에 가입한다면 각종 질병과 상해로부터 안전해지지 않을까?
현대경영포럼은 차수환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초청, ‘반려동물보험 안정적 운영과 인프라 구축’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는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MG손해보험, K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보험사명 가나다순) 등 주요 보험사들이 참석, 펫보험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보험사들은 진료기록부 공개와 보험료 인하의 필요성 등을 언급했고 차 부원장보는 진료항목 표준화, 협력체계 구축, 자기부담금 조정 등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부산대 경영학 학사, 한양대 경제금융학 석사를 마친 후 금융감독원 인적자원개발실국장, 생명보험검사국장, 손해보험검사국장 등을 역임한 차 부원장보는 오늘 포럼에서 보험 인프라 구축, 소비자 편의성 증대, 맞춤형 상품 개발 활성화 방안 등을 제시하며, 보험사와 함께 펫보험 활성화를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 포럼에 참석한 장용준 상무, 황두희 상무, 권종우 상무, 봉원혁 대표관리인, 전점식 전무, 배준성 상무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글_홍윤기 기자
KEYNOTE ADDRESS
펫보험 제도 개선하고 인프라 구축할 것
차수환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안녕하십니까? 금감원 부원장보 차수환입니다. 우선 반려동물보험에 대해 감독당국과 보험업계가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신 현대경영포럼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참석해 주신 손보사 임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2022년 기준 반려동물이 800만 마리에 이르면서 정부는 반려동물보험 활성화를 정책과제로 선정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작년 9월부터 TF를 구성해서 금융위·농식품부 등 관계 부처, 유관기관과 함께 반려동물보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였으며, 그간의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10월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하였습니다. 제도개선 방안의 주요 골자는 보험 인프라 구축, 소비자 편의성 제고, 소비자 맞춤형 상품 개발입니다.
펫보험 활성화가 가능하도록 인프라 구축
먼저, 농식품부 등 관계기관과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펫보험 관련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생체 인식 정보를 활용한 반려동물 등록을 허용하고, 보험금 청구 목적인 경우에는 진료서류 발급을 의무화하겠습니다. 또한 외이염, 결막염 등 100여개 주요 질병에 대해서 질병명과 진료절차를 표준화하고 다빈도 중요 진료비에 대한 병원 게시를 실효성 있게 이행할 예정입니다. 한편, 보험업계와 수의업계 간 진료 및 지급기준 협의, 통계 공유 등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보험 가입–청구–건강관리 등에 대한 One-stop 서비스 제공
다음으로, 보험 가입, 보험금 청구, 건강관리 등이 One-Stop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여 소비자 편의성을 제고하겠습니다. 동물병원, 펫샵 등 간단손해보험대리점에서 판매할 수 있는 펫보험 상품을 확대하고, 소비자가 클릭 한 번으로 동물병원에서 보험사로 진료 서류를 전송하는 간편 청구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보험회사가 펫 커머스, 건강 증진 및 돌봄 사업 등 다양한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를 연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한편, 반려동물 건강관리 등을 위해서 리워드 제공한도는 이미 3만원에서 20만원으로 확대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소비자 맞춤형 상품 개발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반려동물의 연령·견종 등을 고려해서 현 상품의 보장범위나 보험료 등을 보다 다양화하고, 합리적인 보험료율 산출이 가능하도록 보험요율을 개선하겠습니다. 또한 향후에는 보험회사의 협력 동물병원을 중심으로 등록 비용, 예방 접종 및 검진 비용, 돌봄 및 건강 관리 서비스 등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주치의 보험 출시를 지원해 나갈 예정입니다. 금감원은 관계 부처와 적극적으로 협력해서 펫보험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이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노력할 예정이며, 손보업계도 반려인들과 보험회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다양한 펫보험 상품 개발에 힘써 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ROUND TABLE
진료기록부 공개를 위해 정부의 협조 필요
장용준 DB손해보험 상무 부원장보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는 금감원을 포함한 관계부처의 방향성에 공감하고 있으며, 특히 세부적인 계획안을 내놓으신 것에 대해 펫보험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감사드립니다. 펫보험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보험업계의 자체적인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수의업계와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에서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동물복지의 일환으로 동물등록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고양이 등은 등록이 불가하고 개만 등록이 가능합니다. 요새는 고양이를 키우는 가구도 늘고 있기 때문에 등록 범위 확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보험사의 자회사 부수 업무 영역에 제약이 있습니다만, 보험사의 부수 업무 범위를 넓혀주시면 보험사들의 리스크 헤지(Hedge)와 펫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간단손해보험대리점 진출 용이해져야
황두희 메리츠화재 상무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서는 좋은 상품의 개발 및 유통,판매 활성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저희가 강아지나 고양이를 포함한 펫 상품을 개발하다 보니 인(人)보험에 적용되는 규제와 유사한 규제에 부딪혀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안전할증(보험료 산출 시 과거통계만으로는 반영할 수 없는 잠재 리스크를 추가로 반영하는 방식) 한도라든가 경험위험률 조정(상품 판매 후 일정기간이 지난 후, 실제 사고발생량을 토대로 가격을 조정하는 제도)을 위한 최소 조건의 제약이 큰 반면 펫보험에 효과적일 수 있는 사고량에 따른 할인할증이 허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사전에 관련 통계가 충분하지 않다 보니, 개발 과정에서 보험사가 충분한 고려를 하기 어려운 문제에 대한 해법이 필요합니다. 현재 간단손해보험대리점 제도(해당 업종 종사자 및 기관이 관련된 소액 간단손해보험 등 보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제도)가 운영 중입니다만, 반려동물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해당 제도를 활용하여 펫보험 판매를 활성화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현재 보험업계가 출시하는 대부분의 상품은 장기 상품인 반면, 간단손해보험대리점은 장기보험을 취급할 수 없고, 장기 상품 판매를 위해서는 설계사 시험을 봐야 해서 진입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간단손해보험대리점도 장기 상품을 취급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펫보험 시장 확대를 위한 유연한 규제 적용 필요
권종우 삼성화재 상무 반려동물 키우는 분들은 반려동물을 자녀나 가족처럼 취급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유모차에 아이가 아닌 반려동물을 태우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트렌드가 최근 몇 년 간 급속도로 확산된 것 같습니다. 그에 비해 반려동물의 건강을 보조하는 펫보험의 발전 속도는 더딘 편입니다. 최근 정부나 감독 당국의 정책도 이런 기류에 맞춰 마련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희가 생각해볼 문제는 펫보험이 여태까지 보험사 중심으로 발전되었다는 점입니다. 펫 관련 시장이 약 1조 정도 된다고 듣고 있습니다만, 펫 관련 의료 시장은 사람을 치료하는 의료 시장에 비해 규모가 10분의 1 수준입니다. 반려동물의 개체 수는 통계자료마다 다르긴 하지만 전체 인구 대비 5분의 1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전체 인구 대비 펫 의료 시장 규모가 작다는 점은,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발전 기회가 많다는 점이지만 반대로 보면 반려동물들이 의료 수급을 제대로 못 받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펫보험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만큼 전통적 방식의 규제와는 조금 다른 접근 및 적용도 필요합니다.
