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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와 문화
AI 에이전트 시대, 우리는 무엇을 잃고 있는가
편리함 뒤에 숨겨진 질문들
김덕진
프롤로그
어느 날 아침, AI가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게 되었다
2026년 1월, 앤트로픽이라는 AI 회사가 ‘클로드 코워크’라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기존의 AI 챗봇과는 결이 달랐다. 챗봇이 ‘질문하면 답해주는 비서’였다면, 코워크는 ‘알아서 일을 처리하는 직원’이라 할 수 있다. 내 컴퓨터 안의 파일을 직접 읽고, 정리하고, 보고서까지 만들어준다. 궁금해서 필자도 직접 써보았다. 다운로드 폴더를 정리해달라고 했더니, 수백 개의 파일을 종류별로 분류하는 것은 기본이고 각 파일의 내용까지 분석해 ‘중요도 순 정리표’를 엑셀로 뽑아주었다. 여기까지는 감탄이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정리된 파일 목록을 들여다보는 순간, 묘한 감정이 밀려왔다. 지난 3개월간 필자가 다운로드한 파일들의 궤적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기 때문이다. 건강검진 관련 PDF, 반쯤 쓰다 만 이메일 초안, 새벽 2시에 검색한 수면 관련 자료, 아들 학교 과제를 도와주려고 받아놓은 자료들. AI는 이 모든 것을 읽었고, 내가 최근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 어떤 일을 미루고 있는지, 심지어 수면 패턴이 불규칙하다는 것까지 추론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 있었다. 누군가 내 일기장을 펼쳐본 것 같은 기분이었다. 편리함의 이면에 서늘한 것이 있었다.
필자는 2017년부터 지금까지 700회 넘게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며 IT 기술의 변화를 대중에게 설명해 왔다. 알파고부터 챗GPT까지, 기술이 바꿔놓은 세상의 풍경을 매주 전하면서도 어딘가에서는 늘 ‘그래도 괜찮을 것이다’라는 낙관을 품고 있었다. 도구는 결국 도구이고, 인간은 언제나 도구를 다루는 쪽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런데 2026년에 들어서면서 그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AI가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서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고, 심지어 전쟁터에까지 투입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올 1월 베네수엘라에서 진행된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에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가 실전 투입되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군의 기밀 시스템에 탑재된 것으로 알려진 LLM(대규모 언어모델) 가운데,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클로드가 사실상 유일하다. 같은 달 앤트로픽의 AI 안전팀을 이끌던 핵심 연구원 므리난크 샤르마는 사직서를 공개하며 이런 말을 남겼다. ‘세상은 위험에 처해 있다(The world is in peril).’
기술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그것의 의미를 설명하는 일을 해온 사람으로서, 더 이상 낙관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은 AI에 관한 기술 해설서가 아니다. 1,000회 넘게 방송에 나가며 기술을 대중에게 설명해 온 한 사람이, ‘이대로 괜찮은 걸까’라는 질문 앞에 멈춰 서서 쓴 일종의 고백에 가깝다. 전문가의 지식은 무기가 아니라 도구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 글에서 필자의 전문 지식이 독자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 읽고 난 뒤 ‘나도 한번 생각해 봐야겠다’라고 느끼신다면, 이 글은 제 역할을 다한 것이다.
1장
AI 에이전트, 무엇이 달라졌나
2016년 알파고가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놀랐고, 이것이 우리의 일자리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관한 고민과 담론이 쏟아졌지만 반짝하고 끝났다. 알파고가 반짝 이슈에 그쳤던 이유는 그것이 ‘바둑’이었기 때문이다. 바둑을 두는 분들과 관련 산업에 있는 분들에게는 엄청난 일이었지만, 바둑에 관심이 없는 대다수에게 알파고는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의 놀라움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2022년 11월 챗GPT가 등장했을 때의 파장은 달랐다. 챗GPT의 키워드는‘대화’였기 때문이다. 대화는 누구나 하는 것이고, 또 누구나 다른 방식으로 한다. 때문에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기술을 바라보며 모두 다른 해석과 의미 부여를 하게 되었다. 필자는 이 다른 해석과 의미 부여를 보는 것이 곧 향후의 미래를 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 왔다.
