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노출하지 않고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하였다. 세번째 단계는 기부자는 누구를 돕는지 알지만 수혜자는
누가 돕는지 모르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형편이 어려운 사람의 집에 돈이나 몰래 필요한 구호품을
놓고 오는 겨웅이다. 이 경우 도움을 받는 사람은 누가 자기를 돕는지 모르므로 덜 부끄럽다.
네 번째 단계는 도움을 받는 사람은 자기를 돕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지만 도움을 주는 사람은 누구를
돕는지 모르는 겨웅이다. 고대 유대인들 중 여유 있는 사람들은 보자기에 돈이나 곡식등을 느슨하게 싸서
어깨에 메고 길을 걷는 풍습이 있었다. 그러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그 뒤에 가서 필요한 대로 가져가면
되었다. 이렇게 하여 도움을 받는 사람이 도움을 주는 사람에게 자기의 모습을 보이지 않음으로 부끄러움을
면 할 수 있었다. 다섯번째 단계는 도움을 요청 받지 않았으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직접 도움을 주는
경우이다.
도움 받는 사람이 아쉬운 소리를 하기전에 도와 줌으로써 직접 도움을 부탁하는 어려움을 면하게 하는 겨우이다.
여섯번째 단계는 요청을 받고 직접 돕는 단계이다.일곱번째 단계는 자기가 도울 수 있는 양보다 적게 돕되 기쁜
마음으로 돕는 단계이다. 여덟번째 단계는 무뚝뚝한 태도로 돕는 단계이다.
이스라엘 유학 시저링었다. 배가 아프다며 화장실을 드나들던 아내가 급기야 정신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구급차를 불러 응급실로 가는데 혈압이 계속해서 급격하게 떨어졌다. 병원에 도착하니 이미 복부에 4리터
이상의 출혈이 진행되어 위급한 상태라고 하였다. 아내를 수술실에 들여보내 놓고 병원 창밖을 내다보며
암담해 있던 기억이
아직도 또렸하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할 수없이 지도 교수님께 전화하고 멍하니 서 있는데 누군가 어깨를
두두렸다. 전화를 드렸던, 헬버 라닝 교수였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아내는 생명을 건졌다. 입원실로
옮긴 후 이젠 병원비가 문제였다. 병원비도 없었고, 들어 놓은 보험도 없었다. 그런데 라닝교수를 통하여
사정을 알게 된 학교 친구들이 돈을 모아 왔다. 뿐만 아니라 샤아르 째덱 병원에서는 요청 하지도 않았는데
보험이 없는 것을 알고 병원비를
50%감면해 주었다. 병원비를 내고 나니 오히려 돈이 남았다. 그 돈으로 책을 사서 학교 도서관에 기증 하였다.
학교 친구들과 병원이 그렇게 고마울 수 없었다.
인생은 도우며 도움 받고 살게 되어있다. 그러나 돕는데는 지혜가 필요하다. 어려운 사람을 도울 때 가장
배려하여야 할 점은 무엇인가? 도움 받는 사람의 자존심이다. 가난한 사람에게서 자존심마저 빼앗아 간다면
그에게 남는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최명덕
건국대학교 문과 대학 문화콘덴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 이스라엘 학회장 한국이스라엘 연구소장,
한국이스라엘 친선 협회 이사, 한국이스라엘문화원 이사로 섬기고 있다. 저서. 역서로 (유대인 이야기)
언젠가 이웃을 도울 일이 있었다.
물론 억지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참여 하고 싶은데
때 마침 우리 집에도 일이 터져 아이들 퇴직금까지 선불받고
대출도 끌어 쓸 수 있는것은 다 끌어 쓰고 큰 아이 친구들에게까지
1000 만원 가까이 끌어다 겨우 급한 불을 껐다.
이러한 때에 도와야 할 일이 생긴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마음만 표시 하기로 하고 5000원을 내 놓았다.
나에게는 두 렙돈 보다 훨씬 큰 것이었다.
과부는 있는 것의 전부 였지만 나에게 5000원은 빌려온 돈의 일부인 것이다.
이것이 두고 두고 몇번에 걸쳐 비난 거리가 되는 것을 보고 참 마음이 무거워 졌다.
과부의 두 렙돈을 정말 귀히 여기는 사람일까?
5000원을 내어 받는 비난 때문에 부끄러움으로 마음이 무거었던 것이 아니라
그렇게 말 할 수밖에 없는 입술이 슬퍼서 마음이 내내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