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가 지나 아침에는 바람이 붑니다. 도심을 벗어나 조용히 사색을 즐길 수 있는 곳, 부산 강서구 녹도 노적봉 아래 자리한 수능엄사를 찾아 떠나볼까요.~ 벌써부터 설레입니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 출렁이는 파도 좀 보세요.
바다를 품은 사찰로 알려진 이곳은 과거 '녹도'라는 작은 섬이었던 곳에 자리 잡고 있으며, 사찰 앞쪽으로는 탁 트인 바다와 낙동강 하구가 만나 시원한 풍경을 자아냅니다. 주변 매립과 도로 연결로 현재는 차량으로 접근이 가능합니다.
수능엄사는 조선시대 말에 창건되었고 1970년대에 향림스님이 중창하여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사찰 뒤로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전적지로 알려진 노적봉(암봉)을 품고 있어, 기암절벽과 바다가 어우러진 수려한 경관을 자랑합니다. 대웅전과 독성각, 산신각 등이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수능엄사에 수능엄경은 없다.
능가사에 능가경이 없었듯이. ^^
가운데 청기와 팔각지붕 전각이 대웅전, 그 왼쪽 앞에 요사채, 오른쪽에 불교대학이 자리하고, 대웅전 왼쪽 뒤로 물러선 것은 독성각이며 노적봉 절벽에 올라서 있는 것이 산신각입니다.
앞마당으로 열린 바다와 더불어 푸른 잔디와 능소화, 수국 등 각종 꽃들이 피어나는 아름다운 사찰.
수능이라는 이름 때문에 실제로 수능을 앞둔 이들이 종종 찾기도 하고, 1960년대 한일합섬 창립자 김한수 회장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져 부자가 되고 싶어 찾아오는 이들도 많다고 합니다. ~
반짝반짝 빛나는 청기와가 낯설군요.
수능엄사의 주련입니다.
天上天下無如佛
천상천하무여불
하늘 위 하늘 아래 부처님 같은 분은 없고
十方世界亦無比
시방세계역무비
시방세계 그 누구도 가히 견줄 자가 없으며,
世間所有我盡見
세간소유아진견
세상에 있는 사람 내 모두 다 살펴 봐도
一切無有如佛者
일체무유여불자
부처님 신자보다 더 좋은 사람 없습니다.
보통의 대웅전과 달리 대세지보살을 삼존불로 모신 법당 안, 불상 위 천장을 가득 채운 연등 아래로는 시주자들의 이름과 번호가 적힌 명찰들이 길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삼존불 뒤의 후불탱화는 일반적인 화려한 다색 탱화와 달리, 검은색 바탕에 금니나 밝은 선으로 존상들을 그려 넣어 매우 깊이 있고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어두운 톤의 탱화는 전통적인 불화의 기법을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감각과 높은 예술적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화려한 원색을 과감히 배제하고 검은색과 금색의 대비를 극대화하여, 오히려 눈부신 금동 삼존불상과 시각적으로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법당 안의 공간을 차분하게 잡아주어, 참배하는 이로 하여금 깊은 경건함과 몰입감을 느끼게 해 줍니다.
불교대학을 가득 채우던 만학도들의 열정과 뜨거운 눈빛들이 아직도 생생한데, 예전 같지 않은 작금의 교세를 마주하니 마음 한구석이 헛헛하고 아쉽기만 합니다.
다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사찰은 조선시대 오래된 장수경인 《불설장수멸죄호제동자다라니경》과 고려시대 목각본인 《금강반야경소론찬요조현록》 등의 보물을 소장하고 있는 깊은 역사를 품고 있습니다.
장마와 태풍, 폭염이 몰아치는 8월에도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피어나는 끈질긴 생명력의 능소화는 '하늘을 업신여기는 꽃'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담장 아래 넝쿨을 타고 내려와 땅에 닿을 듯 피어난 능소화. 하늘을 능멸하는 고고한 미소라 하기엔, 그저 너무 눈부시게 고와요.