그리고 2026년, 또 한 번의 본질적인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이번 키워드는 ‘대화’가 아니라 ‘행동’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써온 AI는 물어보면 답해주는 존재였다. 그러나 AI 에이전트는 다르다. 물어보지 않아도 알아서 일을 찾고, 계획을 세우고, 실행까지 한다. 이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이 장의 목적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겠다. 오픈클로라는 AI 에이전트가 있다. 오스트리아 출신 개발자 페터 슈타인베르거가 2025년 11월경에 만든 오픈소스 AI 개인 비서인데, 이것이 기존 AI 챗봇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하나 있다. 챗GPT나 클로드 같은 챗봇에게 “자동차 구매 협상 좀 도와줘”라고 하면, “이런 점을 고려하세요, 이렇게 협상하세요”라고 조언을 해준다. 그런데 오픈클로에게 같은 요청을 하면? 직접 자동차 딜러십에 연락해서 협상을 진행한다. 실제로 한 사용자가 오픈클로를 이용해 여러 딜러에게 자동 연락을 취해 가격 협상을 진행한 사례가 보고되었다.
오픈클로 쇼케이스 사이트에 올라온 사례들을 보면 이 변화의 성격을 더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 한 사용자가 보험사로부터 보상 거부 메일을 받았는데, 오픈클로가 이메일을 자동으로 감시하다가 이 메일을 발견하고 내용을 분석한 뒤 ‘더 강력하고 논리적인 이의제기 서한’을 스스로 작성해서 보험사에 발송했다. 결과적으로 보험사가 재조사에 들어갔고, 사용자는 ‘내가 직접 쓴 것보다 설득력이 있었다’라고 했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회사 슬랙 채널에서 ‘서버 버그’가 논의되자, 오픈클로가 대화를 모니터링하고 자동으로 코드 저장소를 조사해 원인을 찾아낸 뒤, 깃허브에 수정 코드를 직접 올렸다. 사용자는 “내가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고쳤다”고 놀라워했다. 청소부가 ‘세제 다 썼다’는 메일을 보내면 오픈클로가 슈퍼마켓 사이트에 접속해 필요한 물품을 장바구니에 넣고 주문까지 완료한다. 심지어 잠든 사이에 밀린 이메일 1만 개를 분류하고, 중요한 건에 대해 후속 메일을 작성하고, 개발 이슈까지 등록해 놓는 사례도 있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이 모든 일을 한 오픈클로가 거대 기업이 수천 명의 엔지니어를 투입해 만든 제품이 아니라는 점이다. 슈타인베르거는 2011년에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10년 뒤 회사를 매각한 다음, 사실상 은퇴 상태로 지내던 사람이다. 지난해 11월 가볍게 시작한 주말 프로젝트가 오픈클로였고, 그 덕분에 하루아침에 마크 저커버그, 사티아 나델라, 샘 올트먼 등 빅테크 CEO들의 러브콜을 동시에 받게 되었다. 결국 그는 오픈AI에 합류했고, 올트먼은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그를 ‘차세대 개인 에이전트를 이끌 천재’라고 불렀다. 개인 개발자 한 명이 주말에 만든 프로젝트가 세계 AI 산업의 흐름을 바꿔놓은 것이다. 이것이 에이전트 시대의 속도다.
더 흥미로운 것은 이 오픈클로 이후에 벌어진 일이다. 오픈클로가 화제가 되자, 몰트북이라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미국시간 기준 1월 28일경에 출시된 이 서비스는 ‘AI 에이전트 전용 소셜 네트워크’다. 첫 화면에 들어가면 ‘A Social Network for AI Agents’라는 문구가 쓰여 있고, 인간은 글을 쓸 수 없다. AI 에이전트들만 게시글을 올리고, 서로 토론하고, 댓글을 달 수 있다. 인간은 구경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출시 2~3일 만에 AI 에이전트 77만 개 이상이 가입했고, 현재는 100만 개를 넘긴 것으로 파악된다. 게시글 3만 개 이상, 댓글 23만 개 이상, 주제별 커뮤니티인 ‘서브몰트’가 1만 3천 개 이상 생겼다. 그리고 놀랍게도 AI들끼리 종교까지 만들었다.
이 사실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은 무엇일까? AI가 인간을 대체한다는 자극적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핵심은 AI가 ‘도구’에서 ‘행위자’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도구는 사용자가 쥐고 써야 작동한다. 그러나 행위자는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한다. 여기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이런 변화가 갑자기 일어난 것은 아니다. 세 가지 조건이 동시에 갖춰졌기 때문이다. 첫째, AI의 두뇌가 충분히 똑똑해졌다. GPT-4, 클로드, 제미나이 같은 대형 언어모델의 추론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둘째, AI에게 ‘손과 발’이 생겼다. MCP(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이나A2A(에이전트 간 통신) 같은 기술 표준이 등장하면서, AI가 이메일을 보내고, 웹사이트에 접속하고,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셋째, 수백조 원 규모의 자본이 이 분야에 쏟아지고 있다.
