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동대구역에 급히 갈일이 있어서
서울역에 허겁지겁 달려와서
8시 45분쯤에 도착을 했습니다.
1분 1초도 아쉬운 상황이었죠.
(원래 계획은 8시차를 타고 갈 계획이었는데, 늦잠을 자버렸죠.--;)
예약을 못한지라, 바로 회원카드 들이대며 포인트 적립해 달라고
하면서 9시차를 달라고 하니까...
'손님 특실밖에 안남았는데 괜찮겠습니까?'라고 매표원이 그렇게 하더군요.
순간 당황해서..
'자유석도 없단 말입니까?'라고 물어보니까
'예, 손님. 자유석도 매진입니다.'라고 하는거 있죠.
마침 출발안내 전광판보니까 9시 10분발 동대구행 KTX가 있길래
'9시 10분 자유석으로 주세요. 포인트적립해주시고, 할인카드 여기 있어요.'라고 말해서
9시 10분 동대구행 KTX 자유석 승차권을 끊었죠.
뭐, 자유석의 장점및 특성을 아시는 분들은
제가 어떤 열차를 탔는지 다 아실겁니다.
자유석 좋은 자리 맡으려고 2층 개찰구에서 서성이고 있는데
웬 남학생 수백명이 2층 개찰구로 몰려오더니
개찰구를 통과해서 9시차가 있는 KTX 대기 플랫폼으로 이동하더니
KTX 일반실에 탑승을 하더군요..
순간
'허허.. 요즘은 많이 좋아져서 KTX타고 수학여행 가네~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는데
또 여학생 수백명이 떼를 지어 몰려 오더니
또 9시차 KTX에 탑승하는게 아니겠습니까~!
순간 자유석이 왜 매진되었는지 이해가 가더군요.
마침내 9시열차 개표를 시작하더니
3층개찰구에서 수십명의 사람들이
칼루이스, 벤존슨보다 더 빠른 속도로 계단을 내려오더군요.
옹기종기 모여있는 여고생들 사이를 헤치면서
100m 단거리 달리기를 해야 하니 정말 죽을 맛이더군요.
남녀노소 할거 없이
17, 18호차를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는 모습이 정말 장관이었습니다.-_-;;
저도 온갖 체면 다버리고 열나게 플랫폼을 신나게(!) 달렸죠.
양복에 구두신은 직장인들도 서류가방을 매고 죽어라 달렸으니....
겨우겨우 17호차에 도착해서 보니까
또 열차가 행신발이어서
17,18호차 테이블석마다 행신에서 탄 승객들이 느긋하게 자리잡고 있더군요.(OTL)
결국, 17호차 순방향중에 제일 전망이 좋은 자리를 선택해서 자리를 잡았죠.
(테이블 좌석 바로 뒤가 전망으로는 낫더군요)
앉자마자 사람들이 우르르르르르르르르르 자유석으로 몰려들어서
순방향 + 역방향좌석이 가득차고, 테이블석에도 다른 사람들이 막 앉더군요.
(마주보고 가야하는 부담 무릅쓰고)
여기다가 1시간 전후 KTX 자유석 승객과 정기권 승객까지 합세하니
입석까지 나오더군요.
마침 열차팀장님이 지나가시길래 학단(학생단체)로 얼마나 탔냐고 하니까
일반실의 70%가량 탔다고 알려주시더군요...--;
오늘 구.홍익회 카트 대박나는 날이었을거라고 생각되는군요...
어쨌든
과거에 수학여행은 통일호, 무궁화호로 갔었는데
이제는 KTX까지 이용하는 걸 보면서 세상좋아진다고 생각했지만
주말 피크타임을 방불케 한 자유석 자리 쟁탈전을 보면서
학생단체를 받아들일 때는 좀 승차율이 떨어지는 열차쪽으로 하는게 어떤가 생각을 해봅니다
(학생들에게 물어보니까
경주로 간다는 군요. 이럴때는 9시 10분차 태우는 것도 나을텐데 말이죠. 동대구행 KTX는 자리가 꽤 있었거든요)
P.S KTX 탄 학단중에 남학교쪽이 제가 사는 동네쪽에 있고
마침 선생님 한분이 제가 알고 있는 선생님이어서
무궁화호를 아예 통째로 전세내서 가는게 낫지, 왜 일반승객들이 타는 KTX를 타느냐하고
물어보았더니(일반승객과 같이 타면 좀 신경쓰이는게 많죠),
학부모쪽에서 이왕 수학여행 하는게 조금더 일찍가서 노는게 낫지 않느냐 하면서
KTX 이용하자고 했고
기차여행설계사 1명이 이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KTX 할인율을 거의 40%까지 받게 해줬다고 하는군요.