반려동물 안락사 문화 정착을 통한 상조 서비스 확대
봉원혁 MG손해보험 대표관리인 MG손해보험에서는 아직 펫보험을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만, 저 역시 펫보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반려동물관리학과가 생겨나고 있고, 보험 이외 펫 상품은 활성화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펫 상품 중 상조 서비스도 확대되고 있다고 합니다. 저 역시 집에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습니다. 개가 나이를 먹으면 실명, 치매가 생기고 마지막에는 경련이 일어납니다. 미국, 일본에서는 반려동물 안락사 문화가 정책돼 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그런 문화가 정책되지 못한 듯 합니다. 오랫동안 키워온 반려동물과 이별을 어려워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안락사가 반려동물 입장에서도 좋다고 하지만, 논리의 문제가 아니라 정서의 문제다 보니, 앞으로 반려동물 상조 서비스를 확대하려면 이런 기존 반려동물 문화에 변화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펫보험 통계 축적하여 방향성을 잡아야
전점식 KB손해보험 전무 반려동물 관련 사업은 보험사뿐만 아니라 은행, 카드 등의 기타 금융권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을 만큼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은 분야 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방향성을 잡기도 어려운 부분이 많고 제한요인도 도처에 산재되어 있습니다. 특히, 반려동물 등록 및 개체식별, 진료기록부 제출의무화, 진료항목 표준화 등은 펫보험 성장의 대표적인 장애요인입니다. 하지만 펫보험은 앞으로 몇 조 규모의 시장으로 확대될 전망이고 반려인구의 급증세는 새로운 시장창출의 기회임에는 틀림없기에 정부나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건전한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보험사에서도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펫보험의 선행과제는 고객의 기대수준에 부합하는 다양한 위험담보와 저렴한 보험상품의 제공에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동물병원 진료데이터 통계집적이 체계화되어 있지 않아 어려움이 많지만 동물병원 협회나 EMR 업체 등과의 협조체제 구축으로 상품을 조금씩 발전시켜 나가야 하겠습니다. 또한, 위험보장 이외에 다양한 부가서비스 제공을 위해 펫 전문 용품점과도 네트워크를 넓혀나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반려동물관련 다양한 사업들을 어떻게 보험과 연결시켜 나갈 것인지, 제도변경의 우선순위에 맞춰 보험의 전략방향을 어떻게 세워나갈지 고민을 같이 하도록 하겠습니다.
반려동물 진료체계 표준화하고 펫보험료 낮춰야
배준성 한화손해보험 상무 펫보험이 제2의 실손보험으로서 대중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실손보험도 긍정적 요소와 부정적 요소가 있겠습니다만, 당시 실손보험의 실무를 맡았던 입장에서 아쉬웠던 점은 약관의 보장 내용이 너무 광범위하게 만들어졌다는 점입니다. 2009년도에 감독 당국에서 실손보험의 표준화 작업을 해주시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반려동물 진료체계에도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펫보험 자기부담금을 지금보다 조금 낮추고 실질적인 보장을 넓히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며, 유통 채널도 보험 설계사 외에 펫샵이나 동물병원 등에서도 판매가 확대되는 것이 펫보험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CLOSING ADDRESS
펫보험 발전 위해 보험사와 함께 고민할 것
차수환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보험사 임원분들의 말씀 잘 경청하였습니다. 실손보험이 의료행위와 연계되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펫보험도 동물의료와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습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의 경우 14년만에 허용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를 참고하여 펫보험 활성화가 반려인에게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병원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여 동물의료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의료계와 관계부처 등과 더욱 협업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1인가구 증가 및 고령화에 따라 반려동물은 계속 증가할 것이고, 점점 더 소중한 가족처럼 여기게 될 것입니다.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 꾸준히 성장해 왔지만, 펫보험은 인프라 부족, 통계부족 등으로 아직은 실적이 미미한 수준입니다. 올해 발표된 제도개선 방안이 실질적인 펫보험 활성화로 이어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수 있지만, 오늘과 같은 논의의 자리가 펫보험 활성화를 위한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보험소비자와 접점에 계시는 보험회사들도 더욱 치열하게 고민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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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