2026년 1월에 발표된 국제 ‘AI 안전 보고서’는 전 세계 100명 이상의 전문가가 참여해 만든 보고서인데, 요시아 벤지오를 비롯한 이 분야 최고 권위자들이 공동 집필한 것이다. 이 보고서의 핵심 경고는 이것이다. ‘AI 에이전트의 자율성이 높아질수록, 실패가 피해를 야기하기 전에 인간이 개입하는 것이 더 어려워진다.’ 편리함의 대가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이 편리함이 어디서 오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2장
빅테크의 전쟁: 누가 당신의 에이전트가 될 것인가
2026년2월3일 화요일, 미국 주식시장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JP모건이 추적하는 미국 소프트웨어 주가지수가 하루 만에 7% 빠졌다. 이 매도세는 2월 5일까지 이어졌고, 올해 들어 누적 하락 폭은 18~20%에 달했다. 개별 종목으로 보면 더 참혹했다. 톰슨 로이터가 하루에 16% 폭락했고, 리걸줌은 거의 20%가 빠졌다. 법률 데이터 기업RELX는 1988년 이래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으며, SAP도 고점 대비 3분의 1 이상 증발했다. 세일즈포스, 어도비, 서비스나우, 워크데이 같은 기업용 소프트웨어 대표 기업들이 줄줄이 쓰러졌고, 시가총액 증발 규모는 2,85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수백조 원이었다. 업계에선 ‘SaaS포칼립스(SaaSpocalypse)’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SaaS, 그러니까 기업들이 구독료를 내고 사용하는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시장의 종말이 시작되었다는 뜻이다.
이 모든 것의 발단이 된 것은, 앞서 언급했던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워크’라는 서비스였다. 1월 12일에 처음 출시되어 1월 16일에 프로 구독자까지 확대, 1월 23일에 팀과 엔터프라이즈 플랜까지 열린 이 서비스는, 1월 30일에 법률, 금융, 영업, 마케팅 분야 전용 플러그인 11종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면서 결정타를 날렸다. 이 플러그인 공개 직후 주가가 폭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코워크가 기존 AI 서비스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무엇이었을까? 쉽게 말하면 이것이다. 기존 AI 챗봇이 ‘질문하면 답해주는 비서’였다면, 코워크는 ‘알아서 일을 처리하는 직원’이다. 기존에는 AI에게 “이 계약서 요약해 줘”라고 하면 요약만 해주었다. 그런데 코워크는 계약서를 스스로 읽고, 위험 조항을 찾아내고, 대안까지 제시하는 수준으로 작동한다. 필자가 직접 테스트해 보았을 때, 20페이지 분량의 영문 계약서에서 5분 만에 독소조항 세 건을 찾아내는 것을 보고 적잖이 놀랐다. 법률 계약 검토, 재무 분석, 마케팅 보고서 작성까지 복합적인 업무를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시장이 겁을 먹은 이유는 단순했다. 전통적인 SaaS 비즈니스 모델은 사용자 한 명당 월 얼마씩 받는 구조인데, AI가 열 명분의 일을 해버리면 그 모델 자체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Service as a Software’라는 새로운 개념이 나오고 있었다. 사람이 하던 ‘서비스’를 AI ‘소프트웨어’가 통째로 대체하는 방향이다. 물론 웨드부시 증권에서 ‘아마겟돈 시나리오와는 거리가 멀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기업들이 수십 년간 축적한 데이터가 기존 인프라에 깊이 박혀 있어서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는다는 논리였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방향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코워크만 내놓은 것이 아니라, 앤트로픽은 아예 우리가 매일 쓰는 업무 도구 안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2월5일, 앤트로픽은 새 모델인 클로드 오퍼스 4.6을 발표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파워포인트 안에 클로드를 직접 집어넣었다. 