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 소록도(小鹿島) 한센병 박물관 & 중앙공원 트레킹 #4
감금실과 나란히 있는 구 소록도 갱생원 검시실(해부실)/등록문화재 제66호
1934년 건립, 사망환자의 검시를 위한 해부실과 유해를 보관하는 영안실로 구성되어 있다.
이 건물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들이 한센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정관 수술과 시체 해부를 했던 곳으로 소록도의 인권 유린의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사망자는 가족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우선 검시 절차를 마친 뒤에야 장례식을 거행할 수 있었고 시신은 구북리 뒤편의 바닷가에 있는 화장터에서 화장되었다.
한센병자는 세 번 죽는다는 말이 있다.
한센병의 발병으로 인한 사회적 죽음이 첫 번째이고,
죽은 후 시신을 해부하는 것이 두 번째이고,
원치 않는 화장을 하는 것이 세 번째이다.
위의 건물은 그중 두 번째 죽음에 해당하는 한센병 환자의 시신 해부가 이루어지던 검시실이다.
사망한 환자들의 시신을 해부하던 검시대.
건물 내부에 수술대와 검시대 그리고 세척 시설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입구의 넓은 방은 검시실, 안쪽 방은 영안실로 사용되었다.
소록도병원의 역사와 환자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갖가지 자료가 전시된 생활자료관
수목원을 방불케 하는 아름다운 소록도 중앙공원
소록도에 수용된 한센인을 강제동원되어 1936년에 착공하여 1940년에 완공하였으며 처음엔 '부드러운 공원'으로 불렀다고 하며
광복후 소록도 중앙공원으로 명칭을 변경하였으며 1972년 공원을 확장한 역사가 있다.
이춘상 6.20의거 기념비
1942년 일제는 갱생원 시설확장과 태평양전쟁 물자생산을 위해 한센인을 강제로 노역에 동원하여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므로
이춘상 의사가 악명을 떨치던 스오 마사에스 일본인 원장을 칼로 처단한 사건이 있었다.
2022년 늦게나마 한센인 항일운동가 이춘상 의사를 재평가하고 기념비를 세웠다.
[다미안 재단] 공적비
벨기에의 다미안 재단이 정부와 5년간 의료지원협정을 체결함에 따라 소록도병원에 의사 2명, 간호사 2명이 의료봉사를 시작했다.
5년간의 협정이 만료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앞면에는 벨기에 국기와 4명의 이름, 뒷면에는 이들의 공적내용을 새겼다.
14:54 구라탑
마카엘 대천사가 한센균을 박멸하는 모습을 형상화하고 '한센병은 낫는다'라는 문구를 적은 구라탑(求癩塔)
1963년에 건립하였고 구라(求癩)는 '한센병은 낫는다' 라는 뜻이니 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어온 탑이다.
구라탑을 기준으로 좌우로 나누어진 공원은 한쪽은 한국의 정원, 다른쪽은 일본식 정원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한다.
14:56 소록도 성당
한센인들이 직접 공사에 참여하여 절망에서 희망을 만들어 낸 소록도성당
1935년 공소설립후 1960년에 본당으로 승격하였고 1961년에 현재의 성당을 신축한 역사가 있으며 2016년 국가등록유산으로 지정
14:58 벽돌공장 가마터 및 생태습지
1933년 소록도 벽돌공장이 세워져 환우들이 이곳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노동에 대한 보수도 있었지만 중일전쟁(1937년) 부터 강제노동이 시작되었다.
빠른 생산을 위해 고된 노동이 지속되자 한우들의 병은 더욱 심각해졌고 많은 이들이 희생당했다.
반항하면 감금실에 갇혀 단종수술을 받았고 현재 벽돌공장 굴뚝자리에는 십자가상이 서 있다.
15:00 보리피리시비
<중앙공원에 있는 스오 마사에스 원장 동상터와 한하운 시인의 보리피리를 새긴 반석>
고흥반도 끝자락인 녹동항에서 보면 마치 손에 잡힐 듯이 있는 소록도는
나병시인 한하운의 보리피리 소리가 지금도 아련하게 남아있는 한센병 환자들의 애환과 상처가 깃들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센병 환자들의 아픔을 사랑으로 끌어안았던 오스트리아 출신 '할매 천사'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의 숭고한 사랑의 역사는 지금 소록도 곳곳에 남아있다.
반석에 새긴 한하운(1919~1975) 시인의 보리피리.
보리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ㄹ 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꽃 청산 어린때 그리워 피~ㄹ 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인환(人寰)의 거리 인간사 그리워 피~ㄹ 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방랑의 기산하(幾山河) 눈물의 언덕을 지나 피~ㄹ 닐니리.
* 인환(人寰) - 인간의 세계. 기산하(幾山河) - 세상과 단절하여 방랑하며 지내는 곳
스오 마사에스 원장 동상터
1933~1942년까지 9년 동안 온갖 강압적인 수단으로 환자들을 학대하고 강제노역에 내몰았으며
강제징수한 기금으로 동상까지 세운 악명 높은 일본인 원장
저 위에 동상이 있었으나 태평양전쟁 물자로 징발되었다.
15:05 소록의 꿈(옹벽벽화) 벽화 거리
손가락 한 마디 / 한하운
간밤에 얼어서 손가락이 한 마디 머리를 긁다가 땅 위에 떨어진다.
이 뼈 한 마디 살 한 점 옷깃을 찢어서 아깝게 싼다.
하얀 붕대로 덧싸서 주머니에 넣어둔다.
날이 따스해지면 남산 어느 양지터를 가려서 깊이 깊이 땅 파고 묻어야겠다.
옹벽벽화는 소록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형상화하고 있다.
과거의 형상에는 노동과 인체실험 등의 인권유린으로 상처를 입은 한센인의 영혼이 작은 사슴형상으로 재현되었으며
현재를 살아가는 주민들은 작은 사슴을 닮은 소록의 형상으로 표현되었고
미래부분은 희망적이고 평화로운 형상을 조형언어로 재현하고 있다.
15:20 소록도 주차장에 도착하여 2.93km, 1시간 30분이 소요된 소록도 한센병 박물관 및 중앙공원 트레킹을 종료하고
1박 3일의 마지막 일정인 고흥우주발사전망대로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