기차여행설계사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이 계약 성사시키신분 떼돈 벌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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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도 이제는 KTX시대?!(부제 : 상상을 초월하는 자유석 자리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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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대단하군요 -_-;;;
KTX 전세열차를 볼 날도 머지않았군요. O_O
그러게요 동대구종착으로 태울 것이지..
난 왜 평생 관광버스만 타는거지.... ㅠ.ㅠ
사람이 보통때도 많은편인 부산행에 태울정도라면.. 경주까지 가면 9시 10분차 타도 환승되지 않나요? 여행설계사분이 그런것을 약간 감안해 주셨더라면..
그 학생단체 동대구역에서 대기중인 관광버스타더군요.(환승과는 거리가 멀죠) 9시열차를 타면 동대구역에서 새마을호로 환승은 할 수 있죠. 9시 10분차는 그렇게 되지 못하고요.
수학여행을 KTX로..세월 참 좋아졌군요(22살짜리의 말치곤..-_-) 동대구착열차로 하면 승차율도 높일 수 있고 좋았을텐데..하긴 일반인들이 그런걸 알리가 없죠-_-
흠. 저는 무궁화를 이용했었습니다...(학단열차) 혹시나 구특전을 기대했건만, 리미트와 나무나라 짬뽕이더구만요.
일단 확실히 세상은 조아진거 같네요. 그러나 그 열차 타고 부산 가시는 분들은 상당히 불편하셨을 거 같네요.
저는 국6때 통일호타고 경주다녀온게 유일한 기차수학여행이었죠.
관광버스라면 그냥 동대구행타도 그리 상관은 없었겠네요;;
저희도 내일 수학여행 가는데 갈때 KTX 올때 무궁화 탑니다..-_-;
저희 중간 고사 끝나고 수학 여행 경주로 간다던데... 헉!
그래도....무궁화나 새마을 타면 친구들이랑 대화도많이 하고..좀 더 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진짜 세월 좋아 졌네요..
옆나라 애들 만화에 자주나오던 장면이 연상되는건(교토,오사카 수학여행은 신칸센을 타고 가더라는..;)ㅎㅎ~
아주머니들의 자식사랑이 과하신듯... 솔직히 수학여행 가면서 차안 혹은 객차 안에서 친구들끼리 놀면서 천천히 재미있게 가는것도 좋았는데... 물론 집에 올땐 빨리 오고 싶은 생각은 많았지만...
의외로 KTX 타고 수학여행 가는 동네가 많더군요. 제 동생녀석 중학교 수학여행을 KTX타고 간다더군요 (먼산...) 정말 KTX 단체열차도 볼수있는 날이 멀지 않은듯 합니다. ^^
여담으로 알바하면서 알게 된건데 철도재단 카트.. 수학여행객 탑승한 날은 거의 "3일치 수입을 하루에 버는 셈" 이라고 하시더군요 (먼산...)
8년전 고1때 사기무궁화 11량편성 타고 타고 경주로 수학여행 갔었죠. 그 전년도까지 통일호였다가 무궁화호로 바뀌어서 엄청 기대했었는데 사기무궁화인걸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었는데 2005년 지금,수학여행을.... KTX로 간다? 격세지감이군요.
경주로오신다니 ㅋㅋ 제가사는곳이 경주입니다 작년 고1때 저희는 제주도 갓다왓으여 ㅠㅠ수학여행또가고파 ㅠ 경주에 볼것많으니 구경잘하구가세여.
낄낄... 솔직히 버스를타든 기차를 타든, 올라오는 차에선 무조건 '전멸'이죠.
저희누나가 이번 수련회갈때 KTX타고 간다더군요 -_-
KTX#1님은 경주 문화제를 보면서 자랐겠네요. 다른 분들은 시간 쪼개고 돈 투자해서 와야 하는 곳인데...
본인은 수학여행으로 여수 갔다왔는데, 올 때는 자그마치 국도로 올라왔다는... --;; 대충 기억나는게 여수->무진장지구->홍성->...->도착
우리 학교는 언제 KTX 타보려나-0-;;..아직 단체로 무궁화만 타본..-0-;;
이몸은 아예 안타봤어요...언제 시험 끝나면 갈 수 있을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