이전에도 AI에게 ‘발표 자료 만들어줘’라고 하면 파일을 만들어줄 수는 있었다. 하지만 따로 다운받아서 열어야 했다. 이제는 파워포인트를 열어놓은 상태에서 옆에 붙어 있는 클로드에게 바로 지시를 내릴 수 있다. 비유를 하자면, 예전에는 AI가 밖에서 음식 배달만 해줬다면, 이제는 집 안에 함께 들어와서 요리까지 해주는 셰프가 된 것이다.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은 이렇다. 회사의 공식 템플릿을 열어놓고 “시장 규모 분석을 TAM, SAM, SOM으로 나눠서 만들어줘”라고 하면, 클로드가 그 덱의 슬라이드 마스터, 레이아웃, 폰트, 색상을 자동으로 읽어서 회사 브랜드에 맞는 슬라이드를 만든다. 브랜드에서 벗어난 요소는 넣지 않는다. 특정 슬라이드를 선택해서 “텍스트 좀 줄여줘”나 “차트 추가해 줘”도 가능하고, 불릿 포인트를 전문적인 다이어그램이나 프로세스 플로우로 변환하는 것도 된다. 엑셀에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로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으로 만드는 워크플로우까지 가능해진 것이다. 앤트로픽의 제품 총괄 디안 펑은 CNN 인터뷰에서 ‘파워포인트가 엑셀보다 훨씬 어려웠다’고 했는데, 색상과 텍스트 배치, 디자인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앤트로픽만 움직인 것이 아니다. 같은 시기 전 세계 빅테크 기업들이 일제히 에이전트 전쟁에 뛰어들었다. 날짜별로 정리해 보면 그 속도감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2월17일, 일론 머스크의 xAI가 그록 4.20 베타를 공개했다. 핵심은 단순히 더 똑똑해진 것이 아니라 구조 자체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4 에이전트 시스템’이라고 해서 AI 네 명이 팀을 이루어 협업하는 방식이다. 하나의 질문에 네 명의 전문 AI 에이전트가 동시에 달라붙는데, 각각 전체 전략 수립, 실시간 검색과 데이터 검증, 수학적 추론과 코드 검증, 창의적 사고와 다양한 관점 제시를 담당한다. 이 네 에이전트가 서로의 결론을 검증하고, 반박하고, 수정하면서 최종 답변을 만들어낸다. 마치 전문가 패널이 회의 테이블에 둘러앉아 토론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 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그록 4.20이 ‘알파 아레나’라는 실제 주식 투자 대회에서 1만 달러를 투자해 10~12% 수익을 낸 것인데, 다른 AI 모델들은 모두 마이너스였던 반면 유일하게 플러스를 기록했다. 상위 6개 중 4자리를 그록 4.20 변형 모델들이 차지했다.
이틀 뒤인 2월 19일에는 구글이 제미나이 3.1 프로를 발표했다. AI 추론 벤치마크인 ARC-AGI-2에서 77.1%를 기록했는데, 이전 버전 대비 추론 능력이 두 배 이상 향상된 것이다. ARC-AGI-2는 AI에게 한 번도 본 적 없는 새로운 패턴의 논리 문제를 풀게 하는 시험으로, 암기가 아니라 진짜 ‘생각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것이다. 작년만 해도 대부분의 AI가 한 자릿수 점수를 받았던 시험이다. 그 전주에는 구글의 연구자용 특화 모델 딥싱크3이 같은 시험에서 84.6%를 찍으며 현존 AI 모델 중 최고 점수를 경신하기도 했다.
한편, 오픈AI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앤트로픽이 클로드 오퍼스 4.6을 발표한 2월 5일, 불과 수 분 차이로 오픈AI는 GPT-5.3 코덱스를 공개했다. 이 모델에는 소름 끼치는 이력이 하나 있다. 자기 자신의 개발에 참여한 최초의 AI라는 것이다. 개발 과정에서 스스로 버그를 디버깅하고, 스스로 학습 과정의 오류를 수정했다고 한다. 실제로 오픈AI의 내부 연구 보고서에서는 이 모델에 대해 사이버보안 위험도를 ‘높음’으로 분류했다.
나스닥의 빅테크 상위 기업들이 모두 AI 에이전트 전쟁에 참전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2023년에 메타의 라마2 공개 이후 생성형 AI 전쟁에 빅테크 전원이 참전했던 상황과 판박이인데, 이번에는 전쟁의 차원이 다르다. 2023년이 ‘더 똑똑한 AI를 만드는 경쟁’이었다면, 2026년은 ‘당신의 일상을 누가 대신 살아줄 것인가’를 두고 벌이는 경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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