산신각으로 오르는 좁고 가파른 계단은 계단을 놓기 전 울퉁불퉁한 바윗길일 때 사람의 걸음마다 조그만 바닷게들이 바위 틈새로 숨는 모습이 그리 귀여웠다고 합니다.
사찰 이름만 보면 마치 능엄경이 가득할 것 같지만, 정작 수능엄사에는 수능엄경이 없다는 사실이 묘한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대세지보살은 극락세계에서 아미타불을 보좌하는 보살로 지혜의 광명을 상징합니다. 대승불교의 최고 경전 중 하나인 능엄경에 수록된 대세지보살염불원통장은 불교 정토종의 수행 원리와 염불의 공덕을 가장 깊이 있게 드러낸 가르침입니다.
강물이 바다와 만나는 수능엄사에서 가슴 벌렁거리는 대세지보살의 감동적인 염불원통의 회상과 함께하며 수능엄사 답사에 즈음합니다.
대불정 여래밀인 수증요의 제보살 만행 수능엄경 5권 중 마지막 부분 대세지보살염불원통장입니다.
대세지법왕자가 그의 동반 52보살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까지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지난 옛 항하사겁의 일을 기억해 보니, 무량광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을 때, 열두 여래께서 1겁마다 이어 나오셨습니다.
그 마지막 초일월광 부처님께서 저에게 염불삼매를 가르쳐 주시면서 말씀하시기를
'비유하면 한 사람은 오로지 기억하여 생각하는데 한 사람은 아득히 잊고 있다면, 이러한 두 사람은 만나도 만난 것이 아니고 보아도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
두 사람이 서로 기억하여 두 기억하는 생각이 깊어야만 태어날 때마다 형체에 그림자가 따르듯 서로 어긋나지 않으리라.
시방 여래께서 중생을 생각하여 가엽게 여김은 어머니가 자식을 기억하는 마음과 같은데, 만일 자식이 달아나 버린다면, 기억한들 무슨 소용이겠느냐.
어머니를 기억하는 자식의 마음이 자식을 기억하는 어머니의 마음과 같을 때, 어머니와 자식은 여러 생을 지낼지라도 어기거나 멀어지지 않으리라.
만일 중생이 마음으로 부처님을 기억하여 생각한다면, 현재 또는 미래에 반드시 부처님을 뵙거나, 부처님과의 거리가 멀지 않으며, 방편을 빌리지 않고도 스스로 마음이 열리느니라.
마치 향을 물들이는 사람이 몸에 향기가 배이는 것과 같으니, 이를 향광장엄이라고 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본래 첫 수행자리에서 염불하는 마음으로 무생법인에 들었으며, 지금은 이 세계에서 염불하는 사람을 거두어 정토로 돌아가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만한 통달 법을 물으시니, 제 경우로는 따로 고를 것 없이 여섯 감관을 모두 거둬들여 청정한 생각을 계속 이어 삼마지를 얻는 법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첫댓글 후불탱화가 재일 우아한 절이네요~
글도 멋있고 풍광사진도 너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
나무아미타불 🙏🙏🙏
나무아미타불 🙏🙏🙏
앗싸~
격려해 주시니 너무 기분이 좋아용^^
감사합니다 _()_
덕분에 감사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
고맙습니다 _()_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
향광장엄 너무 좋아하실듯 합니당_()_
😍
어찌 그 절 까지 섭렵하시고 대단하십니다ᆢ그 절이 능소화로 유명합니다 ㆍ 오래전에 참 많이 갔는데ㆍ대견심보살이 상세하게 설명을 해 주니 감회가 새롭네요ㆍ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_()_
앗싸~
칭찬받았습니당~
한더위 물러가면 왕릉에도 열씨미 다닐께용.^^
격려 감사합니다 _()_
훌륭하십니다~보살님
매~번 올려주신 글과 사진
무지무지~ 고맙습니다 _()_
나무아미타불 🙏
나무아미타불 🙏
나무아미타불 🙏
별 말씀을요, 오히려 좋게 봐주셔서 제가 더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평안한 날들 보내세요!
상세한 소개
참한 사찰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