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대출상담 받으세요”… 저녁까지 문 여는 은행들
‘모바일 뱅킹 시대’ 점포 줄지만 “여신 규제 복잡” 상담수요 늘어
신한銀 ‘8시까지 운영’ 20개로 늘려… 국민銀, ‘6시까지 오픈’ 82곳 운영
지도 앱에서 ‘야간 점포’ 확인 가능
저녁 시간대까지 문을 열고 고객들을 맞이하는 은행 점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은행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 고도화로 모바일 뱅킹 이용이 확대됐지만, 대출 상담 등 창구에서만 해결할 수 있는 업무가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일부 점포의 영업시간을 늘리는 등 다양한 형태를 실험해 보는 모습이다.
신한은행은 오후 8시까지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이브닝플러스 점포를 기존 9개에서 20개로 확대했다고 25일 밝혔다. 해당 점포를 방문하면 입출금통장과 체크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고, 예·적금 신규 가입과 제반 신고 등 주요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해당 점포에서 화상으로 본사에 근무하는 45명의 직원들과 대출 업무 상담을 할 수도 있다. 은행권에서 주요 업무를 오후 8시까지 처리할 수 있는 점포는 이브닝플러스가 유일하다.
신한은행은 일반적인 직장인 근무 시간대가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임을 고려해 전국 주요 상권의 시간당 유동 인구, 2030 고객 수, 사무실 건물 분포 등 데이터를 분석해 대상 점포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도 오후 6시까지 문을 여는 점포인 ‘KB 9to6 뱅크’를 8월 들어 기존 72곳에서 82곳으로 확대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오후 6시까지 여는 점포를 각각 2곳씩 운영하고 있고, NH농협은행은 오후 5시까지 여는 점포를 10곳 운영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존까지는 관공서를 끼고 있는 점포 등에 한정해서만 영업시간(오후 4시)을 연장하곤 했는데, 최근에는 일반 점포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업무시간 확대 차원에서) 점심시간대에 교대 근무 대신 전 직원이 일하는 집중 근무제(국민, 우리은행)로 전환하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온라인 모바일 서비스를 확대하고 비용 효율화 측면에서 오프라인 점포는 줄여 나가는 가운데서도 일선 영업점의 영업시간을 확장하는 것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우선 인공지능(AI) 상담이나 챗봇 등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고객 응대 서비스(CS)에 한계가 있는 데다 날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여신 규제 등으로 인해 맞춤형 대출 설계를 원하는 실질적인 수요가 적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요인이다. 여기에 기존 점포 채널의 효율적인 활용 방안을 찾아보려는 움직임이 ‘탄력 점포’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규 영업시간 외 점포를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은행들은 네이버, 카카오 등 지도 앱에서 야간 시간대 점포 운영 현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섯 시 은행’ ‘이브닝플러스’ 등을 치면 된다.
한편 은행 일선 영업 점포는 6월 말 현재 5731개로, 6년 전보다 1000여 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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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무경 기자 y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